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봄이었든가?
"우리 베트남에도 한국의 에버랜드, 미국의 디즈니랜드같은 놀이동산이 곧 등장할 것이다."
라고 평소 알고 지내는 베트남 놈이 주절거리던 소리가 있었다. 그때는 '그래 너네들이 에버랜드쯤은 어찌 따라 붙을 수 있겠지만 디즈니랜드는 택도 없다.'며 그의 말을 일축하고 말었었다. 왜냐면 에버랜드의 수십분지의 1도 안되는 담센공원(호치민시에서 가장 큰 놀이공원)을 자랑으로 삼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여름 빈증(한국업소를 비롯해서 많은 공단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라는 곳으로 출장을 다녀오는데 기사가 하는 말, "저~기에 굉장히 큰 놀이동산이 생겼다."고 자랑스럽게... 묻지도 않은 말을 했드랬다. 아닌게 아니라 구찌쪽에, 빈증쪽에 뭔가가 생긴다 생긴다하는 소리를 종종 들어왔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리 없고, 방구가 잦으면 똥을 싼다고... 소문만 무성하던 베트남판 디즈니랜드가 들어서긴 들어선 모양이다.
뭔가 볼꺼리가 생겼다 하면 찾아 나서는 것이 우리의 직업(?)이고 또한 우리의 손님들에게 그런 정보를 빨리 전달할 일종의 의무(?)같은 역마살 때문에 가야지 가야지 벼르고 벼르던 길을 드디어 날을 잡아 나서기에 이르렀다. 길이 있는 것은 이용하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해서 길을 나섰다. 오늘 길을 나서게 된 목적을 제공한 곳은 대남파크라는 곳이다. 베트남 식으로 읽으면 공빈 다이남(cong vinh dainam)이다. 대남파크는 단순한 놀이동산이 아니라 호텔과 전문 쇼핑몰 그리고 베트남의 가치관까지 부여하는 테마파크라고 한다. 현재 투자된 금액만도 1억불이 넘는데... 절반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곳의 주인장은 공산당을 피하여 미국으로 망명, 이른바 보트피플 출신의 비엣큐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산당치하의 조국에 큰 공헌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번 가 보자. 공빈 다이남, 대남 파크(DAINAM PARK)로...
대남파크는 빈증성이라는 호치민에서 50여km 떨어진 곳에 있다. 그곳을 가려면 시내에서 구찌방향을 잡아 꽁화(cong hoa)도로를 이용하여 안성(an sung) 사거리(이 안성사거리중 투득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한국의 비들기부대가 건설했다. 해서 예전엔 이 도로 이름을 따이한로라고 불렀다. 지금도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이 도로를 등(street) 따이한(daihan)이라고 하신다.)에서 우회전하여 빈증으로 길을 잡아야 한다.
이 길은 공항에서 캄보디아와의 국경지역인 묵바이로 빠지는 길이다. 또한 호치민에 구경왔다 하면 꼭 들렸다가는 제일의 관광지 구찌터널로 가는 길이다. 때문에 항상 외국인이 많이 접하는 곳이다. 그런 탓에 이 도로는 "앞으론 베트남의 모든 도로를 이렇게 하겠다."고 선전하는 시범도로로 유명하다. 시범도로임이 분명하다. 중앙분리대가 아름다운 꽃나무로, 양 옆엔 오토바이 전용차로와 자동차 전용도로가 나뉘어져 있다. 역시 그 분리대도 제법 예쁘게 조경을 해놓았다.
