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신문이나 책에서 ‘齒’字가 들어있는 고사 성어를 보면 반가워
틈틈이 메모를 해 두어 대 여섯 개를 외우고 즐겨 인용하고있었는데 더 많은 고사성어를
찾아 내다보니 수십여개의 고사성어가 정리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우리 치과의사들이 ‘齒’字가 들어있는 고사성어를 익혀 일상 대화에 즐겨 사용할 때
우리 치과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4자성어가 절치부심(切齒腐心)으로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해라,
이를 악물고 열심히 일을 해라 하는 말로 대변되는데, 이를 악물어야 공부를 잘하거나
성공하는 줄 알고 뻔뻔히 놀면서도 이만 악물고 있다 보니 한국 사람들에게는 free-way
space가 없어진 사람들이 많아 교모증, 악관절증, 치주질환 등을 증가 시킨 단어다.
비슷한 뜻으로 교아절치(咬牙切齒) 조금 더 강한 뜻으로는 팔까지 걷어 부치는
절치액완(切齒扼腕)이 있다.
흔히 일컬어지는 10대 장수 비결에는 小食多齒, 小肉多菜, 小鹽多醋, 小酒多果, 小車多步,
小依多浴, 小言多行, 小慾多善, 小憤多笑, 小煩多眠 이 있는데 이중 음식을 적게 먹고 꼭꼭
씹어 먹으라는 소식다치(小食多齒)가 오래 사는 비결 중에서 비중이 제일크다.
그러나 이를 너무 중시하는 사람들은 두부나 바나나 같은 연한 음식을 먹을 때에도
마른 오징어 씹을 때처럼 콱콱 씹어 먹으니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보철물이 1년도 안 되서
실패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니,보철물을 장착한 후에는 반드시 음식물의 강도에 맞추어
적절히 씹어 먹어야 한다고 주의를 줘야 할 것이다.
속담이 고사성어로 돼 있는 것으로는 앓는 이 뽑은 것처럼 시원하다는 뜻의
여발통치(如拔痛齒)와 죽은 자식 거시기 만지기 즉 지나간 쓸데없는 일을 생각해 애석해
한다는 뜻으로 망자계치(亡子計齒), 강한 것은 쉽게 망하고 유연(柔軟)한 것은 오래
존속(存續)된다는 뜻의 치망설존(齒亡舌存), 뿔이 있는 놈은 이가 없다 즉 한 사람이
모든 복을 겸하지는 못 한다는 뜻의 각자무치(角者無齒) 등이 있다.
우리 치과의사들이 명심해야 할 말로 순망치한(脣亡齒寒)이 있는데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가까운 사이에 있는 하나가 망하면 다른 한편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공직과 개원가가 순망치한의 관계요, 개원가도 이웃에 개원한 치과가 순망치한의
관계요, 공직에서도 바로 옆방에 근무하는 동료 교수가 순망치한의 관계니 사이좋게
지내야 할 것인데, 이웃에 개원한 치과가 원수요, 옆방의 동료 교수와 오랜 동안 말 한마디
하지 않는 경우도 볼 수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이와 비슷한 말로 순치보거(脣齒輔車), 순치지국(脣齒之國), 순치지세(脣齒之勢),
순치상의(脣齒相依)가 있다.
모자름을 뜻하는 말로 사람 축에 들지 못함 불치인류(不齒人類), 그 사람을 한평생(一平生)
인간(人間)다운 대접(待接)을 해 주지 않는 일을 종신불치(終身不齒)라 한다.
