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서울은 항상 시끄러워도 복잡해도 아련한 추억들이 있는 곳 태어나 자라온 그곳에 갔다 왔다.
얼마전 가족이 이사 간 그곳은 낡은 담장에 놓인 옹기그룻들이 간밤에 내린 눈발에 촉촉히 젖어있었다.
마치 귀농한 노부부의 보금자리처럼 소박하고 처연했다.
일본식 건물이라서 파리 파스토어의 내가 살았던 스튜디오처럼 창들이 여기 저기 벽들을 뚫고 일조권을
최대한 살린듯 커다랗게 놓여 있다.
커튼의 흔들림이 요란하고 창문틈으로 들어 오는 겨울 찬바람은 방안 어딘가에 밤새 맴돌곤 했다.
추위에 약한 내가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
대구의 날씨는 고맙게도 가난한 날 위해 겨울내내 따뜻했다.
신이 추위에 약한 날 가엾게 여기신 모양이다.
값이 나간 가구며 편집증에 가깝게 모아온 소품들... 도자기그릇들....금으로 된 촛대...
모두 팔아버리고 엄마가 사주신 '여자라서 행복해여'카피문구의 커다란 냉장고와 버블세탁기
흉물스러운 67인치 텔레비젼 팔리지도 않은 턴테이블과 낡은 컴퓨터...
그리고 나의 책들...LP판들...존앤 반젤리스도 있고 비틀즈도 있고 엔냐도 있고 산타나도 있고 제니스 조플린도 있고
에어셔플라이도 있고 이문세도 있고 유재하도 있고 ......여러장이 영화음악들...
낡은 책사이에 끼어 둔 오래 된 메모들...
'근기...근본이 되는 힘...결국 그것은 끈기..
내 열정의 부족이 아니라 끈기의 부족으로 이루지 못한 꿈의 파편은
늘 심장속에 박혀있다.2002년 멍청해지는 것이 죽음같은 날 위해 해야 할 일은
살아갈 이유를 만드는 것...."
2014년 난 또 어떤 것을 남길 수 있을까?
꿈을 잃은 지 오래다.
꿈조차 꾸지 않는다.
삶에서 내가 가지고자 하는 것을 향해 다가갈 뿐...
소유욕만 늘어갈 뿐...
내가 왜 지독하게 못생겨지고 지독하게 속물스러워졌는지 몰랐다.
결국 꿈을 잃은 자들이 가지는 눈먼 세상에 눈빛을 잃은 시선만이 남겨져 있었던 것이다.
내 맘을 내가 보지 않으려고 핑개를 대고 있었던 것이다.
근기...그것을 잃었던 것이다.
내 삶의 목적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배우고 웃으며 사랑하며 나누는것...
꿈을 꾸는 자는 꿈에 중독되어 실천을 무섭게 강요당한다.
지독하고 지리한 실천마저도 행복하게 만드는 것...그것이 꿈인 것이다.
서울에서 대구로 오는 내내 못나고 못난 내얼굴이 찻창에 비쳐지고 있다.
심장이 우는 소리를 내 눈물이 감싸고 흐리고 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물은 반성의 분비물들....
다시 시작하리라...!
그만 두었던 봉사도 ...
뽀얗게 쌓인 먼지를 털고 책들을 다시 꺼내 읽고..
반짝 반짝 빛나는 눈동자로 세상을 다시 보리라.
입가에 미소와 따뜻한 시선을 가지며
날 가장 사랑하는 2014년이 될 수 있게
출~~~발...
그래서 작은 실천을 약속했다
사랑합니다--------80%이상 실천약속
감사합니다--------18%이상 실천약속
미안합니다--------2%미만 실천약속
일상에서 80%이상 사랑을 하고 타인에게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좋은 생각과 좋은 행동을 18%이상하고
미안할 일은 2%미만으로 행동하기...
다시 꿈을 꾸기 위해 스스로 눈을 뜨고 귀를 열고 내 심장의 소리를
가만히 들어볼 것이다.
더 이상의 반성의 분비물을 흘리지 않기 위해...
근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나의 2014년은....
첫댓글 어린제자를 만났다..그 친구가 내게 말했다. "멘토였던 쌤이 평범해 져서 편안하지만 왠지 멘토를 잃은 기분이 드네여..."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가 볼 생각이다. 실천이 즐거운 꿈을 위해.....^^
응원합니다~^^
살아가는 가장 근본이 되는 힘이...바로 끈기고 열정이 없어서 무엇인가 못하다기 보단 열정만 있고 끈기가 없어 무너지는 경우가 많져...
소유만을 꿈꾸는 어리석은 삶을 여러해 보냈어여...뒤돌아보니 가진것이 이미 많더라구여...ㅎㅎ 체력도 긍정도 힘임을 감사하져
추억이 있기에 사랑하며~감사하며...
지금 내리는 보슬비보다 더 촉촉한 밤 되세요.^^
아마 오늘 가장 촉촉한 밤이 될듯...내리는 빗소리 들으며 내일 휴무라서 이슬로 채울것 같아^^
씨밀래 역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이 재산이 될 수 있게 행복한 밤 보내~~^^
아~~제니스조플린......
좋았져...쇠소리 나는 그 음성....
또 하나의 약속~~~
출발~~~~
어떤 이유로든 거짓말하지 않기 일주일을 보냈어여...실천은 참 많은 것을 양보하게 하지만 일상의 큰 변화는 없어여^^
다만 내 맘이 날 응원하니...든든하져...
근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근본이 되는 힘은 각자 다르겠지만...누구나 좀더 오래 버틸 힘을 만들어 가는 것이 삶인듯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