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천사원 음악봉사활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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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빛으로 화려하게 대지를 장식하는
봄꽃들은 분명 봄을 안겨 주건만
조석으로 부는 봄바람은 올해 유난히도
차가웠던 것 같다.
봄은 봄이로되 서늘한 기쁨을 맛보게하던
4월도 흐르는 세월의 물결을 타고
저 멀리 떠나가는 마지막주말,
음악 봉사 활동에 나섰다.
도로변가 화단에는 도심의 상막한
환경을 정화 시켜줄 의무라도 있는 듯
꽃분홍 철쭉과 새하얀 철쭉 다홍빛연산홍이
군락을 이루고는 서늘한 봄 바람에
군무를 추며 도시인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은평구 구산동에 있는 은평 천사원은
정신,지체 장애우들이 모여 생활하는 곳이다.
음악봉사 활동에 필요한 장비를
넓직한 강당으로 옮겨지고 2시가 되자
정신 장애 친구들이 삼삼오 손잡고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지체 장애 친구들도 또다른 봉사활동
단체 봉사원들의 도움으로 들어왔다.
"가방을 든 여인"이란 샹송을 섹스폰으로
분위기있게 연주하면서 음악 봉사활동은
시작이 되었다.
가사가 무던히도 좋은 "bridge over troubled water"를
재주 많은 인생선배언니께서 열창하자
재미있다는 듯 연신 어깨를 들먹이는 친구
하품을 하는 친구, 표정은 모습만큼이나
각양각색이지만 즐거움에 들떠 있는건
숨길수가 없었다.
타고난 끼는 어쩔수가 없는지 장애우 친구중에
한명이 무대에 올라 "아파트"로 첫 테이프를 끊자
다른 장애우 친구들은 무대앞에 나와
백댄서를 자처했다.
여일곱살 먹어 보이는 피부가
해 맑은 소년이 수줍은 듯 의자에
가만히 앉아 구경만 하고 있었다.
정신장애를 앓기에는 너무도 어린 소년은
피부가 갓 태어난 신생아마냥 곱고
예쁘장한 아이였다.
늦동이 아들같은 소년을 번쩍들어
가슴에 꼭 껴안자 엄마의 정이 새록새록
피어나 가슴 싸하게 아퍼지는건.....!
수줍은 많던 소년도 제법 활당해져
무대에서 봉사원들이 노래하는 중간중간
무대앞에 왔다갔다하며 기웃기웃 호기심을
보였지만 천성이 얌전한 아이같은
느낌은 지울수가 없었다.
쑥스럼였을까..... 수줍은 때문였을까....
다른 장애우 친구들은 무대에서 음악이
나오면 신나게 몸을 흔들며 춤을 추고
손뼉도 치는데 절대로 눈을 마주치지않고
고개를 외로 꼬고는 청년이라 하기에는
나이가 어린 것같고 소년이라 하기에는
키가 훌쩍하니 커다란 아이가 무대앞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다.
다가가 두손을 꼭잡고 눈 마주치기를
원하며 고개를 갸웃 했지만 여전히
눈을 마주치지 않고 고개를 외로 돌린다.
눈은 마음에창 이라고 하지 않던가.
친구이고 싶은데.... 안타까움에 손으로
얼굴을 꼭잡고 눈 마주치기를 원했지만
아이는 도로 피하고 만다.
눈 마주치기를 피하는 아이에게
눈대신 두손 꼭잡고 힘을주며
친구이고 싶은 마음을 전해주고 말었다.
내가 그를 소중한 친구로 기억하듯
그아이도 분명 그아이 기억속에 나를
소중한 친구로 기억 할것이란 믿을을
가지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세상 고민 혼자 안고
있는 듯한 지체장애 친구에게
휠체어 밀며 손잡고 춤을추자
그 친구도 혼자지고 있던 세상고민
봄눈 녹듯 사라졌는지 환하게 미소지으며
신나게 휠체에서 몸을 흔든다.
봉사활동도 취미활동의 하나로 의식전환이
된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과 감동이
없을거라고 단연코 말할수 있다.
음악봉사 활동이 끝날때까지
시종일관 장애우 친구의 손을 잡고
강당을 빙돌고 있던 청년이 있었다.
또다른 봉사활동 단체에서 온 봉사원였는데
눈빛이 선한 청년의 환한 미소는
영혼이 맑은 샘물같았다.
이토록 아름다운 청년이 존재하는 한
아직은 나라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은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괜시리 그에게 눈길이 자주 머물어지곤했다.
자신이 행위를 하면서 기쁨과 만족을
동시에 얻을수 있는 봉사활동은
어쩌면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고
나자신을 위해서 필요한건 아닌가하는
생각을 은평천사원 친구들을 만남으로 깨달았다.
06.4.29
Na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