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연천문화원의 옛 자료를 정리하다 실었습니다.
경기 최북단 연천 자연생태 탐사
경기도연천교육청 장학사(이학박사) 전영호
약 력
성 명 : 전영호(田泳鎬)
주민등록번호 : 53
생 년 월 일 : 1953년
주 소 : 경기 용인시 수지읍 상현동
○ 학 력
- 1976년 2월 공주사범대학 생물과 졸업
- 1981년 2월 고려대학교 대학원 졸업(생물전공, 석사)
- 1983년 8월 대전대학교 대학원 졸업(식물전공, 이학박사)
○ 경 력
- 교사 : 1978년 8월 1일 ~ 1999년 8월 31일(21.01년)
포천중, 의정부고, 하성종합고, 과천고, 산본고 근무
- 교감 : 1999년 9월 1일 ~ 2002년 8월 31일(3.0년) 군포 수리중학교
- 교장자격증 취득 : 2002년 12월
- 장학사 : 2002년 9월 1일 ~ 현재, 경기도연천교육청
○ 표창장 수상
- 제23회 한국일보 교육자대상(스승상), 2004.5.23.
- 교육부장관상 2회, 환경부장관상 1회
- 경기도교육감상 9회
○ 교과연구회 활동
- 2000~2002. 경기도중등과학교육연구회 부회장
- 2001~2002. 경기도과학정보연구회 부회장
- 1995~2004년 3월. 한국생명과학사진연구회 회장
- 1981~현재. 식물분류학회 회원
○ 연구 논문
- 1981. 한국에 서식․자생하는 왕방산의 식물상 연구. 교육논총(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Vol.11 127~148(공동연구)
- 1997. 한국에 서식하는 끈끈이주걱의 생활사 및 식충작용에 관한 연구. 전국과학전람회 우수상(공동연구)
- 1998. 한국에 서식하는 통발의 생활사 및 식충작용에 관한 연구. 전국과학전람회 특상(공동연구)
- 2000. 계룡산의 서사면 및 북사면의 식물상 연구. 한국생태연구지(J. Kor. Biota) 5:69~99(공동연구)
- 2001. 용운동일대(대전시 동구)의 식물상에 관한 연구. 자연과학(대전대) Vol.12 No1:67~95(공동연구)
- 2003. 물푸레나무科 개나리族의 계통분류학적 연구. 박사학위논문(대전대)
○ 저서
- 1994.12.24. 한국의 벌레잡이식물의 비밀(공저, 외 1명). 웅진출판사 외 16권(생물 관련)
○ 자연생태 사진 전시회(공동)
-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국립중앙과학관 등에서 6회, 학교 순회전 20회
○ 전국 생태사진전 동상, 과천사진전 대상, 전국무궁화사진전 특상 등 다수
Ⅰ. 들어가면서
연천군은 휴전선 32㎞ 구간과 접한 경기도 최북단의 지역으로 서울 면적의 1.3배나 넓다. 북쪽으로부터는 임진강이, 철원으로부터는 한탄강이 연천군내로 흘러 들어와 동남부에서 합류하여 흐르고 있으며 많은 하천이 이어져 그야말로 물이 풍부한 곳이며 현무암이 모암으로 토양이 비옥하다.
경원선 철도가 휴전선에 막혀 더 이상 달리지 못하고 멈추는 곳에는 철원과 접하고 있는 고대산(해발 832.1m)이 위치하고 있는데, 식물상이 다양하고 유용식물이 많으며 등산하기 적합하여 등산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와 같이 연천 지역은 다양한 생물체와 습지, 지질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생태공원이라 할 수 있다.
Ⅱ. 연천의 자연생태계
1. 습지의 천국 연천
연천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북쪽에서 군남면 옥계리로 흘러 들어오는 임진강과 철원에서 포천을 거쳐 청산면과 전곡읍으로 흘러 들어오는 한탄강 그리고 영평천, 차탄천, 백학저수지 등이 있으며, 임진강변에는 장못과 조개못, 전곡읍 은대리에는 저지대의 늪이 형성되어 있다. 이와 같이 연천은 강과 하천, 저수지, 낮은 늪 등이 다량 형성되어 있어 수량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물이 깨끗하여 습지식물, 수서곤충, 철새 등의 낙원을 이루고 있다.
