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셋째밤(자이푸르 홀리데인 인 호텔)
10/1(일) 새벽같이 일어나다. 어서 햇살 아래 이 궁전을 구경하고 싶다. 구석구석 왕궁을 둘러본다. 왕궁의 역사. 1464년에 델리에서 피신해온 Chauhan 왕조의 세 번째 수도로 건립된 이래 1947년 그 후손 왕이 떠난 후 방치되다가 1986년~1991년 최고의 리조트로 변신. 어떻게 이 가파른 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수영장, 정원, 객실 등을 만들 수 있었을까? 미로 같은 계단을 따라가면 어디로나 다 통하게 설계되어 있다. 2000년에 버려진 국가적 자산을 보물로 변신 시킨 공로로 상까지 탄 리조트. 모두들 사진 찍기 바쁘다. 아침 식사 후 수영장으로 집합. 한껏 즐기다. 추억으로 왕궁을 그린 수채화 한 점 사다. 그러나 산 아래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느끼는 이 곤혹함. 화려함과 빈곤의 극대비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런지..아 인도여. (그러나 이 곤혹함은 시작일 뿐. 점 점 그 극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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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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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자들(the others)
12시 자이푸르를 향해 출발. 가는 도중 휴게소에 들어 자유식 점심을 먹는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Sun님(별 달은 생략^^). 새로운 문화, 음식에 두려움이 전혀 없다. 그녀의 호기심에 차 초롱초롱 빛나는 눈만 보아도 인생은 재미가 있을 듯하다. 앞자리에 앉아 용감하게 이것저것 시킨다. 여행의 자세는 저것이야. 서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실패한 주문에 대해 낄낄거린다.
덥고 건조한 사막의 냄새가 베어나는 듯한 풍경을 끼고 버스는 달린다. 황량함. 호주의 중심, 엘즈록을 향해 사막을 달릴 때도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키작은 Bush 숲과 모래벌판이 평화로웠다. 마음 탓이다.
암베르포트가 가까워 오나보다. 산허리에 성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승덕씨의 일정 소개에 혼란이 있다. 코끼리 타고 암베르 성 오르기가 우리의 일정에는 적혀있는데 가이드 일정에는 없다는 것이다. 걸어서 올라가라는 것! 백곰님: “서울의 사장에게 연락해봐라. 확실하게 확인받았다”. 승덕씨 여러번 핸폰을 두드리지만 연락이 안 된다. 그러면서 이미 늦고, 사람 수가 많아 코끼리는 어차피 탈 수 없다고 공지한다. 슬그머니 화가 난다. 내 성질을 아는 남편.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준다. ‘참아라’는 표시이다. 그랴..이런 것 때문에 여행기분을 망칠 순 없지..백곰은 가만히 있다.(여행을 계속 할수록 백곰님의 진국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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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베르포트. 물은 거의 똥물에 가까운데 아이들이 텀벙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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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푼 줍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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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는 아니었다. 저 상자에 축제음식 같은게 담겨 있었고 그걸 하나씩 (공짜로?) 받을려고
아우성이었다. 헉? 헷갈리네. 바치는 축제음식 살려고 볶작대는지? 헤헤
성벽을 따라 궁성으로 올라가는 길은 대만원이다. 누구에게 물으니 두르가 축제일이란다. 인도는 온갖 신들을 섬기는 축제가 일 년 내내 있는 모양이다. 각양각색의 사람들. 빛깔만으로도 어지럽다. 이 근처 사람들은 다 모였나? 계속 오토바이, 차들이 몰려들고.. 사람들..거지들(헉! 거지도 사람이지?^^) 거지들도 참 다양하다. 다리 뭉개진 자, 팔 없는 자, 멀쩡하지만 너무나 말라 눈만 보이는 자, 머리 길은 도사 같은 자, 점보는 할머니(죄송하지만 완전 ghost 모습). 정말 괴로운 건 아이들과 장사꾼이다. 진저리가 쳐지도록 따라 붙는다. 엉겁결에 산 책자들은 싸구려이다. 그래, 이들이 없이는 인도가 아니다. 나도 히히 웃으며 정문에서 받은 튀긴 쌀밥 같은 것을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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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문양 속의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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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지쳐 말이 없다.
