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잘못된 건강 상식에 속지 마라[PART4]- 30.다시마나 미역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마라
채소만 많이 먹는 것이
정말 몸에 좋을까?
“비타민이나 미네랄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이다. 하지만 몸속에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매일 따로 섭취해야만 한다” 이처럼 비타민과 미네랄을 무엇인가로 보충해야 한다는 ‘경고’가 세상에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일반적인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비타민이나 미네랄 섭취량은 충분하다. 건강을 위해 그것들을 따로 보충하는 것은 오히려 몸에 나쁘다. 비타민과 미네랄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중독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지어 암이나 심장병의 위험이 높아져 생명을 단축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핀란드 쇼크’라고 불리는 충격적인 연구 보고를 소개하겠다. 이는 1990년대에 핀란드에서 실시한 대규모의 영양 개입 실험으로, 남성 흡연자 2만 9,000명을 합성 베타카로틴 섭취 그룹과 위약 그룹으로 나누어 5~8년 사이에 폐암이 발생하는 사람을 추적 조사한 것이다. 조사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베타카로틴을 섭취한 그룹은 그것을 섭취하지 않은 위약 그룹보다 폐암 발생률이 18퍼센트나 증가했고, 폐암과 심장병에 의한 사망도 늘어나 위약 그룹보다 총사망률이 8퍼센트 높았다. 때문에 조사 도중에 “이 실험을 계속하다가는 폐암 환자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게 된다”는 이유로 실험이 중단되었다.
한편 미국 암연구재단과 세계암연구기금이 500개나 되는 세계 각국의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한 ‘암 예방과 식생할 등의 관계’에서는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는 사람은 폐암의 위험이 줄어든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MD 앤더슨 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가 초기 유방암 치료 여성들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신뢰도 높은 추적 조사를 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채소, 과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지방 함량이 극도로 낮은 식사는 여성의 유방암 재발의 위험을 줄이지 않는다. 국가가 권장하는 양의 채소를 먹고 있는 일반 그룹과 비교하면 생존 기간도 같다”
따라서 인공적으로 합성된 비타민을 보조 식품의 형태로 섭취하는 것은 위험하며, 채소나 과일로 섭취하는 천연비타민도 많이 먹는다고 해서 몸에 좋다는 보장은 없다. 한때 “비타민C를 대량 투여하면 감기를 예방하고 암을 고칠 수 있다”는 설이 유행한 적 있는데, 이는 원리적으로 볼 때 무의미하다. 그런데도 비타민C의 혈중농도를 높이는 고농도 비타민C 수액이 여전히 암을 치료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50그램의 비타민C 수액 비용이 자비 치료로 2만 엔 전후이다. 이에 관해 제대로 임상실험을 한다면, ‘생존 기간의 연장 효과가 없다’거나 ‘몸에 유해하다’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폐경기 여성은
다시마나 미역의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이는 미네랄도 마찬가지이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만 원전사고 후, 요오드로 방사선 피폭을 예방할 수 있다는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다시마나 미역 등의 해조류를 매일 챙겨 먹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러나 일본 국립암연구센터는 2012년에 “해조류에 함유된 요오드는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미네랄이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갑상선암의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이 결과는 일본 9개 지역의 40~69세 여성 약 5만 명을 1990년대부터 약 14년 동안 추적 조사하여 얻어낸 것이다. 조사 결과 14년 동안 134명의 여성이 갑상선암에 걸렸고, 이들 중에서 유두암(갑상선암의 일종)에 걸릴 위험은, 일주일에 2일 이하로 먹는 그룹의 3.81배나 되었다. 해조류를 일주일에 3~4일 먹는 그룹도, 일주일에 2일 이하로 먹는 그룹의 약 2배였다.
이 조사에서 폐경 전의 여성은 해조류 섭취 빈도수와 갑상선암의 위험에 차이는 없었지만, 요오드가 풍부한 식생활을 하는 경우 필요 이상의 요오드를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위 글은 곤도 마코토(近藤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더난출판, 이근아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곤도 마코토는 1973년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현 국립병원 도쿄 의료센터) 방사선의학센터를 거쳐, 1983년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나 암은 무조건 수술이나 항암데 위주로 치료하는 기존 의학계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라 전임강사에서 출세길이 막혀버렸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www.kondo-makoto.com)를 개설하여 세컨드 오피니언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좋다’는 등의 위험한 고백으로 의학계에서는 눈 밖에 났지만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항암제의 독성돠 확대 수술을 위험성 등 암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60회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환자를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자신보다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의 진심 어린 고백을 담고 있다.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건강검진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학 상식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을 멀리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