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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egend of School
우리는 그들을 전설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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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결국 어제 있었던 그 일들은 조용히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시끄러웠고, 시끄러웠다고 하기에는 조용하기만 했던
그 싸움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리고 오늘, 분명히 우리는 다시금 교무실로 호출받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됬고 또한 도 원혁의 전학날이 되었다.
단아고 아이들은 어제 소문을 언제 또 들어버린 건지 우리 네 사람이 지나갈때마다 흘끗 쳐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상당히 거슬렸는지, 갑자기 덥석 멈춰스더니만은 강함이가 싸늘하게 단아고 아이들을 향해 말했어.
"네들이 부르는 전설이, 다쳤을까봐 걱정돼?아니면…싸우니까 역겹나?"
"아…아니, 그게 아니구 강함아!"
강함이의 싸늘한 말투에 찔렸는지 한 남자아이가 복도 한켠에서 소리쳤고, 강함이가 그 아이의 멱살을 끌어올렸을 때.
복도에 잔잔히 울려퍼지는 학교 종소리. 그리고서는 강함이가 그 아이의 멱살을 내려 놓았고.
그 아이는 안절부절 못하며, 강함이에게 미안하다는 말 되풀이 했다.
"미,미안해 강함아…난 그러려고 그랬던 건 아니였는데."
정말 미안한 마음이 진심으로 묻어나는 것 같았고, 내가 아는 차 강함은 섣불리 저런 행동을 취할 아이가 아니였다.
그래서인지 강함이는 살짝 웃으며 그 아이의 사과에 순응 했다.
"차 강함. 너 오늘 무슨 일있어? 왜 이렇게 민감하게 굴어?"
혜성이가 인상을 찌푸리며 강함이에게 물었고, 강함이는 주먹을 슥슥 매만지며 말했어.
"글쎄, 오늘따라 컨디션이 좀 별로네."
* * *
그리고 1교시가 시작 되었고, 1교시는 우리 담임시간 이였다.
1교시가 시작된지 10분 채 지났을까 그 즈음에 우리 반 앞문이 드르륵-하고 열렸고, 담임 선생님의 얼굴과
다른 아이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도 원혁의 얼굴이 보였다.
도 원혁이 단아고로 전학 온다는 사실을 알긴 했지만, 그게 또한 우리반일 줄이야….
"자, 오늘 우리 반에 전학생이 왔다. 3학년이 전학을 와서 조금 생소하긴 하지? 나도 좀 놀래긴 했다만은.
아무튼 전학을 왔으니 친하게 들 지내도록 하고.알겠나!"
"예-알겠습니다!"
우리반 아이들의 환호소리가 크게 들렸고, 우리 네사람은 조용히 웃기만 했다.
그리고 곧 이어 도 원혁의 자기소개 시간이 돌아왔고, 도 원혁은 간단히 자기소개를 했다.
"내 이름은 도원혁이고, 환원고에서 전학왔어. 1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열심히 잘 해보자."
녀석의 자기소개가 끝나고 난 후, 선생님은 우리반을 한번 스윽-돌아보더니만은, 내 건너편 옆자리를 가리키면서
말씀 하셨어. 앞으로 도 원혁의 자리가 될 그 자리를 가리키면서 말이야.
"음, 원혁이는 저 자리에 앉는게 좋겠구나. 건너편에 앉아있는 아름이가 많이 도와주도록 하고."
나는 내 옆자리에 앉아있는 혜성이를 쳐다보며 어깨를 으쓱했지, 그리고는 성큼성큼 내 건너편 옆자리로 걸어오는
도 원혁이 보였고 도 원혁은 우리를 향해 작고 예쁘게 웃어보였지.
정말, 이런 상황을 두고 아이러니라고 말하는 것일까?
한때는 적이 였던 사람을 향해 이렇게 마주보며 웃는 상황을 두고 선 말이지.
* * *
"자 이거 마셔."
조용하기만 했던 1교시의 수업이 끝나고, 2교시 3교시 4교시 조차도 무료하게 흘러가고 난 후.
점심시간이 어느순간 되어버렸고 점심을 처음으로 다섯명이 함께서 먹어본 이후로 우리의 아지트라고도 하는
학교 뒷 벤치가에 와서 앉았다.
"우린 말이야, 도 원혁 너가 전학 온 다고 했을때 오는 줄은 알았지만…그게 우리반일 줄은 꿈에도 몰랐어."
도 원혁을 향해 내가 나즈막히 내 뱉어낸 말이였고, 도 원혁이 짧게 웃으며 말했어.
"내가 부탁한거야."
"뭐?"
도 원혁의 갑작스런 말에 갑자기 난 목에 사래가 들린 듯, 연신 켁켁댔다.
"켁켁-켁켁."
그러자 내 옆에서 도 원혁의 말을 듣고 있던 혜성이가 내 등을 토닥여 주었고, 이런 우리 둘의 모습에 또다시 도원혁은
쓰게 웃어넘겼다.
"내가 너희랑 같은 반이 되게 해달라고, 그렇게 부탁드렸어."
"누구한테?"
"…온 혜성 할아버지 한테."
도 원혁의 두 눈이 혜성이에게로 정확히 꽂혔고, 혜성이의 할아버지가 누군 줄 알고 있다면.
그리고 혜성이의 할아버지께 부탁을 드려서 우리반으로 전학을 오게 된 거라면.
도 원혁은 필히 혜성이의 할아버지가 이 학교 이사장님이신 걸 알고 있다는 뜻?
"피식-뭘 그렇게 생각까지 해,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면 되잖아. 너 온혜성네 할아버지를 알아?이렇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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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들을 전설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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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원혁, 그 녀석은 우리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내가 그 생각을 하고 있는 줄 어떻게 알았던 거지?
"너 무슨 신끼 있어?"
내 말에 도 원혁은 황당하다는 듯 날 쳐다보다가 갑자기 요란스레 웃어버렸지.
"뭐?신끼 있냐고?"
"응, 너 무슨 우리 생각을 술술 읽는 것 같아."
"그거야…."
도 원혁은 내 말에 대답을 하려는 가 싶더니만은, 이내 말끝을 흐려버렸고 내가 도 원혁을 향해 소리를 꽥-하고
내 질렀을 때 다시금 도 원혁의 입이 열렸다.
"눈을 보면 진심이 보인다는 그런 말있잖아…."
"어?"
"난 그거 믿어, 눈 보면 진심이 보인 다는 말. 그래서 너 눈에는 진심이 보이거든."
"…."
나는 도원혁의 말에 조용해 질 수 밖에 없었고, 이 곳에 있는 모든 아이들의 입을 굳게 닫혀버렸다.
그리고 곧이어 혜성이가 그 침묵을 깨고선 말했어.
"그럼 내 눈도 읽을 수 있냐?"
"뭐?"
