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클라이밍을 시작한지 딱 3달을 채운 정수안입니다.
이번에 인클라이밍 사람들과 다녀온 와클라이밍장 후기입니다.
(일기 형태 주의, 스압 주의)
우천으로 인해 장소가 천안으로 바뀌면서, 아쉽게도 호용님께서는 참여를 못 하셨다.
대신 우리가 호용님 몫까지 디지버지게 놀고 왔어요.
연주 언니를 따라 항인이, 나, 동진이, 중원이, 기민이, 호성이 총 7명이 다녀왔다.
아침 7시 20분에 낙성대 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동진이는 5시, 중원이는 5시 40분, 호성이는 6시에 일어났다고 한다. 무서운 사람들...
참고로 난 7시에 일어났다.
연주 언니가 피곤해도 참고 먹고 벽타라고 간식들 준비해줬다.
쏘스윗 ❤︎ 아침에 배고팠는데 잘 먹었어 !!!
항인이는 아픈 몸을 이끌고 합류 ㅜㅜ 기운이 좀 없어 보였지만 클라이밍은 와방 잘 했음
표를 예매해준 연주언니가 좌석은 랜덤이라고 해서 매우 설렜다쿵.
ㄱㄴㄷ 이름 순 배정이었음. 다들 한껏 신나서 들뜬 표정이다.
천안에 내려 버스를 타고 한참을 더 이동.
기민이가 졸다가 머리로 정차벨을 눌러서 기사님의 샤우팅을 들었다. ㅋㅋㅋㅋ
저 멀리 보이는 와클 현수막.
편의점에서 와클 과자를 발견하신 분은 저에게 제보 부탁드립니다.
오른쪽은 별관으로 취식하는 곳이고, 왼쪽 건물이 클라이밍장이다.
10시 오픈런 했는데도 이미 즐비한 신발들. ㄷㄷㄷ
경박류이 4명은 투썸에서 음료를 사오느라 늦었는데,
클밍장 안에서 카페 음료를 팔기 때문에 반입은 금지였다. ㅠㅠ
이미 사서, 들어오기 전에 호로록 다 마셨다고 함.
생긴지 얼마 안 돼서 전반적으로 상당히 깔끔했다.
아무래도 아가 손님들에 수요가 맞춰진 모양새다.
우리는 흰 벽에서만 놀았다.
졸귀탱룽 고먐미 ㅠㅠ 사람을 매우 좋아하는 듯했다.
샤라웃 투 날 97로 오인해 준 연주언니
총대 메고 이끌어주느라 고생했어 !!!!
어린이날을 기념해 홀드 키링을 나눠주셨다.
우린 이걸 받기 위해 천안까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언임)
첫눈에 딱 꽂혔던 키링은 이미 연주 언니 손에.. 따흐흑 하지만 내 것도 마음에 듦 ㅎㅎ 다들 잃어버리면 안 된다 ~
노란색 팔찌를 차고 시간 제한 없이 자유롭게 놀았다.
연주언니가 미리 예약해준 덕에 총 1만원 할인 !
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는데,
계속 벽 앞에만 있게 돼서 결국 이동함.
나랑 중원이만 오토 빌레이 경험이 없어서 5.8 루트에서 교육을 받았다.
개인적인 오토 빌레이 소감:
손만 떼면 된다고 하셨는데, 맨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다.
훅 떨어지는 느낌이 싫어서 나는 있는 힘껏 몸을 던지며 떨어졌다.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그냥 신나하며 떨어짐. ㅋㅋㅋ
최고의 장점 하나는 빌레이어에게 미안한 마음 없이, 마음껏 내가 도전하고 싶은 루트를 원하는 때에 도전할 수 있다.
또 줄의 장력이 전혀 없는 상태로 올라가기 때문에, 정말 내 실력대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단점은 중간에 잠깐 멈췄다가 다시 올라갈 수가 없고, 한 번 떨어지면 끝이라는 것.. 오후에는 체력을 소진한 상태에서 오르다 보니 이 부분이 참 아쉬웠다. 하지만 초반에는 이 이유로 루트에 최선을 다하게 됐던 것 같기도 하다.
