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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랑방 스크랩 불암ㆍ수락산
최영기 추천 0 조회 45 10.07.16 21:5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불암ㆍ수락산

 

 

 

학도암~불암산~덕릉고개~수락산~도정봉~회룡역 종주산행

 

야금야금 신기한 바위를 밟아가는 쾌락불암산 산주는 최불암이다.

웃기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탤런트 최불암씨가 지난해 11월 노원구로부터 불암산 명예산주로 위촉됐다.

이에 화답해 그는 ‘불암산이여!’라는 시를 지었다.

‘이름이 너무 커서 어머니도 한번 불러보지 못한 채 / 내가 광대의 길을 들어서서 염치없이 사용한 /

죄스러움의 세월, 영욕의 세월 / 그 웅장함과 은둔을 감히 모른 채 /

그 그늘에 몸을 붙여 살아왔습니다. / 수천만대를 거쳐 노원(蘆原)을 안고 지켜온 /

큰 웅지의 품을 넘보아가며 / 터무니없이 불암산(佛岩山)을 빌려 살았습니다. / 용서하십시오.’


 

▲ 수락산 명물 홈통(기차)바위를 야금야금 오른다.

시원한 경치가 펼쳐져 화강암 슬랩을 오르는 참맛을 볼 수 있다.


지난해 고희를 맞은 최씨(본명 최영한)는 그의 자작시에서 불암산에 기대어 살아온 궤적을 솔직하게 되돌아보며 용서를 구했다.

시비는 양지초소 부근에 있으며 정상 아래에도 목판에 새긴 시비가 있다.

상계역에서 버스를 타고 와 주택가를 지나니 산길이다. 아침부터 햇볕이 머리를 뜨겁게 달구는 게 한더위 할 날씨다.

다행인 것은 월요일이라 시장통처럼 붐비는 산객이 없어 쾌적하다.

몸이 풀리기도 전에 짠 하고 나타나 일행을 멈추게 하는 것은 음석이다.

이름에서 연상되듯 여자 거시기 모양의 바위다. 음석 앞에 부끄럼도 없이 선 이들은 한국등산학교 강사이자 블랙야크 직원인 박진(44) 팀장과 류성훈(31) 대리, <월간山>의 지도 제작을 맡고 있는 ‘고산자의 후예들’의 이재곤(63)·김홍국(59) 부부다.

전문등산지도 제작으로 등산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고산자의 후예들’의 부부는  45년을 지도 제작만 해왔다.

등산지도업계의 터줏대감인 셈이다.

음석 다음으로 만나는 바위는 학도암 마애관음보살좌상이다. 국보나 보물이 아닌 서울시 유형문화재라고 그냥 지나치긴 아깝다.

13m 높이의 커다란 화강암에 새긴 관음보살상으로 승려 화가가 그린 밑그림을 바탕으로 ‘돋을새김’ 방식으로 만들었다.

돋을새김 방식은 정으로 주변 부위의 돌을 일일이 파내야 하기에 매우 힘든 작업이며 학도암 관음보살상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마애불 중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는다.

불심이 없음에도 부드러운 선의 조화를 이룬 마애불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얼마 올라온 것 같지 않은데 벌써 능선이다. 전망 데크에 서면 맞은편 북한산 연봉이 걸출한 산세로 솟은 게 눈을 확 사로잡는다.

북한산은 언제 봐도 참 잘난 산이다. 저 잘생긴 선을 가로막는 건 스모그와 황사다. 희뿌연 게 시야를 가로막아 답답하다.

지저분한 벽보를 떼어내듯 스모그를 확 벗기고 선명한 경치를 보고픈 욕망이 욱 하고 치밀어오른다.

바로 앞 북서 방향에는 장독대처럼 듬직한 모양의 바위가 자리를 잡고 있다. 물개바위가 있는 지능선 암릉 줄기다.

 


 

▲ (좌)불암산 능선 숲길. 불암·수락은 전체적으로 바위산이지만 편안한 숲길도 섞여있다.

