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장산萇山 숲에 들면...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F563856DA0C571B)
![](https://t1.daumcdn.net/cfile/cafe/252A393B56DA0C6D08)
지남철의 음양처럼 떠밀려서 산에 오른다
터벅터벅 한발 두발 떼면서 들어선 숲속엔
키 높이가 다른 숲식구들의 숨소리 소근대는 소리 들린다
숲사이에 나있는 황토빛깔 오솔길 따라 걸으며
나무향기 풀내음 계곡의 물소리 새소리에 흠뻑 취한다
장산 숲에선
하얀 구슬 꿰여놓은 것처럼 모양이 예쁜 쪽동백나무
살균 진정작용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사스레피나무
하얀꽃 주렁주렁 형제 많아 부러움이 드는 때죽나무
![](https://t1.daumcdn.net/cfile/cafe/243C8B3356DA0CA40A)
계절따라 변신을 자주하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피톤치드 삼형제인 소나무 삼나무 편백나무를 만난다
장산 나무그늘에 서면
등산로 흙먼지 황토분 바른 나뭇잎이 뜨거운 태양을 살짝 가린다
잠자리 날개짓처럼 나뭇잎 사이로 흔들리며 삐죽나온 햇살이 아름답다
소나기 내린 뒤의 숲속은
싱그러운 풀잎의 도톰한 입술에서 물기젖은 하이얀 입김 토해낸다
빗방울로 목을 축인 싱그러운 잎사귀들이 넓은 가슴을 내민다
철없는 개구장이 뜀박질로 머리에 김이서린듯한 산책길을 걷는다
공기는 코끝마져 시리게 하고 온 산은 푸르름이 넘쳐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1763856DA0CDD1B)
장산 숲에 들면
나도 한그루 나무가 된다. 가슴여린 풀잎이 된다.
숲은 순하디 순한 연둣빛 물이 든다
장산의 나무 곁에 서면
건장한 나무들의 어깨에 업히고 싶고! 안기고 싶고! 기대고 싶다!
힘들 때 떡 버티어준 나무들 곁에 서면 듬직한 행복을 느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326D3856DA0D890A)
#:~~참나무6형제, 쪽동백나무,사스레피나무,때죽나무를 모르던 시절에
숲해설 공부를 처음 접하던 2012년에...
숲에대한 느낌을 그냥 생각나는대로 옮겨본 글입니다.
숲의 생태과학적, 인문학적 해석의 차이는?
숲속에 큰 고목나무가 쓰러져 있고 그 옆으로 아름드리나무들과 초목들이 무성히 어우려져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이 상황을 생태과학적으로, 그리고 인문학적으로 묘사하면 어떻게 될까?
우선 생태과학적으로 살펴보자. ‘교목과 관목이 고사목에서 나오는 자양분을 영양분으로 푸르른 숲을 구성하고 있으며, 건강한 숲의 전형적인 모습이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면... ‘죽은 나무가 다른 살아 있는 나무를 키우고 있으며, 삶이 죽음을 부둥켜안고 있는 장면이다’라는 설명이 가능하게 된다. 나아가 ‘숲은 미래로 진행되고 있는 아주 오래된 과거이며, 과거가 미래를 향해서 전진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라는
해석이 가능할 정도로 인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숲의 미학적 접근이며, 숲의 인문학적 가치다. (산림청 산림문화 싶포지움-산림문화와 인문학 2012.11.2) |
첫댓글 생태학적으로 인문학적으로 해석은 달라보이지만 숲은 그자리에... 세상 이치를 알아갑니다.
인간의 눈과 자연의 눈?^^
...아니 온듯 지나 가소서...![꽃](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7.gif)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3.07 18:40
캬~~ 우리 국장님의 감수성은 마르지 않는 샘물.. 섬세 다감...~~^^
숲을 자주 접하면 이렇게 시적인 표현이 되나봐요..아님 시 공부를 하셨나요??^^ 감수성이 상당하셔요..존경합니다~~
아하, 국장님은 시인이시네요. 예전에는 분명 문학소년이었구요
박스안의 글을 읽으니 지난주말 강의, 오래된 미래학교의 교장선생님이 생각납니다.
올해 주렁주렁 쪽동백과 때죽나무 향기를 맡으면서 국장님의 시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국장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