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물메기와 꼼치, 삼세기,
도치와 같은 냉수성 어종들이 산란을 위해 우리 연안을 찾는 철이다.
그러다
봄이 시작되면 겨울 생선들은 산란을 마치고 다시 멀고 깊은 바다로 떠난다.
겨울 생선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산란을 위해 지방과 살이 잔뜩 오른 겨울이 끝나는 것이 자못 서운하다.
하지만 계절은 돌고 또 도는 것.
여름 산란을 위해 봄에 맛과 영양이 절정에 오른 해산물도 많으니 더
서운해 하지 말자.
초봄에는
4,5월부터 산란을 시작하는 아귀와
참조기, 주꾸미가 맛있고 조개류들도 살이 찬다.
멍게나 미더덕처럼 봄이 무르익을 무렵이
제철인 해산물도 많다.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으니
서남해에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두루 잡히는 간재미다.
간재미는 여름부터 시작되는 산란을 앞두고 지금이 맛과 영양이 가장 좋은
시기다.
날이 더 따뜻해져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는
6월부터는
뼈가 억세져 오독한 식감의 연골 먹는 재미가 떨어진다.
그리고
6월부터 시작되는 산란을 마친 간재미는 살이 쏙 빠지고 푸석해서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간재미를 먹으려면 산란 전이고 해수의 온도도 아직 차가운 지금이 최적의 시기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293844532FB9520E)
►어시장
수족관에 바로 꺼낸 활간재미
간재미를 보러 인근 수산시장에 들렀더니 수족관마다 간재미가 들어있다.
사진 한 장 찍자고 했더니 흔쾌히 한 마리 건져내 들어준다.
생긴 모양이 꼭 가오리 같다. 그래서 간재미에 대한 오해도 많다.
간재미를 가오리의 어린 개체, 즉 새끼 가오리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간재미는 특정 가오리의 어린 개체가
아니다.
우리 연안에서 흔히 잡히는 어종으로 한때 일부에서는 이를 상어가오리라 부르기도 했다.
주로 호남과 경기, 인천, 충청권에서 간재미라는 방언을 쓰는데,
이게 굳어져 간재미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 간재미라는 물고기 이름에 또 하나 혼란이 생겼다.
어류학자들이
한때 가오리과에 속했던 간재미를 홍어목
홍어과로 분류해버린
것이다.
그 공식 명칭도 홍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럼 흑산도를 비롯해 서남해에 서식하는 진짜 홍어는 뭐라고 불러야 하나?
그건 같은 홍어과의 참홍어라고 이름 지어 등재했단다.
간재미가 홍어가 되고, 홍어는
참홍어로 승격한 모양새다.
그럴 만한 생물학상의 이유가 있겠지만 일반인들로서는 그저 혼란스럽기만
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A39365322CD4F2B)
►앞으로
참홍어로 불러야 할 국내산 홍어와 홍어라는 공식 이름을 갖게 된 간재미
간재미는 어찌 보면 흑산도 홍어를 일컫는 참홍어와도 닮았다.
같은 연골어류에다 생김새도 비슷하다.
모양상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참홍어는 머리쪽이 뾰족한 마름모꼴이고,
간재미는 둥그렇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두 어류는 맛에서 큰 차이를 낸다.
참홍어의 몸속에는 요소가 많이 들어있는데,
죽으면 이 요소가 암모니아와 트리메탈아민으로 분해되면서 자극성 냄새와 맛을 낸다.
오래 발효될수록 톡 쏘는 냄새와 맛이 강해지는데,
이는 살이 부패하여 나는 냄새가 아니라 요소가
분해되어 나는 것이다.
이 냄새와 성분이 오히려 생선의 부패를 막기 때문에 참홍어는 푹 삭혀 먹어도 뒤탈이 없다.
반면 간재미라 불러야 할 홍어는 연골어류이면서도 몸속에 요소를 지니고 있지 않아
참홍어와 같은 발효과정을 가질 수 없다.
간재미를 참홍어처럼 항아리에 짚을 덮어 발효시킨다면 금세 썩어서 먹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간재미는 신선한 맛으로, 참홍어는
푹 삭힌 맛으로 먹을 때 제 맛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58E0335322CD741D)
►김포
대명포구에서 만난 바싹 말린 간재미
늘 웃고 있는 표정의 미소가 걸려 생물 간재미를 손질할 때마다 조금 찜찜하다.
