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무기탄(恣無忌憚)
멋대로 하여 거리끼는 바가 없다
恣 : 마음대로 자(心/6)
無 : 없을 무(灬/8)
忌 : 꺼릴 기(心/3)
憚 : 꺼릴 탄(忄/12)
텔레비전에 자주 나와 주부들을 상대로 건강에 대해서 강의하는 유명한 의사가 있다. 어느 날 그 의사가 강의를 하는데, 어떤 주부가 “선생님!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하였다.
그러자 의사는 “뭐든지 참으면 스트레스가 됩니다. 절대 참지 마세요. 절대 참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얼른 들으면 맞는 말 같지만, 의사의 대답은 정말 큰일 낼 말이다. 의사의 말처럼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참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이 세상이 정상적으로 존재할 수 있겠는가? 개인과 개인 사이에는 투쟁이 끝이 없고 세상은 온갖 범죄와 혼란으로 그야말로 아비규환(阿鼻叫喚)이 될 것이다.
사람의 사람다운 점은 참는 데 있다. 자기의 뜻을 이루고 학문을 이루고 사업에 성공하고, 병을 낫게 하는 등이 다 참는 데서 오는 것이다. 참을성이 부족한 사람을 덜 된 사람, 짐승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참지 못하면 결국 인생낙오자, 타락자, 범죄자가 되고 만다. 사람도 동물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원숭이 등과 신체구조가 90% 이상 닮았다고 한다. 나머지 10% 정도로서 사람다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 가운데 하나가 '스트레스'라는 단어다. 현대인들은 이 스트레스를 마치 자기만 받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스트레스는 원시시대에도 있었다. 원시인이라도 사냥을 나가 사냥을 하지 못하였을 때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원시인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사는 것이 습관화되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잘 극복하였다. 오늘날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유복한 가정에서 풍유로운 생활을 하면서 말만 하면 뜻대로 다 되는 환경에서 성장해 왔기 때문에 조그마한 스트레스도 견디지 못한다.
대학생이 수업시간에 소변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들락거리는데, 교수가 나무라면 왜 '내가 나무람을 당해야 하는가' 하고 항변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니 가정에서 조그만 꾸지람을 듣고 자살하는 학생이 생기는 것이다. 자식은 가출하여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부모는 이혼하는 등 정상적인 가정이 아니다. 알고 보면 다 참지 못하는 데서 기인하는 것이다.
옛날 당(唐)나라 때 장공예(張公藝)라는 사람은 9대가 한집에서 화목하게 살았다. 9대가 한집에서 산다는 것은 18촌이 될 때까지 분가하지 않고 한 가족으로 산다는 것이다.
나라에서 여러 번 표창을 받았고, 당나라 고종(高宗)은 태산(泰山)에서 제사를 지내고 돌아오는 길에 그 집에 들러 9대가 한집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그러자 장공예 노인은 '참을 인(忍)'자를 백여 자 써서 고종황제에게 바쳤다. 그 의미는 서로 참지 않고 남을 탓하면 화목이 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참지 않고 남의 탓을 하면 결국 사이가 벌어지고 분쟁이 생긴다는 것이다.
화목하게 사는 방법은 자기 욕구를 다 충족시키려 해서는 안 되고, 참으면서 양보해야만 가정이 원만하게 유지되어 나갈 수가 있다.
우리나라 옛날 어른들 가운데 ‘백인당(百忍堂)’, ‘인당(忍堂)’, ‘인재(忍齋)’ 등 참을 인(忍)자를 넣어서 자신의 호를 짓는 분이 많았다. 참음으로써 자기의 뜻을 이루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며 한평생을 성공적으로 살려고 했던 것이다.
방자하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기 멋대로 하고, 그 유명한 의사의 말대로 뭐든지 참지 않고 성질을 부리며 산다면 범죄자가 안 될 수 있겠는가? 참는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 참지 못하고 일을 저지르는 사람보다 몇 단계 자질이 우수한 사람이다.
참을 인(忍)은 복덕을 부르는 근원이다
참을 인(忍)은 우주의 특성으로 무슨 일이든 세 번 참으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다.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다(百行之本 忍之爲上). 공자가 제자 자장이 몸을 닦는 말 한마디를 내려달라고 청하자 전한 말이라고 한다.