혜성이의 갑자기 황당무구한 발언에 도 원혁은 잠깐 벙찐 듯 했고, 나또한 놀라서 두눈이 커져버렸다.
그리고 혜성이가 작게 웃으며 말했지.
"지금 내가 너 죽이고 싶은거?"
혜성이의 짤막한 유머로 인해 우리는 짧게 웃을 수 있었고, 그렇게 처음으로 단아고의 도원혁과 속마음을 툭 터놓고
이야기 해볼 수 있었다.
* * *
"할아버지, 저희 왔어요."
오랜만에 우리는 혜성이네 본가에 들렸고, 으리으리하게 큰 혜성이의 본가 안으로 들어선 우리는 혜성이 할아버지.
즉, 단아고의 이사장님께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처음으로 혜성이의 본가에 와 본 도 원혁은 집안 온곳을 둘러볼 뿐이였다.
"허허-그래, 어서 들 오거라."
이사장님께서는 허허-하고 웃으시며 우리를 맞아주셨고, 우리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쇼파에 앉아 할아버지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지.
"아참, 할아버지! 도 원혁이요…."
"허허-그래, 원혁이?"
"네?"
내가 도 원혁의 이름을 꺼낸 그 순간, 이사장님. 혜성이네 할아버지께서는 오랫동안 도 원혁을 알아왔던 것처럼.
그렇게 다정히 도 원혁의 이름을 불러주셨다. 혜성이도 그 소리에 놀랐는지, 할아버지를 올려다 봤다.
도 원혁은 가만히 할아버지만을 응시할 뿐이였고, 다른 아이들은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할아버지를 놀란눈으로 쳐다봤다.
"도 원혁이요…예전부터 알고 계셨던 거에요?"
꿀꺽-
할아버지의 입에서 어떤 대답이 나올지 궁금한 우리는 침을 한번 꼴깍-하고 삼키고는 다음말을 기다렸다.
그리고 곧 이어, 할아버지의 입이 작게 달싹여 졌다.
"그러엄-! 원혁이 할애비가 내 오랜 친구인데?"
"네?! 할아버지가 도 원혁 할아버지랑 오랜 친구분이 시라구요?"
우리는 할아버지의 말이 너무나도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떠보였지만 반면에 도 원혁은 너무나도 덤덤히 앞에 놓인
과일만을 조용하게 집어먹고 있을 뿐이였다.
"아뭐야, 그래서 할아버지 나랑 맨날 환원고랑 싸워도 크게 뭐라고 안한 거였어?!"
혜성이는 여지껏 크게 쌓인 것을 한꺼번에 터뜨리는 듯, 할아버지께 말했고 할아버지는 그저 조용히 웃고 계셨다.
혜성이는 지금까지 할아버지께서 아무말도 안하셨음에 강하게 분노한 듯 보였지만 나는 그런 혜성이를 조용히
다독거려 줄 뿐 아무런 말도 대신 해 줄 순 없었다.
* * *
"와, 저 새끼 진짜 간사한것 봐! 여지껏 말도 안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모두들 도 원혁에게 한마디씩 퍼부었고, 그저 도 원혁은 묵묵히 그 말을 다 받아낼 뿐이였다.
그리고 이내 혜성이의 주먹 한방이 도 원혁의 복부에 맞닿았고 우윽-하고는 살짝 몸을 숙이더니만은 이내 하하-하고
웃으며 다시 일어서는 도 원혁.
"미안, 솔직히 말할 시간이 없었잖아."
도 원혁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는 혜성이에게 말했고, 혜성이는 그런 손을 탁-하고 장난스레 쳐내며 말했지.
"그럼 여지껏 너희 할아버지 빽믿고 그랬다는 건 확실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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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일 후,
도원혁과 함께한 학교생활도 점점 적응해 나가고 있었고 도 원혁은 우리와 함께 하는 환원고가 아닌 단아고에서의
학교생활이 거의 다 적응한 것 같았다. 물론, 오히려 우리보다 더 학교생활이 편해보일 때도 있었다.
"환원고 애들 후환은 안 두렵냐?"
강함이가 도 원혁의 어깨를 툭-하고 치며 말했고, 도 원혁은 입에 물고 있던 바나나빵을 켁-하고 한번 헛기침을 하더니
다시금 물었고 이내 강함이의 물음에 대답했다.
"후환?그 새끼들이 후환이니 뭐니 나한테 그딴 짓 할거였음 진작했겠지. 또, 만약 그 새끼들이 나한테 후환이니 뭐니라는 핑계로 껄떡대면 그 자식들 목숨은 내 손안에 달려있는 거니까."
"뭐?그게 무슨…."
"걱정마, 환원고에 내 스파이 짓 하는 녀석들 꽤나 많거든."
그리고는 야금야금 입에 물고있던 바나나빵을 다시금 먹기 시작했다, 거의 앙숙이라고 불려질 정도로 사이가 안좋았던
환원고와 단아고, 그리고 환원고의 중심에 섰던 그 도 원혁이. 지금은 단아고의 중심께에 서서 이렇게 여유로이 있다면
다른 학교 누군가가 어찌 이 상황을 믿겠는가.
"뭐가 그렇게 두려운거냐….왜?이제 너희 친구라고 받을 만한 애가, 이제 배신이라면서 뒷통수 칠까봐 그래?"
도 원혁은 언제쯤인지 바나나빵을 다 먹었는지 고개를 이내 우리쪽으로 틀어놓고는 말했다, 그리고 우리 네사람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도 원혁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아니, 그게 두려운게 아니야."
"그럼?그럼 도대체 너흰 뭐가…."
도 원혁은 이내 혼란스럽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고, 그런 도 원혁을 아무말없이 쳐다보던 혜성이가.
혜성이가 드디어 녀석에게 입을 떼어냈다.
"막 친구로 인정하려고 하는 새끼가, 사라지면 어쩌나 싶어서.그게 두려운거야 이새끼야."
* * *
점점 더 무료하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고, 정말이지 도 원혁이 단아고로 전학온 이후로 환원고 녀석들은 단 한번도
우리에게 도전장이니 뭐니를 내밀지 않았고 더군다나 단아고 근처에는 얼씬 거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전설'이라고 불리던 우리 네 사람, 아니.이제 우리 다섯사람의 고3수험생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확신시켜주기라도 하는 듯 수능날이 점점 더 우리에게로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어이, 너희 다섯.공부는 하고 있긴 한거냐?"
자신의 컴플렉스인 턱을 치켜들고는 우리를 가리키는 우리 반 담임, 믿기 어렵겠지만 우린 사고를 치네 마네 하면서도
항상 학교에서 상위권 TOP을 달리고 있었다. 물론 선생님들도 혜성이네 할아버지신 이사장님을 등에 업고 있다는 이유로 뒷거래를 했냐는 둥의 망언을 내 뱉어냈지만 그로 인해 재시험을 본적도 몇번이 있었지만 결코 우리는 혜성이네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고 결과를 내 본적이 없기에 그 이후로 선생들의 오해를 싸그리 사라져 버렸다.
