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보았다.
얼굴 좋아보인다.
세월이 그의 머리에 내렸다.
어이 친구야
우리가 벌써 이런 나이가 되었냐 ?
하고 물으니 친구는 말이 없이 미소만 짖는다.
그래도 그의 눈은 이렇게 말하고 있음이랴 -
'아침에는 목란에 떨어지는 이슬을 마시고
저녁에는 가을 국화 떨어진 꽃잎을 먹노라'
중국의 시인 굴원은 '이소'에서 이렇게 말하였으나,
이슬 먹은 줄은 알겠으나 국화잎을 먹을 때가 언제
인지 알 수 없었으니 참으로 안타깝네.
자네 얼굴 본지가 수년이니 그동안 어디 있었나 ?
언제부터 병원에 있었나 물으니 말이없이 웃고만
있는 그는, 나에게만은 이렇게 속삭인다.
산에서 내게 묻길 왜 푸른 산에 사느냐고
웃음으로 대답하니 마음도 한가하이
복사꽃 흘러흘러 멀리 가는 곳
거기 또한 딴 세상이 있나 보네.
( 이백의 산중답속인산)
얼굴은 '달걀께나 흥정하느보이네만'
하체가 약해보이니 부지런히 수족을
움직이세나, 친구.
친구는 눈길을 창문너머로 돌리며 말한다.
'침상 앞에 비치는 밝은 달빛을 바라보니
땅에 서리가 내린것이 아닌가 하네
고개들어 밝은 달을 바라보고
고개숙여 고향을 생각하네.'
(이백 의 정야사)
친구야
빨리 건강해서 나와야지
네가 드라이버 들고와서 우리 집 흑백 테레비
고쳐주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
친구야 빨리 나와라
갯장어 구어놓고 시원한 병막걸리 한 잔 하자.
친구는 말없이 고갤 돌리며 이렇게 말한다.
'이 봄을 보내며 보면, 파란 강물이라
나는 저 새는 더욱 희고 산엔 타는 듯 사뭇 꽃이 붉어라
올 봄도 이대로 보내고 보면
어느 때 고향엘 돌아가리'
(두보의 절구)
우리는 헤어져야한다.
그래도 우리는 섦지않다.
내일 다시 볼 수 있으니까 -
손 흔들며 되돌아나오는 나의 귓가에
친구는 소리친다.
'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 이상 의 날개)
밖으로 나오니 석양 빛에 눈이 부신다. 가을은 노랗게 오는가보다.
그래 벌써 가을이 발앞에 왔구나 !
인생의 황금시대는 늙어가는 장래에 있지
지나간 젊은 시절의 무지에 있지 않다.
(임어당 생활의 발견)
공립 영광 노인 전문 요양병원은 2006년 개원하였는데,
2동 70병실이 구비되어있다. 친구는 306호에 있다.
내가 그를 본지는 3년전, 영광의 어느 개인 요양원이었는데
함평, 영광 이곳 저곳을 옮겨다녔다.
이곳에서는 공립이라 일정기간만 있을 수 있다했다.
어느 친구가 제일 보고싶은가 물었더니,
미소로 답한다.
친구는 옛 소꼽 친구들의 목소리가 그리 울 것이다.
( 친구 010-9753-6004 )
첫댓글 광표친구야 오랫만에 소식접하고 사진으로나마 얼굴본다 반갑구나 부디건강해라.
광표 친구네 이제는 옛 건강은 찾을수 있것는가만은 그래도 건강해지길 기도하고 싶네 자네들 같은 친구가 있어 훈훈한 하루가 될것 같네 건강하소~
에구~~세월이 야속네~~얼굴은 갠찬아보이네만 맘대로 다니지못허니~~고맙구먼 사진이라도 볼수있어서~~
수원이 고맙네~~자네덕에 광표친구얼굴 볼수있어서 ~~
말로만 전해 듣던 광표 모습이 생각보다는 좋아보이는구만
지금은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마는 ~~늘~건강하고
우리가 친구 였음을 잊지않기를 바래며
기회가 되면 가보고싶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