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 맑은 하늘엔 티끌하나 찾아볼 수 없는 청명함이 만추로 달리는 가을을
자랑하였다.
해를 거듭하며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이젠 서울 도처에 계신 손님들까지 일부러
찾아주시는 마포나루 새우젓축제가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였다.
10. 16(금)부터 18일(일)까지 3일간 진행된 축제는 말 그대로 주최.주관사와 더불어
시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가슴으로 서로의 뜨거움을 주고 받은 한마당 잔치였다.
금요일, 아침 시간인데도 월드컵 평화의 광장을 찾아주신 손님들의 얼굴 얼굴마다
행복이 가득해 보였다. 먹거리 장터와 지역특산물 판매부스, 행사장을 오가는
농악대의 진군소리가 상암벌의 적막을 깨우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니..,
전국 각지에서 참여한 지역특산물 판매팀은 고장의 브랜드를 자랑하며 우수한
상품과 품질로 이미 각자의 부스를 가득 메웠다.
뿐이랴. 광천과 강경을 중심으로 강화, 부안.., 등지에서 오신 젓갈팀도 예년대비
감소된 어획량이지만 그것에 체념하지 않고 좋은 품질과 알맞은 가격으로 저마다
손님들을 반긴다.
마포구청 산하에서 참여한 먹거리팀은 애써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축제의 화려한
꽃이었다.
지역의 명물꺼리로 자리메김해가는 축제답게 행사를 지휘하는 작가님으로부터
스탭분들 모두가 안전으로부터 주요 행사테마까지 섬세함을 강조하였다.
부스에 선 판매자들의 한복 또한 잔칫집 손님들을 향한 배려였으니 코스모스처럼
예쁘고 화사하였다.
행사장 길목에 게시한 근대화시기 마포나루의 변천사는 이 땅위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에게 제 고장의 발전사를 새롭게 터득시키는 데에도 작은 밀알이 되었을터
재기차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와 어울어져 눈과 가슴이 함께 배부르는 천고마비의
은혜로운 땅이 되기에 충분하였다.
오후 3시!
30여명의 선교사들로 구성된 외국인을 비롯하여 구청장님, 조합장님, 문화원장님과
참관 손님들이 함께 자리한 가운데 부녀회원님들의 자원봉사 속에서 김치담그기
행사가 이어졌다.
독신가정과 맞벌이부부가 확대되며 이웃간 품앗이로, 온가족이 모인 풍경으로
정을 담아 내었던 우리 고유의 전통 김장문화가 점차 축소되는 현실을 아파하여
전통의 맥을 잇고 다시금 우리 김치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부활의 불씨가 되고자
참가자 어느 한사람 게으름이 없었다.
오히려 생각지 않은 경험으로 오늘의 행사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싱글벙글인
외국인 선교사의 입담이 완성된 김치마냥 붉게 피어나는 장미였다.
예년에 없었던 김치 시식대에서는 이렇게 맛있는 김치를.., 구입할 수 없느냐는..,
아쉬움이 묻어 나왔지만 관내 불우이웃과 다문화가정을 위하여 사용되는 김치라
애써 양해를 구하였다.
10월 17일 2일차 토요일이 밝았다.
아니나 다를까?
휴일맞아 교외 단풍놀이보다는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가족단위로 축제를 즐기는
아름다운 사람들!
인근 하늘공원에까지 사람-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전날의 피곤함에도 아량곳하지 않고 아침부터 판매부스에 선 봉사 직원들의 가슴이
넉넉하고 훈훈하여 또한 아름다웠다.
행사장을 찾은 손님들과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한 걷기 프로그램은 100세 시대를
향유하는 모두의 건강미이고 60-70 새로운 청춘들의 박력이었다.
금요일과는 달리 한나절부터 먹거리장터를 가득 메운 사람들에겐 그들 나름의
그리움이 묻고 탁배기 서너잔에 추억을 되씹는 향기 가득한 재잘거림!
새우젓을 구매하는 소비자들과 어울려 축제의 기쁨을 두배~ 열배로 배가시키니
덩달아 즐거워하는 손녀-손주들과 그 옛날의 힘겨웠던 정서를 꿰메는 어르신들의
추억이 함께 어울어진 가을 한마당을 둘째날이라하여 어찌 가벼이 여길까?
청도반시 12알 4박스를 만원에 던지며 기뻐하는 형준군, 황태 본고장의 진미를
자리메김시킨 용대리 김팀장, 사각사각 허연 속살을 담은 성환배 5Kg들이 한상자는
9,500원에 점장이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뿐일까?
청송사과 2봉지에 8,000원을 책임진 혜진씨와 창숙여사님은 한복입어 더더욱 꽃이
되었다.
버섯재배와 판매를 번갈아가며 열몸이어도 부족할 버섯사장님 가족의 열정은
행사장에 뜬 애드벌룬처럼 만추의 가을바람을 가른다.
대공연장 노랫소리와 함께 저물도록 판매행사를 이어 나갔다.
10월 18일 3일차 일요일은 아침부터 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였다.
첫날-둘째날 구입해간 과일들이 맛있다며 다시 얼굴을 내민 손님들이 솜사탕마냥
예쁘니 덤을 얹혔다.
3일차의 피곤은 이미 목소리마저도 잠긴지 오래이지만 촌음이라도 힘겨움을
내색치 않고 오히려 뽕(^.^) 맞은 봉렬군은 저나름대로 아침부터 휘날레를 연출하고
있었다.
금세 찾아온 점심시간을 염려하여 판매장 여사님은 제 솜씨를 다하여 따님과 함께
음식을 준비해 오셨으니 다정한 부녀지간도 마음으론 축제에 묻혀 있었다.
행사휘날레를 준비하는 새마을부녀회 재주꾼들의 장기자랑은 여전히 대공연장에서
계속되고 있었다.
민속마당에서 펼쳐진 애절한 살풀이 굿판마저 나이테 두둑한 어르신들에겐 삶의
애환이었고, 의지한 도가의 기둥이었으니 개구멍(^.^)조차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하늘공원의 아름다움을 촬영하는 헬기마저 행사장에서 내뿜는 사람-사람들의
열기가 가득함인지 몇 번을 돌고 돌아 촬영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하였다.
6시경부터 진행된 축제 한마당에서는 이름과 명성만으로도 함성이 쏟아지는
김연자씨로부터 김혜연.., 다양한 가수분들이 행복을 선물하였다.
50년 묵었을 에너지를 한방에 표출하며 무대 이곳 저곳을 뛰고 달리는 김연자씨의
공연앞에서는 관람객 모두가 가슴으로 던지는 감사함의 탄성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저리하여 프로이고 인정받는 공인일 것이라!
8시 폐점을 알리면서도 마지막 남은 사과 한알을 손님께 전하며 목청을 빼앗긴
직원들의 수고를 "아름답다" 말 한마디로 전하기엔.., 가슴이 뜨거워졌다.
내년에 또 뵙겠습니다~
지나치는 손님들마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행운이라, 마무리 살피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작가님에게도 감사함과 더불어
수고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색색의 붉은 빛깔을 채색해가는 월드컵 평화의 공원 행사장엔 아쉬움과 함께
내년을 기약하는 불꽃이 꽃비되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