11월 마지막날...
울산에서 출발한 버스 두대는 장애자식과 그의 부모들로 가득 채워,
서울서도 그 유명한 경복궁을 지나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한다.
겨울채비를 다 하지 못한 은행잎이 겨울비속에 진저리를 치며 매달려있다.
(경복궁을 지날 즈음)
『 장애인교육주체 총력 투쟁 결의대회』
장애인 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한 투쟁
교육부가 7월 말까지 장애인교육지원법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약속했지만 법안 제출시기를 계속 늦추고 있다"며 한명숙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전국에서 모여든 장애부모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
기동대버스로 애워싸인 세종문화회관 앞
이 많은 사람들속에 우찌 찾을까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때마침 울산 소개를 하는 순간 뒤돌아 보는이 있었으니....
"앗!!! 지영엄마!!! 반가워."
주책맞게 웬 눈물은.... ㅠ.ㅠ
서울이 넓다더만 별로네.
이곳에서 서울사람을 만나다니....
함께온 엄마가 윤진이엄마? (소개를 하더만 우의에 떨어지는 빗소리에
잘못 들어서...미안~)
그 이름도 유명한 세종문화회관
전국 최고로 멋진 공연이 이곳에서 다 열린다는 곳.
처음 와 보는 세종문화회관.
잘라온 비닐위에 앉는다.
운동화속에 빗물이 들어 온다.
조금씩 조금씩 우의 사이로 빗물이 삐져 들어 온다.
한기가 느껴진다.
화장실 이용을 위해 들어간 회관내부.
추위에 떨다가 들어가보니, 정말 아늑하고 따뜻하기 그지 없다.
최첨단 조명 시스템이 우리를 완전 딴 나라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다.
우리의 뜻이 전달되지 않자 결국 경찰들과 몸싸움으로 밀어 붙인다.
장애인교육지원법이 올해가 지나면 영원히 무산 될지도 모르는 위급한 상황.
지난 7월 철떡같이 약속해 놓고, 이렇게 시간만 잡아 먹게 한다.
전동 휠체어가 브레이크를 걸었다.
야윈 다리위로 방패막이 여러 장승의 힘으로 밀어 붙인다.
보이지 않지만, 한켠에 장애우 한사람이 쓰러지면서 깔렸다.
그에 격분한 부모들은 피 맺힌 가슴에 한을 토해 낸다.
전경도 우리들의 자식이요,
장애 자식도 우리들의 자식인데...
우찌 이지경이 되도록 맞대항 하게 하는지....
나라를 위해 싸워야 하는 전경도 부모 형제가 있을진데, 장애 자식
부모도 군에 보낸 자식이 있는데....
공권력 앞에 선 전동 휠체어 브레이크 불은 꺼질줄 모른다.
" 그냥 막기만 하세요~"
" 휠체어에 탄 사람 다리가 눌려져 있어요."
" 뒤로 빼시면 되잖아요."
" 더 밀지 말고 막기만 하세요"
눈물인지 빗물인지....마구 흐른다.
내 등뒤로 악에 받치 엄마들의 욕설이 난무한다.
모두가 우리들의 자식인데....
서로 밀어야만 하는 처지...
밀수 밖에 없는 처지...
사람속에 밀려 갈비뼈가 어스러 질려 한다.
밀어 붙이지 말고 막기만 해달라고 애원아닌 애원을 해본다....
한바탕 맞대항이 끝난 경찰. 그들속에도 장애 형제가 있을수 있고
장애 부모도 있을 텐데, 그들도 그렇게 밀어 붙여야 하는 심정이 어떨까?
이건 인간성 박탈이다....
정부가 우리 인간의 인간성을 소멸시킨다.
남을 눌러야 이기고, 밀어내야 이기는 이기적인 인간으로 만들고 있다.
탁상 정치가 아닌 현실의 눈높이에 맞춘 진정한 복지가 뭔지를 이 해가
다 가기 전에 반듯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유독 장애인만을 위한것인가?
요즘 같이 사고가 많고, 노인이 많은 시대에 편리한 시설이 유독
장애인만을 위한것이냐고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조금씩 조금씩 어둠이 내려 앉는다.
비가 내려 스산한 서울 거리가 어둠이 깔리면서 화려한 변신을 한다.
조금전 장애부모들의 아픔은 깡그리체 잊은듯 하나 둘 네온샤인이 켜진다.
우리들의 아픔은 정해진 우리들만의 몫인냥 한 평생의 아픔을 짊어 지고
살아야 하는 우리들만의 짊으로 남겨 놓은체, 도심은 어둠을 밝히는
불빛이 아닌 화려한 변신속에 활기차게 기지개를 켠다.
마음도 몸도 젖은 장애부모는 도심이 화려하게 변할때, 그제서야 떼어
놓을수 없는 자식걱정에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한시도 걱정을 접어 둘수 없는 자식 걱정에 제 각기 자기 짊을 다시
찾아 짊어지고, 또 다시 따가운 시선이 수 없이 꼿히는 세상 속으로
돌아 간다.
다시 돌아 오는길...
차창밖 서울 풍경은 우리를 또 다시 낯선 이방인으로 만든다....
장애자식은 영원히 부모몫이고, 부모중에서도 어미 몫이니, 부디
법안이 통과 되어 나만의 짊이 아닌 우리들의 짊으로 보다 나은
세상이 되어 평등하게 살아 갈수 있도록 빌어본다.
국회에 망치가 탕! 탕!탕! 울리지 않는 이상. 우리 장애 자식 둔 부모들은
언제나 두려운 세상을 가슴 탕!탕! 탕! 치며 살아 갈것이다.....
_ 울산 효진이 엄마 서울 다녀온 기념으로_
< 추가사진>
(등에 우산 꼿힌 검정 가방멘 서울 지영이 엄마)
(머리에 노란 띠 얹은 울산 효진이 엄마)
첫댓글 그곳에서 함께 하신 모든 부모님들~고생 많으셨습니다...날씨 걱정이 되더니만 여지 없네요...모든 부모님들의 염원이 좋은 열매로 아이들에게 전해질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사진 속에서 어머님의 단아함이 느껴집니다. 어머님이 계심으로 늘 든든합니다. 이렇게 서울까지 귀중한 발걸음 해주신 울산부모회에도 감사하다는 인사전해주세요...맨 입으로 전국지역의 부모님들, 국민 당사자들로부터 정책제안 받고도 비서관 대신 내보내 면담하라 일른 국무총리 정말 한심한 인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