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풀이
청유리라 황유리라 화장청내 서계시는 무진각시
대활례로 놀읍소사
적제월성 가중황제 청제월성 가중황제 청제로다 적제로다
유은다섯 유리여섯 밤은여섯 낮은일곱 사해용왕 팔만황제
대활례로 놀읍소사
당을돌아 당바라다 주실황제 수에들어 수바라다 주실황제
은금보화 숨은전량 모았다가 주실황제 대활례로 놀읍소사
모씨가중 지난일로 아침건지 입쌀건지 저녁건지 좁쌀건지
건지건지 양두건지 모모일에 양식모아 주실황제
대활례로 놀읍소사
놋쇠도 재물이요 헌쇠도 재물이요 거므쇠닥달 놋쇠닥달
손을모아 쇠를늘려 주실황제 대활례로 놀읍소사
모씨대주 가중으로 고사음식 제사음식 목판기 쟁반기가
든다난다 할지라도 남녀자손 탈이없이 도와주실황제
대활례로 놀읍소사
모씨의 가중에 그누구라 으뜸인가
업성주님 복성주님 초가성주 와가성주 대가성주
초년성주 스물일곱 이년성주 서른일곱 마흔일곱 와가성주
쉰일곱에 대가성주 예순일곱 끝막성주 일흔일곱 노재성주
성주는 대도감 삼부인 마누라 아홉아들 한딸아기
일곱손주 표골장군 사살군웅 대활례로 놀읍소사
성주대도감 본을풀면 그어디 본이신가
경상도 안동중촌 제비원이 본이시라
모씨가중 대상에 거동을보니 와가이룩 하시려고
오쟁이를 둘러메고 제비원에 들어가서 솔씨닷말 받아내어
오쟁이에 담어 짊어지고 명당터를 얻으려고
양평가평 얼른지나 용문산으로 들어가서
산신님께 산을빌고 토신님께 흙을빌고 사해용신 물을빌어
여기저기 뿌렸드니 사해용왕 물을주고 토신님이 북을돋아
밤이며는 이슬맞고 낮이며는 볕을쐬고 산신님은 순력돌아
아침저녁 안개내려 아귀트고 싹이나서 무위이화 자라날때 이태삼년 자라나니 소복솔이 되었구나
다섯해가 지나가니 다복솔이 되었구나
칠팔십년 지나가니 화목이 되었구나
이삼십년 자라나니 소부등이 되었구나
오육십년 자라나니 대부등이 되었구나
청장목이 되고 황장목이 되고 도리목이 되었구나
모씨대주 거동을 봐라
와가를 지으려고 집재목을 내러갈제
호조에 공문내고 감영에 폄첩내고 서른세명 역군들이
금도끼 은도끼 오쟁이속에 넣어서 어깨메고
용문산으로 들어갈 때 남문을 열고 파루를 치니
계명산천이 밝았구나
만첩산중 들어가서 나무라고 비려할 때
고사정성이 없을소냐
서말서되 차시루요 서되서홉 노구메 정성 삼색과일
삼색나물 향초한쌍 불밝히고 왼소잡아 설파하고
맑은청주 흐린탁주 술석잔을 부신후에 머리가진 북어로다
소지삼장 나무에걸고 모씨대주 거동봐라
상탕에 머리감고 중탕에 목욕하고 하탕에 수족씻고
열손모아 비나이다 비나이다
치어달아 일월성신 내리달아 산신토신 후토신령님께
비나이다
이산중에 들어와서 벌목을 할지라도 연장에 거침없고
인명하나 상치말고 뒤도탈도 보지말고
서른세명 역군들을 몸병발병없이 도와를 주옵소사
고사정성 마친후에 용문산을 치달어서 대부동에 대톱걸고