저렇게 바싹 말린 간재미는 쌀뜨물에 담갔다가 갖은 양념을 얹어 쪄서 먹으면 일품이다.
생선을 건조과정에서 일부 발효가 진행되는데
주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감칠맛이 높아져 생물보다 말린 생선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그 중의 일인인데 말린 생선의 콤콤한 냄새조차 사랑스럽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803385322CD9104)
►꾸득하게
말린 간재미는 구워 먹어야 제맛이다
바싹 말린 간재미는 물에 불려서
찜을 해야 제격이지만
꾸득하게 말린 간재미는 구워 먹어야 제맛이다.
얼마 전 서산 동부시장엘 갔다가 그 맛을 봤는데 요거 참 별미다.
바싹 구워서 연골까지 씹어 먹으면 말린 오징어 저리 가라다.
바다 생선답게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간이 딱 맞는다.
콤콤하기도 하고 구수하기도 한 것이
양념을 얹어 조리한 생선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식재료 고유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3DFF345322CDAE20)
►구워서
북북 찢은 간재미 지느러미살
간재미는 그 거무퉤퉤한 껍질 속에 어떻게 저리 순백의 살을 숨겨놓았을까.
그 살빛이 백설처럼 곱다. 흰살생선 고유의 담백함도 범접할 어종이 많지 않다.
살은 결대로 쭉쭉 찢어지는데 연골과 하나가 된 살의 오독오독 식감까지 완벽하다.
맥주나 막걸리 안주로 이만한 것도 없다. 쉼 없이 손길이 가게
만든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596D375322CDF22E)
►이맘때
어시장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간재미 선어
이맘때면 경기와 인천, 충청, 호남 등 서남해안 어느 항구를 가도 쉽게 간재미를 만날 수 있다.
대도시의 수산시장에서도 쉽게 간재미 생물을 만날 수 있다.
생물은 주로 횟감으로 팔리고 저렇게 죽은 지 얼마 안 된 선어는 회무침이나
탕, 혹은 찜용으로
팔린다.
간재미를 파는 가게에 들어가 횟감, 탕감으로 구분하여 손질해 달라고 하면
집에서도 제철 간재미를
손쉽게 맛볼 수 있다.
그것도 저렴하고 푸짐하게.
![](https://t1.daumcdn.net/cfile/cafe/2332743C5322CE040F)
▶제철
간재미 회무침 재료들
간재미는 연골어류답게
뼈째 씹히는 오독오독한 식감이 그만인 생선이다.
특히 제철 간재미는 살이 탱탱하고 쫄깃해서 회나 회무침으로 적격이다.
회무침을 할 때 먼저
껍질을 벗겨 먹기 좋은 크기로 썬 간재미에 생막걸리나 맛있는
식초를 부어 주물주물 빨아낼 줄 알면 고수다.
막걸리 식초가 있다면 이 과정을 생략해도 되지만 막걸리 식초를 만들어 쓰는 집이 흔치는 않다.
이 과정을 통해 구수한 막걸리 맛도 배고, 살균도 된다.
막걸리에 빨아서 꼭 짜낸 간재미에
각종 채소를 넣고 초고추장 양념에
버무려내면 훌륭한 간재미 회무침이 된다.
초고추장 양념은 전통 고추장에 양조식초, 매실액, 약간의 고춧가루를 넣어 만든다.
함께 버무릴 채소도 미나리나 쪽파, 살짝 절인 오이 등 냉장고를 뒤져서
있는 채소를 이용하면 된다.
봄맛을 더 가미하려면 달래나 살짝 데친 생미역, 또는 곰피를 함께 넣어 버무려내도
좋다.
국립수산과학원 공식블로그
바다야 사랑해 5기 기자단...
2014.3.24
(횟집실장의 글)
카페의 게시판
생선회 기초상식...5번글 홍어와 가오리 참조)
첫댓글 이제 간재미를 홍어라하고 하나요?
그래서 언제부턴가 흑산도홍어표기에 참홍어라고
표기되어 오는거군요~혼란이 있겠네요~
연근에서잡힌 홍어를 국내산홍어라고하니
그것도 흑산도홍어로 잘못아는것처럼.....
얼마전
목동 옛날마차
수족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