(우)수락산의 하강바위. 이름에 걸맞게 하강 연습을 하는 이들이 있다.


불암산은 최불암의 산이다

 

▲ 1.불암산 정상부의 전망 좋은 나무데크.

2.불암산 음석. 불암초교에서 학도암으로 이어진 길에 있다.

3.거북바위에서 불암산 정상으로 이어진 바윗길.

4.불암산 정상.

 

능선에 올랐으니 이젠 북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

봄날 아침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날이 푹푹 찐다.

무더위 땡볕 속에서 10km 이상 가야 하는 암릉산행은 사실 피하고 싶은 메뉴다.

월드컵에서 첫 판부터 브라질과 붙는 것처럼 말이다. 피할 수 없기에 즐기며 간다.

한적한 산길을 희희낙락 가벼운 잡담을 연료 삼아 걷는다.

산성터와 정암사 갈림길을 지나 한동안 숲길이다.

그러다 산을 오르는 거북이 한 마리를 만난다.

거북바위, 이리저리 둘러봐도 거북이를 닮았나 아리송하다.

포기하고 지나쳐 오르려 왼쪽으로 몇 발짝 가자 거북이가 “나 여기 있소” 하고 불쑥 나타난다.

불암산 꼭대기로 기어 올라가고 있다.

일행과 “고생이 많다”며 격려하고 추월해 오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불암산 꼭대기 바위더미는 로프를 잡고 고도감을 이겨가며 조심조심 오르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데크 계단을 깔아놓았다.

바위 타는 감칠맛은 없지만 초보자와 아이들이 시원한 경치를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계단은 곳곳이 전망대다.

그래도 정상 몇 미터 아래까지만 계단을 놓아 잠깐 줄을 잡고 끙끙대야 태극기가 있는 꼭대기에 설 수 있다.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풍경이 다 아름답진 않다.

스모그 탓도 있지만 동쪽 남양주시 일대는 공사를 하려 한참 터를 닦고 있다.

서울은 아파트로 빽빽하게 도미노를 세웠다.

하나만 밀어 넘어뜨리면 모든 아파트가 차례로 다 쓰러질 것 같다.

북으로 불암보다 더 큰 덩치의 수락이 얼른 오라 한다.

정상 아래의 식사터인 다람쥐광장에는 평일이라 막걸리장수가 없다.

덕릉고개로 내려서는 하산길, 곤욕스런 비탈이 장애물처럼 나타난다.

마사토가 깔려 있어 조금만 방심해도 벌러덩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엄지발가락에 힘을 꽉 주고 왼쪽 오른쪽 나무를 붙잡아 가며 이래저래 내려간다.

앞뒤에서 돌아가며 한 번씩 등산화가 미끄러지는 소리가 나면 쳐다보며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도로가 지나는 덕릉고개는 왠지 산행을 끝내야 될 것 같은 유혹에 빠지게 한다.

무시하고 도로 위 생태통로로 수락에 든다.

수락도 서울의 명품 화강암 산이며 불암보다 더 크고 신기한 바위가 많아 평일을 이용해 일부러 지방에서 찾아온 산객이 많다.

덕릉고개에서 들리는 차량의 내달리는 소리가 계속 신경 쓰인다.

도시에선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이 산에 들면 예민해진다.

잠깐 산에 들었는데도 공해가 이토록 거슬리는 것을 보면 사람의 몸은 원래 자연을 좋아하는 것일 테다.

차 소리가 잦아드는 숲 속에 터를 잡아 김밥·주먹밥·떡을 꺼내 나눠 먹는다.

흔하고 소박한 점심이지만 산에서 땀 흘리고 난 뒤의 맛은 특별하다.

햇살도 뜨겁고 배도 부르니 나무 그늘 아래 해먹을 치고 한숨 자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다.

식후에는 민첩하게 발이 떨어지지 않아 느린 걸음으로 설렁설렁 오른다.

