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흥 바둑대회 가기로 새벽 한시에 깼는데 다시 잠을 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3시에 일어나 일기썼다 이 나이에도 긴장을 하는 걸까? 잘 두거나 못 두거나 상관없는 나이인데...
새벽 4시에 톡을 보내고 나니 다섯시가 다 되간다 체조와 스쿼트로 몸을 깨웠다 쑥국에 밥말아 아침 한술 여섯시가 되가니 밖이 훤해진다 얼른 동물들 챙겨 주고 들어와 6시 30분에 읍내 바둑회관으로 출발 도착하니 김회장과 오사범 이병철 김희곤도 속속 도착 김회장 차로 바로 고흥으로 출발
모두들 오늘은 꽃구경하는 기분이다고 날씨는 화창하고 꽃들은 만발했으니 즐거운 나들이 되겠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고장 고흥이라 더 기분이 좋다
주암에서 송광사를 거쳐 벌교 지나 고흥읍 군민회관으로 도착하니 9시 20분 무려 두시간 넘게 걸렸다
고흥 와본지가 언제였던가? 50여년전 내 교직 첫발령이 녹동 대서서 금산동을 거치며 4-5년 근무해서 고흥에 대해 많이 알고 추억이 많은 곳인데도 기억이 가물하듯 모든게 생소하게 느껴진다
9시 30분에 개회식 제 2회 고흥 우주항공배 전남 바둑 대회란다 난 단순히 군수배인줄 알았는데 규모가 꽤 큰 전남 바둑 대회라고 그래서 여기저기 지역에서 참가했는지 많은 분들이 왔다 군수님의 환영사 수담으로 즐거운 교류 하시며 인심좋고 살기 좋은 고흥까지 오셨으니 즐기다 가시라고 오늘 저녁엔 녹동서 350여대의 찬란한 드론쇼도 있다며 꼭 구경하고 가시란다 부산 광암리 드론쇼보다 더 멋진 밤바다 풍경을 볼 수 있을 거라기에 보고 싶지만 시간이 있을는지... 축사와 환영사가 끝난뒤 심판장 오규철 사범이 대회 규정을 설명 최강부 갑을병조로 나누어 8강까진 4명이 총 리그 8강부턴 토너멘트로 한다고
10시부터 대국 시작 난 첫판은 상대가 늦게 온 덕에 부전승 둘째판은 대마가 몰렸다가 패로 살아내며 오히려 상대의 대마를 잡아 역전승 바둑 내용은 별로 좋지 않았다 왜 대회만 나오면 바둑을 이리 두는지 모르겠다 반상 무인이라는데 상대를 너무 의식하고 승부욕과 배짱이 약하기 때문인 것같다 셋째판은 귀를 넘 빨리 침투해 상대에게 세력을 주고 결국 침투한 귀의 사활을 소홀히 해 패를 내주며 패의 댓가로 중앙돌이 끊겨 바둑이 흐트러져 버렸다 패없이 살 수 있는 돌을 패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은 바둑 기초가 약하기 때문이리라 친선바둑이라면 평소 내 두는 스타일대로 바로 던졌어야하는데 경기라 끝까지 두어갔다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역전의 기회를 잡았는데 무심코 둔 수가 또 실수 위기의 순간에는 최선을 다해 수읽기를 해야하는데 평소 버릇인 덜컥수가 나왔다 참으로 바둑 못둔다 계가 들어가기 전에 투석 평소 내 실력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에게 져 버린게 좀 아쉽다 후회없는 바둑을 두고 싶었지만 아직 내 수양이 거기까진 미치지 못하나보다 2승 1패가 세명이라 8강 추첨을 하는데 나와 둔 분이 1위를 뽑아 8강으로 올라갔다 뽑기 운도 없나 보다 같이 간 김회장과 오사범은 8강에 진출 나머지 세사람은 탈락해 버렸다 김회장은 8강에서 나와 둔 상대와 만난다고 그럼 4강까진 무난할거라 했더니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라며 웃는다 내가 볼 땐 김회장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이다
점심은 고흥원에 가서 불백으로 반찬이 형편없어 겨우 한그릇 고흥 반찬이 좋은 편인데 여긴 아니다 그래도 맛집으로 소개 되어 있다
오후엔 우린 대국이 없어 기다리기가 불편 그래도 같이 왔으니 기다려야지 김회장은 8강에서 나와 둔 사람과 두어 역전승 초반에 실수해 대마가 잡혀 버렸는데 상대가 욕심내어 다른 돌을 더 잡으러 들다 상대의 실수가 나와 역전 시켰다고 나처럼 초반에 실수했지만 승부에 강한 김회장이라 무난하게 역전 시켰던 것 같다
4강전에서 김회장이 양곤마를 만들어 내어 가볍게 이기리라 봤는데 그만 역습을 당해 오히려 김회장 돌이 죽어 투석 다 이긴 바둑을 놓쳐 무척 아쉬워한다 오사범도 4강에서 져 버렸다 우리팀은 두분이 4강에 올랐다는 것만해도 참가한 보람은 있다고 어느새 4시가 훌쩍 우린 거리가 멀어 빨리 출발해야한다고 주최측에 말하니 4강에 든 사람들은 따로 먼저 시상해준다 4강 시상 끝나고 우린 바로 출발
오는 내내 잠을 자는데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넘 더워 땀을 많이 흘렸다 마치 여름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