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29.6%(1조 4039억 원)… 증가율 ‘1위’ 위험 사업장 증가, 분양시장 침체 시 부실 위험 노출↑
5대 시중은행의 건설업 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올해 9월 말 기준 건설업 대출잔액(은행계정 원화대출금·신탁대출금 기준)은 22조 3381억 원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말(19조 9969억 원)에 비해 2조 3412억 원(11.7%) 늘어난 수치입니다. 3개월 전인 6월 말(20조 9724억 원)과 비교해도 1조 3654억 원이 늘었습니다.
건설업계 대출이 늘어난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분양시장의 약진이라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정부는 올해 초 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해 부동산시장을 살리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1.3 부동산 대책의 주요 내용으로는 강남·서초·송파·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으며 전매제한 완화,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주택 실거주 의무 폐지 등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수요의 진입이 한결 수월해지다 보니 분양시장에 새롭게 나온 단지들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일례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불리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을 비롯해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등 단지들이 연이어 완판에 성공했습니다.
은행별 건설업 대출잔액은 9월 말 기준 하나은행이 6조 1418억 원으로 가장 많으며 농협은행 5조 377억 원, KB국민은행 3조 9678억 원, 우리은행 3조 7119억 원, 신한은행 3조 4789억 원 순입니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4조 7379억 원에서 9개월 만에 29.6%(1조 4039억 원)가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 4313억 원, 우리은행 2821억 원, 농협은행 3062억 원이 증가했으며 신한은행은 826억 원이 줄었습니다.
문제는 고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부동산 브릿지론, PF대출 등 자금흐름이 막히면서 사업이 중단되거나 아예 사업을 접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청약 마감에 실패한 단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0월에 공급한 전국 31개 단지 중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한 단지는 36%가량인 11개 단지였습니다. 반면 11월(23일 기준)에는 분양에 나선 총 20개 단지 중 절반이 넘는 13개 단지가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습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계속된 고금리로 자금 마련에 부담을 소비자들이 주춤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얼어붙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시중은행들이 건설업에 빌려준 금액에 대해 연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고금리도 한동안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