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사유
티스토리/ 경험을 경계하라
② 때로는 경험이 독이 된다
경험은 인간이 생활하고 일하는 중에 얻게 되는 지혜와 사상의 결정체며, 몸소 겪은 인생의 소중한 재산이다. 어떤 사람들은 경험이 많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단지 ‘풍부한 경험’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결과가 신통치 않을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경험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한 원양어선이 불행히도 암초에 부딪쳐 망망대해에서 침몰했다. 겨우 살아남은 9명의 선원들은 필사적으로 헤엄쳐 어느 무인도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무인도에는 돌멩이 외에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둘러보아도 선원들의 배고픔을 해결할 만한 것을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작렬하는 태양 아래에서 그들은 목이 타들어갈 정도의 심한 갈증을 느꼈다. 당장이라도 마실 물을 찾지 못하면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려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주변에는 오직 바닷물밖에 없었다. 그들은 쓰고 짠 바닷물을 마시면 오히려 더 갈증만 날 뿐, 근본적으로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유일하게 남은 희망은 하늘에서 비가 내리거나 근처를 지나가는 다른 배를 발견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비가 올 기미가 전혀 없었다. 또한 죽은 듯이 고요한 무인도 근처로 단 한 척의 배도 지나가지 않았다. 결국 선원들은 고통을 견디지 못해 잇따라 죽어나갔다. 마지막으로 남은 선원은 결국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바닷물을 벌컥벌컥 마셔 배를 채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웅덩이의 물은 조금도 쓰거나 짜지 않았다. 오히려 달고 시원해서 갈증을 모두 해소해 주었다. 바닷물이 달고 시원할 리 없다고 생각한 선원은 그 모든 것이 죽기 전에 느끼는 일종의 환각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고통을 느끼지 않고 그런 달콤한 환상 속에 죽을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 그는 조용히 누워 죽음의 사신을 기다렸다. 그런데 얼마 후 정신을 차린 선원은 자신이 멀쩡히 살아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는 구조선에 의해 구조되기 전까지 날마다 그 웅덩이의 물을 마시며 목숨을 이어갔다. 나중에 사람들은 실험을 거쳐 그 물의 비밀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그 섬은 본래 화산섬이었고 그 원형의 웅덩이는 분화구였다. 웅덩이의 물은 바닷물이 들어와서 고인 물이 아니라 분화구 아래에서 솟아난 것으로, 지하 깊은 곳에 있던 샘물이었던 것이다.
‘바닷물은 짜고 근본적으로 마실 수 없는 물’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기본 상식이며, 뱃사람들이 이미 오래전에 터득한 소중한 경험이다. 그러나 여덟 명의 선원들은 경험 때문에 웅덩이의 물을 먹지 않다가 죽었고, 경험으로 알고 있는 선입관을 깨뜨린 마지막 선원은 오히려 목숨을 건졌다. 즉, 여덟 명의 선원은 ‘환경’과 ‘경험’ 때문에 죽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생각해 보면 자신이 가진 ‘풍부한 경험’은 살면서 만나는 비상식적 상황을 해결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조금만 돌려 생각해 보면 그러한 경험이 오히려 인간의 습관적인 사유로 만들고, 그 습관적인 행동으로 바뀔 수도 있다. 그러면 경험이 가지는 위해함은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때로는 그러한 ‘경험’을 과감히 깨뜨려야 생존과 성공의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경험에 의한 사유는 눈을 가리는 안대처럼 그 사람의 창의적인 능력을 속박할 수 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을 아주 작은 범위 안에 가두어 더 이상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을 탐구하지 않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오래되면 사람의 성장과 발전에 불리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러면 실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 된다.
한번은 신발 공장에 다니는 두 명의 직원 갑과 을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두 사람은 자신감에 가득 차서 반드시 큰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부푼 꿈을 안고 출발한 그들은 어느 날 남태평양에 있는 한 섬나라에 도착했다. 그 섬은 매우 작았고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거의 없는 오지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섬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도 신발을 신고 있지 않았다. 국왕에서부터 빈민, 귀부인에서부터 시골아가씨에 이르기까지 신발을 신은 사람이 전혀 없었다. 갑과 을은 그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갑이 말했다.
“이런 세상에! 이 섬에는 신발을 신은 사람이 아무도 없어. 신발을 신는 습관조차 없나 봐. 이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신발을 팔겠어? 아무래도 여긴 우리의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내일 당장 돌아가자.”
그러나 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잘됐다. 아무도 신발을 신지 않으니까 오히려 큰 시장이 될 수 있겠다! 나는 돌아가지 않을 거야. 아예 이곳으로 이사해서 한동안 머무르며 시장을 넓여야겠어!”
그리하여 갑은 떠나고 을만 남았다. 1년 후, 섬나라의 주민들은 모두 을이 판 신발을 신고 다녔다.
사실 새로운 상황이 당신 앞에 놓여 있는데도 단지 지난 경험 때문에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저 경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난 경험에 맹목적으로 갇혀 있다면 성공의 서광을 볼 수 없다.
어떤 문제를 만났을 때는 먼저 자신이 가진 경험을 한쪽 편에 놓아둔 뒤, 왜 그런 문제가 생겼는지 여러 번 물어보고 깊이 고민할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경험을 깨뜨려 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면 인생도 더욱 생명력을 지닐 것이다. < ‘성공을 꿈꾸면서 왜 평범하게 노력하는가, 좋은 습관은 배신하지 않는다(거둬, 정민미디어, 2017.)’에서 옮겨 적음. (2024. 1.11. 화룡이) >
첫댓글 때로는 경험을 깨뜨려
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면 인생도 더욱 생명력을 지닐 것이다.
감사합니다^^
글쓰기에서도
꼭 필요한 사유임을 배웁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