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악기와 각종 모터 그리고 최근에는 반도체까지도 생산하는 일본 야마하 그룹의 역사는 거의 120여 년에 가깝다. 이에 비해 골프 클럽을 생산한지는 약 30년으로 짧은 편이다. 그러나 그들의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라는 평가다. 그들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세계적인 명품 악기인 스트라디바리우스에 대해 한 두 번은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17세기에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 1644∼1737)가 만든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은 역사상 가장 정교한 악기들로 꼽힌다.
특히 그가 만든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은 아름다운 소리와 그 희소성으로 20억원을 호가하기도 하며 지금도 많은 음악 애호가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일본 브랜드인 야마하 역시 세계 최고의 품질로 골프 마니아들을 감동시킨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1887년부터 오르간 생산을 시작으로 오토바이, 신디사이저, 오디오 등 모든 영역에서 야마하 제품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야마하의 골프 클럽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1976년 골프 클럽을 첫 생산한 이래 현재까지 출시되고 있는 야마하 클럽은 그 완성도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한편 야마하라는 브랜드 이름은 처음 오르간을 생산할 당시의 창업주 이름이기도 하다.
성공과 추락 그리고 재기
국내에서 처음 야마하 골프 클럽을 수입하던 회사는 (주)금호였다. 금호는 초창기 야마하 골프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그 당시는 너도나도 야마하 제품을 취급하길 바랬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소극적인 마케팅과 투자의 위축으로 야마하 골프는 끝없이 추락했다. 하나의 브랜드를 띄우기란 매우 어렵지만 추락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결국 1996년 금호는 골프사업을 포기하기에 이르렀고 일본 야마하 본사는 새로운 딜러를 찾았다. 이 때 야마하는 한국 딜러로 오리엔트 골프를 만나게 된다.
야마하 골프가 한국 골프 시장에서 재기의 깃발을 다시 힘차게 올린 것이다. 그렇지만 재기에 성공하는 데는 많은 노력과 땀이 필요했다. 당시는 캘러웨이와 혼마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던 때라 야마하 골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거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미즈노, 브리지스톤, 에스 야드 등 다른 일제 브랜드의 벽이 높았던 시절이었다.
때문에 오리엔트 골프의 직원들은 전국 골프 숍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떠맡기다시피 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한 것. 그러나 1997년 하반기 외환위기는 전 골프계를 순식간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필사적인 생존 게임이 진행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양하고 치밀한 마케팅 성공 요인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던 오리엔트 골프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강력한 마케팅 전략을 짜고 공격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선 것이다.
제품의 성능에 만족하지 않으면 환불해 주는 성능 보장 판매도 이 때 도입되었다. 많은 골프 숍들이 위험성이 높다며 만류했지만 오리엔트 골프는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야마하 골프 클럽에 대한 인식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
2000년 파워 매직 730GT의 출시에 맞춰 실시한 체험 마케팅도 성공의 발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타는 물론 고객들에게 일정 기간 클럽을 대여해주었다. 제품의 품질에 그 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의 흐름에 대한 적절한 판단도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야마하 골프는 1998년 국내에서는 아직 낯설었던 유틸리티 클럽을 한국에 출시했다.
그 당시에는 전통적인 페어웨이 우드와 드라이빙 아이언이 주도를 하고 있던 때라 야마하의 미드 플러스 유틸리티 클럽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이는 곧 판매와 직결되었다. 우드의 비거리와 아이언의 정확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어필된 것이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00년부터 한국 골프 시장은 유틸리티 클럽의 전성기를 한동안 맞게 되었다.
야마하 골프 기술력 세계 최고 수준
야마하 골프는 기술과 공법에 있어서도 시장을 주도해 간 기업이다. 예를 들어 1991년에는 단조 티타늄 헤드를 개발해 일대 혁신을 몰고 왔다. 다양한 악기를 생산하면서 얻은 노하우는 클럽에도 적용시켰다.
