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을 보려면 산에 올라야 한다. 산을 정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강을 굽어보기 위해 산에 오른다는 이 어불성설이 마음과 걸음을 얼마나 가뿐하게 하는지! 산을 타는 게 왜 그렇게 힘들게 느껴졌는지, 김삿갓의 '목표 없는 유랑'의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
- 에디터 김영주
태백산 창죽동 검룡소에서 물을 따라 강을 훑어 내려간다. 검룡소에서 시작해 임계 쪽을 두루 휘돌아 흐르는 골지천과 평창 발왕사 쪽에서 시작되는 송천이 정선 북면 아우라지에서 만나 조양강이라는 이름으로 정선읍까지 흐른다.
조양강은 오대천과 동대천을 달고 흘러 정선읍 가수리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동남천 물줄기와 만나 동강이 된다. 가수리에서 굽이돌아 51km를 흘러, 영월읍에서 다시 평창 쪽에서 흘러오는 서강과 만나 남한강이라는 이름으로 단양, 충주, 여주를 거쳐 서울에 이르고 서해 바다로 달음질친다.
산과 산이 맞붙은 골짜기를 따라 물길을 만들고, 천을 이룬다. 작은 천과 큰 천이 어우러지고, 합하여 강을 이룬다. 그렇다면 산은 강의 어머니일까? 거꾸로 가보자. 강에서 물길을 따라 골짜기에 이르고, 골짜기를 거슬러 산에 오른다. 산에서 강을 내려다보면, 뱀이 춤을 추듯 셀 수도 없이 많은 물줄기가 산을 휘감아 돈다. 이럴 땐 강이 산의 모태가 되는 것이다.
끊임없이 산자락을 굽이도는 강과 강이 되기까지 수천의 물길을 대는 산. 그렇기에 남한강 트레킹은 강(江)과 산(山)의 근원을 따라가는 여행이다. 남한강은 크게 검룡소에서 영월 동강까지 그리고 북한강과 합수되는 양수리 지점으로 나눌 수 있다.
동강은 풍부한 유량과 넓은 강폭을 이루지만 주변의 산세나 지형으로 따지면 강이라고 부르기가 민망하다. 극심한 양안이 검은 절벽으로 이루어졌는가 하면 그 절벽 아래는 흐름이 멈춰진 듯 깊은 웅덩이가 버티고 있다.
절벽에서 보면 동강은 어느덧 없어지고 첩첩한 산줄기만 시야에 가득 잡힌다. 이 강변에 자리한 마을이나 지류를 거슬러 올라 계곡을 파고든 마을이 아직도 오지라 여겨지는 것도 이렇듯 험한 주변의 산세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정선과 영월 부근에 오지 마을이 가장 많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동강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뗏목에 얽힌 사연이다. 아우라지에서 영월까지의 '뗏목 길'이 이제는 공기 주입식 래프팅 코스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 뗏목 길을 산 위에서 내려다보기 위한 산행이 남한강 트레킹의 매력이다. 강을 굽어볼 수 있기에 힘들여 산에 오르는 것이다.
남한강은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스타일리스트다. 같은 물길이지만 때로는 긴장과 스릴을 때로는 자유와 낭만의 상반된 이미지를 표현한다. 남한강의 꿈길로 씽씽 달려볼까나.
트레킹, 함께해요! >> 트레킹 업체 리스트
1. 동강레포츠 칠족령 트레킹, 동굴 탐험 등 다양한 어드벤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033-333-6600
2. 고성리버 고구려 유적이 남아 있는 평창군 고성산성 트레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033-378-0292 3. 트렉코리아 정선 안도전마을, 연희마을, 소사마을 등 트레킹 프로그램을 비정기적으로 운영한다. ● 02-540-0840
나만의 드라이브 코스 >> 강의 의지를 읽으면 달리는 맛이 다르다!
"남한강은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스타일리스트다. 같은물길이지만 때로는 긴장과 스릴을 때로는 자유와 낭만의 상반된 이미지를 표현한다. 남한강의 꿈길로 씽씽 달려볼까나."
에디터 - 변선욱
드라이브의 참맛을 느끼려면 길을 내준 이의 의지를 읽어라! 사람과 자연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으로 탄생한 작품인 길은 자연이 그려내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의지를 읽는 사람에게는 네 가지 색의 테마 드라이브 코스가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남한강의 발원지인 태백~정선 드라이브는 '스릴'이다. 강을 바로 옆에 끼고 있는데다 수항계곡, 장전계곡 등 협곡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거세고 빨라 수상스키를 타듯 시시각각 긴장감이 머리카락을 쭈뼛쭈뼛 세운다. 오프로드 주행의 기분을 맛보며 강인한 남성미를 느낄 수 있다.