국가적, 인민적 행사가 있을 때는 물론, 툭하면 길거리에 내걸리는 깃발 대열. 어릴적 나는... 왜 북한을 보고 빨갱이라고 하는지에 대하여 몰지각하게도, (붉은) 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랬던 것쯤으로 이해했었다. 왜 공산당을 빨갱이라고 했을까? 그 의문은 이렇게 사회주의 국가에서 살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풀어진다. 붉은 바탕에 노란 별... 베트남 국기다. 붉은 바탕에 노란 색으로 된 낫과 망치... 베트남 공산당기다. 그러고 보면 이들은 빨강색을 무척 좋아하고 있다. 또 알게된 것이 있다. 말 많으면 공산당이라는 소리... 언론이 열려있고 대화의 자유가 있어서 그랬든가 싶었는데... 아니다. 진짜 말이 많다. 뭔가를 설득하려는, 뭔가를 주장하려는, 뭔가를 해명하려는 과정에서 내뺃는 영양가없는 숱한 낱말들... 지겹다. 그져 한마듸... 고맙다. 미안하다. 알았다. 하면 될것을... 자신을 소개하는 과정도 엄청 길고 너저분하도록 주절 주절. 이런 일도 있었다. 지난 날, 정상적인 직장 및 체류생활을 하기 위하여 베트남 정부로부터 노동허가서를 발급받게 되었다. 간단한 것이 우선인 한국에서의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여기는 그게 아니다. 장황해야 한다. 무조건 많아야 한다. 구구절절 조목조목, 전에는 그랬고 지금은 이렇다고 쓰고 또 쓰고 말을 잇고 또 이어가야만 했다. 해서 자연스레 이해된... 공산당은 말이 많다.
대남파크의 정문
빈증으로 들어서 시내 초입부분, 송배골프장 가기 전, 싱가풀 공단 못미쳐 좌측에 자리잡고 있다.
한 나라의 도성 성곽을 연상 시키는 성곽(담벼락?) 곳곳에 이용하지 않는 숱한 소들문(사진아래 오른쪽)들이 있고... 아주 예쁜 수퍼마켓(아래사진 왼쪽)에는 필요한 모든 것이 있다. 입구에서 매표소까지 차량으로도 한참을(초행길에... 어? 이거 잘못 가는것 아닐까? 뱅뱅돌다 끝나는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가야 했다.
출입구 장소를 알리는 첨탑(국기 계양대. 위사진 왼쪽). 높다. 크다. 화려하다. 이런 분위기를 나타내는 첨탑을 또 어디서 보신적 있으신가? 후훼의 왕궁앞 그리고 하노이의 레닌광장 앞이 아니든가...??? 성루(위사진 오른쪽)도 장난이 아니고 입구쪽에 있는 황금 동인상(아래사진 오른쪽)은 부의 상징이이라고한다. 성곽(아래사진 왼쪽)을 보라. 빙둘러 이런 성곽이 둘러쳐져 있다. 마치 큰 성같다는 느낌이다.
큰 성안에 이러저러한 것들이 담겨져 있다는 이야긴데... 그런데 웬 그리 황금색을 좋아할까? 성곽 파수꾼. 실제 인물은 아니다.
수퍼마켓이다.
첨엔 뭔지 몰랐다. 그런데 과부사정은 홀아비가 제일 먼저 안다고... 우리 아이놈이 자기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수퍼마켓을 가장 먼저 찾아내곤 "아빠어이~ 디 바우~~)" 있을 것은 다 있는 수퍼마켓. 그런데 놀이동산에 웬 마켓...?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호치민에서 마켓으론 가장 크다는 꽁화의 막시마트에 비교해서 손색이 없다. 시디를 파는 곳에서 일반 생필품까지... 거참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대남파크 주변에 마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도로에서 수키로나 들어와야 하는 곳인데...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관람이 끝나고 나가는 문이 이곳을 통과하도록 유도되어져 있다는 거다. 그럼... 뭐야? 파크에서 놀다가 집에 갈 때에 시장보고 가라는 주인장의 따스한 배려인가?
입장권. 1인당 30,000동이다.
대남파크의 내부구성 안내지. 황금성. 시네마파크. 놀이터.
테마파크. 파고다. 동물원. 워터파크 그리고 호텔 등등이 있다고 적혀있다.
경내 지도
무료 경내 셔틀 카.
입장권을 내밀자 안내원이 어디로 갈것인가를 묻는다. 배가 고팠다. 식당. 그러자 이런 차를 들이댄다.
무조건 타면 안된다. 나중에 서로간에 오해가 싹이트고 갈등의 골이 깊어져 민족 싸움까지 일어난다.
타기 전에 공짜냐 아니면 요금이 얼마냐를 따져놓아야 한다. 이곳에서 이런 차량은 민피(minh phi), 무료란다. 무료인줄 알고 무작정 탔다가 돈내라면 많고 적음을 떠나 그 기분이 엉망이 된다. 그러나 어느정도 낼것이라고 예상했다가 무료라면 기분이 좋아진다.