오르막도 맘을 안다는 듯 가파르게 한번에 고도를 팍 올리는 성질 급한 데는 없다.

도솔봉으로 이어진 능선은 느릿느릿 크게 원을 그리며 돌고 돌아 꼭대기 바위더미로 안내한다.

도솔봉 꼭대기는 밑에서 보면 위험해 보이지만 막상 올라서면 그다지 위험한 데는 없다.

도솔봉에서는 불암과 수락을 한꺼번에 보는 중간의 즐거움이 있다.

시장통처럼 늘 북적거리는 수락과 불암 정상에 비해 풍취는 더 훌륭하고 섬세하다.

다만 계단 같은 친절한 시설물이 없어 약간의 주의를 요한다. 속도를 내 수락산 주능선을 주파한다.

 

▲ (위)도정봉 정상. 수락산 주능선에서 가장 북쪽의 암봉이다.

(아래)도정봉에서 왼쪽 능선으로 하산하는 길의 전망바위.

 

 

하드를 빨며 보는 도봉산 능선이 맛나

지상에 내려앉은 슬픈 달처럼 능선에 솟은 둥근 바위는 하강바위라 불린다.

마침 하강 연습을 하는 이들이 있다.

하강이 처음인지 내려오다 중간쯤에서 멈춘 여자는 울먹거리며 도움을 청하고, 산악회 선배인 듯한 남자가 옆에 매달려 이것저것 부지런히 알려준다.

하강바위는 매년 보아오면서도 이런 풍경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는 듯 슬며시 웃고 있다.

할아버지가 손녀를 보듬듯 “옳지 잘한다” 하는 추임새가 나는 듯하다.

코끼리바위인데 아래에서 보면 뭐가 코끼리를 닮았다는 건지 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저만치 위의 전망터에 있는 사람들이 “이리 와야 보인다”며 손짓한다.

가서 보니 커다란 바윗덩이는 트릭이었고 그 위에 자그마한 코끼리가 앙증맞게 서 있다.

코끼리바위만 색깔이 까무잡잡해 눈에 잘 띈다. 

수락산 정상으로 이어지기 직전 오름길은 계단 공사가 한창이라 어수선하다. 수락산 꼭대기는 바위가 크게 둘로 나뉘어져 있다.

장사치가 파는 ‘하드’를 빨며 도봉산 선인봉을 눈에 넣는다. 더위에 바싹 타들었던 목마름이 스르륵 녹아내린다.

산아래에서 먹는 비싼 아이스크림과 비교할 수는 없는 맛이다.

맛에 도봉산 연봉의 경치까지 버무려져 감동이 배어난다. 맛있는 것들은 왜 다 산에 있는 건가.

 

 

▲ 수락산 정상의 암릉지대.

 

기다리는 바위가 있다.

여러 신기한 바위를 지나왔지만 별미스러운 바위가 또 있다.

홈통(기차)바위다.

서늘한 고도감에 우회해 가는 이도 있지만 이렇듯 길고 시원하며 매끈한 슬랩을 야금야금 맛나게 걷는 맛을 아는 이들은 일부러 찾는다.

홈통바위는 감상용 바위가 아니라 타는 맛이 있는 바위다.

달콤한 구간을 지나 미끄러운 흙길을 내려서니 사거리 안부다.

석림사로 내려가고픈 유혹을 버리고 마지막 암봉인 도정봉으로 느리게 진격한다.

햇볕 아래 오르내림이 계속 이어지자 근육이 피로해진 일행은 말없이 제 갈 길을 간다.

산을 제법 진지하게 오른다.

목마름과 배고픔, 배부름, 다리 아픔 같은 게 다 지나고 난 뒤에 찾아오는 작은 산행의 경지다.

도정봉 정상.

산행을 갈무리하기 좋은 여유로운 너럭바위다.

긴장을 풀어주는 여유로운 터에서 배낭을 풀고 퍼질러 앉아 쉰다.

지금껏 뵈지 않던 의정부 시내가 훤하다.