"네, 못 믿으시겠다면 우리 수능날 결과 확인하러 오시던지요."
강함이가 픽-하고 웃으며 말했고, 우리반 아이들은 수능이 점점 가까워져 옴에 긴장을 한층 머금고 있었지만 이따금 강함이의 한마디에 우리반 아이들은 이내 하하호호 웃으며 담임을 희롱해댔다.
"이,이자식들이!그,그럼 수능 공부 열심히 하고!이상!"
자신도 민망한 듯 헛기침을 하고는 이내 교실을 빠져나가 버렸고, 담임이 나감과 동시에 교실은 다시 조용해져버렸다.
"후…우리가 정말 수능생이긴 한거냐."
해강이가 창문가에 기대 앉아 하늘을 우러러보며 한숨을 푹-하고 내쉬어버렸지, 물론 항상 아닌척 했지만 우리도 다른 아이들과 다름없는 수능생이기 때문에 떨리는 건 마찬 가지였다.
수능이, 물론 학교에서 치루는 내신시험 같은 것이 아니기때문에 이것보다 상상 그 이상으로 떨렸으니까.
* * *
/그날 저녁 혜성이네.
"아들, 곧있으면 수능인거 알지?"
"응 엄마."
동그란 식탁 앞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우리 들, 그 중심에는 혜성이네 부모님이 앉아 계셨고 그 양옆으로 우리가 앉았다.
역시나 혜성이네 부모님께서도 수능이야기를 꺼내셨고 우리는 다시금 입을 꾹-다물어 버렸다.
"헤헤-어머니, 저희 너무 떨려요!"
내가 분위기를 바꾸고자 해서 어머니께 살짝의 애교를 감미해서 말했지만, 점점 더 굳어져 가는 아이들의 표정.
그리고는 혜성이 어머니께서는 살짝 웃으시고는 말씀하셨지.
"호호,애들아 아줌마가 미안!주책이였지?밥먹는 자리에선 공부 이야기 하면 안되는 거였는데…,그럼 먼저 나가볼테니까 너희끼리 저녁식사 맛있게 하구 나와야된다?"
혜성이네 어머님은 민망한듯 연신 헛기침을 하시면서 부엌을 빠져나가셨고, 침묵속에 휩싸인 우리들은 다시금 하하호호 웃으며 밥을 먹을 수가 없었고, 혜성이네 집에 처음으로 와본 도 원혁이는 어색한 듯 혜성이네 집을 연신 둘러보고있었다.
"아…수험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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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안녕히계세요!"
"응응, 우리 새아가 나중에 또 와!"
혜성이네 어머님은 웃으며 우리를 집 앞까지 마중나와 주셨고, 아마도 그 이유는 아까 자신때문에 침울해진 저녁시간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보였다.
"네 어머니!수험 끝나고 뵈요!"
어머님은 우리가 안쓰러우신 듯, 갑자기 나에게 달려오시더니 꽉 안아주시고는 우리들에게 복주머니마냥 비슷한 주머니에 무언갈 꽉 채워서 우리 손에 하나씩 들려주셨다.
그리고 우리가 점점 혜성이네 집 쪽에서 멀어져 오면서 풀러본 그 주머니안에는 초콜렛이며, 엿,사탕 들이 가득했다.
"와, 아줌마 열라 감동."
해강이가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훔치는 척 하더니만은 이내 주머니를 가슴에 부둥켜 안고 말했어,
다른 아이들도 혜성이네 어머님의 배려에 감동 한 듯이 보였고 나 역시 또한 그랬고 말이야.
지이이잉-지이이잉-
그때 내 주머니속에서 핸드폰 진동이 울렸고, 액정에 뜬 이름을 보아하니 혜성이였다.
"응 혜성아 어쩐일이야?"
-지금 집에 도착했어?
"아니, 지금 애들이랑 같이있어.왜?"
-응아니,조심하라구….
"피-애들이랑 있는데 뭐가 그렇게 걱정되서 그래!걱정마!"
-응응,조심해서 가!
뚜뚜..뚜뚜....뚜..
그렇게 혜성이의 전화가 끊겼고, 아이들은 아직도 적지않은 감동에 차있는 듯 했다.
나는 그런 녀석들 뒤로 걸어가면서 살짝 옅에 웃어보였고, 이런 혜성이 어머님의 행동이 신기한 듯 계속해서 주머니를 뒤적여 보는 도 원혁의 모습에 풋-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해강이와 강함이 녀석들은 우리집과 반대 방향이였기 때문에, 아까금 헤어졌고 우연치 않게 도 원혁 녀석과 집이 같은 방향이여서 같이 걸어가는 중이였다. 적잖은 침묵만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온 혜성 그새끼 어머니도 되게 대단하시다."
"응?"
"이런것까지 일일히 챙겨주셔?"
"아…,어머님도 선생님이셔서 우리마음 잘 아셔서 항상 챙겨주시는거야."
내 말에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도 원혁, 근데 이 녀석집이 어딘거지?
이 녀석을 알게 된지도 어느덧 꽤 된것 같은데 이 근처에서는 이 녀석을 한번도 마주친적이 없었기 때문에.
"근데 너희집은 어디야, 도 원혁?"
"저기."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녀석이 가리키는 곳은, 다름아닌 우리 옆집이였다.
우리 옆집, 혜성이네 집 마냥 큰 집이였다. 근데 저 곳이 정말 도 원혁의 집이였다고?
"진…짜야?"
"응, 너희 옆집인데."
'너희 옆집인데.' 이말인 즉슨, 이 녀석은 우리집을 알고 있었고 이미 내가 어디 살고있는 줄도 알았다는 말?
내가 녀석을 향해 경악스러운 얼굴로 녀석을 쳐다보면은 녀석은 왜 그러냐는 듯이 날 빤히 쳐다봤다.
"난 너 본적 단 한번도 없어."
내 말에 녀석은 피식-하고 웃어보이더니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말했다.
"응, 우리집은 이 쪽 문 말고도 반대편쪽으로 문이 하나 더 있으니까."
"뭐?"
내가 녀석의 말에 놀란 듯이 녀석을 빤히 쳐다보면, 이내 녀석은 이런 내가 웃기다는 듯이 배를 잡고 껄껄 웃었다.
뭐가 그렇게 웃기다는 거지?
"일부러 너랑 안 마주칠려고 그쪽으로 다녔어."
"…왜?"
내 말에 녀석은 잠깐 얼굴을 굳히더니, 다시금 얼굴을 풀고는 내게 말했지.
"가슴 아픈 상처를 그렇게 도려내야만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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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음,미안."
나는 녀석의 말에 당황해버렸고, 먼곳을 향해 시선을 두고는 말을 얼버부렸다.
