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된 대사(大蛇)령의 천도
건강에 좋다하여 모 수련단체에서 6개월 정도 수련한 경험이 있는 현직 교사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으나 두통이 간헐적으로 일어나 본회를 방문하였다.
“단전호흡 보름 만에 몸이 저절로 떨리는 진동의 신비함에 흠뻑 빠져 열심히 그곳을 다녔습니다. 그 단체에서는
진동이 오는 것은 막힌 혈이 열리는 현상으로서 수행이 고차원으로 진입하는 과정의 초능력이라며 매우 환영하고
다들 부러워하였습니다. 그 뿐 아니라 단무(기무氣舞)도 가끔씩 나오게 되고 또 특별수련회에 다녀온 이후에는
기운의 흐름이 강해져서 마치 도인이 된 것 같았습니다.
그런지 며칠 후, 어디에선가 냉한 기운이 강하게 들어온 후부터 머리가 어찔어찔하여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요.
소속사범들에게 기공치료도 받곤 하였는데 별스런 차도가 없어 내친김에 한의원에서 침도 맞고 한약도 처방 받았
습니다. 한의원에서도 단전호흡을 잘못하여 생긴 상기(上氣)병인 듯 하니 열심히 치료할 것을 강조하였어요.
그 후 수행을 잘못하면 주화입마가 된다고 어떤 책에서 본 것 같아 단전호흡과 수련장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점심식사 뒤에는 두통이 일어나 점심을 아예 안한 지가 몇 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두통의 횟수
가 잦아져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건강을 지키려고 단전호흡을 수련하다가 오히려 두통만 얻었으니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라 후회가 정말 이만저만 아닙니다.”며 푸념이다.
그러나 원인 없는 결과가 있을 수는 없다. 시작은 어떻든 간에 남보다 먼저 기(氣)를 느낄 수 있음은 전생의
공덕이며 지금의 두통 역시 전생의 카르마이다.
명상(冥想)중에 전생의 화면이 펼쳐진다.
현직교사의 전생은 착각도사이다. 자기가 깨달음을 얻은 하느님인양 거드름을 피우며 여러 대중 앞에서 목회
를 개설하고 있는 기독교 교회의 목사님이다.
‘열광적인 기도가 시작된다. 수많은 신도(信徒)들이 존경과 찬사를 보내며 목사님의 말이면 하느님의 지시인
양 받들어 우러러본다. 자기만이 하느님의 대변자라며 목청 올려 강군(强軍)하지만 장면이 바뀌면서 화려한
저택에서 부(富)를 즐기며 못된 짓을 예사롭게 하는 두 얼굴의 사나이 야누스의 모습이 나타난다.’
흔히 종교의 지도자들이 무소유(無所有)보다는 이재(理財)의 수단으로 한 생을 마치면 뱀으로 환생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리고 깨닫지도 못했으면서 진리를 운운하는 것 또한 혀의 업장으로 뱀이 혀를 항시 날름거리
는 모습과 인과가 같다고 한다. 그런데 점점 혈이 막혀온다.
이크! 이게 누구야!
상단전의 천목(天目)혈을 막을 수 있는 영(靈)이라면 보통의 파장이 아니다. 영계에서도 지독한 원한의 에너지
로 남의 간섭을 싫어할 뿐 아니라 그 힘이 예사롭지가 않다. 법력(法力)이 높은 고급수행자라도 피하고 싶은
빙의령이다. 일반적인 저급령은 대주천수행자의 법력에 의하여 불과 몇 분 혹은 길게는 1-2시간의 관(觀)으로도
조용한 모습으로 바뀌면서 천도가 된다.
수행자중 등급이 그만한 이들은 이처럼 강한 악령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 없어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가
끔 있다. 흔히 영가 천도제를 지내다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는 스님이나 무당들은 보통 이러한 예이다. 그런
때이면 온몸이 깁스한 것 마냥 꼼짝도 할 수 없고 숨이 턱에 걸려 그냥 죽고 싶은 심정이 된다. 악귀의 영(靈)은
육신의 경혈들을 모두 막아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머지않은 장래에 악성질환을 일으켜 결국 죽음으로 몰아
간다.
원귀(寃鬼)를 천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다. 전생의 원한에 비례하는 법력이다. 칠흑같은 터널에
머물고 있는 역에너지를 녹일 수있는 방법은 오직 황금빛의 자비와 사랑인 부처의 법력뿐이다. 다행하게도
우리나라 고유의 고신도 수행법은 그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고 있다.
간절한 부탁의 말씀이 있었지만 도울 수 없는 입장이 안타깝다. 한사람에게 매달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탓에 방법만 전수해드리겠다는 응답이 섭섭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일반적인 수행
은 불과 3개월에 대주천으로 급상승하는데 원한에 찬 빙의령은 파장이 남다르기 때문에 무려 1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마침내 본인이 열심히 수행 프로그램에 따라 잘 지키고 시행한 덕분에 6개월의 사투 끝에 대부분의 영적인
장애는 해소되었다. 그러나 아직 정상적인 수행은 시기상조이다. 축기가 될 무렵 사범들과 함께 단식요법에 참가
한 이후 심신의 청정이 드디어 빙의령의 뿌리까지 흔들어 놓았다.
무려 일년이 넘은 사투의 흔적이다. 수행은 일취월장하여 대주천의 완성이 눈앞에 있다. 가족과 주위에서의
달갑지 않은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저자를 믿고 시간과 경제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선생님께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