자장이 무엇 때문에 참아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공자는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가 없고(天子忍之國無害), 관리가 참으면 그 지위가 올라가고(官吏忍之進基位), 형제가 참으면 집안이 부귀해지고(兄第忍之家富貴), 부부가 참으면 일생을 해로할 수 있고(夫妻忍之終基世), 친구 간에 참으면 명예를 더럽히지 않고(朋友忍之名不廢), 자신이 참으면 재앙이 없을 것이다(自身忍之無禍害)"라고 했다.
인(忍)이란 곤란에 처하거나 굴욕을 받을 때 넓은 마음으로 견디는 성품(性品)이다.
춘추전국 시대 한신(韓信)은 대장군으로 어려서부터 무예를 즐겨 큰 칼을 차고 다녔다. 하루는 동네 불량배가 와서 말하기를 "너 이걸 차고 뭘 하려느냐? 네가 사람을 죽일 수가 있느냐? 네가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나를 죽여 봐라" 하면서 목을 내 밀었다. "만약 죽이지 못하겠다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나가라!" 한신을 정말로 기어나갔다. 한신의 인(忍) 능력이 얼마나 큰 가를 알 수 있다. 이런 한신은 나라의 개국공신이 되었다.
인위지덕(人爲之德)이라고 한다. 인(忍)이 덕(德)을 가져온다는 뜻이다. 사람은 덕이 있어야 복을 얻는다. 불교의 핵심은 계정혜(戒定慧) 삼학이다. 계(戒)가 바로 인(忍)을 실천하는 것인데 무엇이든 참아내지 못하면 계를 범하게 된다. 탐진치(貪瞋痴) 삼욕에 끄달려 파계를 하면 정(定)을 얻을 수 없어 지혜(慧)가 없으니 허무한 인생을 살게 된다. 금강경 '지일체법무아 득성어인(知一切法無我 得成於忍)' 구절에서도 인(忍)을 강조하고 있다.
작심삼일(作心三日)도 인(忍)이 없는 사람에게 나타난다. 무슨 일이든 끈기 있게 행하는 것이 인(忍)이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 꾸준히 하는 사람이다. 꾸준히 쉼없이 행하면 도사가 되고 달인이 된다. 인(忍)이 없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다.
탐진치(貪瞋痴), 즉 부질없는 욕심으로 살고, 쓸데없이 화를 잘 내고, 어리석은 일과 옳은 일을 구별하지 못하는 삶은 바로 인(忍)이 부족한 것이 그 근원이다. 이 세 가지는 몸과 마음을 해치는 독약과 같다고 하여 삼독(三毒)이라고 한다.
몸과 마음으로 지은 나쁜 업과 독을 녹이고 해독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忍)이다. 이 인(忍)은 변하지 않는 우주의 특성으로 나와 남을 함께 잘 살게 하는 보물같은 품성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인(忍)은 아름답고 무량대복한 삶을 사는 처음이요 끝이다.
중국 전통문화에서 말하는 '참을 인(忍)'
작은 편협함은 혼란을 부른다.
인내는 숭고하고 화합은 귀하다.
참고 용서하면 재앙도 물러선다.
참을 인(忍)에 관해 중국에서는 다양한 속담과 격언이 전해진다. 중국 진나라 때 학자이자 의사, 도사였던 갈홍(葛洪)은 "쇠는 단단하기 때문에 부러지지만, 물은 부드러워 손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도(大道)의 행함, 음과 양의 이치, 재앙과 행복의 상호 의존성은 모두 비슷한 논리를 담고 있다. 다툼 속에서 극단적인 행동만 자제하더라도 갑자기 새로운 전기가 마련돼 인생이 풀리기도 한다. 한때의 인내로 거센 파도가 고요함을 되찾고, 갈등 속에서 한 걸음 물러서면 가없이 넓은 세상이 보인다.
인내와 유약함은 다른 것
모든 것을 참는다면 유약한 겁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참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세상에는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이 있다. 참음은 태도를 나타내는 행동이자 선택이다.