소부동에 소톱걸고 상계산에 상계내라 중계산에 중계내라
도리산에 도리목을 우직끈뚝뚝 잘러내고 은도끼금도끼
둘러메고 동을얼러 서를찍고 남을얼러 북을찍어
우직끈땅땅 찍어낼제 도끼밥이 나거들랑 화톳불을
피워놓고 가늘고 곧은나무 양끝잘라 활대치고 곁가지잘라
이리저리 놓은후에 석가래 오리목을 켜낸후에
대부동껍질을 곱게베껴 군두쇠를 박은후에 원산근산
칙을떠다 동아줄을 틀어다가 방아쇠를 걸었구나
언덕이랑 뒹굴려랴 평지에는 이끌어라 만경창파 흐르는물
어라둥실 뗏목모아 뗏목묶어 떼띄우니 앞으로는 홍기꽂고
뒤로는 흑기꽂고 성주대도감 황기받아 한가운데 꽂아놓고
허린간에 화장아이 이밥지어 서른세명 허참하고 조밥지어
어부슴하고 도사공에 거동보소
앞사공아 돛달아라 뒷사공아 닺감어라
앞사공의 거동보소 북을달고 상승돛을 높이달고 북을둥둥
울리면서 동해용왕 남해용왕 서해용왕 북에용왕 열손모아
비는말이 낮에는 뗏목타고 만경창파 흘러내려 명주바람
깁선풍에 순풍만나 밤이면 섟을잡아 뭍에내려 잠을자고
밝은면은 떼를타고 내려올때 소망이뤄 주실황제
대활례로 놀읍소사
이물에는 이사공아 저물에는 저사공아 물때가 늦어간다
떼띄워라 떼띄워라 수세답이 집어주고 반일치나 내려올때
한여울을 지났구나 두여울을 지났구나
북강중에 황공탄이 제일이라 부디부디 조심하오
깊은데는 얕치젓고 얕은데는 깊이저어 암반같이 넓은여울
홍두깨같이 곧은여울 몽두여울 악두여울 험할시구
꼭두여울도 지났구나
칠산바다 까치여울 키여울 암반여울도 지났구나
성주대도감 거동보소
밤이면 뭍에내려 잠을자고 낮이면 떼를타고
여울여울 고사하고 내려올때 평반에 물붓듯이 외방돌아
주실황제 대활례로 놀읍소사
밤재여울을 지나서 민나루 광나루 심천강 무등섬에
다다라서 안신당에 고사하고 밖신당에 배례하고
뚝섬뒷벌에 닿을적에 천이거든 백을내고
백이거든 열을내고 열에 하나는 주실황제
대활례로 놀읍소사
한양땅 칠백리 그어디 수월하리 몽매천리 불원하다
동막을 얼른지나 서빙고 말무덤 지내놓고 며느리여울
보계여울 소장골을 지나서 동작소 흘러내려
바둑섬을 건너서서 흑석이며 노들이요 새부리를 얼른지나
이나무 지접이 어드메뇨
용산상계 터진개울 수레마당이 지접일세
황장목 청장목 수레마당에 부려놓고
대궐터로도 좋거니와 산천경개 더욱 좋다
오영문에 청을내고 각영문에 청을내여 김차부이차부
젊은차부 늙은차부 한다하는 나라차부 차부점고 한연후에
소점고는 없을소냐
우각뿔이 좌각뿔이 노구거리 별백이 유얼룩이 사족바리
약대소 은아뿔이 소점고를 한연후에 차부놈의 거동을보고
바퀴점고 하올적에 높은바퀴 낮은바퀴 가려내서
높은바퀴 대부등싣고 낮은바퀴 소부등을 실어놓고
차부놈의 거동보소
수양산 물푸래나무 이문동 반송연못 팔패사기전을
얼른지나 숭례문을 들어서서 칠간통창골 회동이며
장동미동 구리개를 얼른지나 작은광춘교 큰광춘교
건너서서 종로네거리 금부앞을 지나서 육주비전앞을