어디론가로 이동하려면 이와같은 셔틀카를 이용하면 된다. 어느 한 곳을 즐기고 난뒤 쉼터에 앉아 있으면 요렇게 생긴 차가 닥아와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행선지를 밝히면 그곳까지 친절하게 모셔댜(?) 드린다. 이것은 참...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도 공짜라는 것이다. 넓은 공간... 힘든 하루겠구나 싶었는데... 이 무료차량 때문에 좋았다.
수영장이란다.
그런데 아직은 아니다. 지금 조성, 만드는 중이다. 아직까지 조성하고 있는 중에 있는 곳이 이곳뿐만아니다. 여기저기... 기사에게 물어보니 2년 뒤에는 퍼펙트란다.
우리가 찾아든 아니 우릴 데려다 놓은 식당이다.
메뉴판에 적힌 가격을 보곤... 아~ 여긴 아니다 싶었다. 그러나 이미 자리를 잡았으니... 맛은 모른다.
베트남에서 몇년째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베트남 음식맛은 아직도 모르겠다. 쌀국수에 둥둥 뜬 기름끼를 그대로 마시는 것을 보면 느끼한 편, 볶음밥에 간장쳐서 먹는 것을 보면 짠 편, 그토록 맵고 매운 월남고추를 잘게 썰어 어떤 음식에도 넣는 것을 보면 매운 편, 어떤 메뉴에든 야채가 많이 포함되는 것을 보면 채식주의자... 그러나 맛의 정체는... 없다. 그러니 이곳의 맛이 어떤지는 모른다. 다만 내 아이에게 스파게티를 먹였는데 그 아이가 도리질을 하는 것을 보면 맛도 아닌듯 하다. 가격이 비싸면 맛이라도 있어야 하고 맛이 없으려면 가격이라도 싸야하는데...
멋드러진 화장실
나는 들개가 분명하다. 외진곳, 생전 처음 밣게 되는 땅에 가면 꼭 소피가 그리워진다. 그래서인지 나에겐 개똥철학이 있다. 그 집(곳)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뒷칸(화장실)을 찾아 봐라. 나는 이 철칙에 따라 화장실을 찾아갔다. 우선 겉모양은 그럴듯했다. 내부... 괜찮았다. 소변기도 좋았다. 특히 어린이도 이용할 수 있도록 낮은 것을 준비한 배려가 마음에 든다.
식사를 마친 우리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식당이 몰려있는 곳과 맞믈려 있는 놀이터였다. 놀이터 주변엔 위와 같은 이상한 형태의 조형물이 세워졌는데... 뭔가? 헐리우드의 영화 수퍼맨 3번인가에 등장하는 떨어져나간 땅덩어리를 수퍼맨을 짊어지고 날아가던 그 장면이 떠오른다.
무엇일까? 공룡 알이란다. 실상은 내부에서 놀이기구를 조작하는 조종실이다
이곳에는 청룡열차도 있으니... 나는 이것을 앞으론 죽어도 못 탈게다. 언젠가 부산에 살고 있는 여자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할일이 없어 부산 동래온천에 있는 놀이터에서 위와 같이 생긴 놈을 겁도 없이 승차했던 적이 있었다. 나 그때 죽는 줄 알았다. 옆의 친구에게 망신살이가 뻗치던 말던 온갖 소리와 발버둥... 얼마나 잠금쇠를 꽉 부여잡었던지 나중엔 어깨쭉지가 아팠드랬다. 해서 저놈만 보면 오금이 저린다. 날으는 그네... 놀이기구의 레전드. 회전목마다. 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놀이기구중 하나이며 이것을 주제로 쓰여진 동화와 시 그리고 노래도 몇곡이나 될 정도로 회전목마는 놀이기구의 전설이라는 생각이다. 영 재미없을 것 같은데도... 사람들은 즐겨 탄다. 공룡을 타고 하늘을 날자. 함께 갔던 사람들이 좋아라 하고 있다. 누구냐고? 누구긴 누누겠는가... 현재로선 내 삶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지... 어린이용 바이킹이다. 보기엔 예쁘게 생겼는데... 아니다. 앞 뒤로 올랐다 내렸다 하는 기본적인 바이킹보다. 더 무섭다. 으휴~ 저 무서운 것을 아이 데리고 잘도 즐기고 있다. 모터보트놀이도 있으니... 안전을 위하여 수상 안전복을 착용하시고... 슬리퍼는 안되고 맨발은 된단다.