한나라 때 대장군 한신은 위, 대, 조, 연, 제나라를 무너뜨리고 유방이 한 번의 패배없이 천하통일의 위업을 이루도록 했다. 그런 한신은 청년 시절, 시정잡배들이 시비를 걸자 맞서 싸우는 대신 가랑이 사이로 지나가는 굴욕을 기꺼이 감수했다.
이는 한신이 유약한 겁쟁이어서가 아니다. 그는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고, 잃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소인배는 이득을 취하려 하지만, 군자는 의(義)를 구하며, 현자는 천하의 대도를 닦는다. 한신이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인내 때문이었다.
더는 참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참음
공자는 말했다. "계씨는 팔일무(八佾舞)를 자신의 저택에서 추도록 했다. 이 외람된 행위마저 참는다면, 세상에 참지 말아야 할 일이 뭐가 남겠는가"라고 분노했다.
팔일무는 64명이 8명씩 8열로 정렬하여 추는 춤이다. 당시 예법에 따르면 이는 천자와 군왕만의 특권이었다. 그러나 귀족인 계씨는 막강한 권력에 힘입어 자신의 저택에서 팔일무를 추게 했다. 이는 공자마저도 참을 수 없는 막 나가는 행위였다.
이처럼 때로는 대의를 위한다고 할지라도 참을 수 없는 상황을 만날 수 있다. 그럴 때 인내는 소극적 대응이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나는 명확한 태도의 표명이다.
션윈 공연은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중국 역사와 민족, 지역의 풍속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 가운데 현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종종 파룬궁 수련자들이 박해를 받는 장면이 그려진다.
1990년대 말부터 시작돼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파룬궁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탄압은 중국인 수천만 명과 그 가족, 친구 등 수억 명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역사적 사건이다.
이 거대한 비극은 작품 속에서 무자비한 폭력, 살인, 공포와 흑색선전에 직면해 물러서지 않고 용감하게 진실을 말하는 수련자들의 모습을 통해 중국의 전통 가치인 대선대인(大善大忍; 큰 선함과 큰 참음)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는 소재로 활용된다.
대선대인(大善大忍)의 체현
2015년 션윈 공연에는 '선의 힘'이라고 불리는 무용극이 있었다. 이 작품에는 중국 공산당의 허위 선전, 거짓말에 세뇌된 경찰이 파룬궁 수련자의 자비와 배려에 감명을 받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행동을 바로잡는 장면이 있었다.
2017년 공연 작품인 '선과 악'에서는 파룬궁 탄압으로 부모를 잃은 소녀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소녀는 '진선인(眞·善·忍)'이라는 원칙에 따라 원망을 품지 않고 탄압에 가담한 사람들마저 구하기 위해 진실을 말했고, 악은 선의 거대한 힘 앞에 스스로 무너졌다. 이 무용극은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그 중에는 션윈 소속 예술가가 중국에서 직접 겪은 일을 일부 활용한 것도 있었다.
비파 연주자 량위(梁玉)는 엄마, 이모와 오전 이른 시간 공원에서 파룬궁을 수련하던 도중 여러 대의 경찰차와 십여 명의 경찰들에 체포된 순간을 기억했다. 이후 비파 연주자로 성장한 그녀는 중국을 떠나 션윈에 합류했다.