지날적에 남에집에 귀한아들 수레에 다칠세라
황토마루 올라서서 장목전에 부려놓고 김별감 이별감
말뚝벙거지를 제쳐쓰고 장목전에 썩들어서서
장목을 사려할 때 선약이 상반하여 값을높게 치더구나
각영문 차부들이 우걱부걱 실어내어 집터에다 부렸구나
집터라고 잡아볼때 팔도명산을 바라보니
산지조정은 곤륜산이요 수지조정은 황하수라
함경도라 백두산은 두만강이 둘렀구나
평안도 묘향산은 대동강이 둘러있고
강원도라 금강산은 소양강이 둘러있고
경기도라 삼각산은 임진강이 둘러있고
충청도라 계룡산은 공주금강이 둘러있고
경상도라 태백산은 낙동강이 둘러있고
전라도라 지리산은 영산강이 둘러있고
선천지 후천지라 억만세지 무궁이요
백두산 산맥이 뚝떨어져 삼각산이 기봉이요
북한산이 주산이요
종남산은 안산이고
왕십리 청룡이요
만리재는 백호로다
한강은 조수가 되고 동작소로 수기를 둘렀구나
이집터가 참으로 좋다
삼각산이 주춤주춤 내려와서 인왕산이 되었는데
노적봉이 떠들어오고
앞주산이 주춤주춤 내려와 일산봉이 춤을춘다
근들아니 좋을소냐
집터라고 잡었는데 나비명당 물명당 소라명당 벌명당
명당터를 잡었구나
가좌오향 건덕수용이요 간좌곤향이 건덕수용이니
원근덕성이 더욱 좋으니 대대충신 나실터요
대대로 효자열녀 나실터요
사각이나 가려보세
어사각도 사각이요 잠사각도 사각이요 모사각도 사각이요
처사각도 사각이요
사각이라 가린후에 집터를 터닦을때 아랫동네 역군풀고
웃동네 역군풀어 서른세명 역군들이 금가래에 금줄매고
은가래에 은줄매고 쇠가래에 숙마줄매고
슬근슬근 터닦을때
동편지경 닦을적에 한가래를 듬뿍뜨니
금족제비 묻혀있어 남자발복 하시겠네 일등공명 하시겠네
금족제비 놀랄세라 가만히 넌지시 당겨주소
서편지경 닦으려고 한가래를 듬뿍뜨니
금붕어가 뭍혀있어 여자도 발복을 하시겠네
금붕어가 놀랄세라 가만히 넌지시 당겨주오
남쪽지경 닦으려고 한가래를 듬뿍뜨니
금사지가 뭍혀있어 부귀공명 하시겠네
금사지가 놀랄세라 가만히 넌지시 당겨주소
북쪽지경 닦으려고 한가래를 듬뿍뜨니
금거북이 뭍혀있어 만수무강 하시겠네
금거북이 놀랄세라 가만히 넌지시 당겨주소
한가운데 닦으려고 한가래를 듬뿍뜨니
금두꺼비 뭍혀있어 금시발복 하시겠네
금두꺼비 놀랄세라 가만히 넌지시 당겨주소
이집터를 다듬었으니 지경이나 다져보세
강남지방은 강달구지만 우리나라는 원달구라
동그렇게 돌을깍아 숙마줄을 달아놓고 지경이라 다져보세
북장고아비 가운데서서 고추상투 끄떡이며 삼동허리
굽닐면서 목다리를 두드리며
천년지경 다지어라 만년지경 다지어라
에라얼사 지경이야
먼데사람 듣기좋게 가까운데사람 보기좋게
에야라 지경이야
동쪽지경 다져보세 금족제비 놀랄세라 가만가만 다져주오
에라얼사 지경이야
남쪽지경 다져보세 금사지가 놀랄세라 가만가만 다져주오
에여라 지경이야
서쪽지경 다져보세 금붕어가 놀랄세라 가만가만 다져주오
에라얼사 지경이야
