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마라 / 시인 : 민윤기
제 명 다 못 살고 죽은 젊은이는 가엾다
그곳이 전쟁터이든
민주와 운동이든
천안문에서든
엘라바마에서든
세월 호에서든
광주에서든
지하철 공사장에서든
이태원에서든
모두 가엾지 않은가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라든가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든가
이념을 위해서라든가
모두 가엾다
사랑을 해야 할 꿈의 청춘 아닌가
다시는 홍콩에서 미얀마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반도에서, 어느 곳에서도
보고 싶지 않구나
죽지 마라
제발 죽이지 마라
아아, 젊은 생명들이여
- 홍콩 (스타벅스,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