그랬더니 녀석이 날 우리집께로 등을 확-밀어버렸고, 나는 어느샌가 우리집 앞에 다다라있었다.
내가 뒤돌아 그 녀석을 보아하면, 예전에 몇번 그랬듯 정말 예쁜 웃음으로 내게 손짓하고 있었다.
"잘가라!"
녀석의 시원스런 목소리가 내 귀를 자르르하고 울렸고, 나는 녀석에게 들리지 않을 대답을 해버렸지.
"미안…,너 같은앨 좋아해주지 못해서 미안."
* * *
/며칠 후,
"응, 엄마.나 이제 독서실 다니기로 했어."
엄마에게 오랜만에 용돈을 달라고 했고, 얼마 전부터 난 혜성이와 독서실을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앞으로 싸움질이건 뭐건 시비가 들어와도 그냥 자연스레 넘어갈 생각이였고 사고 또한 치지 않기로 했다.
정말 이제 우리가 수험생이니까….
"혜성이랑 다니는거야?"
"응, 혜성이 어머니는 허락해주셨대."
엄마는 '혜성이 어머니'라는 말에 금방 지갑에서 돈을 꺼내어 내게로 넘겨 주었다.
만원짜리가 두둑히 담긴 내 지갑을 흐뭇하게 바라보고는 그렇게 집을 나왔고, 여전히 아침마다 우리집 앞에서 날 기다리는 혜성이가 보였다.
"엄마 설득 성공!"
혜성이는 이내 씨익-하고 웃어보였고, 나는 혜성이의 팔에 팔짱을 끼우고서는 우리집 비탈길을 내려갔다.
"난 있잖아, 되게 실감이 안나.우리가 벌써 고3이고 수험생이라는게."
"응나도 그래….난 초등학교때나 중학교때, 내가 수험생이 될거라는거 정말 상상도 못했거든."
혜성이가 내 말에 이어 대답했고, 나는 혜성이의 말에 공감하여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그리고 어느샌가 다다라버린 학교. 오늘따라 왜 이렇게 학교가 붐비는 건지.
"우와, 사람 되게 많다 오늘따라."
"그러게…이제 곧 수험이라서 그런가, 고3애들이 되게 빨리오네?"
그랬다, 곧 수험이라서 그런지 고3학생들이 다른때보다 더더욱 빨리 왔고 그러므로 인해 이른시간에도 학생들이 붐볐던 것이었다. 물론, 예외도 있다. 서해강이나 차강함 녀석들 같은 녀석들은 늦게 온다는 것.
* * *
"나나나, 오늘 실기보러가!"
"어?"
갑자기 3교시가 끝나고 난 후, 해강이가 급하게 가방을 싸더니만은 저런말을 내 뱉아내는 것이 아닌가?
실기라니? 갑자기 왠 실기?
"나 종합학교에 원서 넣었거든, 오늘 그거 실기보는 날이야."
"뭐?너 그런말 없었잖…."
그랬더니 내 말을 뚝-하고 끊어버리고는 다시금 말을 이어가는 녀석.
"그런말을 하지 않은게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 못한거야.여튼 나 오늘 실기보러 가는 날이니까 안녕안녕!"
그리고는 해강이는 재빠르게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순식간에 내 앞자리는 텅텅비었고 옆에는 강함이 혼자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하고 있었다. 나와 혜성이는 어이없다는 듯 마주보고는 웃고있었다.
"그래도, 자기가 하고 싶은일이 뚜렷하니까 다행이지 뭐."
여지껏 말을 하지않았다는 것에 서 해강 녀석이 괘씸하지만, 그래도 난 녀석이 부럽다.
자신이 원하는 꿈을 정확하게 가지고 있다는 그것 자체로도 우리는 부러워해야 하는 거니까.
"휴…,넌. 넌 커서 뭐하고 싶어?"
"음, 글쎄?난 아직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그냥 난 가르치는거 하고 싶다."
"가르치는거?막 선생님 같은거?"
"응,나 같은 애들도 있는지 한번 맡아보고 싶어.근데 나같은 애들이 많으면 참많이 고생할 것 같아서…."
해강이로 인해 나는 오늘 내 꿈을 단정지어 버렸다, 선생님.
그리고 내 목표가 생겼다. 꼭 사범대학을 가야 한다는 것.
"꼭 해, 선생님 꼭 돼서 나랑 결혼해.너 선생님 하면 나도 선생님 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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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수능 D-1
"자, 오늘은 예비소집일이지?너희가 준비한만큼의 댓가는 톡톡히 치룰거라고 믿는다. 너희가 열심히 했다면 그만큼의 결과가 나올 것이며, 또 그렇지 않은아이들은 잘 찍어야 댓가가 나오겠지. 내 제자들아 난 너희를 믿는다."
종례하실 때, 담임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말씀이였다.
몇몇 아이들은 긴장과 피로함으로 살짝 얼굴을 구긴아이들도 있었고, 너무나도 긴장했던 탓인지 울어버린 아이들도 있었다.
반면에 나와 혜성이는 그저 그렇게 평온했다. 그냥 내신시험 마냥 본다고 편하게 생각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이거 받아."
"응?이게 뭔데?"
혜성이가 날 집앞까지 바래다 주고는 돌아서는 길에 내게 넘겨준 것, 그건 핑크색 쇼핑백이였고 그 안에는 엄청난 양의 초콜렛과 사탕 그리고 청심환이 있었다. 난 녀석에게 아무것도 해준게 없다.
"야 이거…그럼 내가 너무 미안해지잖아."
"필요없어 난, 너 떨지 말라고.내일 시험잘보고 만나."
"응 알았어. 미안하구…너도 내일 시험잘봐!"
그리고 날 꽉 안아주고는 점점 멀어져가는 혜성이, 나와 녀석이 사귄지도 어느덧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지금은 서로가 수험생이 되어 수능날 D-1이 되어버리다니….
* * *
/수능 D-DAY
"딸, 잘할수있지?"
"응응 딸만 믿어!"
"응,그래…엄마가 우리딸 아니면 누굴믿어?"
엄마는 시험보러가는 날 집앞까지 마중나왔고, 혹여라도 늦을까봐 집앞에 콜택시를 불러놨다.
근데 집앞에 막 나왔는데 누군가가 우리집 앞에 서있었다.
"저거 누구야?"
엄마도 이상한 듯 그 사람을 가리켰고, 뒷모습을 보아하니 혜성이는 아닌 것 같았고. 그럼 혹시….
"도…원혁?"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은 듯 그 아이의 이름을 불렀을 때, 뒤를 돌아보았고 역시나 그 아이는 도 원혁이였다.
수능날 아침부터 무슨 일이지?
"무슨일이야?"
"이거 받으라고…."
그러면서 녀석이 나에게 건넨건 어제 혜성이가 건네 준 쇼핑 백 크기와 비슷한 크기의 쇼핑 백.
