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다녀왔다. 근데 등반에 실패 했다. 그래서 사진의 절반은 먹고 논 이야기이다.
산행이 망해 버려서 산행 후기를 신이나서 적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하지만 재미나게 봐주는 느그들이 있어서 햄볶는다.
사람이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는 비법중에 [친구를 만나서 신나게 수다 떨기]라는 항목이 있다.
건곤이랑 산행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서이다. 나의 영원한 동지 김건곤 선생이 있어서 난 행복하다.
근데 이번에는 재훈이랑 성훈이(여수를 지키는 쌍훈이)까지 만나서 수다를 떨었다. 인생은 아름다워.
15일 저녁 퇴근하는데 한 웬수 친구놈이 전화해서 간만에 만나서 친한적이나 하자고 했다.
베스트 프랜드랑 같이 지리산 가는 관계로 별로 안친한 너는 담에 보자고 했더니 그 쉽색퀴가 하는 말이 "헉 너두 친구 있냐?" 이런 뜨블넘..
아무튼 집에와서 겨울 지리산에 가기 위해 산행 짐을 꾸렸다.
간식하고 버너, 가스 , 산행 패숀 의류, 따뜻한 식수를 담는 보온병등등을 준비 햇다.
집에서 출발 하기 전 인증샷을 날린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김해행 12시20분 우등고속버스를 탄다.
김해 장유 신도시에 새벽4시10분에 도착해서 부동산재벌 김건곤 선생과 합류했다.(이하 줄여서 부산김선생)
통뼈해장국으로 아침밥을 먹고 함양 백무동에 도착했다.
7시40분 백무동 등산로를 출발했다.
얼어 붙은 겨울산이 우리를 스산하게 맞이해 준다.
부산김선생 인증샷.
한참을 걷다 보니 곰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해야 할 경고사항이 우리를 맞이 해준다.
"곰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는 여기서 소변을 보고 온몸에 묻히시요, 곰은 찌렁내를 싫어함."
그래서 부산김선생이 저기서 소변을 보고 있다.
콸콸콸콸...
부산 김선생의 오줌발이 넘쳐 흘러 계곡을 이루니 이곳이 바로 지리산의 명물 가리소라는 전설이 였던 것이 였던 것이다.
증인 최진우.
에이 씨블 손에만 묻었다..
첫번째 휴식장소에서 에너지 바로 체력을 충전한다.
아까 아무데서나 오줌 싸고 손에 묻히던 모습은 간데 없고 말끔하고 깔끔하게 변신한 부산김선생.
이어서 바로 유격훈련이 이어짐.
끙끙.
미끄럼 조심구간을 살금 살금 조심스럽게 지난다.
어이쿠! 미끄덩 자빠질뻔 했다.
나는 여유 만만하게 잘 지나가지.
산넘고 물넘고 계곡 건너서..
힘을 쓰고 나면 항상 체력보충.
와구와구 냠냠
냠냠 쩝쩝.. 아따 달달하니 맛나내.
어느덧 중간 목적지 세석 대피소가 1.3키로 남았다.
여기서 부터 본격적인 난코스.
동아 줄 부여 잡고 끙끙 거리며 힘들게 올라간다.
철책이 우리를 가로 막아도
과감히 넘어 뻔진다.
지리산 정기를 받아 우뚝선 부산 김선생님의 우아한 자태.
"김선생님 저기만 넘으면 목적지에 도착할것 같습니다."
" 어 쓰벌 근디 이거 장난 아니네요.."
" 응 잘하고 있어 천천히 조심조심 올라가랑께.."
웃? 웃?..
이건 뭐 다 늙어서 갑자기 웬 유격 훈련이냐.
파이팅을 외치는 부산 김선생.
드디어 중간 목적지에 도착완료. 현재 시간 11시50분.
우덜은 여기 세석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을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근디 뭐라고요? 출입금지 구역이라고요? 왔던 길로 도로 내려가라고요?
