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님 주최로 모임 가진 신사동 미슐렝 1스타 프렌치 레스토랑 라미띠에 후기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0542395906DEDE2D)
도산공원 사거리 인근 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라미띠에 레스토랑.
입구 현관에 미슐렝 1스타 명판이 떠억하니 붙어 있습니다 ^^
프랑스어로 '우정'을 뜻하는 라미띠에는 호텔을 제외한 한국 로컬 프렌치 레스토랑 중에서는 '빨레 드 고몽'과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는 곳이었습니다. 두 곳 다 99년에 생겼으니 햇수로 18년 동안 롱런하고 있는 명소라 할 수 있지요.
라미띠에는 현 장명식 쉐프의 국립 경주호텔학교 1년 선배인 1대 서승호 쉐프가 오픈했는데요.
2006년 장명식 쉐프가 인수한 이래로 쭈욱 오네쉐프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장명식 쉐프가 인수한 지도
이제 11년 째이지요. 식당 위치도 원래는 로데오 골목 근처에 있다가 몇년전 이 곳으로 이전해온 곳입니다.
장명식 쉐프는 라미띠에를 인수하기 전에는 조선호텔에서 오래 근무하신 분인데요. 해외 유학파 쉐프가 아닌
순수 국내파 쉐프입니다. 조선호텔 '나인스게이트' 와 지금은 없어진 '오킴스' 등에서 근무하시다가 호텔학교
선배인 서승호 쉐프의 업장을 인수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5A0395906DEDE21)
아담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내부. 오픈된 홀은 없고 모두 룸과 파티션으로 가려진 구조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6A4C395906DEDF1B)
아주 비싼 하이엔드 오디오는 아니지만, 꽤 좋은 소리를 내는 진공관 앰프와 스피커.
룸에 있는 스피커도 있지만, 홀에 있는 오디오만 켜서 방에서는 은은한 BGM처럼 음악이 들립니다.
책장에는 세계적인 요리사들의 레시피북과 요리책 원서들이 가득....
![](https://t1.daumcdn.net/cfile/cafe/2438BC395906DEDF03)
클래식하면서도 정갈한 테이블 세팅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1DD395906DEDF06)
테이블 웨어도 고급스럽고 예쁩니다 ^^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77F395906DEE015)
깔끔하고 단정하게 유산지로 덮혀 준비된 AOC 버터.
버터의 서빙 온도도 딱 적당해서 빵이 나왔을 때 딱딱하지 않고 바르기 편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5ADF395906DEE01B)
따뜻하게 서브된 식전빵. 바게트와 견과류빵 두가지.
바게트가 아주 맛있어서 리필...
![](https://t1.daumcdn.net/cfile/cafe/2239D6395906DEE103)
오늘의 메뉴
라미띠에는 단품 없이 코스메뉴로만 영업하는데, 대개 2~3 개월에 한번 정도로 메뉴를 리뉴얼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17E3B5906DEE129)
아뮤즈 부쉐
버섯 뒥셀 (duxelles) 소스를 곁들인 커스터드 (계란찜) 와 비트 콩포트와 사과를 곁들인 염소치즈 튀일.
프렌치에서 뒥셀/듁셀은 버섯과 각종 야채를 잘게 다져서 버터와 오일에 뭉근히 볶은 요리인데요. 주로
메인요리의 가니쉬로 내거나, 오리나 닭 등의 가금류 요리나 고기파이 등의 속을 채우는 스터핑 재료로
많이 쓰이지만, 이처럼 소스 뒥셀로도 써서 다른 요리의 소스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5D763B5906DEE10D)
앙뜨레로 나온 문어와 리코타 치즈 샐러드
부드럽게 삶은 문어 슬라이스와 리코타 치즈, 프리제와 허브, 비트 퓨레가 어우러져 상큼함을 줍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0DD83B5906DEE213)
어니언 스프 (수프 아로뇽)
라미띠에의 프렌치는 요즘 유행하는 유러피안 컨템포러리 프렌치나 아메리칸 프렌치가 아닌, 정통 클래식 프렌치와
모던 프렌치의 중간 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뮤즈나 차가운 전채 등에서는 좀 더 모던쪽에 가까운 레시피의
요리들이 나오는 편이구요. 더운 요리에서는 좀 더 클래식에 가까운 편. 물론, 클래식 메뉴도 레이아웃은 모던한 편.