여기에도 아마 사탕과 초콜렛이 가득한 듯 했다.
"온 혜성이 먼저 줬을 것 같긴 해도, 그래도 받아라."
그리고는 내게 그 쇼핑백을 넘기고는 먼저 휘적휘적 멀어져 가는 도 원혁.
나는 내 손에 들린 그 쇼핑백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결국 엄마에게 그 쇼핑백을 넘겨버리고는 택시에 올랐다.
이제 수험장에 도착하면 핸드폰도 못 볼 상황이 될테니까 우선 핸드폰도 꺼놓고 말이다.
"아자아자 화이팅!"
수험장 앞에 서서 딱 들어가기 전 '화이팅'구호를 외치고는 당당하게 수험장으로 들어섰다.
물론, 다른 아이들과 다름없이 떨리긴 했지만 아침에 혜성이 녀석이 준 청심환을 먹고 와서 그런지 덜 떨렸다.
* * *
"꺄아!수능도 끝이 났구나!"
나와, 혜성이, 그리고 해강이, 강함이, 마지막으로 도 원혁까지.
우리 다섯사람은 수능이 끝나고는 번화가 호프집에 모여 알코올 섭취 중이였다.
"어때, 시험은 잘 본것 같고?"
"너가 잘봐봤자 뭐하냐?넌 실기로 보면 장땡이잖아."
"응응,그렇지 뭐."
해강이는 이미 실기를 보았기 때문에, 수능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지만 기념이라면서 수능을 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머지 우리 넷은 예체능 계열이 아니기 때문에 수능에 올인해야 했고, 난 그냥 그럭저럭 본 것 같았다.
나중에 가채점을 해보면 답은 확실히 나오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때,
"어?너희 혹시 그 단아고의 '전설'아니야?"
누군가가 내 어깨를 툭툭쳤고, 오랜만에 들어보는 '전설'이라는 이름에 우리는 고개를 그 사람에게로 틀었다.
37
A legend of School
우리는 그들을 전설이라 부른다
Start.
"맞네, 미친년."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그 아이, 송인지가 내 눈에 적나라하게 비춰졌고 그 순간 아이들의 표정은 굳어져 버렸다.
특히 도 원혁의 얼굴은 정말이지 웃음끼라고는 찾기도 어려울 만큼 굳어버렸다.
"수능 끝나고 시비야?"
내가 황당하다는 듯 송인지의 손을 탁-하고 쳐내어 버렸고, 송인지는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듯 피식-하고 웃었다.
이거 더럽게 기분나쁘네?
"재밌어?우리 원혁이랑 잘 지내고 있으니까 기쁘니?"
그리고 어느새 그 아이의 눈에는 촉촉하게 눈물이 맺혀버렸고, 하지만 나는 그 아이가 괘씸했기 때문에 피식-하고 코웃음을 쳐줘 버렸다.
"응, 너무 행복해.기뻐 죽겠는데 어쩔까? 왜? 넌 보고싶어도 못보니까 서럽니?이제와서?"
"너…너!"
송인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듯 연신 손가락질을 해대며, 나에게 말했고 나는 게으치 않았다.
그리고 이내 원혁이 녀석이 일어나서 송인지를 끌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진짜 쟤는 나날이 갈 수록 무개념이 되어가나봐."
해강이가 앞에 놓인 잔을 비워버리고는 말했고, 혜성이는 굳은 표정을 풀지 않은 채 원혁이 녀석과 송인지가 나간 그 문만을 계속해서 주시할 뿐이였다.
"온 혜성, 나 괜찮으니까 빨리 술이나 마셔.너 지금 기분 더럽잖아."
내 말에 혜성이는 짜증난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는 앞에 있는 술잔을 갑자기 비워냈다.
나도 뭐 게으치 않다는 듯 어깨를 한번 으쓱이고는 술잔을 비워냈고, 30분이 지났어도 그 아이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어느새 우리는 헤롱헤롱 멍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물론 나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제외했다.
* * *
/그리고 한달 후 학교.
"너희 그렇게 수능 끝나고, 이제 졸업밖에 안남아서 학교도 안나오고 그럴거냐?"
"에이, 그런거 아니에요 쌤~"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에 동요했고, 오늘은 드디어 수능본지 한달 째 되는 날이였다.
오늘은 수능 결과가 나오는 날이였고 모든 아이들은 그로인해 학교에 등교한 것.
물론 나또한 여지껏 학교를 안나왔던 건 사실이지만, 다른아이들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너희들의 결과가 내 손안에 쥐어져 있다, 떨리나?"
"네!!!!!쌤 떨려요, 얼른 주세요!"
그리고 점점 선생님의 손놀림이 빨라졌고, 말도 빨라졌을 때.
"32번 한아름."
이윽고 내 이름이 마지막으로 불리워 졌고, 성적표가 내 손안에 있었다.
제발…하는 생각으로 눈을 딱감고 성적표를 폈다.
그리고는 다시금 성적표를 접어버렸지.
그랬더니 혜성이와 해강이, 강함이가 모두들 시선을 내게로 쏟아버렸고 나는 당황해서 '하하'하고 그저 웃어버렸다.
"왜?어떤대?"
강함이가 궁금하다는 듯 얼굴을 내게로 들이 밀었고, 나는 그 모습이 부담스러워 성적표를 우왁스럽게 녀석에게 넘겨버렸다.
그리고 녀석들은 내 성적표를 금새 휙-하고 펼쳐보더니만은 이내 성적표와 내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뭐야, 내얼굴에 뭐 묻었어?"
38
A legend of School
우리는 그들을 전설이라 부른다
Start.
"한아름, 너 온 혜성 버리고 나랑 결혼해."
"뭐?"
갑자기 다짜고짜 튀어나온 강함이의 당황스러운 말에 얼굴이 벌게져 버렸고, 그 말이 튀어나온 순간 반사적으로 혜성이가 강함이에게 헤드락을 걸어버렸지.
그러게, 왜 하필 그런말을 혜성이 앞에서 말해서….
"너 원하는거 그거 할 수있겠다!"
"응?"
그리고 이윽고 해강이가 강함이의 손아귀에서 내 성적표를 빼내어 보더니만은 내 뱉어낸말, 내가 원하는거 그거?
"너가 원하는거 있잖아, 선생님!"
해강이가 얼굴에 큰 웃음을 띄고는 내게 말했지, 그랬지…내가 원하는건 얼마전 선생님으로 굳혀버렸으니까.
그리고 내가 계속해서 '선생님'만을 되뇌이고 있을 그때에, 혜성이가 잔을 탁-하는 소리와 함께 놓으면서 말하더라.
"너 선생님하면, 나도 선생해."
"뭐?!"
