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난민 등 7000명 초대 바티칸 알현홀에서 첫 상영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eb.pbc.co.kr%2FCMS%2Fnewspaper%2F2015%2F12%2Frc%2F608162_1.0_titleImage_1.jpg) | ▲ 베르골료 신부(로드리고 드 라 세르나 분)가 군부 독재 시절 민주 인사들을 신학교에 숨겨주기 위해 고뇌하고 있는 영화 속 한 장면. |
쉴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스타들의 우아한 미소와 손짓, 팬들의 환호….
영화 개봉일에 흔히 보는 풍경이다. 하지만 지난 1일 바티칸 알현홀에서 있었던 최신작 「프란치스코라 불러주세요」(Call Me Francesco) 첫 상영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초대권 7000장이 대부분 로마의 가난한 사람들, 노숙인, 난민, 복지시설 자원봉사자 등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마디엘레 루체티 감독의 이 영화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애를 다뤘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2013년 교황 즉위까지다. 특히 군부독재 시절(1976~1983)에 탄압받는 민주 인사들을 보호하면서 약자 편을 들어준 마리오 호르헤 베르골료 신부(교황의 전 이름) 모습을 사실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체티 감독은 “그를 성인이나 칭송 일색인 전기 주인공으로 만들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며 “권위와 예민한 감성을 동시에 소유한 인간 베르골료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신부와 주교 시절의 베르골료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 아르헨티나 배우 로드리고 드 라 세르나가 맡았다.
이 영화는 교황의 생애를 다룬 두 번째 작품이다. 지난 9월 아르헨티나에서 제작된 첫 작품 「프란치스코, 호르헤 신부」(Francisco - El Padre Jorge)는 내년 3월 교황 즉위 3주년에 맞춰 한국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동아프리카 에르투리아에서 건너온 난민들이 “교황님, 감사합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걸어놓고 영화를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난민은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어 준 데 대한 감사 표시”라며 “극심한 고난의 순간에도 가장 강력한 해결책은 기도라는 것을 오늘 새삼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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