봄철 화재방지 기간으로 입산이 통제 되었으니 관할 소방서에 신고하기 전에 빨랑 내려가라는 지리산 국립공원 직원의 협박에 깜딱 놀라서
밥도 못먹고 도로 내려와야 했다는 슬픈 전설이 시작된다.
" 에이 C8 맥빠지내.."
어이 없어 헛웃음만 짓고 있는 부천 철공소 직원 최진우
우리는 그의 환한 미소에서 인생의 참된 기쁨을 느낄수 있음니다.
라면 끓여 먹을 기대감이 사라지고 지리산 꼭대기 장터목 호텔의 1박 기회를 박탈당해 실의에 빠진 우덜의 맥빠진 모습입니다.
다시 힘들게 하산을 시작합니다.
추락 미끄럼 주의 구간에서 한순간의 실수로 미끙덩.... 아~~아악..
풍덩 계곡에 빠진 부산 김선생....
은 뺑끼 훼이크고....
무사히 하산하셔서 목을 축이고 계십니다.
이렇게 해서 지리산 겨울 등반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세석 평전부터 장터목 산장까지의 능선 종주를 목적으로 이번 산행을 기획하고 계획한 꿈이
하필이면 2월16일 바로 오늘 부터 시작된 입산 통제로 허무하게 끝나자 그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지리산 등정이 불발로 끝나자 부산김선생이 여수에 내려가서 새조개를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4시에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여 여수로 출발 합니다.
간 밤 한숨도 못잔 최진우가 옆에서 꾸벅 꾸벅 졸고 있는 가운데 두시간 동안 열심히 운전 하신 부산김선생 덕분에
여수에 무사히 도착 했습니다. 사우나에 들러 30분 동안 후다닥 씻었습니다.
정성훈씨가 추천한 신월동의 새조개 전문점
이것이 바로 부산 김선생이 지리산 등반 내내 노래 부르던 새조개.
정성훈씨가 작은것 소자로 시켜도 배터질 것이라고 신신 당부 했는데 과감하게 중자를 시킨 부산김선생 덕분에 일단 푸짐하게 한상 차려짐.
시금치랑 새조개를 팔팔 끓는 육수에 살짝 대쳐서 시식 준비중...
이거슨 새조개님이 풍덩 육신 공양을 하실 육수님.
집에 처자식과 같이 먹으려고 새조개를 준비 해 두고 계시다가 영문도 모르고 끌려나와서 두 불청객을 접대하고 계신 희생양 김재훈님.
식구들 하고 오손도손 새조개를 먹을 찬스를 놓친 김재훈님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최진우의 폭풍 흡입으로 바닥을 들어낸 새조개 접시.
마지막은 새조개 라면으로 깔큼하게 마무리.
여서동의 한 호텔에 여장을 풀고 배 두들기고 계십니다.
일정대로 진행 되었다면 돼지우리 소굴 같은 장터목 산장에서 옆사람의 코고는 소리에 시달리고 있었을 텐데 인생참 새옹지마입니다.
아무튼 두 불량배에게 납치되어 넋이 나간 김재훈님.
멍하니 내딸 서영이만 바라보고 계심.
나는 이렇게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셀카질하고 있음.
이때 해성처럼 등장하신 정성훈씨.
고로쇠 첫물을 한통 짊어 지고 오셨음.
새조개 폭풍 흡입 이후 맥주랑 고로쇠랑 오징어로 이어진 후폭풍 흡입.
맑고 달고 시원한 고로쇠물을 원 없이 실컷 쳐 마셧습니다.
엄청 먹었는데 화장실 딱 두번 가고 나머진 모두 몸에 흡수되버림. 이게 좋은거니 나쁜거니..
부산김선생은 먹다 지쳐 잠이 들고.
나도 졸려서 잠이 들고 두명의 불량배들이 잠들자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신 여수 정성훈님과 김재훈님에게 가식적으로만 고마움을 전합니다.
아침에 배고픔에 지쳐 일어났습니다.
호텔 1층 커피숍에서 모닝꿀물 한잔씩 땡기고 바로 식당으로 이동중.
어제 저녁 먹고 밤새 굶은 배를 달래 주고자 간식을 쳐 먹습니다. 영양갱, 건빵, 소시지, 초콜릿.
