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과 사성암 (530.8m) 둥주리봉(690m)
산행일자 : 2017년 04월 03일 월요일 맑음
산행위치 : 전남/구례군
산행코스 : 용서가든~용서폭포~능괭이~둥주리봉~배바위~솔봉~선바위 전망대~자래봉~매봉~오산~사성암
지리산을 마주하고 있는 해발 531m의 호릿한 산으로 자라 모양을 하고 있으며, 높지도 험하지도 않고 비경이 많아 가족동반이나 단체소풍 코스로 사랑을 받아왔으며, 죽연마을에서부터 지그재그로 산길을 돌아오다 보면 발 아래 감도는 섬진강 물에 눈이 부시고 더 높이 오르면 지리산줄기를 배경으로 한 구례 일대의 전경이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정상에는 서기 582년 연기조사가 세운 것으로 알려진 암자가 있는데 원효, 도선, 진각, 의상대사 등 네 성신이 수도를 하였다하여 사성암이라 불리워지고 있으며, 이 사성암을 중심으로 풍월대, 망풍대, 배석대, 낙조대, 신선대 등 12 비경이 일품이다.<펌>
'산에 들면 산을 모르고 산을 벗어나면 그 산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지리산 연봉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이 작고 아담한 산, 오산에서 본다.
그림처럼 펼쳐지는 지리산 전망대, 오산에 내가 오른다...
전날 밤 따끈 따끈한 황토방 구들짱에서
온몸을 지지고 일어나니 어제의 힘든 산행도 잊은듯 게운하다.
어제 왕시루봉에서의 사고로 오늘 후유증이 있으면 어쩌나 했는데
아마도 황토방의 혈액순환촉진효과 때문에
온몸이 날아갈것 같은 가벼움이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지리자락이라 이른 아침에 추울것 같았는데
봄바람이 살랑살랑 코끝에 브드럽게 감긴다.
봄바람 만큼이나 따사로운 햇살도
온몸을 감싸주는 듯 포근하다.
며칠 더 쉬었다 갔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ㅎ
아침은 굴과 매생이를 넣은 떡국으로 한다.
매생이는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로
골다공증에 특히 좋은 효과가 있단다.
그런뜻에서 산행을 많이 하는 나에게 좋은 음식일것 같다.
용서가든 주차장에 차를 주차 시켜놓고
산행준비를 하고
용서폭포를 향해 오른다.
폭포가는길이라고 착실하게 안내도 해주고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간다.
용서폭포가 보이면서
떨어져 나온 크고 작은 퇴적암이 산재해 있다.
용서폭포.
순천시와 구례군 경계의 순천시 황전면 금평리 용서마을 뒷편의
둥지리봉 언저리에 퇴적암으로 이루어진 폭 100m, 높이 50~60m 쯤 되는 폭포이다.
폭포는 깍아 바른 듯한 석벽이 수직으로 50~60미터 높이로 하늘을 찌르는 그 웅장함은
정면과 함께 좌 우측으로 나란하게 서서 어느 폭포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을 듯
자태를 뽐 내고 있어 마치 신선이 놀다 간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600m급 밖에 되지 않는 나지막한 봉우리가 있는 시골 마을 뒷편에서
불과 5분 정도의 거리에 이런 폭포가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다.
용서폭포암장에는
암벽 개척자들에 의해 각각의 암벽마다
'폭포 좌벽', '폭포 우벽', '용바위', '악동벽', '의대벽'의 이름이 새로이 붙혀짐으로써
깨끗한 폭포로 재조성되어 있다.
암벽은 못 오르지만 멋진 인증이라도 하고 간다.
폭포를 가로질러 잠시 산죽을 헤치고 간다.
지도상에 용서폭포를 인증하고
폭포좌측으로 돌아 능괭이 갈림길로 올라가야 하는데
우측으로 치고 오르니 등산로가 없어 졌다.
지도 보는 습관을 아직도 못하고 있으니
그 댓가로 등산로가 아닌 가시덤불속을 헤치고 오른다.
용서폭포로 유입되는 지류도 지나가고...
앉아서 쉬기 좋은 평평한 바위도 지나고...
가시덤불에 옷도 찢기고...
앞에서 정종원 팀장님
가시덤불을 꺽어서 길을 내주지만...
끝이 없을것 같은 된비알에...
한걸음 한걸음 오르는 것도 쉽지가 않다.
드디어 이러한 호사스러운 등산로가 나타난다...
사치가 따로없다...
노루귀도 보이고...
갈라진 부분이 쫑긋하게 올라간 것이 진짜 노루의 귀를 닮았다.
마치 멀리에서 들리는 발바국 소리라도 들으려는 듯이
긴장한 모습처럼 보인다.
눈과 얼음을 뚫고 나오는 풀이라 하여 ‘파설초’라는 별명도 있다.
능괭이 갈림길 이정표를 보니 반갑다.
이제부터는 이정표대로만 가면된다.
능괭이 갈림길을 지나 조망바위에 도착을 한다.
지도 확인도하고...
둥주리봉 (690m)
새둥지모양의 둥주리봉은 구례군 문척면과 순천시 황전면의 접경지대에 위치하였는데
호남정맥상의 갈미봉 서북쪽으로 분기해 내려간 지능선상의 천황봉 아래 자리 잡고 있다.