생각하기 끔찍한 말로 사람을 때려서 갈빗대와 이를 분지른 다는 절협접치(折脇摺齒),
야만의 풍속인 이를 검게 염색하고 이마에 자문(刺文)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흑치조제(黑齒雕題)라는 성어가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치아는 미의 상징이었던 같다. 하얀 치아에 붉은 입술이 곁들여진 소피아로렌이나 부룩쉴즈와 같은 이미지를 나타내는 단순호치(丹脣皓齒), 주순호치(朱脣皓齒), 치백순홍(齒白脣紅)이라는 단어가 있고 杜甫가 지은 시 哀江頭 에 나오는 밝은 눈동자 흰 이는 지금 어디 있는가? (明眸皓齒今何在)라는 구절에서 ‘明眸皓齒’라고 한 것은 楊貴妃의 모습을 형용한 것으로 청순하고 맑은 눈동자를 가진 뜻으로 씌었으며 흰 살결이 곁들여진 미인은 만리호치(曼理皓齒)라 하며 이가 호리병박의 씨와 같음.
치열이 희고 아름답게 가지런히 박혀있을 때 치려호서(齒呂瓠犀), 비슷한 말로 순서대로 잘 배열됐을 때 치약편패(齒若編貝)라 하고 윗입술이 위로 치 들려서 이가 드러나는 high lip line 상태를 건순노치(乾脣露齒)라고 한다.
치아는 발음 기능이 있어 말의 뜻을 의미하는 고사성어가 많은데 말을 꺼낼 가치가 없는 사소(些少)한 일을 비유한 말로 하족괘치(何足掛齒), 부족괘치(不足掛齒)가 있으며 말솜씨가 좋음을 뜻할 때 영아이치(伶牙?齒) 라 하고 남에게 찬양, 고무하는 말을 치아여론(齒牙餘論), 명쾌하게 큰 소리로 웃는 것을 치아춘색(齒牙春色), 입술이 썩고 이가 빠진다는 뜻으로, 너무 많이 읽어 입술과 이가 다 상하듯이 몇 번이고 되풀이해 읊고 읽는 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순부치락(脣腐齒落)이라 한다.
소장수들이 소의 치아를 보고 나이를 알아 맞혀 소 값을 매기는 것처럼 치아는 나이, 세월을 뜻하기도 한다. 배냇니나 배냇머리가 아직 없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나이가 아직 어림을 가리키는 말 치발불급(齒髮不及), 배냇니를 다 갈지 못하고 머리는 다박머리란 뜻으로 치발부장(齒髮不長), 남에게 ‘자기의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로 개나 말의 나이라는 뜻으로 견마지치(犬馬之齒)가 있다.
나이 먹은 사람을 표현하는 말로 향리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을 높이 대접할 때 향당상치(鄕黨尙齒), 연령으로 보나 덕행으로 보나 모두 존경할 만할 때 치덕공존(齒德共尊), 산에 초목이 없음을 동이라고 하고, 활은 이가 빠져서 구멍이 보임을 이르는 말로 노인을 형용하는 두동치활(頭童齒豁)이 있으며 상치분신(象齒焚身)은 코끼리가 상아를 가졌으므로 죽음을 뜻하는 말이다.
4자 성어가 아닌 고사성어로는 배도 먹고 이도 닦고, 노루도 잡고 꿩도 잡는다는 끽리수치 겸장사치(喫梨修齒 兼獐射雉)가 있는데 한자를 하나씩 풀어보면 喫(마실 끽) 梨(배나무 리) 修(닦을 수) 齒(이 치) 兼(겸할 겸) 獐(노루 장) 射(궁술사) 雉(꿩 치)이다.
두부 먹다 이 빠지거나, 홍시 먹다 이 빠지거나, 방안에서 낙상하거나 하는 일과 같이 너무 여유 있게 마음을 놓았다가 실수를 저지르거나 분명하게 처리하는 일에 뜻밖의 실수를 저지를 때를 이르는 말로 두부끽 치혹락(豆腐喫 齒或落)이 있으며 이빨 사이에 두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말로, 입에 올릴 만한 가치가 없는 것을 뜻하는 말로 부족치치하간(不足置齒牙間)이 있다.
‘齒’ 字에 국한 돼 조사를 했기 때문에 그다지 많은 고사성어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牙, 脣, 舌 등 치과와 관련된 고사성어를 찾으면 보다 많은 고사성어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며 또한 전문대학원에는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들어오므로 이들의 도움을 받으면 보다 유익한 자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