2. 멸종위기의 동물과 많은 새들이 서식하고 있는 연천
전곡읍 은대리 늪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세계적 희귀종인 물거미(Argyroneta aquatica)가 서식하고 있는데 1999년 9월 18일 천연기념물 제412호로 지정되었다. 또한 여기에는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우리나라 특산종), 물장군 등이 서식하고 있다.
그동안 철원과 파주에서만 관찰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독수리(천연기념물 제 243호)가 최근에 연천 차탄천 주변과 대광리 일대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또한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변 민통선 일대에는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 50여 마리가 찾아와 집단서식하며 겨울을 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최근 10년 만에 고니(천연기념물 201호)가 발견됐으며 청둥오리와 큰기러기 등이 매년 찾아와 이들을 보기 위한 탐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 한탄강이 흐르는 양쪽 절벽에는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호) 등 맹금류가 살고 있는 것이 관찰되었다.
특히 차탄천과 백학저수지는 물이 맑고 수초와 물고기가 많으며 아늑한 장소가 많아 물오리 종류와 중대백로, 왜가리 등이 많이 찾아들고 있다.
한편 최근 전국적으로 개체수가 격감되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맹꽁이가 연천읍 내에서부터 전 지역에 걸쳐 많은 수가 서식하고 있는데 5월 산란기 때가 되면 맹꽁맹꽁하면서 울어대는 소리 때문에 밤에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리고 연천읍 통현리의 버려진 논에서는 멸종위기종인 두꺼비의 산란 장면을 관찰할 수 있다.
3. 다양한 습지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연천
습지대가 많다보니 다양한 습지식물이 다량 자생하고 있다. 군락을 이루고 있는 대표적 종류로는 물억새, 갈대, 달뿌리풀, 부들, 부처꽃 등이 있으며, 조개못과 은대리 늪에는 이 외에도 수크령이 군락을 이루어 꽃을 피울 때나 이삭을 맺었을 때 그 아름다움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는 습지식물을 세분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침수식물(물 속에 잠겨 살아가는 식물)로는 물수세미, 검정말, 말즘, 나자스말 등이 있으며
◦부유식물(물 위에서 떠서 살아가는 식물)로는 개구리밥과 좀개구리밥이 있고
◦부엽식물(잎만 물 위에 떠서 살아가는 식물)로는 가래, 마름, 네가래, 연꽃 등이 있다.
◦정수식물(물 속에 뿌리를 박고 서서 살아가는 식물)로는 부들, 갈대, 달뿌리풀, 줄, 골풀, 비녀골풀, 소발울고랭이, 큰고랭이, 매자기, 바늘골, 미나리, 택사, 질경이택사 등이 있고
◦습생식물(물가에 자라는 식물)로는 고마리, 괭이사초, 박하, 방동사니, 자귀풀, 부처꽃, 낙지다리, 털여뀌, 큰개여뀌 등이 자생하고 있다.
4. 수서곤충, 어류의 보고 연천
차탄천이나 장못, 조개못, 은대리 늪, 백학저수지 등에는 물이 맑고, 수초가 많아 다양한 수서곤충을 관찰할 수 있으며 애벌레에서 성체로 우화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또 성체로 된 잠자리류 등이 어지러울 정도로 물 위를 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관찰할 수 있는 수서곤충 종류로는 왕잠자리, 검은물잠자리, 밀잠자리, 고추잠자리, 실잠자리 애벌레와 게아재비, 꼬마줄물방개, 물방개, 물장군, 물자라 소금쟁이, 송장헤엄치개, 장구애비 등이 있다.
강과 하천, 저수지에는 다양한 어류들이 살고 있는데 메기, 쏘가리, 참종개, 모래무지, 갈겨니, 피라미, 뱀장어, 참몰개, 참마자, 미꾸리, 붕어, 잉어, 꺽지, 동사리, 쉬리 등을 관찰할 수 있으며 특히 전국적으로 개체수가 격감되고 있는 송사리를 이 곳에서는 쉽게 관찰할 수 있다.