혜성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우리의 눈은 동그랗게 커져버렸고, 해강이와 강함이, 그리고 내가 동시에 '뭐'라고 물었을때 혜성이는 당황한 듯이 우리에게서 한발짝 멀어지듯이 뒷걸음질 쳤다.
"한 아름이 선생하면, 나도 선생한다."
"…혜성아 너 정신줄 놨지?"
강함이가 혜성이에게 너무 진심물어보듯 물어봤지만, 혜성이는 진지하게 다시금 말했어. '아니'라고 말이야.
우리는 이런 혜성이의 행동에 경악했고 혜성이는 의아하다는 듯 나만 빤히 쳐다봤다.
"정말?너 진짜 나 교사하면 너도 교사 한다고?"
"응, 못할게 뭐있는데. 나 군대 갔다와서 너랑 결혼하고 선생같이 하면 되지."
자신의 앞에 놓인, 안주를 오물오물 먹으면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대답하는 혜성이.
그리고 혜성이가 한 한마디에서 제일 귀에 틔였던 말. '군대갔다와서' 라는 말.
"군…대?"
내 말에 혜성이가 왜 그러냐는 듯 날 쳐다봤고,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생각했지.
혜성이도 남자니까 당연히 군대를 갔다와야 하는 건데, 나는 왜 이렇게 아쉬운 걸까.
"응, 가야지.얼른 갔다올게, 기다려."
혜성이가 어느새 내 손을 꽉 잡고는 말했지, 근데 난 녀석의 빈자리가 너무 클것 같아서 나도모르게 울어버렸어.
혜성이 품에 안겨서 펑펑 아주 서럽게 말이지.
* * *
/그리고 2년 후, 단아고등학교.
"응, 선생님의 멋진 남자친구는 아마 멋진 남자가 되서 돌아올꺼야."
"와아~선생님!선생님도 저희학교 나오셨다그랬죠?!"
"응,아마~선생님도 9반이였을걸?"
정말이지, 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년이 지난 지금.
내 모교 단아고등학교에서 교생 실습을 하고있는 중이다.
그것도 우리반이였던 3학년 9반 교실에서 말이지.
"우와, 선생님선생님! 혹시 남자친구 사진은 없으신 거에요?"
아이들이 하도 내 첫사랑 이야기에 남자친구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서 어쩔 수 없이 혜성이 이야기를 해주었고,
그랬더니 지금은 사진이 있냐는 둥 많이 보고 싶냐는 둥…더 큰걸 바라는 것 같다.
"곧 있으면 멋지게 제대한다 그랬거든!"
"아정말요?아참, 그 선생님 친구 또 연예인도 있다 그랬잖아요!누구에요?!"
또 녀석들이 내게 묻는 그 연예인, 아마도 그 사람은 열심히 연습해서 지금 막 신인 가수가 된 해강이.
강함이는 자신의 꿈을 위해 머나 먼 미국으로 빠져나가 버렸고.
"음, 전설."
"네?"
"얘들아 혹시 'Legend'라고 들어본 적 있어?"
"레전드요?"
내 말에 아이들은 잠시 고민하더니, 예전 내 자리. 창가 쪽에 앉아있던 한 여자아이가 번쩍 손을 들어.
"요즘 나온 그 신인그룹 말씀하시는거에요?! 해강이오빠랑, 환이오빠있는…."
빙고, 그 아이의 입에서 나온 그 '해강'이라는 그 사람이 내 친구.
2년 전 단아고등학교의 '전설'이였던 그 서해강이다.
"서 해강, 레전드의 서해강. 그 사람이 내 친구야."
"우와!진짜요?!그 오빠 되게 잘생겼던데, 그오빠랑 우리랑 두살 차이밖에 안나요!"
"어…그럼 선생님 나이까지 계산되!우와, 선생님 그물 하나에요?"
녀석들은 머리가 참 빨랐다, 그리고 내가 나이 이야기가 나와서 당황하고 있는 그 순간이였다.
누군가가 갑자기 복도쪽 창문을 가리키며 크게 소리질렀다.
"우왁!!!!!!!"
그리고 나도 녀석들의 비명에 복도쪽 창가를 돌아보면, 돌아보면…그 아이가 서있었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아직도 사랑하는. 너무나도 보고싶었던 그 아이, 온 혜성이 예쁘게 웃고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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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들을 전설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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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누구에요?! 진짜 잘생겼다!"
"완전!!!!!!!내 남자친구해요!!"
"이름이 뭐에요?"
아이들이 창문에 다닥다닥 달라붙어 혜성이에게 말을 걸었고, 나는 그자리에 굳어버린 채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혜성이가 9반 앞문을 향해 다가섰고. 이윽고 녀석이 앞문을 열어 재꼈을때,
"네가 많이 보고싶었어."
라며 자신의 등뒤에 숨겨진 커다란 꽃다발을 내게 내 밀었다.
아이들은 이게 무슨 상황이냐는 듯 눈이 커다래졌고, 나는 감동도 받았으며 또한 녀석이 너무 많이 보고싶었었기 때문에 바닥에 주저앉아 울어버리고 말았다.
"나도…,나도 네가 많이 보고싶었단 말이야."
아이들은 우리 둘, 한아름과 온혜성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고.
혜성이가 주저앉아버린 나를 일으켜 세워주었고, 그리고 그 순간 이였다.
혜성이가 나를 잡아 당겨버림으로 인해 나는 혜성이의 가슴팍에 팍-하고 안겨버렸다.
"우와, 되게 잘어울린다…."
아이들은 손뼉을 짝짝쳐주며, 우릴 축복했고.
그 순간 혜성이가 내 귀에다 대고 작게 속삭인말. '우리 결혼하자'
* * *
"너희 미친거야?진짜?온 혜성 너 제대한지 얼마나 됬다고!"
"제대 했으니까 하는거야, 병신."
해강이는 바쁜 스케줄을 다 펑크내버리고는 혜성이가 제대했다는 이유로 우리 집으로 왔다.
아니, 우리 아지트로 왔다.
그리고 아까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고, 해강이는 크게 놀랬다.
반면 원혁이 녀석은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혜성이가 제대한다는 소식을 어떻게 알았는지 강함이가 금세 출국하여 우리 아지트로 찾아왔다.
"온 혜성, 진짜 흘려가며 하는 말 아니였냐?"
"내가 언제 말 흘리는거 봤어?"
강함이의 장난스런 말에 혜성이는 기분이 상한 듯, 강함이를 노려보며 말했고 강함이는 '하하'하고 머쓱이 웃으며 말했지.
근데 말이야, 정말 내나이가 고작 21밖에 안됬는데…. 벌써 시집가도 되는건가?
"그래서.언제 결혼한다고?"
"빠르면 빠를수록 난 좋아."
"아름아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응?…나 말하는거야?"
"그럼 너 말하지, 우리가 말하는 아름이가 너 말곤 또 없잖아."