다른 단점 하나는 줄이 두껍고 무거워서 등반하기 전중후로 힘들었다는 점이다.
비너를 하네스에 걸고 줄을 놓을 때, 매번 강한 힘으로 쓸리느라 팔 안쪽에 상처가 생겼다. ㅠㅠ 나중에 익숙해지면 이런 일은 없겠지 싶다.
그리고 루트에 올라갔다 오면 힘이 빠져서 줄을 잡아당기는 게 쉽지 않았음. ㅋㅋㅋ 그래도 팔자매듭 푸는 것보단 낫다. ㅎ
하네스가 처음인 원중이는 처음에 계속 떨어지니 가랑이가 아프다고 했다. 🤣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드는 사진 ㅎㅎ 두런 두런 루트 이야기 하고 구경하는 시간이 좋았다.
목디스크끼가 살짝 있어서 그런가
나는 올려다볼 때 뒷목이 왜 이렇게 아픈지 ㅠㅠ
내가 살짝 질려할 때쯤 스피드로 내기 하기로 했다 !!
애기들 용이라 그런가 홀드 간 간격이 좀 좁아보였는데 다시 보니 아닌가..?
삼세판 하기로 했는데 몇 명은 한 번 해보고 떠남 ㅠㅠ
나는 20초 후반대가 나오다가, 상주하시는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대로 하니 20초 안쪽이 나왔다.
- 쑥 들어간 안쪽 잡기
- 꼭 다 잡을 생각 하지 말고 왼쪽 오른쪽 지그재그로 가기
- 마지막에 자신있게 몸 던져서 탁 치는 것까지 !
애기들은 10초도 안 되게 무지막지하게 빨랐다.
몸의 반동을 이용해서 춤추듯 올라가는데 너무 웃겼음
12시 반쯤 컵라면 염염
밥을 먹고 돌아오니 사람이 엄청 뿔어있었다.
루트에 대해 모두가 동의할 전반적인 소감은,
쓰여진 난이도는 아무 의미 없다는 거다.
아래는 기억해두고 싶어서 개인적으로 간단히 기록해놓은 루트
그다음은 모두 다 같이 등반 타임 ~
항인이 목표는 10을 다 깨는 거였나? 그랬는데 쇼쇽 빠르게 거의 다 했다.
특히 원뿔 모양의 빨간 루트 2개를 어려워했다. 그치만 그건 모두에게 어려워 보였음
짱 멋있엉
연주 언니는 이 민트색 계속해서 매달리더니 결국 끝장 보고 갔다.
짱 멋있어 짱 유연해
동진이는 조용히 아주 신중하게 부들거리면서 갈 거 다 감
어이없음
기민이는 저 빨간맛 열심히 도전..!
지금 잡고 있는 저 홀드에서 다음으로 넘어가기를 모두가 어려워했다.
고수분들 여럿이 돌아가며 도전하셨다가 떨어지고 머쓱해하심. ㅋㅋㅋ
앞에 자리잡으시고 모두가 구경했다.
그래도 기민이가 우리 중에 제일 많이 갔던 듯
나도 해보고 싶었는데 보는 눈이 너무 많아 부끄러워서 못 올라갔다.
원중이는 생각보다 욕심내서 많이 잘 하던데
놀랐다
일취월장 ~
호성이는 왼손 중지의 인대를 다쳤었기 때문에 많이 하진 못 했다. ㅠㅠ
내내 우리 사진 많이 찍어줘서 너무 고마웠음.....