북쪽지경 다져보세 금거북이 놀랄세라 가만가만 다져주오
에여라 지경이야
한복판을 다져보세 금두꺼비 놀랄세라 가만가만 다져주오
에라얼사 지경이야
지경이라 다진후에 주초라고 없을소냐
석수장이 불러들여 이석수 김석수 한다하는 나라석수
연장치장 볼량이면 대편 소편 정 먹통자 망치함마
쇠몽둥이 지렛대를 갖추어서 동소문밖 썩내달아 노원상계
치달아서 대부석 소부석 먹줄을 쳐서 때려낼때
네모난 청석돌을 어슷비슷 상당주초 팔모를치고
하당주초 육모를치고 사각주초를 내였구나
연당주초 호박주초 지대석에 팔모박석 네모박석 해주박석
구들장을 맵시있게 내였구나
여러 가지 남은돌은 이맛돌 빨랫돌 방칫돌을 뜬연후에
오영문에 차부들을 몰아드려 수레대어 실어다가
집터에다 부려놓고 일등편수 불러드려 연장을 갖추어서
대톱소톱 대자귀 소자귀 대패변탕 대끌중끌 소끌먹통
목자장도리를 갖추어서 늙은목수 끌질이요
젊은목수 병연질이요 도편수는 자질이요
굴긍나무 잣다듬고 작은나무 굽다듬고 굽은나무 가다듬고
각진나무 빗다듬어 재어가며 척수내고 대패먹여 번질하게
다듬었네
상당은 팔모주초 하당은 육모주초 이리저리 놓은후에
기둥세워 도리얹고 상량보를 얹어놓고 상량고사 지내는데
차시루떡 왼소머리 밥소라에 동이술에 구기띄어 받혀놓고
바릿돈 쌈돈걸어 백목세목 걸어놓고 열손모아 비는말이
비나이다 비나이다
모씨에 이집대주 와가대가 이룩하고 양이태 석삼년이
다못가서 부자되고 장자되고 자손은 창성하여 만년대를
누려가며 수명장수 부귀공명하게 도와 줍소사
편수들도 연장에 탈이없이 도와주소사
입주상량 올려놓고 산물퇴물 하고난뒤
석가래걸고 평고대 두르고 산자역고 새우받고
기와장이 불러다가 남대문밖 외새를가서 청기와며
왜기와를 사들여서 가만가만 부려놓고 암기와는 제쳐놓고
수키와는 차곡차곡 면맞추어 엎어서 뒤버러지게 이어놓고
와구토 물리고 용두머리에 막새숫기와 혀가달린 기와올려
놓았으니 용두장군 대활례로 놀읍소사
기와를 다이은후에 안방세칸 대청육간 건너방두칸
부엌마루 골방책방 머리방에 부삭마루 곁드려놓고
대청마루룰 놓을적에 우물마루 장마루며 툇마루를
놓을적에 솜씨좋은 편수님네 말모장도리 손에다쥐고
또두락뚝딱 놓았구나
다락이라고 아니질까
모미다락 새미다락 층층다락 조왕다락 고미벽장 새미벽장
지어놓고 중하방을 드릴적에 문골내고 중깃끼고 가시새에
외를얽어 홋벽치고 합벽치고 울어리막고 고래키고
구들놓고 새벽치고 안방문도 달아보고
건너방문도 달아보세 부엌문광문 안팎중문 솟을대문까지
달았으니 문각시가 대활례로 놀읍소사
좌우옆을 바라보니 육간대청 내외분합 물림퇴라 웅장하게
지었구나
부엌삼간 안사랑 밖사랑 초당별장 지어놓고 곡간광실
번듯하고 고주대문 줄행랑이 더욱좋다
고주담새담 문얼구를 내어놓고 암돌쩌귀 치여박고
수톨쩌귀 내리박아 밀어쳤다 밀장지라 궁화석이며
만자문이라
도배치장 하여볼때 초배를 하고나서 백능화지로 도배하고