빽빽한 건물들이 저아래 자리 잡고 있다.

저 아래로 내려가면 문득 정신이 피곤해질 것 같은 뻔한 생각을 무시하고 511m봉 왼편 능선을 따라 하산한다.

날머리인 동막골 초소에 닿자 “시원하게 맥주 한잔 어때요?” 하고 이재곤씨가 권한다.

박진 팀장은 “맛나는 냉면집이 있다”고 추천한다. 냉면집에 맥주 한잔 하러 가는 이들의 발걸음에 노곤한 설레임이 묻어난다.

 

[산행 길잡이]

눈이 휘둥그레지는 기암 순례산행
학도암~불암산~수락산~도정봉~회룡역 종주… 14.4km 8시간 소요


불암산~수락산 종주는 바위산을 타는 즐거움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꽉 찬 당일산행이다.

들머리와 날머리는 편의에 따라 다양하게 잡을 수 있다. 학도암을 들머리로 할 경우 음석과 마애관음보살좌상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학도암 들머리는 상계역에서 2km 정도 떨어져 있어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일단 능선에 올라서면 북쪽으로 직진만 하면 되기에 길찾기는 쉽다.

다만 암릉이 많아 곳곳에 우회하는 곳이 간간이 있다.

그러나 최근 1년간 불암ㆍ수락에 안 가본 사람이라면 곳곳에 생긴 데크 계단이 생소할 수도 있다.

불암산 정상 바위는 지난 가을 노원구에서 계단을 설치해 가족단위 등산객들이 오르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해놓았다.

불암산 정상에서 덕릉고개로 내려설 때 위험한 바윗길은 없으나 가파른 데다 마사토가 많아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덕릉고개에는 도로 위 생태통로로 지나며 흥국사 갈림길까지 군부대 철조망 옆을 지난다.

길만 따라 직진할 경우 도솔봉을 지나치게 되는데, 경치가 탁월한 암봉이므로 들렀다 가야 후회하지 않느다.

갈림길에서 100m 정도 뒤편에 있다. 수락산 정상은 현재 계단 공사 중이며 몇 개월 후에 설치가 완료된다.

홈통바위는 고도감 있는 슬랩이며 우회로가 있다. 고정로프가 있어 줄만 잘 잡고 간다면 위험하지 않다.

도정봉 역시 시원한 암봉이며 북쪽 의정부 일대가 거침없이 펼쳐진다.

도정봉에서 북으로 더 가면 511m봉에 닿게 되고 왼쪽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날머리인 동막골 초소에 닿는다.

하산길 역시 가파른 비탈에 마사토가 많아 미끄러운 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회룡역은 골목길과 도로를 따라 1.6km 더 가야 닿는다.

하산 갈림길이 곳곳에 있어 체력이나 시간에 맞춰 산행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총 산행거리는 14.4km에 8시간 정도 걸린다.

당일산행 치곤 거리가 길고 오르내림이 잦으며, 마사토 내리막 때문에 발에 힘을 줘야 할 때가 많아 힘든 편이다.

불암산 정상 (510m)에서 덕릉고개(155m)까지 고도를 340m 정도 낮췄다가 다시 도솔봉 정상(538m)까지 올려야 하므로 중간에 산행이 끝났다가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물은 산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영신여고 약수터가 있고 학도암에도 약수터가 있다.

511m봉에서 회룡역으로 내려서는 길에도 장암수락 약수터가 있다.

주말에는 경치 좋은 암릉 곳곳에 막걸리(4,000원)와 맥주(3,000원), 물(2,000원), 아이스크림(1,000원) 등을 파는 장사꾼들이 있다.
 

 교통

학도암으로 가려면 4호선 상계역에서 버스를 타야 한다. 4번 출구로 나와서 사거리에서 왼편 우리은행 앞 횡단보도를 건너 버스정류소에서 1140번 버스를 타면 된다. 다섯 정거장 지나 노원문화예술회관, 불암초교 앞에서 내리면 된다.