그러다가도 돌연 조용히 일어나서 완등하고 가는 모습 치였다 ・・・ 괜히 1관 지존이 아니었다 ~
특히 우리 계란말이 돌아가며 참패하고 있을 때 너무 가볍게 클리어하고 제자리로 돌아감. ㅋㅋㅋ
쿠쿠쿠 첫 리드 클라이밍장 방문 성공적 너무 너무 즐거웠다
마지막 즈음 체력이 좀 떨어져서 힘들긴 했지만,
동방신기의 허그,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 등 소싯적 많이 듣던 추억의 메들리가 나와서 반가운 마음으로 쥐어짜서 6시까지 채웠다.
마지막으로 도전하려던 당근 루트에서 팔 안쪽을 밀착하고 밀었는데, 초크 가루가 푸퍄퍄 날리면서 온몸에 뒤집어 썼다.. 코에 다 들어가서 내려왔더니 콧물 줄줄. ㅠㅠ 스윗 동진가이가 브러쉬질 해준 뒤 다시 도전해 봤지만 실패 ~ ㅎㅎ
체력이 소진되다 보니 점점 그냥 쉽게 떨어진 것 같아서 아쉽다.
~ 아래는 잠시 개인 성찰 time ~
이라 쭉쭉 내리시면 됩니다
가장 어렵다고 느낀, 앞으로 노력해야겠다 다짐한 동작은
다리를 확 들어올리는 거였다.
특히 저 검은 홀드가 포함된 루트들에서 그랬다.
낑낑대며 다리를 겨우 올리려는 애처로운 모습..
다른 사람들은 쫙 쫙 잘 올리는데, 나는 손을 써서까지 발을 올려놔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간신히 올렸더라도 거의 꾸겨 접어놓은 상태라서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 뱃살을 빼고, 고관절과 햄스트링을 풀어주고, 유연성을 늘린다.
이 계란말이 문제에서도, 오른손으로 작은 홀드를 잡고, 왼발로 작은 홀드를 짚어내는 게 관건이었다. 나는 발끝도 발꿈치도 걸쳐지지 않았기 때문에.. ㅠㅠ 정말 눈물 광광이었음. 기민이가 왼손을 잡고 볼륨의 모서리를 밟았다길래 시도해보려고 했는데, 상주하시던 분께서 너무 단호히 안 된다고 소리치셔서.. 꼬리내리고 정석대로 애쓰다가 추락하는 영상 ㅎㅎ 왼다리를 정말 잘 못 올리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고전했던 문제는 당근.
왼팔을 수평으로 밀고 올라야 했다.
근데 힘이 잘 안 들어가서 항인이의 조언을 구하니, 오히려 왼발을 아예 축 늘어뜨려야 오른발에 힘을 줘서 일어설 수 있다고 했다. 동진이가 그 조언을 듣고 그대로 했는데 정말 됐다. 나도 해봤지만... 도저히 왼팔로 일어나지지가 않았다. ㅠ0ㅠ
팔 자체에는 근육이 많은데, 이상하게 어깨에는 근육이 잘 안 붙는 듯하다. 항인이는 어깨 전체가 근육이라 보고 깜짝 놀랐었음. 그쪽 힘으로 일어났어야 하는 듯.
=> 승모근 말고 어깨쪽 팔힘을 기르자.
또 깨달은 것은, 주저하거나 고민하지 말고 첫타에 있는 힘껏 팍 쳐야 된다는 것이다.
오토 빌레이라서 기회가 한 번뿐이라는 생각에 정말 이 자세, 각도 맞을까? 여러 번 되짚고 시도하느라 힘이 빠져서 실패한 시도가 많았다.
특히 저 보라색 루트, 그리고 흐르는 산 루트에서
첫 시도에 좀 더 용기내서 제일 큰 힘 내볼걸,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때 쳤으면 됐을 것 같은데, 괜히 구질구질하게 비비적대다가 결국 힘 빠져서 내려왔다.
이거 정말 쉬운 문제였는데 ㅠㅠ 끝날 때 다 돼서 했더니 힘이 없어 마저 못 간 것 같아 넘나 아쉬웠다. 진짜 눈물 남.
아니야 이거 다 핑계야.
저 용암을 잡는 게 어렵다고 해서 힘 아껴 올라갔더니 정말 잡혔다.
