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낚시든 낚싯대를 사용하지 않는 낚시는 없다.
그러나 대낚시란 우리 전통의 대나무 낚시,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까지도 흔히 볼 수 있었던
대나무 여러 마디를 꽂는 낚싯대와 찌를 사용하는 낚시를 말한다.
물론 삼십년전쯤 부터 글라스화이버를 소재로 한 낚시대가 대중화되면서
취급이 까다롭고 무거운 대나무 낚시대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그 이후 카본, 그리고 카본에 보강재를 첨가한 위스커, 보론 등의 낚싯대가
등장하게 되었다.
대낚시의 길이는 보통 한자로는 간(間), 우리 말 발음으로는 칸이라는 단위로
길이를 나타내는데 한칸은 6자, 즉 1.8미터를 나타낸다.
흔히 사용되는 낚시대의 길이는
한칸 반 2.7미터
2칸 3.6미터
두칸 반 4.5미터
세칸 5.4미터 정도가 일반적이었는데
가공 기술의 발달과 신소재의 등장으로 같은 길이의 낚시대라도
점점 가벼워 지고 튼튼해 짐에 따라,
그리고 어자원이 감소하면서 좀 더 멀리 긴 낚시대가 선호되어
최근에는 5칸(9미터) 이상에 이르는 낚시대까지 등장했다.
아마도 4칸대 이상의 긴 낚시대가 일반화된 시기는
충주댐 수몰 초기인 80년대, 깊은 수심에서 낚이는 붕어를 쫓아 가면서
국내의 전반적인 낚시대 길이가 길어진 추세로 바뀐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내 경우는 짧은대를 절대 선호한다.
한칸반이나 두칸 정도에서 짜릿하게 전해 오는 손맛을 즐기려고,
그리고 긴 낚싯대를 쓸 경우 멀리 있는 찌를 보기 힘든 시력 때문에
세칸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긴 낚싯대가 필요한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수심이다.
얼핏 긴 낚싯대는 단순히 멀리 있는 포인트를 공략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일본의 대낚시는 미끼가 물 중층에 뜨는 띄울낚시인데 비해
우리의 대낚시는 봉돌의 하중과 찌의 부력이 일치되도록 조정하여
미끼, 즉 바늘이 무중력 상태로 바닥에 닿아야 한다.
고로 수심이 깊은 장소에서는 그만큼 긴 낚싯대가 필요하다.
줄 길이는 통상 낚싯대의 길이와 같이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바닥이 깊은 곳에서는 짧은 낚싯대로는 바닥까지 미끼를 내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충주댐에서 좌대를 타게 되면 대부분 좌대 주위의 수심은 4미터 이상,
경우에 따라서는 6미터 이상에 이르기 때문에 2칸반 이하의 낚시대는
덧줄을 잇지 않는 이상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경우가 많다.
덧줄을 잇는 경우, 즉, 줄이 낚시대보다 많이 긴 경우는 고기를 걸었을때
고기를 마음대로 제어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고기가 좌대 밑으로 들어 가서
쇠기둥을 감아 버리거나 하는 일이 생겨 좌대에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