다만 버스가 20분 간격으로 운행해 자주 오는 편은 아니다. 날머리인 동막골 초소에서 회룡역은 1.6km 떨어져 있어 30분 이상 걸어야 한다.    


 맛집


수락산역 부근 도심공항터미널 건너편의 평양초계탕(02-936-2727)은 별미인 이북음식 초계탕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초계탕은 식초의 ‘초’와 겨자의 평안도 사투리인 계자의 ‘계’를 합친 말. 식초와 겨자로 맛을 낸 육수에 오이, 배, 적채, 고추 등 각종 재료가 들어간다. 여기에 삶아서 기름을 쪽 뺀 닭고기를 잘게 찢어 넣는다. 나중에는 국물에 메밀국수 사리를 넣어 말아 먹는다.

서비스로 제공하는 닭 날개의 쫄깃한 맛도 그만이다. 초계탕 2인분 2만7,000원. 3~4인분 3만6,000원. 물막국수 5,000원. 비빔막국수 6,000원. 

 

 

 

 

 

만가대 코스 

 

만가대~도정봉~수락산~내원암~청학동계곡

 

 

호젓하고 자연미 넘치는 수락산 내원길

만가대~도정봉~수락산~내원암~청학동계곡 코스는 서울 쪽 코스들보다 한결 호젓하면서도 자연미 넘치는 수락산 산세를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의정부시 송산동 만가대 기점 수락산행은 도정봉(526m)을 목표로 삼는 송산동 일원의 주민들이 즐겨 이용하는 산길이다.

또한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동에 속하는 청학동계곡은 수락산 유원지로 더욱 잘 알려진 곳으로, 서울 노원구 일대에 아파트단지가 조성되기 전까지는 수락산 등로 중 최고로 꼽힐 만큼 인기가 있었다.

청학동계곡은 암반이 널찍널찍한 데다 수량이 넉넉하고 곳곳에 작은 풀장까지 만들어져 있어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붐비곤 한다.


계곡 쉼터 부근에서 능선길 두 가닥과 계곡길로 나뉘어

만가대(萬家臺)란 지명은 도정봉 북동쪽 너른 들녘이 1만 가구의 주민들이 살 수 있을 만큼 넓고 풍요로웠다는 데에서 유래했다.

민락동과 용현동 일원에 아파트단지가 조성되고 산행기점이나 다름없는 만가대사거리는 차량 통행이 많은 데에다 의정부역과 연결하는 경전철 공사로 사뭇 혼잡스런 분위기지만 사거리를 지나면 곧 산골마을로 들어선 듯 조용하고 아늑해진다.

 

 

▲ (좌)만가대 약수.(우)호젓하고 편안한 만가대 기점 등산로.

 

5월 말 현재 지하차도 공사로 혼잡한 만가대 사거리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고깃집 ‘다하누’와 제일부동산컨설팅 사이로 진입로가 보인다.

의정부 경전철 공사현장이 마주 보이는 이 길을 따르다 오른쪽 골목으로 접어들어 100m쯤 가면 정면에 야채네보신탕 집이 나온다(다하누를 마주보고 오른쪽 길을 따라도 예까지 온다).

여기서 왼쪽 마을길을 계속 좇으면 원불교 의정부교당을 지나면서 개울을 왼쪽에 끼고 오르다 만가대 산행 안내판이 세워진 초소 앞까지 갈 수 있다(간이화장실).

본격적인 산행은 초소를 지나면서 시작된다.

널찍한 산길을 따라 10분쯤 오르면 왼쪽 계곡가 널찍한 곳에 자리잡은 수락사가 나타나고, 이후 산길이 조금 가팔라지다가 운동시설이 조성된 계곡쉼터에 닿는다.

이 부근에서 산길은 세 가닥으로 나뉜다.

쉼터 직전 ‘동막골 능선’ 안내판이 세워진 갈림목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도정봉 북서쪽 511m봉으로 이어진다(약 40분). 511m봉에서 서쪽 의정부시 장암동 동부순환도로로 내려서는 능선이 동막골 능선으로 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을 일컫는 불수도북 종주객들의 주 등산로다.

