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간 감정 몰입하다보면 실제 연애감정으로 발전 쉬워 세기의 커플. 최근 연인 선언을 한 이병헌(33)과 송혜교(21)를 가리키 는 말이다. 두 톱스타가 결합한 데 따른 칭송이다. 두 사람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최고의 시청률 속에 종영한 SBS TV 드라마 [올인]으로 맺어졌다. 이 드라마에서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나온다. 마음 깊이 사랑하지만 자꾸 어긋나기만 하는 운명 속 에 가슴아파하다가 결국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드라마 [올인]의 애틋한 러브스토리는 곧 현실화했다. 주변 사람이 두 사람의 관계를 감지한 것은 지난 2월 말부터였다. 두 사람이 함께 연기하는 신이 별로 없는데도 촬영장에서 같이 있는 장 면이 종종 목격됐기 때문이다. 또 종종 송혜교가 이병헌의 자상함을 주위에 털어놓는다거나 이병헌이 송혜교와의 러브신을 찍을 때 공과 사를 구분하기 어려워 감정을 잡지 못해 애를 먹었다는 이야기도 제 작진으로부터 흘러나왔다. ▲50년대부터 남녀배우 혼맥 이어져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연인 선언을 한 것은 드라마 종영 후인 지난 4 월 말. 함께 이탈리아 남부 휴양섬 시칠리아에서 패션화보 촬영을 하 고 귀국해서다.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서로의 부모에게 꽃을 전달하 기도 한 두 사람은 현재 CF 동반 출연 0순위로 광고주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 첫 작업으로 6개월 전속금으로 각각 4억 원씩을 받고 교원그룹의 정수기 CF에 나란히 출연한다. 이병헌-송혜교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이 실제 연 인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그동안에도 비일비재했다. 멀게는 1958년 멜 로영화 [어디로 갈까]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출연해 결혼에 골인한 김 석훈-김의향 부부가 있고, 가깝게는 KBS 드라마 [러빙유]를 통해 서 로에게 끌린 박용하-유진 커플이 있다. 남녀 주인공은 아니지만 국내 연예계 혼맥사에서 드라마로 만나 결혼 한 가장 최초의 커플은 전택이-노경희이다. 두 사람은 흥행으로 전후 한국 영화 제작에 활기를 불어넣은 이규환 감독의 1955년작[춘향전] 에서 각각 방자와 향단으로 출연했다. 남녀 주인공으로 만나 결혼한 쌍 중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 은 것은 역시 신성일-엄앵란이다. 1960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 [로맨 스 빠빠]에서 청춘 남녀 주인공으로 처음 호흡을 맞췄고, 이후 실제로 사랑에 빠진 것이다. 영화 촬영 중 벌인 두 사람의 진한 키스는 지금 도 전설처럼 영화사에 기록되어 있다. 1963년 정진우 감독의 영화 [배신]에서 연인으로 출연한 두 사람이 청평 호수에서 보트를 타며 키스 신을 촬영할 때의 일화다. 감독이 큰 소리로 '컷' 사인을 했음에 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실제 열렬히 키스하느라 감독의 사인을 듣지 못했던 것이다. 1964년 11월 14일 결혼에 골인함으로써 두 사람은 영 화 속 키스가 맺어준 최초의 커플로 남아 있다. 신성일-엄앵란 부부처럼 실제 결혼에 골인한 커플로는 차인표-신애 라(MBC [사랑을 그대 품안에]), 최수종-하희라(KBS [젊음의 행진]), 유동근-전인화, 이영하-선우은숙, 이재룡-유호정(MBC [우리들의 천 국)], 박철-옥소리(SBS [영웅일기]), 김국진-이윤성(MBC 시트콤 [연 인들]), 김호진-김지호(MBC [사랑은 아무나 하나]), 유준상- 홍은희 (MBC [베스트극장]), 이세창-김지연(KBS [TV소설-인생화보]) 부부 등이 있다. ▲극중 멋진 이미지 현실서 깨지면 '쫑' 드라마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해 한창 열애 중인 커플로는 박용하-유
진 외에 류승범-공효진(SBS [화려한 시절], 신하균-배두나(영화 [복
수는 나의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신현준-손태영, UN의 김정훈과
과거와 비교하면 요즘 연예인은 서로 사귀는 것에 대해 스스로 당당 하다. 영화 연구가 정종화씨는 "배우끼리 사귀면 영화가 망한다고 해 옛날엔 금기사항이었다"며 "과거에도 남녀 배우가 드라마로 만나 사 귀는 경우가 많았지만 거의 비밀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여배우의 경우 남자가 있다고 소문나면 인기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정씨는 "지 금은 매스컴이 발달해 숨어서 연애하는 게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회 적 인식도 달라졌고, 또 한창 잘 나갈 때 CF 수익 등으로 돈을 벌어 놓을 수 있어 연예인이 연애하는 것을 떳떳하게 밝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과거엔 서로 사귀는 게 발각돼 인기가 떨어지면 곧 경제적 타격과 함께 이별의 수순을 밟는 게 다반사였다는 것이다. 그 결과 남자 배우는 술로 폐인이 되고, 여배우는 다방이나 술집으로 향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과거와 다른 이유에서이지만 지금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만난 커플이 중도 헤어지는 경우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드라마 속 사랑이 현실로까지 연장되는 것일까. 연예 관 계자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는다. 우선 보통 드라마 촬영기간이 4~5개월 정도이므로 이 기간 동안 함께 동고동락하다 보면 사랑의 감 정이 싹트기 쉽다는 것이다. 연예 전문가 신일하씨는 "장기간 함께 작품을 하다보면 상대방의 성격을 파악하게 되면서 정도 들게 된다" 고 말했다. 두번째 이유는 스타가 되면 사생활에 많은 제한을 받게 돼 의외로 이 성교제를 할 만한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얼굴이 알려져 있어 아무데 나 돌아다닐 수도, 이성을 소개받기도 어려워 함께 작품을 하는 상대 배우에게 호감을 갖기 쉬운 것이다. 세번째는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데 있다. [유리구두] 등을 연출한 최윤석 PD는 "기본적으로 감정이 풍부할 수밖에 없는 배우들 이기 때문에 드라마 속에서 상대역으로 연기하다 보면 대체로 관계가 친밀하게 발전한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드라마나 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은 한결같이 매혹적이라는 점이다. 드라마 속 이미지로 인해 상 대 배우에 대한 환상에 젖어 있다가 깨지면 자연스럽게 헤어지는 수 순을 밟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연예 전문 기자들은 드라마 종영 후 보통 2~3개월을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이 현실에서 진짜 커플이 될지 잠깐의 반짝 사랑으로 끝날지 가늠하는 유예기간으로 간주한다. 이병헌-송혜교 커플 역시 드라마 이야기처럼 해피엔딩이 될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