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울산광역매일]건강도 챙기고 우정도 키우는 학교 운동장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324843&section=sc30&section2=

≪<font color=red>울산광역매일</font>≫ <기고> 건강도 챙기고 우정도 키우는 학교 운동장

초등학교 시절 동물이 식물과 다른 점은 뇌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배웠다. 그래서어 뇌는 움직임이 있을 때 그만큼 더 뇌는 발달한다. 

 인간의 뇌도 마찬가지다. 50세가 넘으면 뇌 안의 해마 부피가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걷기를 부지런히 하는 사람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부피가 줄어들지 않아 기억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공부를 잘하려면 운동으로 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사, 과학자도 있다. 뇌과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몸을 쓰면 근육만 좋아지는 줄 알았지만 지금은 몸을 쓰면 뇌도 함께 좋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예전에는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몸을 쓰지 않으면 머리가 고생한다고 한다. 몸을 쓰지 않으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암기력이 떨어지고 결국 우울증과 치매에 걸리는 경우가 생긴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학생이 가장 안 움직인다고 한다. 방과후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 야구, 배구나 고무줄놀이하는 아이가 없고, 골목에서 친구들과 구슬치기 딱지치기하는 문화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 여고에서는 수족냉증을 걱정하고 있는 반면 유럽이나 미 국의 명문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운동을 장려하고 있다. 외국에는 고등학교가 주당 체육수업을 4시간씩 진행하는 나라도 있다. 또 수업 전에 운동을 했더니 학생들의 학업성적이 향상되고 스트레스도 훨씬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요즘 학생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가까이 두고 생활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자연 지능도 함께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를 검색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자연을 통해 사색하는 힘은 더욱 중요하다.

 교과 시간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을 통해 지혜를 체득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개인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의 완성을 위해 행복하게 사는 연습도 필요하다.

 요즘 학생들은 움직이기를 싫어한다. 그러다보니 뇌 감각이 활성화되지 않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으며 결국 우울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이 밖에서 많이 움직이도록 독려하자. 겨울 햇볕도 만나고, 공기도 마시면서 걷도록 만들자. 걷기는 모든 의사가 권장하는 장수건강 비법 중 하나이다.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은 `약보다는 음식으로, 음식보다는 걷기로 병을 치료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히포크라테스는 최고의 약은 걷는 것이라 했고, 니체는 걸을 때 위대한 생각이 나온다고 했다. 키에르케 고르는 무거운 생각도 걸으면 해결된다고 했고, 루소는 생각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으려면 걸으라고 했다. 

 이왕이면 실내에서 보다 바깥에서 걷는 것이 좋다. 갑자기 시작하기가 부담스럽다면 시작은 넓은 학교 운동장에서 매일 점심시간에 5분씩만 걸어도 일주일이면 25분을 걷는 셈이된다. 누구나 처음에는 서툴고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을 학창 시절 추억을 만드는 셈치고 시작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교실 천장 높이가 2.6m인 교실보다 3m 정도인 교실에서 공부한 학생들의 창의력이 훨씬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높은 천장은 하늘이다. 돈 안 들이고 아이들의 창의력을 높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하늘이 천장인 곳 즉 학교 운동장에서 이이들이 뛰어놀게 하는 것이다. 

 때문에 학교 운동장에서 맞이하는 겨울 햇볕은 더 감사하고, 겨울바람은 더 고마울 수밖에 없다. 올해를 한 달여 남겨 두고 있는 이 시간, 학교 운동장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걸으면서 서로서로 소통, 공감하는 창의력을 높여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