힘겹게 사람 넘어 언덕 넘어 올라간 궁전은 그리 감격적이지 않았다. 솔직히 아침 수영과 긴 이동으로 모두들 지쳐 있는 상태. 우리 가이드의 설명도 그리 없었다. 그들은 들어오지 않은 것같다. 모이는 시간만 공지. 적당히 남의 가이드를 따라 다니며 귀동냥을 한다. 방 전체를 거울 모자이크로 장식한 왕의 침실, 쉬시 마할도 눈치로 알아본다. 흐느적거리며 걸어내려 오는데 길을 잘못 들었나보다. 올라가는 길에 없던 코끼리 타는 곳이다. 한 사내가 코끼리를 타라고 나를 유혹한다. 일인당 550루피. 흥, 손해봤잖아.
여름 궁전 잘마할에서 잠시 사진만 찍고 핑크시티 자이푸르로 입성.
식민지 시절, 영국 왕세자를 환영하기 위해 도시 전체를 핑크색으로 칠하게 했다는 마하라자. 그들의 환대가 아부일까? 외교적 수완일까? 한국인이라면 혀 깨물고 죽었을거다. 그러나 강대국에 끼인 작은 반도 국가로써 정말 마하라자의 수완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닐까? 붉은 사암 가루를 으깨어 벽에 바른건가. 연한 핑크빛 건물들이 독특한 풍취를 자아낸다.
홀리데이 인 호텔 체크 인. 마하라자에서 하인으로 강등되었다. 더욱이 일정에 있는 Choki Dani 에서의 정통만찬도 라자스탄 춤 공연도 없다. 침묵은 금이다??? 마하라자의 수완이 필요한 건가??
역시나 마하라자의 기지. 저녁식사 후 모두들 사이클릭샤 타고 하와마할쪽 시장으로 출동. 대장은 이루다. 실크스카프, 울스카프, 신발 등 선물쇼핑. 어느새 사람들과는 헤어지고..돌아오는 길 호텔 옆 인파 따라 소리따라 흘러가본다. 마이크로 무언가를 읊는 소리, 특유의 힌두음악. 힌두축제란다. 또 무슨 신인가? 이름도 외우기 어렵다. 힌두 푸자의식 같이 중앙 무대에 흰 옷을 입은 사람이 바닥에 앉거나 주위에 빽빽히 둘러싼 사람들을 주재한다. 소리 소리 소리...
인도에서 사람을 정신 없게 만드는 세가지는 더위와 정말 많은 사람들과 소리이다. 더위도 사람도 어찌할 수 없는 거라면 받아 들이겠지만 왜 이리 소리는 지르는가? 버스 안에서 운전사의 horn 소리가 너무 자주, 또 크다고 하자 안내자는 여기 버스에는 왼쪽(조수석) 미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대형차량 뒤에 "HORN PLEASE"라고 써 붙여있다. "제발 경적을 울려주세요." 어떻게 이런 소음 속에 살 수 있냐고? 이것이 인도의 문화이다. 우리는 이 문화의 관람자로 잠시 들른 것. 그리 생각하니 샨티!
첫댓글 저와 서울 사무소와 인도 지사간의 소통이 원할하지 못해 일정에 혼선이 있었습니다.꼼꼼히 다시 챙기지 못해 죄송합니다..
메일알려주세요...ㅋㅋ
내 이름에 클릭하면 멜 주소 뜨던데?
액스트라의 표정이 더 리얼해요~ㅎ
암베르성 올라가는 코끼리 타기는 인도 가이드들 없는일정이라고 우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시간 끌기하면서 안 태우면 그만큼의 이익이 생기니...작년 12월 우리도 그랬는데 결국은 우리 주장대로 ..
마지막 사진속에 네여인님들 팜 편해 보이십니다......아니 지치신 모습인가.....ㅎㅎ...코끼리 타기 못하신게 못내 아쉬웠겠습니다.....자~~~이제 또 다음편을~~~~^^**
읽을수록 더더욱 생생해지는 그곳의 잔상들...다음편도 기대하고 있을께용~^^
감기 좀 어때요? 공항에서 딱 부러지게 Revenge해준거 생각할 수록 통쾌^^
하여튼 갔다오셨다는것 자체만으로도 부럽습니다......언제가 가볼려나...............
좋은글 자세하고 꼼꼼한 인도 기행을 보면서 화이팅입니다. 두분의 행복과 즐거운 나날 되시길
덩달아 같이 떠나고 있어 많이 즐겁습니다....
언제 이런사진이 저도 있네..... 항상 부러웠어요 두분만의 여유롭게 휩슬리지 않고 여행하는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