강함이가 나에게 질문했고, 나는 살짝 고민되는 마음에 말끝을 흐렸다.
그랬더니 혜성이가 내손을 꾹 잡고는 말했어.
"우리 이번달 안에 해버리면 안되?"
이번 달 안?
그렇다면, 아직 3주 채 남지 않았다.
3주안에 결혼식을 하겠다고?
"어…그게, 저기…."
"좋아, 하는걸로 간주할게. 엄마한테 당장 말씀드려야 겠다."
혜성이는 우물쭈물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살짝 웃고는 정말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우리 엄만 분명히 혜성이랑 결혼한다고 말하면 뻔히 좋아할게 눈에 훤했기 때문에 따로 연락하지 않아도 됬다.
얼마 전, 혜성이가 군대에서 언제 제대하냐며 얼른 제대해서 너와 결혼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수십번도 넘게 들어버린 나는 엄마께 그런 말씀을 드린적이 있었지, '혜성이오면당장결혼해버릴거야' 라고.
그랬더니, 난 엄마가 크게 화내실 줄 알았는데 엄만 그러시더라.
'정말이야?그렇다면 엄마는 대환영이지.' 라고….
"너네들 우리 결혼식에 안오면 죽을 줄 알아, 특히 서해강. 너 빵빵한 연예인들 데려와야 된다?"
"뭐?"
해강이는 혜성이의 말에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고, 혜성이는 장난스레 웃으며 말했지.
"우리 축가는 멋진 놈이 불러줘야 할 거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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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들을 전설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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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혜성이의 말에 해강이는 어이없다는 듯 계속해서 혜성이를 노려봤고, 혜성이는 그에 게으치 않고 계속해서 내 머리를 빙빙돌려가며 만져댔다.
"그럼 서해강 너가 멋진 노랠 불러주던지."
"좋아, 오케이.그럼 출연료 같은것도 주냐?"
"뭐?"
혜성이는 장난스런 해강이의 말에 황당하다는 눈으로 쳐다봤고, 해강이는 신나게 웃으며 말했지.
"새끼, 농담인데 뭘 그렇게 잡아먹으려 들어."
그리고 시작됬지, 온혜성과 한아름의 결혼식 준비가.
세상에 찾아보면 어떻게 이런 커플이 있을수가 있을까?
제대한지 하루도 채 되지않아,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하고 결혼을 하자고 하는.
그리고 한달도 채 남지 않은 그 달에 결혼식을 올려버리자고 하는 그런 사람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야 온혜성."
그리고 그때였다, 원혁이녀석이 헤실거리는 혜성이의 이름을 나즈막히 불러재낀 것은.
혜성이는 살짝 풀려버린 눈으로 원혁이를 보았고, 원혁이는 쓰게 웃으며 말했지.
"한 아름 울리면, 넌 내 손에 죽는거야."
* * *
"우와, 선생님 정말 결혼하시는 거에요?"
"하하, 응 그렇게 되버렸네."
"와~잔치국수 먹으러 가야겠어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내 결혼사실을 알렸고, 녀석들을 처음엔 살짝 놀라는가 싶더니만은 이내 짝짝짝 하고 박수를 치며 날 응원해 주었어. 정말 이럴때 내가 교생이라는 사실이 정말 행복하더라.
"응,고마워 얘들아. 근데 미안해…결혼하면 앞으로 너희 볼일 드물어 질 것 같아서."
"에이, 애기낳구 꼭 놀러오세요!아…,그때 되면 저희도 없을텐데."
"여튼, 결혼식엔 꼭 와.와서 맛있는 거 많이 먹구가."
그랬더니 아이들은 열광하며 '네'라는 소리를 연발해 댔어, 내 예쁜 첫 제자들에게 내 멋진 결혼식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건 정말 나에게는 무엇보다 더한 행운일 테니까.
* * *
/결혼식 당일.
"으앙…엄마 나 결혼안할래, 시집안갈래 나."
나는 결혼식은 30분 앞두고 서는 신부대기실에서 엄마에게 안겨 울고 있다.
이런 딸이 어디 있을꼬, 또한 이런 신부가 어디 있을까?
그리고 두 눈을 가리고는 저벅저벅 들어오는 턱시도를 입은 한 남자, 온 혜성.
"너 진짜 울고 있어?한 아름 너 울어?"
"바보야, 너 눈으로 직접 보면 되잖아."
혜성이는 두 눈을 꽁꽁 가려버리고는 내게 말로만 내 뱉고 있는 중이였고, 나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혜성이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랬더니 혜성이가 나한테 내 뱉어낸 말이 뭔줄 알아?
"결혼 하기 전에 신랑이 신부 얼굴 보면 안되는 거랬어."
녀석은 옛말을 그대로 믿고 있었다, 나는 그런 혜성이의 귀여움에 피식-하고 웃고 말았고 혜성이는 여전히 두 눈을 가린채 천천히 내 앞으로 걸어와 더듬더듬 거리더니 이내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병신, 울지말고 꼭 너 행복하게 할게. 맨날 웃게만 할게."
녀석은 날 달래고 있었다, 몇년동안 항상 녀석은 날 달래주기에 바빳다.
내 잘못이여도 녀석은 항상 내게 미안하다며 사과하기에 바빳고, 나는 그런 녀석을 미워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녀석은 내가 화를 내도 항상 참았고, 오히려 미안하다며 손바닥을 붙히고는 비는 시늉을 했다.
항상 녀석에게는 내가 먼저였다, 자신보다도 내가 먼저인 녀석이였다.
"나 울리면, 진짜 확 가출해버릴거야."
녀석의 말에 난 장난스럽게 대답했고, 녀석의 손길에 나는 드디어 울음을 그치고 살짝 웃었다.
엄마는 그런 내 등을 토닥여 주었고 곧 식이 시작할 거라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혜성이는 조심스레 신부대기실을 빠져 나갔다.
"딸, 곧있으면 식 시작한다. 얼른 준비해야지?"
엄마는 날 일으켜 세워주었고, 눈물덕분에 다 번져버린 내 화장을 다시금 덧칠해 주었다.
속으로 '화이팅,울지말자'를 연신 되풀이 하는 나.
그때였다, 신부대기실과 웨딩홀 전체를 울리는 사회자의 말이 들려온 것은.
"곧, 온 혜성군과 한 아름양의 결혼식이 거행되 올 예정이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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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egend of School
우리는 그들을 전설이라 부른다
Start.
사회자의 말이 들려오니 긴장되었던 마음이 좀 더 무거워져 버렸고, 내 오른쪽손에 부케를 꽉 움켜쥐고서는 높은 굽의 하이힐 덕분에 뒤뚱뒤뚱 신부대기실을 빠져나왔다.
식장으로 가까워져 올 수록 내 눈앞에 보이는 건 나와 혜성이의 결혼식을 기다리고 있는 하객들, 그럴수록 더 떨린다.
