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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접경지역에서 출발했던 한북정맥도 벌써 경기도 가평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번 구간 도마봉에서 도성고개까지는 1,000m대의 높은 능선이 반이나 넘게 이어졌으나 날씨가 흐려
경치 구경은 망쳤습니다.
그러나 도성고개에서 강씨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이 편하고 재미있어 대리만족을 했는데요,
그 경로의 풍경들을 보여 드립니다.
* 3구간 경로 및 코스별 거리 - 도마치(1.4)도마봉(1.5)827.8봉(1.8)신로령(2.5)국망봉(1.5)견치봉(1.7)
민둥산(2.5)도성고개(3.5)강씨봉자연휴양림 = 16.4km
* 예상시간( 점심식사 및 휴식 포함 ) - 6시간30분
오전 7시20분, 도마치의 도마봉 들머리에 도착하여 5분간 종주 채비를 한 다음 도성고개를 향하여 출발했습니다.
도마치에서 30분 만에 1.4km의 접속로 된비알을 올라 도마봉에 도착했습니다.
오전 8시 도마봉에서 출발, 827.8봉으로 가면서 국망봉을 봅니다.
도마봉에서 신로령까지는 길이 괜찮습니다.
오전8시24분, 827.8봉 도착.
활짝 피었을 때의 모습과 판이하게 다른 얼레지꽃의 개화 초기
국망봉으로 올라가는 산길이 녹록치 않게 보입니다.
두릅나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겨우 싹을 튀웁니다.
그런데 길 옆 몇 개의 나무에서는 금방 채취한 흔적이 있습니다.
10분 전에 역방향으로 지나간 비박 종주꾼이 따간 듯 합니다.
신로령에서 잠시 쉬며 뒤따라오던 대원들을 기다렸으나 좀처럼 오지 않았습니다.
30m쯤 되돌아가서 올라온 능선을 내려다보니 이제 저 밑에서(빨강색 원) 오고 있습니다.
저는 신로령에서 쉬기 위해 도마봉에서 논스톱으로 올라왔는데 대원들은 어디서 휴식을 취하다 오는 모양입니다.
도마봉에서 도성고개까진 11km 남짓 짧은 거리라서 빨리 걸으면 낮 12시부터 시작된다는 비를 적게 맞을 수도
있겠다는 계산에서 발걸음을 재촉했던 겁니다.
종주대원들이 951봉 왼쪽 우회로를 이용하여 신로령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신로봉으로 올라가기 전에 있던 신로령입니다.
오른쪽은 포천군 이동면 장암리 국망봉지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오전9시15분, 신로봉 통과.
팻말에는 삼각봉으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잘못 표기된 이정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삼각봉은 지난 구간 백운산에서 도마치봉으로 오던 능선에 있었습니다.
앞에 보이는 997봉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남쪽지방과 낮은 지대는 진달래가 지고 있습니다만 이곳은 한창입니다.
신로봉 서쪽 능선의 암릉이 제법 운치가 있습니다.
1111봉을 올라가던 비탈에서 처음 본 희귀한 야생화입니다.
족도리풀은 아니고 무슨 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네요.
식물학자에게 이 사진을 보이고 싶습니다.
오전9시36분, 1111봉 도착.
빡시게 올라간 정상은 헬기장이었습니다.
맞은편에 국망봉이 보입니다.
국망봉으로 가는 능선은 험준해서 왼쪽으로 난 우회로가 많습니다.
국망봉으로 오르는 비탈이 상당히 가파르게 보입니다.
국망봉으로 오르는 암릉 우회로가 제법 거칠었습니다.
국망봉 된비알에도 토치카가 있습니다.
6.25 때나 소용 있었지 드론이 활약하는 현대전에선 무용지물입니다.
고지 아래에서 포위해버리고 지원을 차단하면 버틸 재간 없을 테니까요.
월남전 당시' 안케 패스'고지에서 맹호부대 중대 병력이 월맹군에게 포위되어 괴멸하다시피 당한 사례가 있지요.
오전10시5분, 국망봉 도착.
지나왔던 능선을 국망봉 정상에서 뒤돌아봅니다.
국망봉 정상에 나타난 야생염소 ? 산양 ?
휴전선 일대 험준한 암릉이 있는 산에는 산양이 집단 서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염소는 턱밑에 수염이 있고 산양은 없다는데 얘들은 없으며 체격이 좋습니다.
산양의 몸털은 주로 흰색과 회갈색이나 검은색도 있습니다.
산양은 목이 짧으나 얘들은 긴 편입니다.