주리는 짚이나 대 싸리로 바구니와 비슷하게 엮어 만든 그릇으로
새둥주리, 보금자리, 오랜 근거지의 의미의 우리 말이다.
오산으로 연결해 내려가면서 섬진강으로 흘러가는 황전천과
건너편 계족산과의 틈새 물길 중산천을 갈라내며 ...
지리산의 맞은편에 우뚝 솟은 작지만 높고 큰 산이다.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서
돼지고기 김치찌게로 점심을 먹는다.
모두들 맛있다고 잘도 먹는다.
참고로 김치는 내가 준비했다.
사랑하는 내 엄마가 해 주신 김치...ㅎ
둥주리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과 멀리 지리산 주봉들이 펼쳐진다.
둥주리봉 전망대.
배바위로 향하는 등산로에는
시그널이 주렁주렁 매달려 춤추고 있다.
둥주리봉 전망대를 내려와 배바위로 향하면서
아쉬운 작별을 한다.
아마도 다시는 오지 못할것 같은 곳이기에...
배바위의 모습이...
배가 볼록하다~~~ㅎ
배바위에서 바라본 구례읍...
배바위 전망대로 향하면서...
왼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도 내려다 보고...
앞쪽으로는 지리산 주봉들을 한눈에 볼수 있고...
확트인 전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아름다운 능선길이 또 있을까...
솔봉옆으로 우회길도 있지만
힘이 들어도 잠시 치고 오른다.
희어리.
히어리라는 이름은 마치 외래어처럼 느껴지지만 순수한 우리 이름이다.
발견 당시 마을 사람들이 뜻을 알 수 없는 사투리로 ‘히어리’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이것이 그대로 정식 이름이 됐단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식물로서 특별보호를 받고 있단다.
멀리서 보기에는 요즘 한창 피고 있는 생강나무꽃 비슷해서
그냥 지나칠뻔 했는데 귀한꽃을 발견하게 되어 기쁘다.
넘어온 솔봉과 자래봉을 오르는 모습.
오산전망대.
오산전망대 아랫쪽 데크의 모습.
이곳은 백패킹족들이 많이 찾는 장소인듯 하다.
삼각대가 준비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지리산자락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담을 예정인가 보다...
오산 정상 사성암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구례들녘과
문척면 나들목인 신.구 문척교와 그 아래로 넉넉하게 흐르는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오며
지리산과 섬진강의 최고의 전망대다.
북동쪽으론 노고단, 반야봉, 삼도봉이 뚜렷하고 멀리 명선, 촛대봉이 아련하다.
사성암의 기록에 의하면
이 산이 섬진강 물을 마시는 자라 형국을 하고 있어 오산(鰲山).
자라오(鰲) 자를 쓴 오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곡성을 지나온 섬진강이 오산 아랫도리를 크게 S자로 휘돌아 흐르고,
구례 들판 너머로 펼쳐진 지리산 조망이 아주 일품이다.<펌>
사성암 주위의 기암괴석을 특별히 ‘오산12대’라 부른다.
사람이 쉬어 갈수가는 평평한 쉬열대, 거센 바람 불어대는 풍월대,
화엄사를 향하여 절하는 자리의 배석대, 향을 피워 놓은 향로대,
진각국사가 참선했다는 좌선대와 우선대, 석양을 감상하기 좋은 낙조대,
병풍을 펼쳐놓은 듯한 병풍대, 선녀가 비단을 짠 신선대, 하늘을 향하는 앙천대,
연기조사가 마애불이 된 아미타불을 닮은 관음대, 붉은 색을 띤 괘불대가 그것이다.<펌>
오산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섬진강과 구례읍.
오산 정상에서 지리주능선을 한눈에 담고
사성암으로 내려간다...
산왕전.
산왕전 내부의 모습.
배례석에서 섬진강을 내려다 보며...
소원바위인데...깜빡하고 소원을 빌지 않고 왔다...아쉽다...
극락전.
수령800년된 귀목나무.
겨우살이가 포인트...ㅎ
사성암 약사전.
<사성암四聖庵> 연기조사가 544년(백제 성왕 22)에 화엄사를 창건하고,
그 이듬해 건립한 암자라 전한다.
원래는 오산암으로 부르다가
원효.의상.도선.진각 4대 성인이 수도를 했다고
사성암이란 이름도 여기서 유래했다고 한다.<펌>
사성암에서 내려와
차량으로 구재봉 활공장으로
이동하면서 섬진강변 벚꽃길을 담아본다.
해넘이를 못볼까봐
부지런히 차량으로 구재봉 활공장으로 올라온다.
다행히도 아슬아슬하게 도착을 하여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모습 그대로 마주한다.
노을
-최경윤-
나이를 먹는다는건
나를 스스로 물들이는 일
세월과 함께 그윽하게 익어가는 일
동그마니 다듬어진 시간의 조약돌
뜨겁게 굴려보는 일
모지라진 꿈들 잉걸로 엮어
꽃씨 불씨 타오르도록
나를 온통 피우는 일
구재봉 활공장에서 보는
백운산 실루엣이 멋지게 흐르고 ...
구례읍의 모습도 서서히 어둠에 휩싸이고...
추울거라 내피까지 입고...
나도 밤을 준비한다...
태어나서 하늘과 제일 가까운 곳에서 자연과 교감을 나누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욱 아름답게 되길 바라며...
이렇게 지리자락 한 모퉁이의 밤은 깊어 간다...
또다른 내일 구재봉 산행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