![](https://t1.daumcdn.net/cfile/cafe/9990DB335A04789539)
'레스쁘아' 나 '그린 테이블'의 어니언 스프와 비교하면 농도는 좀 묽은 타입. 되직한 편은 아닙니다.
아마 짜지 않게 하려고 치즈를 조금 줄인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정통 프렌치 레시피로 조리하면, 아무래도
한국인 입맛에는 치즈의 염도 때문에 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그래도 장시간 제대로 볶아서
카라멜라이즈된 양파의 풍미도 좋고, 스톡의 풍미와 감칠 맛도 좋아서 맛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E143B5906DEE31D)
오늘의 생선으로 나온 농어 Branzino
국내산 농어가 아닌, 지중해 농어 (Branzino) 입니다. 우리가 일상용어로 다 같은 생선으로 부르는 경우에도
바다에 따라서 생물학적 종이나, 아종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가 먹는 북태평양산 대구와 유럽이나
미주에서 먹는 북대서양 대구도 한국어로는 같은 대구이지만, 종이 달라서 맛도 미묘하게 다르지요.
농어도 한국에서 잡히는 농어와 지중해나 북대서양에서 주로 잡히는 브란지노는 좀 다르구요.
최근 한국도 미식계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지중해산 브란지노의 냉장제품이 수입되면서, 강남의
프렌치나 이탈리언 레스토랑 등에서 브란지노 요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이닝 인 스페이스도
그렇고, S테번 이나 서래마을 도우룸 등에서도 브란지노 요리가 나온다는...
이날 나온 브란지노 역시 국내산보다 맛이 좋았습니다. 물론 생선요리는 굽기 실력에 많이
좌우되는 면이 있지만, 껍질의 바삭함과 촉촉한 살 맛이 역시 한 수 위...
다만, 한국인 기호에 맞춘 건지 약간 오버쿡된 감이... 조금만 덜 구워서 투명한 레인보우가
올라왔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더군요. 조금만 덜 구워도 촉촉함과 함께 탱글함이 살았을텐데...
![](https://t1.daumcdn.net/cfile/cafe/242E4B3B5906DEE326)
메인으로 나온 오리가슴살 스테이크와 오리다리 콩피
정통 프렌치답게 라미띠에의 가금류 요리는 아주 맛있습니다. 가슴살도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게
잘 구웠고, 채소로 감싼 다릿살 콩피는 보다 그윽한 오리의 풍미가 오리기름과 어우러져서 깊은 맛을 내줍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5CFB3B5906DEE337)
오늘의 디저트 - 바슈렝 (Vacerin)
바슈렝은 프렌치 디저트에서 머랭과 크림, 산딸기, 라즈베리 등의 베리류 과일이 곁들여진 디저트를 말합니다.
딸기의 색감과 모양을 내기 위해서 머랭 조각을 너무 조금 쓴 것이 아쉬웠지만, 바삭하게 부숴지는 머랭의 달콤한
식감과 딸기의 상큼함이 어우러져서 (탄수화물 없이) 단백질로 이어진 식사의 느끼함을 잘 잡아주었습니다 ^^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486365906DEE42E)
커피와 쁘띠 푸. 마들렌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스타벅스보다 훨씬 유명한 카페 리샤르(Cafes Richard) 의 커피도 아주 좋았구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215AB365906DEE41D)
다른 분들꼐서 선택하신 콩뜨와 리샤르의 여러가지 차.
꽁뜨와 리샤르 역시 카페 리샤르의 자회사이자 유명한 티 브랜드입니다.