산양은 주로 새벽이나 저녁에 활동하는데 비해 얘들은 아침에 나타났습니다.
국망봉의 서쪽, 포천군 이동면 연곡리 일대입니다.
민둥산 서쪽 기슭에 있는 라싸골프장이 보이는데요,
강씨봉자연휴양림과 라싸골프장을 넘나드는 고개가 바로 도성고개입니다.
개이빨이라는 견치봉이 보입니다.
오전10시53분, 견치봉 도착.
견치봉을 내려가다 개이빨을 닮은 바위를 발견했습니다.
견치봉을 내려서는 능선도 험해서 우회로를 이용합니다.
오전11시9분, 1042봉을 내려가던 능선에서 민둥산을 보았습니다.
오전11시30분, 민둥산 도착.
민둥산 아래 화전민터 통과.
오른쪽에 라싸골프장이 보이는데요,
도성고개가 가까워졌나 봅니다.
오후12시45분, 767봉 급경사 비탈에서 도성고개로 내려가는 능선이 보입니다.
세월이 가면 저 타이어들은 어떻게 될까요.
도성고개가 가까워진 소나무숲길이 싱그럽습니다.
오후12시58분, 도마봉에서 4시간 58분 만에 10.9km 지점의 도성고개 도착.
맞은편 임도는 다음 구간의 강씨봉으로 가는 능선입니다.
3구간 종쳤습니다.
강씨봉은 도성고개삼거리에서 바로 올라가면 600m밖에 되지 않네요.
길가에 피어난 피나물입니다.
줄기를 꺾으면 붉은 진액이 나온다고 피나물입니다.
나무조각품들이 강씨계곡 길목마다 설치되어 있어서 감상하는 재미에 지루할 새 없습니다.
계곡길 옆의 쭉쭉 뻗은 이깔나무들이 시원하게 보입니다.
삼복더위 시즌이 아니라 아쉽네요.
위쪽은 남탕, 아래쪽은 여탕인가 봐요.
대간9정맥산악회 총무가 태양의 기를 받고 싶다기에.
강씨계곡길이 이래 좋네요.
나무조각들이 손짓합니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이소 ~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봐요.
맑은 계류와 벗이 되어 지루한 줄 모르게 3.5km의 강씨계곡을 내려갔습니다.
오후2시2분, 도마치에서 5시간 만에 강씨봉자연휴양림 주차장에 도착.
초등학교 시절의 걸상들이 나무에서 추억으로 매달려 있습니다.
강씨봉자연휴양림의 안내판.
가평으로 가는 길옆의 식당에 들렀더니 라일락이 예쁘게 피어 향기를 날립니다.
총거리 16.4km 를 종주하는데 6시간 37분 걸렸으니 예상시간보다 7분 연착했습니다.
오후부터 비가 내릴 거라는 일기예보를 믿고 바삐 걸었더니 흐리기만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내린다는 비는 양이 적을 테니 좀 맞고 가더라도 괜찮다며 일행이 호기(豪氣)를 부리던데요,
그러나 여름비는 빌려서라도 맞는다지만 지금 시즌에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젖은 옷에 체온을 뺏기면 저체온증으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지요.
혈액이 부족해진 뇌가 활동을 줄이기 시작하면 졸음이 닥치고 잠들면 체온이 더 내려가면서 동사하게 됩니다.
아무튼 청명한 하늘이 그립던 한북정맥의 또 한 구간 종주를 이렇게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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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단한 체력이십니다.
상세한 설명과 사진으로나마 대리만족합니다.
감사합니다.
체력은 길들이기 나름이지요.
용타기님도 충분히 다니실 수 있습니다.
등산보다 더 좋은 운동을 하시겠지요.
감사합니다.
정맥 종주중이 시군요?
걸었던길 아스라히 먼길
뒤돌아보면
내가 저길를?
자신도 놀라고 뿌듯하고~
거기에도 국망봉이 있네요
즐건산행 였겠죠~
있는 힘을 다 해 산을 오르내리는 고행입니다.
그러나 이 고행은 보약이나 마찬가집니다.
몸에 좋은 보약은 절대로 달콤하지 않아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 세상에 있는 줄도 몰랐던
도마치, 도마봉 구경 잘 하였습니다.
저도 처음 구경해 봤습니다.
흔히들 우리나라가 좁다고 하지만
죽을 때까지 속속들이 다녀보지도 못하면서
하는 말이지요.
감사합니다.
15여년전 한북정맥 신발이 닳고 발금이 나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때 1대간 9정맥 뛰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