청능화지로 띠두르고 치어다보니 소라반자 내려다보니
각장판에 당유지를 굽두리고 서화부벽 하여볼때
안방문에 십장생을 붙혀놓고 안방으로 들어가서 층층벽장
다락문에 어변성용 책그림을 붙혀놓고 대청을 바라보니
부모는 천년수요 자손은 만세영이라
건너방을 바라보니
천추만세 귀봉산을 그렸구나
안방문위 바라보니
원득삼산 불로초요 배헌부모 학발양친 천증세월 인증수요
춘만건곤 복만가라
부엌문을 바라보니
왕모는 조금정이요 천비는 봉옥반이요
광문을 바라보니
용지불갈 취지무궁이라
중문에는 세선비요 대문을 바라보니
을지문덕 진숙보가 분명하고
대문기둥 바라보니 호납동서남북재요
춘하추동 사시복이라
부벽치장 이만할 때 방치장이 없을소냐
용장봉장 백통장식 삼층장 의거리 자개함농 반다지
각계수리 나비장식 화류장이 활란하고 그위를 쳐다보니
자개경대 왜경대 피롱 목롱 짝을채워 놓였구나
그아래를 내려다보니 보료담료 깔려있고 층함에 사방탁자
화류문갑 진주안석 놓았구나
대병풍 소병풍 머리병풍 행락도의 백자동병풍 둘렀구나
쌍봉황에 빗접거리 주홍당사 벌매듭을 맵시있게 걸어놓고
유경촛대에 황밀초 꽂아있고 청동화로 백탄이요
샛별같은 방자요강 사기타구 재떨이는 쟁반받혀
제자리에 두었구나
담배치장 하여볼때 목이길어 황새죽 삼척에 금사오죽
부산죽에 김해죽 삼동물림 여기저기 세워놓고 화반석
담배합에 성천초를 꿀물축여 담었구나
모씨가중 패물치장 바라보니 금봉채 은봉채 용잠 화잠
봉잠 나비잠 백무영락잠 비취비녀 칠보비녀 산작노리개
대삼작 명월패에 산호 불수화가지 호박 밀화 노리개에
향랑이 그득하고 은장도 금장도 수실단장 은가락지
금가락지 옥가락지 쌍가락지 금은보화 보물각시
대활례로 놀읍소사
모씨부인 거동보소
능라주단 감었구려
다락으로 치달으니 다락치장 더욱좋다
금거북 자물쇄를 어슷비슷 채웠는데 다락문을 열고보니
각색비단 들어찼네
해가돋아 일광단 달이돋아 월광단 뭉게뭉게 구름단
꿈뜰꿈뜰 용문단 덤석디뎌 말급장단 입벌렸다 통해단
대천바다 조개문단 님을그려 상사단 만첩청산 호랑단
조자룡에 와룡단 엉글벙글 잉어문단 돌아누웠다 모초단
문살같은 쌍문출단 동지섣달 설하문단 날가물어 한포단
장마들었다 수피단 법단이며 모본단 제병이며
입기좋기는 도리불소 낮에짰다 해도주 밤에짰다 야경사
경상도 경주목 황해도 해주목 전라도 나주목 가는무명
굵은무명 옥양목과 백당목 명주삼팔 필누비며 왕십리
손누비 국수누비 육진광포 세포광당포 생당포 길주명천
가는베요 경상도 안동포 가는베 굵은베 주색농포를
곁들이고 가는모시 굵은모시 생모시 한산모시 국고사
리사며 가진필목이 가득 채워서 들였구나
마루로 내달아 마루치장 볼량이면 귀목뒤주 삼층찬장
삼층탁자 놓였는데 뒤주위를 바라보니 용춤항아리
봉춤항아리 이삼층으로 차곡차곡 쌓여있고 찬장위를
바라보니 찬합목판 층층으로 쌓여있고 찬장문을 열고보니