야마하 드라이버의 솔에는 둥근 쇠판인 ‘향봉’이라는 부품이 들어있는데 이것은 임팩트 순간 잡음을 없애주고 타구음을 기분 좋은 소리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골퍼들이 타구음을 통해 감성적인 만족까지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야마하의 이와 같은 첨단 기술은 그룹의 역량을 한 곳에 집중시킬 수 있는 종합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야마하 모터의 뛰어난 금속 가공 기술이나 사람의 감성까지 파고드는 인체 공학적 접근은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야마하 악기의 세계적 음향 기술 등 기업 인프라 역시 이미 반석 위에 세워져 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핸드폰 벨소리가 유행이다. 이런 핸드폰의 음향과 관련된 부품 소재도 야마하에서 공급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골프와 관련된 모든 과제는 야마하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생산기술부가 그때그때 현장에서 해결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야마하 골프의 결정체, 인프레스
현재 출시되고 있는 인프레스 드라이버와 아이언은 야마하 골프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프레스는 ‘인상’, ‘감동’이라는 영어 단어 ‘Impress’를 좀 더 경쾌하고 단순한 이미지를 주도록 만든 조어(造語)로 향후 생산될 모든 모델이 인프레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비거리는 볼의 탄도, 백 스핀량, 초기 속도에 의해서 결정된다. 야마하는 그동안 방대한 데이터를 연구 분석한 결과 초기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이 초속을 올리기 위해서는 페이스의 반발계수를 올려주는 게 관건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인프레스 드라이버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 레이저 용접 등 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결과 반발계수가 무려 0.876이나 된다. 어드레스를 취할 때 가장 편안한 느낌이 들도록 헤드 디자인에 심리공학을 도입한 것은 물론 헤드나 샤프트에 문자나 표시가 전혀 보이지 않도록 해 골퍼가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했다.
인프레스 아이언 역시 혁신적이다. 페이스 뒷면에 세계 최초로 젤 타입의 물질(알파겔)을 삽입해 고반발 스틸 페이스가 알파겔 부분으로 휘어졌다 펴지도록 했다. 이러한 복원력은 당연히 비거리의 증가를 가져왔다. 알파겔은 또 반액체 상태의 젤 타입이기 때문에 진동을 철저하게 흡수해 부드러운 느낌을 제공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야마하 골프의 성공은 탁월한 마케팅 전략과 뛰어난 품질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는 또 앞으로 야마하 골프의 더 높은 비상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갑종 오리엔트 골프 대표이사
“견실한 경영으로 승부한다”
“지난해 매출에 비해 조금 줄어든 상태지만 무리수를 두지 않으면서 내실을 다지도록 할 겁니다.”
야마하 골프를 한국에 수입 판매하고 있는 이갑종 오리엔트 골프 대표이사는 골프계에서 정도 경영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이 대표가 지난 1994년부터 야마하 골프와 인연을 맺어 왔으니 올해로 만 10년을 꼬박 채운 셈이다. 지난 세월에 대해 그는 “그 전에 다른 사업도 해 봤지만 골프만큼 어려운 게 없었다”며 “하지만 그 만큼 보람도 많이 느꼈다”고 감회를 밝혔다.
오리엔트 골프는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출발을 각오하고 있다. “최근 3년 간 나름대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 템포 숨을 고르며 갈 예정입니다. 특히 유통관리를 철저히 해 대리점과 소비자 등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대리점과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을 펼쳐야만 자사의 이익도 보장된다는 게 이갑종 대표이사의 지론인 것이다.
일본 야마하 골프에 대한 믿음도 희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표는 “야마하 골프 클럽의 제품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정도 경영만 실천한다면 성공은 보장된 것”이라고 자신감에 찬 어조로 말했다.
실제로 야마하 모터는 포브스誌가 선정하는 세계 200대 기업 중 70위권에 랭크돼 있고 반도체와 스포츠 용품을 생산하는 야마하 코퍼레이션은 110위권에 랭크되고 있을 만큼 견실하다.
그들의 기술력은 또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편 이갑종 대표이사는 “최근 골프계가 매우 어렵다”며 “이?때일수록 경쟁보다는 상생의 길을 찾는 게 현명하다”고 밝혀 용품업체들 간의 과당 출혈경쟁에 대해 꼬집기도 했다.
/서울경제골프매거진 제공
첫댓글 ㅜ.ㅠ 야마하 명품이죠. 하지만 왼손채는 안 만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