"후아…엄마, 나 진짜 딱 죽을꺼 같아."
내 뒤에 서 있던 엄마쪽으로 몸을 틀어 말했고, 엄마는 그런 나를 꽉 안아주면서 환하게 웃더라.
나이도 채 몇 안먹은 딸을 시집보내는 우리 엄마에게 너무 미안했지만, 그런 날 환하게 웃으며 배웅해 주니까 그게 또 난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나버렸다, 에씨 젠장.
"우리딸 힘내고, 엄마는 먼저 들어가 있을게?"
엄마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는 내 등을 토닥여 주고는 먼저 식장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이젠 나 혼자다.
그리고 곧 내 옆에 서는 혜성이와 함께, 그렇게 나와 혜성일 기다리고 있는 하객들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려 한다.
"자신있나요!"
"…."
"자신있나요!"
"…."
혜성이가 어느새 내 옆으로 와 섰고, 혜성이는 내 어깰 꽉 부여잡고 말했지.
하지만 난 녀석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어, 왜냐면 정말 혜성이가 이제 내 남자친구가 아닌 남편이 된다 생각하고
또 이젠 나 혼자가 아닌 녀석과 함께라는 생각이 뭔가…울컥했을까?
그런 날 한번 스윽-쳐다보더니, 이내 혜성이는 푸우-하고 크게 한숨을 내 쉬어 버리더라.
"나만 믿어, 무조건.오케?"
"…잘 할수 있을까?"
나는 걱정이 한가득 묻어나는 얼굴을 하고는 내게 말했고, 나는 그런 혜성이에게 짧게 물었다.
그랬더니 녀석은 이내 빙긋 웃으며 말했어.
"한 아름은, 무조건 온 혜성한테 기대면 되는거야."
* * *
"자, 신랑신부 두 분의 모습이 제 눈으로 보이네요. 이제 결혼식을 거행해야 할 때가 된것 같습니다!"
사회자의 큰 목소리가 식장안을 쩌렁쩌렁 울리는데, 긴장한 나머지 내 귀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결혼행진곡의 피아노 곡주가 잔잔하게 울려퍼졌다.
"신랑 신부, 입장!"
사회자의 목소리에 천천히 움직이는 혜성이의 발, 그리고 나또한 녀석덕분에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눈을 꾹 감고 걸어가고 싶은데 그러다가 결혼식장이 발칵 뒤집혀 버릴까봐 그러지는 못하겠고, 두근대는 심장을 꽉 부여잡고는 천천히 천천히 앞만 보고 향했다.
"잘하고 있는거야, 천천히가 아름아."
혜성이가 나에게만 들리도록 지시해 주고 있었고, 혜성이의 팔짱을 끼고 가는 나는 온몸이 부르르 떨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느새 나와 혜성이는 주례사님의 앞쪽에 다다랐다.
모든 사람들이 나와 혜성이에게 주목해 있고, 주례사님 또한 우리둘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괜한 긴장감에 고개를 살짝 숙였고 그런 나를 혜성이는 웃겨죽겠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천천히 주례사님의 말씀이 시작되었고, 난 내가 대답해야 할 그 부분에서만 대답했다.
"자, 그럼 온 혜성군과 한 아름양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한 축가가 있겠습니다. 신랑 신부의 평소 절친이라고 하는 요즘 뜨는 아이돌 가수라고 해야하나요? 레전드의 서해강님이 오셨네요-"
사회자의 말에 축가를 부른다는 그곳을 보았을때는, 정말 해강이가 씨익-하고 웃으며 나와 혜성일 쳐다보고 있었다.
연예인을 불러달라고 한 말에 대충 얼버무렸던 해강이가 정말 우리 결혼식에 와주었다.
"서 해강 왔네?"
혜성이가 살짝 웃으며 말했고, 나또한 혜성이와 함께 웃으며 말했지.
"응, 서 해강 삐쳐서 안 올줄 알았는데. 자기가 축가부르러 온 것 좀봐."
나와 혜성이의 작은 속삼임이 끝나고, 해강이의 축가가 점점 시작했다.
"새하얀 드레스 수줍은 발걸음, 꿈꾸는 설레임…나만을 믿고 내곁에 선 소중한 그대 차가운 시선이 우릴 막아 설 땐, 슬퍼도 했지만 어느새 그댄 사랑으로 날 감싸주었죠."
천천히 해강이의 축가가 시작됬고, 어느새 내 눈은 촉촉히 눈물로 젖어가 버렸다. 빌어먹을.
혜성이가 내 어깰 꽉 감싸 주었고 나는 계속해서 눈물을 적셔 내려갔다.
어느새, 해강이의 축가가 끝에 다다랐고, 해강이의 눈은 신나게 웃고있었다. 정말 신나게.
"세상 모든 기쁨과 슬픔도 사랑, 함께 나눌 사람을 난 찾은거죠. 약속할게요 더 이상은 외로움 없을 거란걸…."
마지막으로 해강이의 목소리가 예쁘게 식장을 울렸고, 하객들의 박수소리가 쩌렁쩌렁 내 귓가에 울릴 그즈음에 혜성이가 내 얼굴을 휙휙 훑어보며 말했지.
"이제 곧 사진찍어야 되는데, 하나밖에 없는 결혼식 사진 퉁퉁 부어서 찍을래?"
"응?…."
나는 당황스러운 얼굴로 혜성이를 쳐다보았고, 혜성이는 나를 보며 씨익-하고 웃더니 다시금 말했어.
"이제 좀, 얼굴 펴고 웃으라구요."
자신의 입가를 주욱-하고 늘려버리는 혜성이 덕분에, 나는 피식-하고 웃어버리고야 말았다.
정말 온 혜성은…,
..
"자자, 얼른 찍습니다!찍어요!"
나와 혜성이 뒤로 학교 동창들과 아는 지인들, 그리고 친척들이 쭈루룩 뒤에 섰고 나와 혜성이는 나란히 팔짱을 낀 채 다정하게 웃고 있었다. 해강이와 강함이는 나란히 끝에서서 나와 혜성이의 결혼식 사진에 어긋나는 브이자를 예쁘게 그리고 있었다.
"나 행복해도 되는걸까 이제?"
내가 신혼여행을 떠나는 웨딩카에 앉아 혜성이의 어깨에 기대어 있으며 말했고, 그러면 혜성이는 내 머리에 자신의 머리를 맞대고는 말했어.
"응, 한 아름이 온 혜성의 사람인 이상 죽었다 깨나도 무조건 행복해."
"푸하…, 온 혜성. 진짜 너 만난거 나 잘한거지?"
"응응. 완전 잘한거지, 한 아름 인생에 최고인 사람이다 온 혜성."
정말 온 혜성은…, 한 아름 인생에 있어서 항상 최고인 사람인가 보네요.
-우리는 그들을 전설이라 부른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