안성맞춤 유기반상 사기반상 주발대접 죽을채워 놓았구나
탁자위를 바라보니 청유리병 황유리병 목이긴 황새병
움추러진 자라병 꽃을새긴 화류병 즐비하게 얹어있고
마루시렁 쳐다보니 경상도 통영반 전라도 나주반 두리반
교자상이며 가진병풍 다 얹어있네
골방치장 들여다보니 안성유기대야 유기기명 사기기명
소복소복 쌓여있고 이남박 대합지박 소함지박 조리주걱
바가지채반 죽을채워 쌓였구나
부엌치장 하여보면 황해도 재령솥 전라도 곱돌솥
가마솥에 쇠솥이라 부뚜막에 주앙각시
대활례로 놀읍소사
수처에는 흘림각시 대활례로 놀읍소사
아궁지에 화덕장군 뒤로돌아 굴뚝에는 굴때장군
대활례로 놀읍소사
곡간광으로 들어서서 콩독에는 마태장군 가루독에는
분꽃을피고 술독에는 후설소망 제맛나고 기름독에
시침을놓아 주실황제 대활례로 놀읍소사
장독대를 볼량이면 육모박석 칠모박석 맵시있게 깔아놓고
경상도 오지독에 전라도 칠기독이라 십년묵은 간장에
삼년묵은 고추장 전꿀로 늘여주실황제
대활례로 놀읍소사
측간으로 측실부인 낮이며는 쉰자머리를 걷어안고
밤이며는 쉰자머리를 풀어안고 부출위에 놀으시고
집안식구 남녀자손 속내장에 탈이없이 도우실황제
대활례로 놀읍소사
층층대며 화계단을 맵시있게 꾸며놓고 뒷동산에 산정짓고
그앞에 초당이요 초당앞에 육모정짓고 음지에는 방아걸고
양지에는 우물파고 마당가운데 석가산을 모아놓고
연못을파고 연꽃은 피여서 수그러지고 삽십여의 어린연잎
물밖에나와 너울너울 춤을추고 대접같은 금붕어는
물결따라 물을차고 시시때때 왕래하니 근들아니 좋을소냐
앞뜰에 거위놓고 말잘하는 앵무새 춤잘추는 학두루미
연당으로 날아들고 뒤뜰에는 전백비들기 의좋게 잘도논다
화계단 넓은들에 화초치장 볼량이면 대는심어 울울하고
솔을심어 정자삼고 노송심어 취병틀고 청포도 홍매화
치자동백 왜석류 모란작약 금사오죽 두견화 맨드라미
수국화 봉선화 채송화 왜철죽 석달열흘 백일홍
명사십리 해당화 박꽃은 노인장 석류꽃은 소년이요
호박꽃은 조라치요 춘매동매 황국화라
사랑치장 하여볼때 안팎중문 고주대문 선자추녀 굽도리에
부연을 달아서 네귀에 풍경달고 동남풍이 건드부니
풍경소리 운치있게 거드럭 거려서 지였구나
내외분합 물림퇴에 영창갑장 가루닫이 완자장창에
국화새김이 더욱좋다
앞들에는 개견이요 뒤뜰에는 비닭이라 생매잡아 길을드려
두메꿩사냥 보내놓고 백마는 굽을씻겨 뒷동산 송림에
매여놓고 이집짓고 남은재목 닭장을 지어놓고
닭을노면 봉황이요 소를노면 약대되고 말을노면 용마되고
개를노면 청삽싸리 황삽싸리 먼산보고 컹컹짓네
사랑방으로 내리달아 사랑치장 더욱좋다
각장판 소라반자 의거리장에 백동장식이 찬란하고
대병풍 소병풍 글자병풍을 둘러놓고 가진족자 걸어놓고
문갑책상 쾌상벼루집과 웃방에는 장기바둑판이 놓였는데
생황양금 거문고에 새줄매어 두었구나
아랫목에는 모본단보료에 안침받침을 갖추었고 평양담요