5. 다슬기, 말조개, 참게가 많은 임진강
임진강 군남 지역에는 여름철이면 다슬기를 잡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너무 많이 잡아내어 개체수가 현저히 줄고 있다. 반딧불이의 중간 숙주인 다슬기가 다량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밤이면 반짝반짝 빛을 내는 반딧불을 흔하게 관찰할 수 있다. 조개못은 두 개의 못으로 되어 있는데 예전에는 말조개가 많이 잡히어 조개못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나 뚝방을 막은 후부터는 개체수가 많이 감소되었다. 참게는 임진강변과 한탄강변에서 최근에도 잡히고 있지만 매운탕용으로 너무 많이 포획되어 그 수가 많이 감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 식충식물, 기생식물, 다양한 유용식물과 야생화, 동물의 보고 연천
식충식물인 통발은 은대리 늪과 조개못에서 서식하고 있다. 여름철이 되면 수면 위로 노란 꽃을 드러내고 있으며 줄기에는 잎이 변한 벌레잡이주머니가 한 개체에 약 4000~8000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이주머니에서 지나가는 장구벌레나 물벼룩 등을 빨아들여 먹이로 하고 있다.
새삼과 실새삼은 고대산과 조개못에 서식하고 있는데, 스스로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다른 식물(기주식물)을 감고 올라가 톱니 모양의 침을 박아 양분과 수분을 취하여 살아가고 있다.
조개못에는 가는잎쐐기풀이 군락을 이루어 자라고 있는데, 잎이 변한 가시에 찔리면 쐐기나방 애벌레인 쐐기에 쏘인 것처럼 아프다.
또 조개못에는 박하가 자라고 있어 그 옆만 지나가도 향기가 돈다. 이밖에도 고대산을 비롯한 야산에는 다람쥐, 청설모, 노루, 다양한 곤충과 야생화 등을 관찰할 수 있다.
7. 귀화식물이 문제
연천지역은 습지가 많고 토양이 비옥할 뿐만 아니라 축산 농가에서는 외국에서 수입된 사료를 가축의 먹이로 주다보니 사료에 섞여 들어온 귀화식물의 씨앗이 곳곳에 침투하게 되었다. 서식 공간을 빼앗겨 가는 우리나라 자생종은 위기 의식을 느낄 정도가 되었다.
가장 흔하게 눈에 띄는 것은 미국쑥부쟁이로 연천, 백학 지역에 많이 자생한다하여 “연백초”라는 이름이 붙여질 정도이다. 다음으로는 단풍잎돼지풀로 곳곳에 군락을 이루어 비염이나 안질 등 알레기르기성 질환을 유발하고 있어 군부대, 군청에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그밖에 귀화식물로는 왕달맞이꽃, 털여뀌, 망초, 개망초, 미국가막살이, 도꼬마리, 어저귀, 서양민들레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8. 지질탐구 지역으로 적합한 연천
한탄강 연안을 따른 저지대에서는 현무암과 응회암을 관찰할 수 있고, 전곡읍 은대리 일대와 풍산농원 부근에서는 부정합, 변성암, 습곡, 풍화 작용, 주상절리를 관찰할 수 있다. 장탄리 자살바위 뒤 한탄강변에서는 부정합과 응회암을, 재인폭포에서는 주상절리를, 전곡읍 양원리 지역(탄광)에서는 퇴적 환경을 관찰할 수 있다.
9. 연천의 농산물
연천 지역에서는 벼농사를 가장 많이 짓고 있다. 연천의 농토에 북한의 물을 이용하여 쌀농사를 지으므로 “남토북수”라는 상표로 쌀을 생산하고 있다. 연천쌀은 깨끗한 임진강의 수원을 바탕으로 맑은 공기와 모암이 현무암인 비옥한 토질에 일조시간이 길뿐만 아니라 일교차 또한 커서 쌀에 당분이 많이 축적되므로 밥맛이 우수하다.
두 번째로 율무 농사를 많이 짓고 있는데, 우리나라 율무전체 면적의 약 8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율무를 가공하는 전국 유일의 율무가공공장이 있어 율무막걸리 등 고품질의 제품을 가공, 생산하고 있다.
그밖에 참깨 농사를 많이 짓고 있으며 병배와 병포도는 생산 특허를 내어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Ⅲ. 맺으면서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습지가 많고, 공장이 없어 물과 공기가 맑을 뿐만 아니라 경기최북단에 위치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서 관찰할 수 없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을 이 지역에서는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수생생물과 지질구조를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포천과 동두천으로부터 폐수가 흘러들어와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연천 지역에 일터가 부족하여 산업시설을 유치하라는 강력한 요구가 있다. 또한 물거미 서식지는 도로와 전곡읍을 개발하는데 장애가 된다고 일부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연천과 같은 천혜의 생태공원을 훼손시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이 지역을 보존하는데 앞장서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