단양~영월 드라이브는 '자유'다. 적벽과 붉은 토양, 기암괴석과 비경을 곳곳에 품어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자연의 자유의지를 엿볼 수 있다. 특히 국내 5대 길지로 꼽히는 영월의 각동리는 볕이 많이 드는 지역을 따라가는 길로 구름 위를 날아가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짜릿한 환상을 만끽할 수 있다.
충주호 드라이브는 '여유'라는 넉넉함이다. 아득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깊고 푸른 호숫가를 한 바퀴 돌면 절로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신록과 쾌청한 공기가 마음을 안정시키며 2% 모자랐던 삶의 여백을 채워준다.
양평~광주 드라이브는 '낭만'그 자체. 수양버들이 늘어선 호반과 확 트인 팔당호의 광경이 차창 밖에 펼쳐지고 분원마을 코스는 남한강을 끼고 도는 유연한 굴곡을 이루며 남한강의 품에 로맨틱하게 안기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 여기가 드라이브 최절정 코스
1. 양평 강하면 드라이브 5km 러브호텔촌이었던 곳이 레포츠 천국으로 모습을 바꾸었다. 도로 바로 옆으로 강물이 찰랑찰랑. 보트와 수상스키를 보며 차 한 잔 마시기 좋은 곳.
2. 평창 오대천 드라이브 30km 조양강에 이르는 강변으로 굴곡이 심하지 않은 반면 계곡에서 흘러든 물살이 강렬하고 시원해 짜릿한 질주를 하기에 좋다.
3. 충주호 옥순대교 드라이브 10km 상천면을 지나 금수산과 가은산, 옥순봉을 연결하는 옥순대교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움이 더 없이 아름답게 펼쳐진 곳이다.
4. 영월 오사리 드라이브 17km 남한강 상류를 거슬러 오르는 정복감과 함께 강을 끼고 도는 적벽의 붉은 기운이 신비롭다.
전통 예술 체험 & 쇼핑 >> 전통 예술과 역사 체험
"'예술 한다'는 말. 그저 유유자적 한량 놀음 한다는 얘기가 아님을 남한강변은 말해준다. 남한강변 사람들이 치열하게 '예술 하며 먹고살았던' 흔적을 뒤따라 가보자."
- 에디터 이선재
직접 경험하는 것이 체험이다. 구경이나 머리로 이해하는 것으로는 체험이 되지 않는다.'몸소, 직접, 제대로'는 레포츠에서 무척 중요한 단어다. 그런 점에서 남한강이 품은 전통 예술의 현장은 남한강을 레포츠 메카로 만드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남한강변과 인접한 고을인 여주는 물론 조금 떨어진 이천, 광주 등은 모두 세계 유명 도자기 축제가 열리는 고장이다. 어디가 명소다, 어디서 체험한다는 것을 굳이 콕 집어 말할 것도 없이 원주 지나 여주에서 양평에 이를 때까지 남한강의 북단엔 도자기 관련 업체들이 즐비하다.
시선 머무는 곳에 차를 세우고 마음에 드는 그릇을 살펴보며 물건 값 흥정하는 것만으로도 옛 사람들이 도자기를 만들어 사고 팔았던 '예술'을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물론 생활 도자관 등에서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벤치마킹하여 직접 물레를 돌려 도자기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루 동안의 경험에 '체험'이라는 말을 쓰기 민망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과정과 정성만큼은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백토를 사용해서 기물을 만드는 것으로 프로그램의 하루 일정이 시작된다.
충분하게 건조 과정을 거친 후 800℃에서 1차 소성을 거친 다음 펜과 안료로 원하는 그림을 그려 넣는다. 여기에 유황을 바르고 다시 재벌구이를 한다. 물론 여기까지는 1~2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고달픈 과정은 모두 전문 도공이 처리해주니 오히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레포츠로 주목을 받기 전의 남한강은 많은 불교 유적 등으로 다채로운 답사 코스를 가진 역사 체험 고장이었다. 특히 강원·영남 등지에서 서울로 물자를 실어 나르는 통로였기 때문에 강변을 따라 그 풍요로웠던 역사의 흔적을 뒤따르는 재미가 아직도 남아 있다.