몇년전에는 강남 레스토랑들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홍차 브랜드가 로네펠트 였는데,
요즘 부띠끄 블루밍을 필두로 꽁뜨와 리샤르 쓰는 곳들이 많아지더군요.
콩뜨와 리샤르의 수입사에서 마케팅 열심히 하는 모양입니다 ^^
오른쪽 끝에 보이는 검은 봉지는 제가 마신 커피의 에스쁘레소 팟(Pod) 인데요.
이 역시, 리샤르에서 인기있는 블랜드 커피 'Perle Noire' (뻬알라 느와르 - 검은 진주) 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2BDD365906DEE52E)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1층으로 가는 복도와 계단 샷.
---- 부 록 ----
정통 프렌치답게 디스플레이 해놓은 빈 와인병 컬렉션들도 대단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336365906DEE508)
맨 왼쪽에는 디저트 와인의 최고봉 샤토 디껨부터, 무통 로칠드도 보이고, 이건희 회장이 사랑한 페트뤼스도...
가운데 라벨지 대신에 화려한 금관으로 장식된 샴페인은 유명한 '파이퍼 하이직'의 프리미엄 샴페인 레어 (Rare)
맨 오늘쪽에는 로마네 꽁티 (DRC) 의 그랑 에세조 와 보르도 5대 샤토의 하나인 샤토 라투르도 보입니다
저 가운데 있는 파이퍼 하이직은 그 유명한 마릴린 먼로가 사랑한 샴페인으로도 알려져있지요.
마릴린 몬로가 한 유명한 말로 "전 잘 때는 샤넬 No.5 만 입고 자요 (옷 안입고 잔다는 말 ㅎ)' 가 있는데요.
사실 그 말의 뒷부분이 더 있습니다.
“나는 샤넬 No.5를 뿌리고 잠자리에 들고, 파이퍼 하이직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파이퍼 하이직의 일번적인 샴페인은 10만원 미만이라 그리 마시기 어렵지는 않지만...
저 사진 속의 레어 밀레짐 2002는 백화점가격 40만원이 넘는다는... 파이퍼 하이직의 밀레짐 레어는
매년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포도의 품질이 좋을 때만 한정판 처럼 나오기 때문에, 76년 이래로
지금까지 8번의 빈티지만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F78365906DEE611)
맨 왼쪽 보르도 5대 샤토중 하나인 무통 로칠드의 라벨에서 익숙한 그림이 눈에 띠지요 ^^
무통 로칠드는 자사의 와인 라벨에 당대의 유명화가 그림을 넣기로 유명한데요. 세계적인 화가들이
무통의 라벨 그림에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현존하는 한국의 현역작가의 그림이 무통에 들어가는 괘거가...
단색화의 세계적인 대가 이우환 화백의 점 시리즈가 무통 2013 빈티지의 라벨화로 선정된 거죠.
무통 로칠드의 사주가 로칠드의 한국 수입상 대표에게 라벨화로 쓸 한국화가의 그림을 추천해달라고 했답니다.
한국 수입상측에서는 이우환 화백과 천경자 화백의 그림을 추천했는데, 무통측에서 당시 열렸던 이우환 화백의
베르사이유 전시에서 반했는지, 이우환 화백의 단색화로 선정했다는 후문이...
아래 그림은 무통 로칠드의 라벨에 쓰인 세계적인 대가들의 그림입니다 ^^
![](https://t1.daumcdn.net/cfile/cafe/2609D6365906DEE61E)
58년 빈티지- 살바도르 달리
69년 빈티지 - 후안 미로
70년 빈티지 - 마르크 샤갈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185365906DEE619)
71년 빈티지 - 미술시간에 뜨거운 추상으로 배운 칸딘스키
73년 빈티지 - 그 유명한 20세기 최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
75년 빈티지 -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
첫댓글 벌룬님의 정성어린 후기 감사합니다 맛동 회원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거 같아요 ^^
벌룬님
후기 쓰시는 시간과 정성이 보이는듯 합니다
잘보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