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9. 28. 목요일(음8월 열나흘).
내일은 음8월 보름. 한가위 추석이다.
아내는 며칠 전부터 차례상 준비로 시장에 자주 들락거렸고, 오늘도 종일토록 주방에서 달그닥거리면서 차례용 음식물 장만에 바빠했다.
내가 '조금만 차려라'라고 거듭 말했는데도 아내는 여전히 정성을 쏟았다.
나는 어린시절부터 종가 종손이기에 차례, 제사 등을 숱하게 보면서 자랐다.
집나이 일흔여섯살(만74살)인 지금도 나한테는 이런 차례용품, 제수용품이 별로이다.
차례와 제사에 관한 음식물 진설에 대한 자료를 숱하게 검색을 해도 거기가 거기이다.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억지이고, 궤변이라고 여겨진다.
나는 아무런 종교도 없고, 아무런 믿음도 없다.
나한테는 죽은 사람의 영혼, 조상신, 귀신/잡귀 등은 전혀 없다.
교활한 인간이 꾸며낸 거짓말, 사기, 가짜일 뿐이다.
나이가 많아질 수록 내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도 나는 제사를 지내고, 설과 추석에는 차례를 지내고, 음10월 상달에는 시향 등을 지낸다.
조상의 영혼, 죽은 사람의 혼이 있다라고는 전혀 믿지 않는데도 제사/차례 용품을 진설하고 절을 올린다.
차례, 시향, 제사를 지내는 이유는 있다.
이런 핑계를 대면서 친인척끼리 한 번이라도 더 만나고, 또 돌아가신 분들을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자는 것에 불과하다.
제사 지내는 절차, 음식물을 진열하는 상차림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제례용 책을 펼쳐도 나한테는 그냥 형식적이다.
단지 많은 사람들이 행하는 것처럼 어떤 기준일 뿐이다.
이런 규정/규정을 다소 어겼다고 해서 조상신, 귀신들이 역정을 낼까?
1) 제례에 관한 책을 보면 제상에 올리지 않는 과일은 복숭아. 털이 많았다는 이유로.
* 복숭아를 물로 깨끗이 씻지 않냐?
2) 생선에는 '치'가 붙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예) '꽁치, 갈치, 삼치, 준치, 멸치' 등을 '치'가 있기에 차례상, 제사상에는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3) 비늘이 없는 생선 : 장어, 가물치,
4) 넝쿨이 있는 식물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집안도 있다고 한다.
예) 호박, 고구마, 달래, 머루 등
5) 팥, 고추가루, 대파, 쪽파, 후추, 미나리, 마늘 등
하지만 이런 억지 궤변들은 나한테는 별 의미도 없다.
교활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허구의 규칙/규율에 불과하기에.
나는 차례, 제사를 지낼 때 술 대신에 오렌지쥬스 등의 음료수를 따른다.
술 자시지 않은 조상으로 여기기에.
내 부친이 돌아가신 뒤 내가 제사를 모실 초기에는 술로 제사 차례를 지냈으나 차례 제사를 지낸 뒤의 술은 어떻게 처리하지 못해서... 나중에 보면 술맛이 아주 변해버렸기에 수채구멍에 쏟아부어서 내버린 적도 더러더러 있었다.
그 뒤로는 술 대신에 오렌지 쥬스 등의 음료수로 차례, 제사 등을 지낸다.
내가 술을 전혀 마시지 않기에. 내 자식들도 술을 마시지 않는다.
* 충남 서해안 출신의 최씨네는 술을 별로 즐겨하지 않는다.
사진에 마우스를 대고 누르면 사진이 크게 보임.
* 위 사진에는 생선의 머리가 동으로 진설되었고, 생선의 배도 조상들의 앞쪽으로 향했다.
사진2은 사과껍질 상단을 살짝 도려냈음에도 겉껍질 째 그냥 올렸다. 이치상으로는 도려낸 껍질을 벗겨야 할 터.
* 사진 1과 사진 2를 비교하자.
사진 1에서는 촛대 진열이 3열에, 사진2에서는 1열에 있다.
* 기타 여러 사진에서는 과일 상단 껍질을 모두 벗겨내기도 하고, 과일 하나만 벗겨내기도 한다.
* 감, 배, 사과 등의 과일 꼭지는 과일이 매달리는 부위 즉 상단으로 진설했다.
* 이처럼 제사상 진열은 각각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 홀수이어야 하나?
* 5열까지이다. 이보다 적거나 더 많으면 안 되는가?
위 제려용/차례용으로 오른 과일 중에는
대추는 씨앗 1개.
밤 한 송이에 밤은 3개.
감에는 씨앗이 6개
대추 밤 감의 씨앗에 어떤 의미를 붙이나?
나한테는 설득력이 없는 궤변에 불과하다.
요즘 서양과일인 수박, 참외는 씨앗이 무척이나 많다.
씨앗이 많은 서양과일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를 붙일 것인가?
과일 100종류도 훨씬 넘는다.
과일 : 대추, 밤 배, 사과 이외에도 블루베리, 리즈베리, 멜론, 용과, 딸기, 석류, 키위, 감귤, 유자, 포도, 샤인머스켓 포도, 오렌지,
참외, 토마토, 수박, 파인애플, 호도, 바나나, 귤, 자두, 매실, 망고, 코코넛, 아보카도 등은 옛날 규범으로는 어떤 해석을 내릴까?
궁금하기도 하다.
기타 : 땅콩, 잣, 옥수수,
이들마다 어떤 의미를 붙일 것인가?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에 관한 것이 가가례(家家禮)에서 나온 것으로 지방마다 집안마다 다르다. 생선을 예로 들 경우에도 어떤 집은 생선의 뒤집어서 올리는 집도 있고 배를 가르지 않고 그냥 통으로 올리는 집도 있었다.
어떤 게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수가 없는 것이다."
어제 작은사위네가 우리 내외를 찾아왔다. 선물 꾸러미도 내밀고 .....
며느리는 아이들을 데리고 대구 처가/친정으로 내려가서 추석연휴를 즐길 게다.
* 외손녀, 외손자밖에 없는 장인 장모님은 이들을 무척이나 반길 게다.
나는 큰아들네가 없어도 추석 한가위를 여늬 때처럼 잘 보낼 게다.
2023. 9. 28 .목요일
추가 :
오늘은 2023. 9. 29.
아내, 나, 큰아들, 작은아들, 큰딸과 함께 한가위 차례 지냈다. 큰사위는 지금 해외로 나가 있고...
* 큰아들은 혼자 와서 차례를 지낸 뒤 밥을 먹고는 대구 처가댁으로 내려간다고 일찍 떠났다.
내 고향에서는 큰당숙네, 사촌네 등 일가들은 서낭댕이 앞산 선산에 올랐을 것 같다.
나는 마음속으로나마 선산에 오른다.
멀리 서해바다(대천해수욕장)가 내려다보이고...
충남 보령시 원산도 일대가 훤하게 가깝게 뻗친 손이 닿을 것 같고....
2023. 9. 29.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