수많은 나루터와 절터, 가마터가 이 남한강변이 얼마나 '부티 나는' 통로였는지 짐작게 해준다. 이 풍경을 예술에, 역사에 담기 위해 옛 사람이나 지금 사람들이 이리도 바쁘게 남한강을 찾는 것일 게다.
2. 천연염색 체험 새미실 전통 방식으로 천연염색의 아름다움과 장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031-881-3508
3. 남한강 물길 따라 시간 여행 코스 하남 미사리 선사유적지-교산동 약사여래좌상-분원 백자가마터-여주 이포나루와 파사산성-신륵사-고달사지 ● 02-511-6561
애프터 레저 스폿 >> 몸은 씻고 마음은 비우는 스파 체험
"사람들은 레포츠를 통해 클라이맥스를 얻기 원하지만 정작 레포츠가 주는 것은 비우고 가는 것이다. 그것이 레포츠의 정화다. 레포츠로 마음을 비우고, 스파로 몸을 씻어라."
- 에디터 이선재
운동 후엔 식욕만큼이나 목욕이 당긴다. 흘린 땀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난 후의 개운함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엔 몸을 씻어내는 기능이 아닌, 레저의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한 쪽으로 관심이 늘고 있다. 우선 레포츠 활동을 하여 갑작스레 사용한 근육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이완 프로그램, 땀을 흘려 깨진 pH 균형과 수분 조절, 마지막으로 긴장된 마음을 툭 풀어놓고 스트레스를 차분히 정리하는 등 3단계가 기본이다.
단양의 아쿠아월드처럼 수(水) 치료 시설을 갖춘 곳은 래프팅, 서바이벌, 패러글라이딩, ATV 등 짧은 시간 내에 과격한 근육운동을 한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사람이 손으로 몸 구석구석을 주물러 주듯 목과 어깨, 허리, 종아리 등 특정 부위의 뭉친 근육을 수력으로 풀어준다. 7~8가지 프로그램을 지루하다고 여기지 말고 코스마다 정성껏 제 효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마스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트레킹처럼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 후에는 청풍리조트 내에 있는 사우나와 테라피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이미 다량의 땀을 배출한 상태이므로 사우나 시간은 짧고 효과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간단하게 샤워를 한 후 물기를 완전히 닦아내고 사우나 부스에 들어가 최고 5~8분 정도 머물며 근육의 통증을 완화시킨다.
적당히 몸의 긴장이 풀어졌다고 느껴지면 냉온욕을 시작한다. 이 방법은 모세혈관을 자극해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특히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하다. 단, 시작과 끝은 반드시 냉욕을 해야 한다. 여력이 된다면 테라피센터에 들러 스포츠 마사지나 아로마요법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고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낚시나 별 보기처럼 다소 정적인 레포츠 후에는 뜨거운 태백참숯가마를 추천한다. 구운 숯을 빼놓은 빈 가마에 들어가 땀을 빼는데 이때 체내에 쌓인 스트레스 호르몬이 현격히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입욕 전에 반드시 미지근한 물을 섭취해야 하고, 피부의 수분은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또 불가마 체험을 끝내기 전에는 땀을 닦아내지 말고 체온으로 말리는 것이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레포츠를 통해 클라이맥스를 얻기 원하지만 정작 레포츠가 주는 것은 비우고 가는 것이다.
그것이 레포츠의 정화다. 레포츠로 마음을 비우고, 스파로 몸의 피로를 씻어라.
남한강 레포츠 후 >> 여기서 '셀프 애프터서비스'
1. 단양 아쿠아월드 ● 043-420-8311 ● 평일 10:00~20:30, 주말·연휴 전일 09:00~21:30 ● 주중 성인 1만4000원, 어린이 9000원, 주말 어른 1만8000원, 어린이 1만2000원 ● 단체 예약 가능 ● www.daemyungcondo.co.k
2. 충주 청풍리조트 ● 043-640-7154 ●평일·토요일 07:00~20:00, 일·공휴일 06:00~20:00 ● 성인 7000원(투숙객 4000원), 어린이 4000원 ● 단체 예약 가능, 테라피는 최소 3시간 전 예약 필수 ●www.cheongpungresort.co.kr
3. 영월 태백참숯가마 ● 033-378-3037 ● 24시간(단, 숯가마가 나오는 시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므로 숯가마 체험은 전화로 미리 문의해야 함) ● 무료 ● 식사와 간식 등은 개인이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