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즐기고, 없을 때엔 참는다.”
방송인 이숙영씨(47)는 ‘교환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돈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교환가치가 있는 곳엔 아끼지 않고 쓴다. 무엇보다도 여행을 좋아한다. 직접 경험을 하기 위해서다. “틈나면 여행을 떠나지요. 방송 진행에도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그녀는 특히 옷을 좋아한다. 집 근처 갤러리아백화점을 자주 찾기도 하지만 때론 동대문 패션을 즐겨 입는다. 브랜드보단 컨셉트에 맞게 입고 싶어서다. 취미가 윈도우 쇼핑이란다. 골프나 땀 흘려 하는 운동보단 시간 날 때면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옷가지를 구입하곤 한다.
소비를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힘들어 번 돈이지만 아낌없이 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산다. 버니까 소비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느낀다고 한다. 소비하기 위해 열심히 산다고도 볼 수 있다. 글쓰기를 좋아해서 고정적으로 칼럼을 연재한다. 고정 칼럼을 쓰는 곳이 3곳에 달한다. 강연에도 일가견이 있다. 프로의식을 갖고 사는 맹렬 여성을 찾는 곳이라면 단골 연사로 출연한다.
SBS 라디오 ‘이숙영의 파워 FM’은 그녀를 간판스타로 만들어준 프로그램이다 . 톡톡 튀면서 야한 언어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런 능력은 과거 ‘광기로 혹은 향기로’와 같은 소설과 ‘연애학개론’과 ‘애첩기질 본처기질’ 같은 수집필을 통해 축적됐을 법하다.
재테크에 특별한 재능은 없지만 투자 포트폴리오만큼은 재테크 박사 뺨친다. 돈 냄새를 찾아 투자하는 성격은 아니다. 그저 주위 권유에 따라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벤처기업에 수억원을 묻어두기도 했고, 한때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도 했다. 요즘엔 신경 쓰기 싫어 전환사채로 방향을 틀었다.
워낙 만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항상 투자 정보가 넘쳐난다. 요즘엔 판교 근처 개인 주택단지에 관심이 많다. 아직까지 성공을 장담하지 못한 벤처기업에 투자한 이후 안정적인 투자처에 관심이 높아졌다. 대한투자신탁에 맡길 때도 수익증권이 아닌 확정금리 상품을 선택했다. 최근엔 좀 더 높은 금리를 주는 다른 확정금리 상품을 찾는 중이다. 미국에 유학 간 딸에게 매월 500만원 정도를 보내야 하는 만큼 단기운용 상품에도 관심이 많다. 은행 MMF(머니마켓펀드)도 이런 맥락에서 선택한 상품이다.
그녀는 보험 상품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어딘가 손해 보는 느낌 때문이란다. 저축 목적으로 보험상품에 가입하지 말라는 주위 얘기를 철석같이 믿고 있다. 고작해야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상품인 연금 보험에 가입했을 뿐이다. 그 흔한 종신보험이나 암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낙천적이면서도 미래보다 현재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성격탓이기도 하다.
요즘엔 노년을 위해 월 임대료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목 좋은 상가를 찾는 중이다.
■서춘수 팀장의 컨설팅■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던 지난 7월 말 퇴근길에 이숙영 아나운서가 모 경제신문에 기고한 ‘신데렐라 꿈, 빨리 깨어나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드라마 속 한기주 같은 남자가 어떻게 내 차지가 되겠는가?’
‘고단한 현실을 잊고 그저 대리만족하는 정도로 그쳐야지 과민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그 글을 뜯어 호주머니에 넣었다.
필자의 가정 얘기를 좀 하자.
필자는 군대를 마치고 대학 3학년으로 복학했을 때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도서관에 자리를 잡아준다는 핑계로 하루 종일 옆자리에 앉혀 놓고 건장한 복학생이 감시병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으니, 아내에게 그 흔한 남자 친구 하나 생길 리 만무했다. 결혼 후 아내는 필자에게 불만이 생기면 “내 나이 꽃다운 스물두살에 당신에게 붙잡혀서..."로부터 시작된다.
‘파리의 연인’이 한창 인기를 모을 때 아내 역시 신데렐라 꿈에 젖어 있었다 . 연속극이 끝나면 예의 ‘꽃다운 스물두살 타령’과 함께 필자에게 온갖 푸념을 늘어놓는다. 그 아내에게 이숙영씨가 쓴 글을 불쑥 내밀었다.
“이 사람아, 그 잘난 이숙영씨도 이렇게 살아. 당신도 주제 파악이 빨라야 사는 게 고달프지 않아” 필자는 그 날 저녁 이후 아침까지 두끼의 밥을 굶어야 했다.
방송인 이숙영씨는 꾸밈이 없어서 좋다. 고상한 척하지 않고, 억지로 품위를 지키지 않아서 좋다. ‘이숙영의 파워FM’이 인기를 모으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가 아닐까?
이숙영씨는 재테크를 할 때에도 ‘신데렐라는 없다’는 식이었다. 투자신탁증권사의 신탁형상품(확정금리)과 은행의 정기적금, 연금보험, MMF 등 오로지 ‘ 안전제일’ 위주였다.
1. 투신상품 구조조정 필요
투신사의 신탁형상품 중 일부를 ELS펀드로 투신사에서 유일하게 확정금리(1년 기준 4%대)를 지급하는 상품이 바로 신탁형상품이다. 60세 이상 경로자는 1인당 3000만원까지 비과세 생계형으로 가입할 수 있고, 1인당 4000만원(경로자의 경우는 6000만원, 20세 미만 미성년자는 1500만원)까지 세금우대로 가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탁형상품이 확정금리지만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다. 은행 정기예금에 비해 금리가 높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다.
따라서 일부를 해지해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닛케이연동정기예금이나 환율연동정기예금에 가입하자. 이들 상품은 원금이 보장되면서 연 20%대의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다. 단, 신탁형상품을 중도에 해지하면 이익금의 50%를 중도수수료로 차감한다.
2. 가족사랑의 출발 ‘보험 가입’
‘스타 재테크’를 시작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가 보험에 대한 관심이 무척 낮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가계금융자산의 약 20%가 보험과 연금인데, 인기인들의 보험, 연금 비중은 이보다 더 낮았다.
이숙영씨도 마찬가지다. 거래은행에 가입한 방카슈랑스 연금보험이 유일했다. ‘많이 벌어서 저축하는 게 바로 재테크’임에는 틀림없지만 종신보험이나 CI, 정기보험 등은 은행 예금이나 투신사의 투자형상품과는 다른 훌륭한 재테크 상품이 아닐 수 없다.
가족 사랑도 곧 보험가입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3. 자녀 유학자금은 외화예금 활용
자녀 유학이나 이민을 준비하는 실수요자에게 있어 외화예금은 필수다. 문제는 싼 가격으로 외화를 사들여 예금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방법은 한꺼번에 전액을 예금하는 것보다 일정 기간마다 조금씩 나눠서 예금하는 것이다.
한꺼번에 목돈을 넣었다가 해당 통화의 값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낭패를 보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예금을 하는 것은 평균 매입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환전 수수료나 송금수수료를 할인받기 위해 단골은행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