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의 '시민교육' 수업에서 진행한 현장활동을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대안교육은 공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 아래 다섯 편의 시리즈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본 글에서는 대안교육을 현재 우리가 받고 있는 공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다 발전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 라고 넓게 정의했습니다. 우리들을 '배신자'라고 표현한 까닭은 엄기호의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에서 청소년들에게 대학생은 '수능이라는 통과의례를 마친 해방인들이자 과거를 깨끗이 잊어버린 배신자들이다'라는 표현 때문이었습니다.
현 재 우리나라의 공교육은 '입시지옥'이라는 말로 대변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등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인 우리는 너무나 쉽게 그 사실을 모른 척하며 살아왔습니다. 따라서, 우리 배신자들은 지금까지의 체험을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이곳에 풀어놓고자 합니다. -필자 말
서울시 학교 밖 지원센터는 이미 제도교육을 이탈한 청소년, 또는 제도교육을 이탈하려고 하는 청소년 들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센 터의 주력 사업 중 하나는 징검다리 학습과정이다. 징검다리 학습과정은 서울시, 서울시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 네트워크 학교, 대안교육 현장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징검다리 학습과정은 학교 밖 청소년 중에서도 거리 청소년, 쉼터이용 청소년, 보호관찰 청소년, 그리고 대안학교에 진학할 수 없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며 이러한 청소년들이 생활이나 학습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징검다리 학습과정은 '징검다리 거점공간'과 '징검다리 학습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징검다리 거점공간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언제든 찾아와 원하는 정보를 얻고 학습을 할 수 있는 곳이고 징검다리 학습프로그램은 학교 밖 청소년의 흥미와 교육수준에 맞춘 좀더 적극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학습은 교과과목 이외에 진로교육도 포함한다. 센터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센터와 연계된 마을 공방, 중소기업, 유치원, 무용단 등 실제 직업현장에서 일정기간 실무 경험 및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센터는 50개의 현장과 연계되어 있다. 센터는 7개의 징검다리 거점공간과 8개의 징검다리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징검다리 학습과정은 자체적인 학습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만 또한 학교 밖 청소년들을 센터와 연계된 대안학교에 연결시켜주는 일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징검다리' 학습과정으로 불리는 것이다. 징검다리 학습과정에 있다가 공교육으로 복귀하는 학생들 역시 있다.
학교 밖 청소년 센터는 31개의 도시형 대안학교과 연계되어 있다. 센터와 연계된 대안학교들은 다양하다.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도 있고 과학이나 외국어등에 특성화된 학교도 있다.
2012 년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매년 6만8000명 정도의 청소년들이 학교를 떠난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공교육을 학업을 중단하는 청소년이 정원의 1.5%가 넘는다. 공교육을 이탈하는 청소년의 수는 증가추세라고 한다. 이 중에는 자신의 진로계획에 공교육이 불필요해서 학교를 그만둔 학생, 대안학교에 진학한 학생, 홈스쿨링을 받는 학생등도 있겠지만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공교육을 이탈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제도교육에서 거부당하거나 제도교육을 견디지 못하고 별다른 대안 없이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이다. 다른 길을 찾았기 때문에 학교를 그만둔 것이 아니라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학교를 거부하거나 또는 거부당한 것이다. 이처럼 대안학교나 특수학교에 진학하지도 않았고 보호시설에 수감되거나 보호관찰 중이지도 않은 어디서 뭘 하는지 파악되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이 28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방치된 아이들은 각종 어려움을 겪는다. 도 및 31개 시·군 센터에서 진행한 상담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이 호소하고 있는 문제는 일탈 및 비행 문제가 51.1%로 가장 많았고 학업 및 진로 문제가 31%, 가족문제가 6%, 정신건강이 5.7%, 대인관계가 2.5%로 그 뒤를 이었다.
공교육의 획일화와 과열된 입시경쟁이 계속되는 한 제도교육에서 이탈하는 청소년들이 줄어들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공교육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학생들의 일탈을 방지하고 학업 및 진로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공교육을 이탈한 학생들의 수는 1만6000명 정도라고 한다. 서울시 학교 밖 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징검다리 학습공간과 센터와 연계된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은 현재 3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한 해 공교육을 이탈하는 청소년의 20%에 달하는 숫자다.
'대안학교가 제도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흔히 제기되는 의문은 대안학교가 문제학생들의 도피처가 아니냐는 것이다. 제도교육을 거부하고 다른 길을 찾아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물론 있지만 많은 수의 학생들은 별다른 대책 없이 학교에서 ?겨나거나 스스로 학교를 나온다. 센터는 이런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만일 이런 학생들을 문제학생이라고 부른다면 센터가 운영하는 학습공간과 연계된 대안학교들을 문제학생들을 위한 곳이라고 부르는 것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학생'들을 위한 학습,진로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과 같이 공교육에서 거부당하지 않는것, 공교육을 견뎌내는 것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또한 서울시가 제공하는 학습공간, 연계 대안학교들은 문제학생들을 수용하는 도피처에 불과한 곳이 아니다. 연계 대안학교들은 일차적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학습공동체를 제공함으로서 그들이 위험에 노출되거나 일탈하게 되는 것을 막는다. 더 나아가 검정고시 준비를 포함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전문적인 상담과 심리치료를 통해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돕기도 한다.
'대안학교가 제도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두 가지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나는 '공교육을 계속 받을 수 도 있지만 더 나은 길을 찾고자 하는 학생에게 대안학교가 대안이 될 수 있는가?'이고 또 하나는 '공교육에서 거부당한, 또는 거부한 학생에게 대안학교가 대안이 될 수 있는가?'이다.
센터의 지원 대상은 후자에 속하는 학생들이다. 학교를 나와 교육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청소년들에게 센터의 지원은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센터는 거의 유일한 대안일 뿐만 아니라 좋은 대안인 것으로 보이며 이미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