2007년 8월 7일 4명이 목숨을 잃은 북한산 용혈봉 낙뢰사고와 같은 시각에 등산객 1명이 목숨을 잃은 능선이기도 하다.

당시 50대 여성 등산객은 능선상의 슬랩바위에 올라서는 순간 낙뢰에 맞아 사고를 당했다고 전한다.

쉼터에서 왼쪽 계곡으로 내려서면 샘터가 눈에 들어오고 여기에서 왼쪽 능선으로 올라붙는 길도 있다.

도정봉 남동쪽 미륵바위로 이어지는 이 능선은 조망도 좋고 바윗길이 아기자기해 이용객이 많은 편이지만 능선 사이의 계곡길이 이용객이 가장 많은 편으로, 도정봉과 511m 사이의 고갯마루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 동막골 안부에서 도정봉을 향하다 안부에서 내려다본 만가대 들녘.

1만가구가 살 수 있었을 만큼 넉넉했다는 들녘이다.

 

쉼터를 지나 물소리를 들으며 완경사 계곡 길을 따르다 마른 계곡을 지나치면 서서히 경사가 가팔라지다가 급경사 사면을 거쳐 안부에 올라선다(동막골 초소 2.2km, 도정봉 130m, 기차바위 2.5km, 주봉 3km).

안부에서 북서릉을 따르다 511m봉에서 왼쪽 길로 접어들거나 511m봉에서 북릉을 타다가 첫 번째 갈림목에서 왼쪽 능선을 타면 동막골 초소로 내려선다.

안부에서 바윗길을 따라 5분쯤 오르면 조망이 뛰어난 도정봉 정상이다.

동으로 장암동 일원이 평원을 이루다 도봉산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북으로 511m봉 또한 암팡지게 눈에 들어온다.

또한 동쪽으로는 수락지맥이라 일컫는 깃대봉~소리산 능선이 부드럽게 뻗어나가는 모습이 바라보인다.

이런 조망 덕분에 도정봉 일원은 휴일 평일 가릴 것 없이 많은 이들이 점심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도정봉 정상과 마찬가지로 태극기 휘날리는 수락산 정상 창바위를 향하노라면 호젓한 능선 숲길이 살짝 내려앉는 듯하다가 안부사거리에 닿는다.

여기에서 오른쪽(서쪽) 길을 따르면 석림사(1.6km)로 내려서고 왼쪽 길을 따르면 거문돌계곡을 따라 산곡동(흑석초소 1.9km)으로 내려선다.

안부에서 다시 완경사 능선길을 300m쯤 타면 기차바위 우회로 갈림목에 닿는다(도정봉 1.2km, 주봉 650m).

산길을 따라 굵은 밧줄이 설치된 왼쪽 길로 접어들면 험로를 피해 기차바위 너머 헬기장이나 갈림목까지 갈 수 있다.

곧장 뻗은 산길을 따라 슬랩바위 2개 구간을 올라서면 기차바위 아래 닿는다.

약 50m 길이의 급경사 암벽 한가운데로 위로 오를수록 폭이 점점 넓어지는 크랙이 나 있는 기차바위는 크랙 양쪽에 굵은 로프 두 가닥이 설치돼 있다.

홈통바위라고도 불리는 기차바위는 보기보다는 수월한 바위 구간이지만 비 온 직후에는 몹시 미끄러우므로 조심하도록 한다.

경험 많은 등산인들이 위아래에 서서 처음 찾는 이들에게 큰 소리로 산행 요령을 알려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기차바위 위쪽에서 산길은 두 가닥으로 나뉜다.

왼쪽 길은 낙뢰방지시설과 헬기장를 거쳐 수락산장이나 기차바위 밑으로 빠지는 우회로로 연결되는데, 헬기장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기차바위 위쪽 갈림목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만난다.

