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현상'과 '이준석 현상'
권력에 대한 탐욕이 앞서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문무대왕
'국민의힘' 당 당대표 경선에서 세칭 '이준석 현상'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보통 바람이 아니라 돌개바람 같기도 하고 회오리바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허리케인' 같기도 하다. 언론은 이 같은 '이준석 현상'에 대해 "집권세력의 독단폭주(獨斷暴走)와 야권의 무기력함의 구태정치에 대해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드디어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치를 찾아나서는 열망"이라고 평가했다.
이준석 후보는 8명이 치른 예비경선에서 중진후보들을 큰 표차로 따돌리고 1위가 됐다. 오는 6월11일에 있을 본선을 위해 개최되고 있는 지역별 순회토론회에서도 그 여세가 이어지고 있다.
벌써 후원금 모금액이 법정 한도액을 달성했고 계속되는 여론조사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국민의 힘' 당 당대표 경선은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 같은 '이준석 현상'에 대해 상반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먼저 긴장하고 있는 쪽은 상대 당인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다. 젊은 30대 후보가 상대당의 당대표가 되면 집권여당의 기득권 정치세력들은 가만히 앉아서 '꼰대정당'으로 평가절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권잠룡의 한 명인 정세균이 '장유유서(長幼有序)' 운운하며 눈치없이 가볍게 입을 놀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다급해진 정세균은 방송변방에서 놀아나고 있는 김어준에게 황급히 불려나가 변명인지, 해명인지 횡설수설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2030세대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고 보니 여간 신경쓰일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헛기침을 하고는 있지만 '도둑이 제발 저린 법'이라고 했으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 산전수전 다 겪어 보며 경륜을 쌓은 세대의 국민들도 "이준석이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우려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 당 당대표 경선결과가 어떻게 판가름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 일어나고 있는 '이준석 현상'은 오늘날 이 시대의 정치적 환경이 비정상이요, 사회환경의 시스템 또한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평등하게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반작용이라고 사회학자들은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준석 현상'은 '안철수 현상'을 반면교사로 삼아 깊이 있게 통찰하고 예리한 분석과 판단을 해야 한다고 본다.
2010년대 일어난 세칭 '안철수 현상'도 당시의 무기력한 정치권과 좌경화된 운동권 세력의 발호(跋扈), 기울어진 운동장 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염원이 불러낸 사회현상이었다.
그러나 '안철수 현상'의 당사자인 안철수는 정작 당시의 시대적 흐름을 천착하지 못하고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고통과 걱정만 안겨 주고 말았다.
여론조사 지지율 50%의 안철수가 지지율 5% 수준인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아무 생각없이 덜렁 넘겨준 것은 정치인 안철수가 저지른 커다란 과오 중의 하나다.
박원순은 서울시장이 되어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여성인권을 짓밟아가며 위선자로 표변하여 서울시민 편가르기와 주택난과 예산낭비를 저지른 뒤 비극적 최후를 맞고 말았는가?
박원순은 왜 자살했고 어떻게 비극적 최후를 맞았는가? 자신있는 자 한번 말해보라. 이 모든 박원순의 잘못은 안철수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는가?
수도 서울의 시장을 거쳐 그 경륜을 바탕으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정치행보를 저버리고 털도 뽑지 않고 대통령부터 하겠다고 내다 본것은 단견(短見) 중의 단견이었다.
그 결과 안철수는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41.1%), 홍준표(24%), 안철수(21.4%)의 순으로 낙선하고 말았다. 홍준표와 안철수를 지지한 중도보수층의 득표를 합치면 45.4%가 돼 문재인을 따돌릴 수 있었다고 가정한다면 오늘 문재인 정권의 독단 폭주는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랬다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국민적 고통과 법치의 파괴 또한 예방이 가능했을 것 아닌가?
안철수는 또 4·7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여론조사에서도 오세훈 후보에게 밀리고 말았다. '안철수 현상'으로 낙양(洛陽)의 지지와 인기를 크게 누린 안철수가 오늘처럼 정치행보에서 물러나기만 하는 철수정치인(撤收政治人)은 되지 않았을 것 아닌가?
안철수는 앞으로 전개될 대선 행보에서 또 어떻게 우유부단하고 고집불통의 행동으로 국민들을 걱정시킬 것인가?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
'이준석 현상'은 '안철수 현상'의 전철(前轍)을 절대로 밟아서는 안 된다. 나이를 기준으로 사람의 됨됨이와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준석은 30대 후반의 정치인이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을 비롯한 30대의 정치지도자들은 세계에 많다. JP도 30대에 국무총리를 했다. JP는 특히 육군사관학교와 육군 중령이란 계급장을 달기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마음먹은 군인이었다.
또 민주당 장면 정권의 무능으로 인해 국가의 안위가 위태로움을 직시하고 목숨을 내놓고 쿠데타를 일으킨 혁명아(革命兒)이다.
같은 30대라고 해서 도매금으로 분류하면 안 된다고 본다. 쿠데타가 실패하면 혁명세력들은 반란혐의 대역죄인이 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이준석도 죽을 각오를 하고 자유민주주의와 국가를 위해 헌신할 굳은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
그저 말장난이나 하고 얄팍한 제스처로 안일하게 오늘의 세태를 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공자도 사람의 나이 30이면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고 했다.
인생의 모든 기초를 세우는 세대가 30대란 성현의 가르침이다. 남이(南怡) 장군도 북방 오랑캐 토벌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남아이십미평국, 후세수칭대장부(男兒二十未平國, 後世誰稱大丈夫)"라고 북정가(北征歌)에서 읊었다.
사나이 스무 살이면 국가를 위해 크게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 한 것이다. 정치현상이 국민의 뜻과 빗나가면 반드시 특정인의 이름이 달린 '○○○ 현상'이 나타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경구도 있다. '40대 기수론'이 그렇고 '민주공화당의 정풍운동' '노무현 신드롬'이 일어났을 때도 YS, DJ, 노무현 등의 이름이 등장했고 박찬종, 오유방 등의 젊은 정치인들이 기세 좋게 들고 나왔었다.
그러나 그들은 재승박덕(才勝薄德)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권력에 대한 탐욕은 컸으나 가정(家庭)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이른바 제가(齊家)에 실패해서 자식들이 영어(囹圄)의 몸이 되고 부인들은 각종 게이트에 연루 의혹을 받기도 한 불명예를 남기기도 했다.
권력에 대한 탐욕이 앞서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역사의 교훈을 이준석은 통찰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