그녀는 공연 중이나 리허설 때마다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막이 오르고 구름 속에서 신과 부처가 모습을 드러내면 인생은 선과 악, 희망과 괴로움, 생명과 죽음이 얽힌 가운데 옳고 가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느낀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땅에서 5천 년에 걸쳐 수많은 왕조와 민족, 사람들이 빚어낸 역사와 문물은 특정한 민족이 아니라, 인류가 남긴 보편적인 지혜와 문명의 찬란한 빛이다. 션윈은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가장 완성된 무용체계로 신성한 문화의 본질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 恣(마음대로 자/방자할 자)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오만하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次(차)로 이루어졌다. 마음이 오만(傲慢)하여 멋대로 하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恣자는 '방자하다'나 '제멋대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恣자는 次(버금 차)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次자는 입을 벌려 침을 튀기며 말하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次자가 입을 함부로 놀린다는 의미에서 '마음대로'나 '비방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次자가 '버금'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여기에 心자를 더한 '恣'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恣(자)는 ①마음대로 ②제멋대로 ③방자하다(放恣--) ④방종하다(放縱--) ⑤내키는 대로 하다 ⑥맡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驕(교만할 교)이고, 통자로는 訾(헐뜯을 자), 資(재물 자) 등이다. 용례로는 어려워하거나 삼가는 태도가 없이 건방짐을 방자(放恣), 방자하게 제 멋대로 행함 또는 그 행동을 자행(恣行), 제멋대로 하는 생각으로 방자한 마음씨를 자의(恣意), 방자스럽게 제 멋대로 함을 자천(恣擅), 불교를 공부하다가 느낀 바를 들어 말함을 자거(恣擧), 자기 멋대로 내는 욕심을 자욕(恣慾), 자기 멋대로 함을 자사(恣肆), 자기 멋대로 날뜀을 자폭(恣爆), 마음대로 즐김을 자락(恣樂), 방자하고 횡포하게 날뜀을 자포(恣暴), 하고 싶은 대로 함을 종자(縱恣), 교만하고 방자함을 교자(驕恣), 샘이 많고 방자함을 기자(忌恣), 남의 권리를 침해하고 방자함을 침자(侵恣), 제 멋대로 놀아 막됨을 횡자(橫恣), 거리낌 없이 제 마음 내키는 대로 함부로 함을 전자(專恣), 거리끼거나 삼가는 태도가 없이 미친 듯이 날뜀을 광자(狂恣), 일정한 질서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자의적(恣意的), 오만함과 방자함을 일컫는 말을 오만방자(傲慢放恣), 건방지고 꺼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방자무기(放恣無忌)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전무후무(前無後無), 일체의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상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념무상(無念無想), 끝이 없고 다함이 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무궁무진(無窮無盡), 학문과 지식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학무식(無學無識), 아무 재능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재무능(無才無能), 해로울 것도 없고 이로울 것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해무득(無害無得), 모든 생각을 떠나 마음이 빈 상태를 이르는 말을 무상무념(無想無念), 하는 일이 없으니 탈도 없음이나 하는 일도 없고 할 일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위무사(無爲無事), 하는 일도 없고 일할 능력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위무능(無爲無能), 한도 끝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진무궁(無盡無窮), 사심이나 편파됨이 없다는 뜻으로 매우 공평함을 이르는 말을 무사무편(無私無偏),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눈 아래에 사람이 없다는 뜻으로 사람됨이 교만하여 남을 업신여김 또는 태도가 몹시 거만하여 남을 사람같이 대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안하무인(眼下無人) 등에 쓰인다.