이 외에도 여러 놀이기구가 있다. 보기만 해도 으시시한 바이킹. 그 무엇이냐? 쭈르륵 올라갔다가 별안간 뚝 떨어지는 것도 있고, 사람을 안에 실고 이리저리 돌고 뒤틀고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도 있고, 바이킹같으면서도 쟁반같은 것속에 사람들이 올라서면 경괘한 음악에 따라 그 놈이 엄청나게 움직이는데... 사람들이 미끄러지고 굴러가고 놓쳤던 바를 다시 잡았다가 놓치곤 하는 그런 것도 있다. 하루 보내긴 그만이다 싶은 곳이었다.
탑승요금은... 입장료 외에도 놀이기구를 이용하자면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여야 한다. 그런데... 사람은 그만한 댓가를 지불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습득하기 마련이다. 이곳에도 자유이용권이라는 것이 있었다. 단순 입장권은 30,000동. 자유이용권은 100,000동. 자유이용권이 헐 저렴하다. 웬만한 기구 한번 이용하려면 10,000동에서 20,000동은 가니... 하는 말이다
비싼 식당을 언급했었다. 이번엔 싼 식당이다.
이곳은 나중에야 발견했다. 바이킹이 있는 곳앞에 있다. 가격이 착하다. 허나 어차피 놀이동산의 음식값은 바깥보다 저렴할 수는 없다. 이런 생각을 해봤다. 차라리... 김밥을 싸자. 그러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어쨌든 배가 고프다면 처음에 등장했던 곳은 아니다. 이곳은 패스트푸드와 베트남 전통음식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어서 좋다.
이곳도 괜찮다. 워터파크나 동물원을 가자면 셔틀버스를 이용하여야 한다. 바로 그 기다림을 묶어두는 정류장 옆에 있다. 전문적인 패스트 푸드점이다. 환장할 일이다. 왜 초기부터 이런곳을 찾아내지 못했을까? 왜 출입문 서틀버스기사는 이곳으로 데려다주지 않았을까? 진작에 몰랐던 것을 이제사 후회한들... 하긴 그래서 이렇게 발빠르게 찾아내서 내 뒤를 이을 분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게 아닌가?
패스트푸드 식당
놀이터 외에도 다양한 볼꺼리들이 수두룩 했는데... 4D 영화관 즉 입체극장이라는 곳도 있고 마술의 집. 유령의 집. 뭐... 그런 곳(사진 위쪽 왼편)이 있는가 하면 테마파크에선 각국의 미니커쳐들이 전시되어져 있으며 대남전시장(빈증지역의 풍물전시장. 사진 오른쪽 위)과 황금사원(사진 아래 오른쪽) 그리고 성과 같은 호텔(사진 아래 왼쪽)도 구경꺼리로 괜찮은 곳이다.
식당에서 만났던 신혼부부...
정중하게 축몽(축하한다는 베트남식 인사)... 하고는 사진을 찍겠다고 허락받은 뒤에 한 컷을...
이제 갓 결혼을 하여 사회로 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을 보면 늘 아슬아슬한 기분이 든다. 보다 나은 것을 향하여 보다 깊은 함정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행복한 일이다. 아름다운 부부. 건강한 부부. 과거로부터 축하를 받고 미래로부터 축하를 받고 현재로부터 즐거움이 가득한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척 다정해보인다. 그런 마음, 그런 생활, 그런 자세가 평생이어야 한다. 결혼 전이라해서, 누가 지켜보고 있다고 해서 일순간적인 것이 되어선 안된다. 처음 만났을 때의 기 느낌 그 감정이 평생이어야 한다.
우리는 이 부부와 살뜨거운 눈인사를 교환한 뒤 다음 행선지인 동물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첫댓글 준공 되면 완전 멋지겠는데요?... 감사히 잘 봤습니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