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이야기-문경시장 순대, 올갱이 해장국
내 고향땅 문경을 찾아 터 잡아 살기 시작한 지도 어언 5년째다.
그 사이에 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이웃관계다.
농사도 잘 지어야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인간관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농사는 잘못 지으면 배워가면서 지으면 되지만, 인간관계를 잘못 엮으면 자칫 망가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읍내를 나오게 되면 상대가 누구든 간에 친하게 지내고 정 들이려고 더 없이 애를 쓴다.
그렇게 애써 정들려는 이웃 중의 하나가 바로 읍내 전통시장 입구에 있는 ‘문경시장 순대’집이다.
뼛국물에 전통순대가 먹음직한 집으로, 5년 전으로 거슬러 햇비농원을 처음으로 일구기 시작할 그때 아내가 먼저 그 집 순대국 맛에 반해서 내게 추천했고, 나 또한 그 입맛이 그 입맛이라고 아내 따라 단골이 됐다.
가게 이름이 ‘순대’라고 해서 순대만 파는 집이 아니다.
선지 해장국도 있고, 올갱이 해장국도 있다.
식단 하나하나가 맛깔스러워, 어느 메뉴를 선택해도 그 집을 잘못 찾았다 후회할 일이 없다할 정도다.
2016년 6월 26일 일요일인 오늘도 그 집을 찾았다.
“아직 문을 안 열었을 텐데요.”
그렇게 초를 치는 아내의 말을 귓전으로 흘려듣고, 새벽 같은 시간인 오전 6시쯤에 ‘문경시장 순대’ 그 집을 찾았다.
벌써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일어나기는 새벽 4시쯤에 일어나고요, 가게 문은 새벽 5시에 열어요.”
그 집 여주인의 답이 그랬다.
“올갱이 있잖아요. 중국산은 삶은 올갱이만 진공포장을 한 거예요. 우리 집에서는 저기 저 주흘산 자락의 계곡까지 가서 맑은 물에서 잡아오는 올갱이만 쓰고 있어요. 그래서 삶아놓으면 그 물이 퍼렇게 우러나오지요.”
남편도 그렇게 거들고 나서고 있었다.
올갱이를 한 줌 푹 쥐어서 더 얹어주는 그 집 여주인의 인심이 또 훈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