▶️ 忌(꺼릴 기)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두려워한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己(기)로 이루어졌다. 마음속으로 두려워 하여 멀리하며 미워하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忌자는 '꺼리다'나 '질투하다', '증오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忌자는 己(자기 기)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己자는 노끈을 구부린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자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남을 질투하거나 증오하는 것은 모두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래서 忌자는 '자기'라는 뜻을 가진 己자에 心자를 결합해 증오나 질투는 모두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忌(기)는 (1)피하거나 꺼림 (2)특별한 일이 생겼을 때에 외부의 사물을 대하지 않음, 등의 뜻으로 ①꺼리다 ②질투(嫉妬)하다 ③시기(猜忌)하다 ④미워하다 ⑤증오(憎惡)하다 ⑥원망(怨望)하다 ⑦경계(警戒)하다 ⑧공경(恭敬)하다 ⑨기일(忌日: 조상이 죽은 날) ⑩생각이나 뜻,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샘낼 투(妬), 싫어할 혐(嫌), 꺼릴 탄(憚), 시기할 시(猜), 숨길 휘(諱)이다. 용례로는 꺼리어 피함을 기피(忌避), 꺼리어 싫어함을 기휘(忌諱), 어렵게 여겨 꺼림을 기탄(忌憚), 몹시 미워함을 기투(忌妬), 사람이 죽은 날 제삿날을 기일(忌日), 상을 입어 언행이나 범절을 삼가는 기간을 기중(忌中), 샘이 많고 방자함을 기자(忌恣), 남의 재주를 시기하여 가혹하게 대함을 기각(忌刻), 언짢다고 하여 어떠한 방위를 꺼림을 기방(忌方), 꺼리는 일을 기사(忌事), 꺼리는 숫자를 기수(忌數), 꺼리고 미워함을 기오(忌惡), 기일이 있는 달을 기월(忌月), 죽은 날에 지내는 제사를 기제(忌祭), 술마시기를 꺼림을 기주(忌酒), 꺼리어서 싫어함 또는 어떤 병에 어떤 약이나 음식이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 쓰지 않는 일을 금기(禁忌), 어떤 사람이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또는 그의 뛰어난 능력 등을 샘하여 미워하는 것을 시기(猜忌), 남자 애인이나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거나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거나 할 때 화를 내거나 싫어하거나 속상해 하는 것을 투기(妬忌), 뒷일을 염려하고 꺼림을 고기(顧忌), 숨기고 드러내기를 꺼림을 휘기(諱忌), 아버지의 죽음을 부기(父忌), 죽은 뒤 해마다 돌아오는 그 죽은 날의 횟수를 나타내는 말을 주기(周忌), 사람이 죽은 뒤 해마다 돌아오는 그 달 그 날의 기일을 회기(回忌), 크게 꺼림이나 매우 싫어함을 대기(大忌), 몹시 꺼림이나 극히 미워함을 극기(極忌), 세력만 믿고 남을 억누르고 해치는 것을 겸기(鉗忌), 산에 들어가 놓고 범 잡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막상 일을 당하면 처음과 달리 뒤로 꽁무니를 뺌을 이르는 말을 입산기호(入山忌虎), 아무 꺼릴 바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소고기(無所顧忌), 병을 숨기고 의원에게 보이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자신의 결점을 감추고 남의 충고를 듣지 않음을 비유하는 말을 휘질기의(諱疾忌醫), 영웅은 다른 뛰어난 사람을 꺼림을 이르는 말을 영웅기인(英雄忌人), 건방지고 꺼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방자무기(放恣無忌), 병을 숨기고 의원에게 보이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자신의 결점을 감추고 남의 충고를 듣지 않음을 비유하는 말을 호질기의(護疾忌醫), 병역을 회피하려고 꾀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병역기피(兵役忌避), 약을 지을 때 서로 맞지 않는 약물 끼린 혼합하지 않는 일을 이르는 말을 배합금기(配合禁忌) 등에 쓰인다.
▶️ 憚(꺼릴 탄, 놀랄 달)은 형성문자로 惮(탄)의 본자(本字)이고, '꺼리다', '의심하다'는 말이다.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㣺; 마음, 심장)部와 음을 나타내는 單(단, 탄)의 전음이 합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憚(탄, 달)은 성(姓)의 하나로 (1)'꺼릴 탄'의 경우는 ①꺼리다, 마음에 꺼림하게 여기다 ②두려워하다 ③수고롭다, 고달프다 ④두려워하다, 어렵게 여기다 ⑤탐(貪)하다, 욕심을 부리다 ⑥변(變)하지 아니하다 ⑦기뻐하다, 즐거워하다 ⑧정성(精誠), 성의(誠意) ⑨수레의 파괴된 모양 등이 뜻이 있고 (2)'놀랄 달'의 경우는 ⓐ놀라다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샘낼 투(妬), 싫어할 혐(嫌), 시기할 시(猜), 꺼릴 기(忌), 숨길 휘(諱) 등이고, 통자로는 殫(다할 탄)이다. 용례로는 고치는 것을 꺼림을 탄개(憚改), 꺼려 피함을 탄피(憚避), 꺼리는 기색을 탄색(憚色), 두려워서 복종함을 탄복(憚服), 어렵게 여겨 꺼림을 기탄(忌憚), 싫어하고 꺼림을 염탄(厭憚), 공경하면서도 꺼림을 경탄(敬憚), 겸손한 태도로 어려워함을 겸탄(謙憚), 시기하여 꺼림을 시탄(猜憚), 아무 꺼릴 바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소기탄(無所忌憚), 잘못을 하면 즉시 고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