꽃담요며 꽃을새긴 꽃방석 여기저기 놓여있고
타구쟀털이는 쟁반받쳐 한가운데 놓였구나
책치장을 볼량이면 서전시전 대학소학 주역에다 동문선습
천자까지 곁들여있네
붓치장을 볼량이면 산호필에 황모필이라 필통연적
곁들였구나
서화부벽 하였는데 동쪽을 바라보니 진초사 도연명이
팽택현령을 마다하고 추강에 배를띄워 심양으로 가는형상
역력히도 그려있고 남쪽을 바라보니 선팔십 후팔십
강태공이 달삿갓을 숙여쓰고 위수변에 나아가서 곧은낚시
물에넣고 주문왕을 기다리는형상 역력히도 그려있고
서편을 바라보니 삼국풍진 소란시에 한종실 유현덕이
와룡선생 만나려고 동지섣달 설한풍에 적토마를 바삐몰아
남양초당 가는모습 역력히도 잘그렸고 북편을 바라보니
육관대사 애제자 성진이가 춘풍화류 석교상에 팔선녀를
바라보고 희롱하며 합장배례하는 모습이라
모씨대주 거동보소
친구벗님 노실적에 어떤술을 잡수시나
청유리병 청소주요 황유리병 황소주요 만첩청산 송엽주요
뚝떨어졌다 낙화주 이태백에 포도주요 도연명의 국화주요
마고선녀 천일주요 삼오주요 맛이좋은 감홍로요
홀로빚어 상사주요 둘이빚어 의논주요 셋이빚어 공론주요
만년잔에 가득부어 꺽꺽푸드득 장끼찜이요
대양푼에 갈비찜이요 소양푼에 영계찜이라
주객치장 그만하고
이댁가중 지난해에 남녀노복 두실적에 형제같은 일꾼이며
앵두같은 계집종 열쇠같은 아이종 앞뜰에는 김별감
뒤뜰에는 이별감 대문을열고 앞을보니 노적봉이 비쳤으니
부자장자 될터로다 뒷산을 쳐다보니 효자봉이 비쳤으니
효자열녀 날터가 분명하고 옆산을 바라보니 충신봉이
비쳤으니 나라충신 날터로다
이댁가중 지난해에 전답을 장만할 때 두렁찬논 사리찬밭
오곡백곡 다심었네
울긋불긋 대추콩 이팔청춘 푸르데콩 알록달록 피마주콩
도감포수 검정콩 방정맞은 쥐눈이콩 만리청태 강낭콩
독수공방 홀아비콩 옥수수 흑수수 오조기장 차조메조
물팥이팥 적두팥이며 봄보리 가을보리 황밀메밀 참깨들깨
녹두땅콩 토란감자 고구마 무배추 파마늘 도라지며
인삼까지 심었구나
논에다는 무슨벼를 심었는가
김포통진 밀다리벼 여주이천 자채벼 공량이며 다다벼
그신년과 조실역 사무찰 까투리찰 갖가지를 다심어서
수레에다 실어다가 담불담불 쌓았구나
앞노적에 싹이나고 뒷노적이 꽃이필때 부엉덕새 날아들고
업족제비 새끼치고 긴대업은 기어들고 돼지업은 걸어들때
금사지는 춤을추고 부엉덕새 날아들어 한날개를 툭툭치니
가진보물 쏟아지고 또한날개 툭툭치니 억수만금 쏟아지니
이댁가중 이집짓고 금시발복 하시겠네
상별감이 비를들고 앞들을 쓸자하니
일일소지 황금출이요 시시개문 만복래라
뒤뜰을 쓸자하니 부엉덕새 날아든다
천지지간 만물중에 인간이 제일인데
누구의 재주가 제일인가?
말잘하던 소진이와 장의의 재주가 제일이냐
술잘먹고 글잘하던 이태백이 제일이냐
높수한 신령님의 정성덕이 제일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