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동천교까지
심어 갔던 그 나무를 생각하면
소식 끊긴 친구 같다
조막손에 쥐고 있던 묘목을
구덩이 구덩이에 넣어주면
가는 허리에 홑꺼풀 눈매가
초승달이 되는 친구
실바람에 가지 흔들듯이
싸라락 싸라락 모은 흙을
덮어 주며 얼굴 붉어졌지
그 묘목이 어지럼증을 앓으며
가지를 뻗고 잎을 틔울 무렵
아버지 발령지 따라 이사 간 친구
첫 짝꿍이었기에 그리웠고 궁금했지
여름날 외가에 놀러 온 친구 마주쳤지
인사말 한마디 못하고 얼굴만 붉히다
헤어진 두 바보
아주 가끔 여행지에서
채 베어 지지 않고 서 있는 나무를 볼 때
소식 끊긴 친구를 만난 듯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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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평촌문학
미루나무
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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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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