흐르는 산도 그렇고, 얇은 돌을 잡는 힘이 (전에 비해) 좀 생긴 것 같아 뿌듯하다. 근데 두려워하는 게 문제. 놓칠 것 같아서 구지레하지 말고 바로 가야 한다.
되게 기이하게 올라가고 있네.. 5.9였는데 생각보다 홀드 간 간격이 멀어서 밸런스를 잘 잡으며 가야 했다. 내 수준에 맛도리 문제였음.
바나나에서 진짜 한참을 씨름했다.. 체감 체류시간 1시간 ^-^
속터짐 이슈로 동영상은 보지 마시길 추천한다.
이제 보니 뒤에서 다들 응원해주고 있었네 ㅠㅠ 위에서 하나도 안 들렸어 미안..
저렇게까지 오래 걸린 이유는, 가다가 한 3번쯤 다리에 쥐남. ㅠㅠ 오래 쉬면서 풀고 다시 올라가야 했다. 마지막에는 벽을 짚었는데 안 되는 거였나 싶어서 쩝. 아쉽네.
내려와서 나중에는 신발 신을 때에도 발가락에 자꾸 쥐가 났다. ㅠㅠ
너무 여러 번 신었다 벗었다 한 건지, 발꿈치도 쓸려 아팠다. 전반적으로 발 전체가 전족을 한 듯 고통스러웠음. 따흐흑
발아 미안해
바나나에 한참을 매달려있을 때 쓸린 팔..
사진엔 잘 안 나오지만 밤에 샤워할 땐 전체가 빨갰다.
앞으로 클밍할 땐 절대 절대 긴팔 입겠다고 맹세. 오늘은 락페스티벌 라인업 자랑하느라 어쩔 수 없었다.
손톱 밑이 더러워지는 게 싫어서 보통은 클라이밍 후에 손톱을 깎는 편인데, 이번에 완전 갈려나감을 느꼈다. 앞으로는 깎고 해야겠다.
6시에 버스 시간 맞춰서 퇴근 !
호두과자 집 2곳을 들렀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집(사진)이 아주 맛있었음.
많이 달지 않은 흰 앙금과 얇고 부드러운 외피, 뭉텅이로 와삭 씹히는 호두의 조합이 좋았다.
튀김 소보로가 진짜 진짜 맛났다. 살찌는 맛 !
앙버터도....... 중원이가 사왔는데 2관에서 내가 거의 다 먹음 ㅎ
그리고.. 어쩌다보니 나 혼자 지하철을 놓쳤다.
다행히 동진쿤이 기다려주어 함께 뒷차를 탐. 감사하다..!!!! 🙇🏻
뒤풀이로 저녁을 먹은 고기집 참 맛있었는데 사진을 안 찍었네.
마지막은 레깅스도 뚫릴 정도로 다시 멍 투성이가 된 무릎으로 마무리 -_- *
아빠팬티 아닙니다.
이제 안 가본 곳은 외벽 리드 ! 가보고 싶다 재밌겠다 !
다들 너무 고마웠어 덕분에 짱 재밌고 행복했다
첫댓글 다음에도 재밌게 놀장❤️❤️
모두 대견하넹 고생하셨어유
감사합니다 ㅎㅎㅎ
사진 보니까 부럽네요ㅜㅜ 다음에는 꼭 같이 가요!
맞아요 !!! 반드시 필 !!!!
와우 엄청 디테일한 후기..!
포토그래퍼로서(?) 나름 사진들 많이 찍어서 만족합니다요 ㅎㅎㅎ
모두들 멋진 피사체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
다음엔 사지멀쩡하게 같이 갈 수 있도록 할게 👍👍👍
큐큐큐 조아조아 빠른 회복 기원 !!!!!
키링 ㅜ 넘메 귀엽
아버지 후기 넘 잼나요
뀨 나 아버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읽었다니 뿌듯하구나.
아 나 잠옷바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