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처럼 차가운 겨울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생굴은 대표적인 겨울철 먹거리다. 향긋한 바다내음을 온전히 느끼도록 해주는 기가 막힌 맛과 칼슘, 단백질, 비타민, 아연 등 굴에 함유된 풍부한 영양소는 생굴을 겨울에만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이 아쉬워지는 이유다. 생굴, 사시사철 먹을 수는 없는 걸까?
여의도역 인근에 위치한 프렌치&일식 레스토랑 ‘디 오이스터 바(The oyster bar)’는 사시사철 생굴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국내에서 굴을 채취하는 겨울에는 서천의 갯벌, 경남 통영, 전남 고흥 등 주요 산지에서 나는 굴을, 5월부터 겨울 전까지는 프랑스에서 껍질째 생으로 수입하는 굴을 판매한다. 겨울철의 경우 각 산지의 굴을 구분해 판매하는데 신기하게도 산지마다 굴 맛의 차이가 있다. 그 중 서천의 갯벌에서 나는 굴은 ‘오솔레’라고 하는 프랑스의 굴 품종을 수입해 양식한 것인데 짠 맛이 적고 부드러워 여성들이 선호한다. 5월부터 맛볼 수 있는 굴은 세 가지 굴 중 가장 인기가 좋은 ‘오솔레’다.
오이스터(Oyster 굴) 바라는 명칭에 걸맞게 굴로 만든 다양한 요리도 맛볼 수 있다. 그 중 굴 그라티네(gratine)는 와인과 함께 즐겨도 좋고, 식전에 전채요리로 먹어도 좋다.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각각의 굴 위에 다양한 소스와 향신료, 재료를 조합해 여러 가지 스타일의 그라티네를 만든다. 오레가노∙마늘∙파슬리∙후추 등을 얹은 ‘뉴올리언즈 허브갈릭’, 시금치∙마늘페스토소스를 올린 ‘오이스토 록펠러’, 토마토소프리또∙파마산치즈∙빵가루를 얹은 ‘프로방스 토마토 소스’ 등.
굴과 진(gin)을 활용해 만드는 이색적인 칵테일도 있다. 진에 굴, 유자식초, 잘게 썬 오이를 넣어 만든 ‘진토닉 슈터’와 진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칵테일인 마티니에 자몽과 굴을 넣어 만드는 ‘마티니 슈터’가 바로 그것이다. 술에 생굴을 넣어 먹는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맛보면 그 독특한 맛에 매우 감탄하게 된다. 강한 굴의 향 때문에 다른 재료들의 맛이 반감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입 속에서 잘 어우러져 맛의 조화를 만들어낸다.
‘디 오이스터 바’에서는 프렌치 코스요리와 스시도 즐길 수 있다. 프렌치 스타일의 점심메뉴는 매 요일마다 바뀌는데 수프와 각 요일의 메인 요리가 함께 제공된다. 프렌치와 스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점심메뉴도 있다. 스시는 정통 ‘에도마에스시(토교식스시)’ 스타일로 만들어져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