갈림목 위쪽 기암은 여인이 커다란 바위를 마주한 채 기도하는 모습 같다 하여 ‘기도하는 자’ 바위라 불린다.
 

▲ (위)짜릿한 바위타기 맛을 느낄 수 있는 기차바위 구간.

(아래)태극기가 휘날리는 도정봉 정상.

‘산지정화감시초소 1.5km, 청학리 3.7km(수락산장 50m)’라 적힌 안내판에서 수락산 정상까지는 약 10분 거리.

기암 두 개 중 태극기가 휘날리는 왼쪽 암봉이 정상이다.

10여m 높이의 정상은 중단부 침니 위쪽에 잡기 좋게 깨놓은 바위턱을 손으로 잡아당기며 반침니를 등반하듯 올라야 한다.

뒷사람이 밑에서 어깨로 받쳐주면 쉽고 안전하게 오를 수 있다.

첫 번째 턱 위에 올라서더라도 지명 유래 안내판을 밟고 올라서야 정상이지만 위험하므로 정상 바로 밑에까지 오르는 것으로 만족하도록 한다.

정상에서 조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다.

북쪽 불곡산은 마이산을 보는 듯하고, 동쪽에서 시계방향으로 국립수목원이 위치한 소리봉(용암산)에서 철마산~천마산, 예봉산, 검단산, 관악산, 그리고 북한산과 도봉산~사패산이 파노라마를 이루며 바라보인다.

정상에서 홈통을 이룬 급경사길을 내려서면 또다시 갈림목이 나온다.

예서 곧장 뻗은 능선을 따르면 불암산과 경계를 이룬 당고개까지 갈 수 있다.

노원구 일원의 기점으로 하산하려면 이 능선을 따르다 도중에 빠지도록 한다.

청학동으로 내려서려면 왼쪽 길(청학리 4.13km)을 따른다.

데크 길을 따라 100m 내려서면 수락산장. 40여 년 전 세워진 대피소와 연결지어 만들어진 간이매점이 나타난다.

맑은 물이 콸콸 솟는 샘에서 물 한 모금 마신 다음 수락산장을 내려서면 곧 급경사 난간 길.

이후 난간을 잡고 꺾쇠 발판을 밟으며 시원스레 쏟아져 내리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모퉁이를 돌아서면 내원암 절집으로 들어선다.

여느 사찰과 달리 불사를 자제해 산세와 잘 어우러지는 내원암은 조망도 매우 좋아 청학리 일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청학동은 매월당 김시습이 10년간 머문 골짜기

 

▲ 수락산 정상 창바위.

 

내원암에서 산길은 잠시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 길은 크게 휘어돌며 경사를 완만하게 죽여놓았고 곧장 내려서는 길은 발 한 번 헛디디면 바닥까지 엉덩방아 찧으며 떨어질 것 같지만 다듬잇돌 형태의 돌멩이를 켜켜이 쌓아올려 만든 곧장 뻗은 산길은 그야말로 ‘산사 가는 길’의 전형을 보여주어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이 길을 내려서면 간이매점이 하나 나타나고 그 아래 수락산을 대표하는 금류폭포(金流瀑布)가 바위치마처럼 드리워져 있다.

상단에 ‘金流洞天’이란 해서체의 글자가 새겨져 있는 금류폭포는 약 30m 높이의 2단 폭포로서 예전 겨울이면 클라이 머들이 빙벽등반을 하기 위 해 찾는 등반 명소다.

 

▲ 청학동 계곡 상류에 자리 잡은 내원암.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1435~1493)이 수양대군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통분하고 방황하던 중 10년간 이 일대에서 머물렀다 전해지고 있다. 

폭포를 지난 이후 산길은 바위협곡을 이룬 골짜기와 거리를 두고 이어지다가 간이매점 앞으로 내려선 다음 평범한 산길로 변한다.

이후 체력단련장, 화기물보관소에 이어 차량차단기가 설치된 산중 카페 예당을 지나면서 유원지로 변신한다.