흐릿한 여수 시내를 드라이브 하여
도착한 밥집.
뭘 먹을까 정성훈님이 궁리 고민 끝에 쎄미탕으로 메뉴를 선택 했습니다.
쐬미가 머꼬? 쎄미 어딘가 색쉬하고 묘한 느낌의 이름임.
딸래미랑 열심히 인터넷 검색중인 정성훈님.
여수에서는 ‘쐬미’, 제주에서는 '미역치', 대천에서는 ‘노랑범치’, 통영에서는 ‘쑤기미’라고 부른다.
‘범치’는 범처럼 무서운 물고기라는 뜻이며, 바닷가 사람들에게 ‘쑤기미’라는 별명을 붙이는 경우 못생겼다는 의미보다
기질이 강하고 독한 사람을 일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명인 'devil stinger'는 쏘는 악마라는 뜻이며 일본명인 '오니오코제’는 흉측하게 생긴 귀신물고기라는 뜻으로
모습이 추하고 가시에 독이 있는 데서 유래된 것이다. [출처] 쑤기미 | 두산백과
(그래 우리 등산이 망해서 이렇게 물고기 공부하고 논다.)
그니깐 여수에서는 원래 쐬미 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쎄미라고 부르나 보다. 정성훈씨는 쎄미가 삼세긴가? 라고 정확히 잘 몰랐었다.
주인아저씨 한테 쎄미가 삼세기요? 하고 물으니 모냥은 거의 비슷한데 다른 고기란다.
이넘은 끓이면 살이 찰지고 쫀득쫀득하니 탄력이 있어 맛있다.
삼식이 혹은 삼세기는 끓이면 살이 흐물흐믈 무르다. 해장으로는 둘다 좋다.
정말 더럽게 못생긴 물고기다. 오죽하면 서양에들이 devil stinger 라고 불렀겄어...
근디 오지게 맛나다. 복어살 만큼 찰지고 단단해서 식감이 좋았다.
궁물도 좋은것이 간밤 과음후 해장에는 딱일것 같다. 단점은 궁물이 식으면 약간 비리다는거 그니깐 절대 다먹을때 까지 불끄면 안된다.
그리고 이게 장운동을 유발시켜 변비환자들에게 특효가 있다.
이거 다 먹고 새조개 매니아 부산김선생이 새조개를 1키로 구입한뒤 3월1일 모임을 기약하고 모두 해산했다.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아랫배에서 살살 신호가 왔다.
우씨 아까 먹은 쎄미탕이 잘못?나? 하고 똥꼬를 틀어 막고 화장실로 달려 갔다.
내가 화장실을 가려서 아무대나 똥 안싸는사람인데 어쩔수 없었다.
거기다가 난 규칙적으로 정해진 시간에만 똥싸는 정밀한 사람이야.
근데 일 다보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화장실 변기에서 번쩍 번쩍 광이 났다.
그니깐 내가 지금 십만년 만에 한번 쌀까 말까한 황금똥을 쌌다는 개 구라를 피고 있는거야..
누리끼리한 황금똥에서 나오는 광채가 정말 거짓말 안붙이고 휘황찬란했다는 거지.
맛있는 쎄미탕 쳐묵고 똥이야기로 마무리짓는건 또 뭐냐..
애들아 3월1일날 보자. 그날 술 잔뜩 쳐먹고 고로쇠물 쳐 마신 다음날 아침에 쎄미탕으로 해장해 그럼 니들도 황금술똥 쌀꺼야.. 이만 안녕..
처음에 건곤이 오줌으로 시작하고 마지막은 내 똥으로 마친다. 이것이 바로 똥오줌이 범벅된 드러운 이야기지.
ps. 이것은 망한 산행 및 여수 방문을 마치고 부천 철공소에 출근한 뽀사시한 모습이다. 느그들도 고로쇠물 잔뜩 쳐먹으면 이리 된다. 얼굴에서 광나지?
첫댓글
짱
철공소 떄리 치고 인터넷 소설이나 써라,,,,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