예당에서 골을 빠져나가 도로에 닿기까지 골짜기 대부분 수려한 암반이 뻗어 있고 수량이 넉넉한 골짜기 대부분 유원지 식당들이 점유하고 있어 아쉽게 하는 구간이다.

만가대~도정봉~창바위~수락산장~수락산유원지 산행은 3시간 정도 걸린다.


[ 명소 ]

매주 토일요일 라이브 카페로 변신하는 수락산장

▲ 수락산장 여주인 곽정순씨.

 

수락산장은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산중 라이브카페로 변신한다.

정상 바로 아래 위치한 수락산장은 40여 년 전 세워진 대피소에 잇대어 만들어진 산중 간이식당이지만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은 곳이다.

한쪽은 주방에 각종 먹거리가 놓인 전형적인 식당이지만 그 옆에는 기타와 봉고, 미니 전자오르간 등 각종 연주기기가 놓여 있다.

이 악기들은 매주 토일요일이면 임자를 만난다.

점심때쯤 이곳을 찾는 ‘언더그라운드 가수’나 노래에 자신 있는 등산인들이 기타를 비롯한 악기를 손에 드는 순간 멋들어진 노래가 울려퍼지곤 한다. 남편 한만희씨와 함께 20년간 산장식당을 운영해온 곽정순(58)씨 또한 악기 임자 중 한 사람이다.

‘태평가’ 외에는 노래를 부를 줄 몰랐으나 남편의 권유에 따라 3년 전 기타를 든 이후 기타 솜씨도 많이 늘고 여러 사람 앞에서 ‘뻔뻔스럽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는 곽씨는 주말 휴일에는 주방일이 바빠 ‘주방 아줌마’로 지내야 하지만 평일에는 라면 먹는 손님, 막걸리 한 잔 하는 손님을 위해 은은한 노래를 불러주기도 한다.

‘기타 소리가 귀로 들어와 머리로 스며들고 가슴을 울리면서 부르게 되었다’는 노래도 노래지만 자연산 버섯전(1만 원)과 버섯라면(5,000원)은 곽정순씨가 자신 있게 내놓을 만큼 맛도 그럴싸하다. 비빔국수와 도토리묵(소 6,000원, 대 1만 원) 이슬·천마·삼지·생강차(각 3,000원)도 판다. 010-5242-9379.


교통

의정부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1번, 1-1번, 3번 버스를 타고 만가대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의정부역행 경기고속 1-1번 버스를 타도 만가대 앞에 선다.

수락산유원지에서 경기고속 10번·10-5번 버스를 타면 만가대나 지하철4호선 종점인 당고개역까지 갈 수 있다. 33-1번 별내면마을버스도 당고개역까지 운행한다.  


맛집

산행기점 마을에 있는 의정부역 일산칼국수(031-847-1727)는 닭칼국수(6,000원), 바지락칼국수(6,000원), 왕만두(6,000원)로 이름난 음식점이다.

만가대 초소 부근의 할매보리밥집(010-5601-9214)는 보리밥(5000원) 외에 순두부(5,000원), 토종닭(4만5,000원·예약에 한함)도 내놓는다.

청학동계곡 입구에는 옻닭 등 토종닭 전문음식점이 즐비하다.

음식값은 옻닭 4만 원, 옻오리탕 4만5,000원, 엄나무·황기백숙 4만 원 정도로 대동소이하다.

먹골옻닭 841-3354, 수락정 841-7679, 청운가든 841-6591. 산넘어향기(848-8420)는 퓨전한정식을 전문으로 한다.

2인 이상 주문을 받으며 음식 내용에 따라 1인분 1만5,000·2만5,0000원·3만5,000원.

수락명가(841-8784)는 장작구이 전문음식점이다.

오리훈제바비큐 4만 원(3인 기준), 삼겹살바비큐 2만2,000원(2인), 오리로스 2만8,000원(3~4인).

수락산유원지에서 버스가 다니는 당고개역 주변에 다양하면서도 저렴한 음식점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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