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경정용(槌輕釘聳)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도로 솟는다는 뜻으로, 웃 사람이 엄하게 다스리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말을 듣지 않게 된다를 이르는 말이다.
槌 : 망치 퇴(木/10)
輕 : 가벼울 경(車/7)
釘 : 못 정(金/2)
聳 : 솟을 용(耳/11)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국민들 가운데는 국가사회가 총체적으로 질서가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탄식을 금치 못할 것이다.
강호순 같은 살인마(殺人魔)가 사람 죽이기를 하루살이 한 마리 죽이듯이 하였다. 그러고도 아무런 반성하는 빛 없이 현장에 끌려다니면서 범죄행위를 태연하게 재연하고 있다. 살인을 저지른 것도 매우 큰 문제지만, 재연하는 현장에서의 그의 마음가짐에서 우러나온 그의 표정이 더 큰 문제이다.
아성(亞聖) 맹자(孟子)가 '사람의 본성은 착하다'고 했는데, 과연 그럴까 하는 의심이 들게 만든다.
한동안 국회의원들이 치고받고 하여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더니, 드디어는 시민단체 대표들이라는 사람들이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에서 백주대낮에 여성 국회의원을 폭행하고, 온갖 저질의 욕설을 끓어부어 입원 치료하게 만들었다.
날마다 자기 이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억지에 가까운 시위는 곳곳에서 그치지 않는다. 세상이 갈 곳까지 갔다는 생각에 한심(寒心)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정치나 법이 위엄을 잃었기 때문이다. 왜 위엄을 잃었을까? 지금까지 마땅히 해야 할 짓을 못했기 때문이다.
손아래 사람이라도 자기 할 짓을 성실하게 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사람이 한마디 하면 권위가 서는 법이다. 윗사람이라 해도 자기 할 짓을 안 하고 원칙을 지키지 않고 사욕에 사로잡혀 일을 처리한다면 권위가 서지 않는 법이다.
그동안 정부는 정당성이 없는 정권이 맡았던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원칙이 없었고,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원칙이 없다 보니, 허락해서는 안 되는 일도 허락해 주었고, 허락해야 될 일을 허락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국가기관이나 국영기업체의 인사(人事)에 있어서도, 가장 적절한 전문가를 임명하기보다는 학연 지연에 따른 임용이 많았다. 그러니 국민들은 정부에 등을 돌린 지 오래였다.
해결 방법은 국가의 통치자가 조그만 사리사욕에 얽매이지 말고 원칙에 입각하여 정정당당하게 국가를 경영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권위를 회복하고 공권력이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와 관계가 닿는 사람을 요직에 임명하고, 힘 있는 사람은 봐 주고, 사면을 계속한다면, 국민들은 공권력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같은 나라는 자유가 보장된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공권력에 도전하는 경우에는 원칙에 입각하여 가차없이 엄하게 처벌한다고 한다. 미국에 사는 아는 교포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인데, 주차금지 지역에 차를 세워두면 포클레인을 가져와 차를 쪼그라뜨려 버린다고 한다.
그래도 아무도 항의하지 못할 정도로 공권력의 권위가 살아 있다. 전 세계의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사는 미국이라 질서가 없어 보이지만, 넘어야 할 선은 넘지 않고 질서를 지키기에 그 거대한 나라에서 그 많은 인종들이 별 탈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국가는 국가대로 원칙을 세워나가야 하겠지만, 국민들 개개인이 법질서를 지키겠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할 것이다. 국민들 자신은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서 국가만 원망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속담에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솟는다'는 말이 있는데, 공권력이 미약해지니까, 범법과 무질서가 판을 친다. 이러고서 국민소득이 높은들 삶의 질이 올라갈 수 있겠는가?
▶️ 槌(망치 퇴/추)는 형성문자로 桘(추), 椎(추)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木(목: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追(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槌(퇴/추)는 (1)'망치 퇴'의 경우는 ①망치(쇠로 만든 연장) ②치다 ③던지다 ④망치 따위로 때리다 ⑤내던지다 ⑥짤막한 몽둥이 따위의 뜻이 있고, (2)'망치 추'의 경우는 ⓐ망치(쇠로 만든 연장) ⓑ치다 ⓒ던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伐(칠 벌), 打(칠 타/칠 정), 拷(칠 고), 搏(두드릴 박), 撞(칠 당), 撲(칠 박/회초리 복), 擊(칠 격), 攻(칠 공), 敲(두드릴 고/두드릴 교), 毆(때릴 구/때릴 우), 討(칠 토), 轢(칠 력/역) 등이다. 용례로는 방망이나 쇠뭉치로 침을 퇴격(槌擊), 옛날 병장기의 하나로 끝이 둥그렇고 울퉁불퉁한 길이 1.8미터 가량의 쇠몽둥이를 철퇴(鐵槌), 암소 뿔 끝을 잘라 나무로 자루를 맞춘 것으로 악기를 치는 뿔 방망이를 각퇴(角槌), 나무로 만든 뭉치를 목퇴(木槌), 방망이로 때림 또는 종아리를 침을 추타(槌打), 가운데귀 속에 있는 세 개의 청소골 가운데 맨 바깥의 뼈를 추골(槌骨), 타악기를 치는 데 쓰는 기구를 추자(槌子), 두드려 부시어 결단냄을 추패(槌敗), 매질하여 재물을 빼앗음을 추박(槌剝), 나무로 만든 메를 목추(木槌),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도로 솟는다는 뜻으로 웃 사람이 엄하게 다스리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말을 듣지 않게 된다는 말을 퇴경정용(槌輕釘聳), 박랑사에서 철퇴 치는 소리라는 뜻으로 창해역사가 장량의 부탁을 받고 박랑에서 철퇴로 진시황을 습격한 고사를 이르는 말을 박랑퇴성(博浪槌聲) 등에 쓰인다.
▶️ 輕(가벼울 경)은 ❶형성문자로 軽(경)의 본자(本字), 䡖(경)은 통자(通字), 轻(경)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수레 거(車; 수레, 차)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巠(경; 세로로 곧게 뻗은 줄)로 이루어졌다. 곧장 적에게 돌진하는 전차, 경쾌한 일, 가벼움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輕자는 '가볍다'나 '가벼이 여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輕자는 車(수레 차)자와 巠(물줄기 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巠자는 방직기 사이로 날실이 지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방직기 사이로 실이 가볍게 지나가는 모습을 그린 巠자에 車자가 결합한 輕자는 '수레가 가볍게 지나가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 輕자에서 말하는 '가볍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 마차의 중량이 '가볍다'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輕자는 단순히 '가볍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輕(경)은 (1)가벼운 중량(重量)이 비교적 가벼운 육중하지 않은의 뜻 (2)경쾌(輕快)하고 간단한 등의 뜻으로 ①가볍다 ②가벼이 여기다 ③가벼이 하다 ④업신여기다 ⑤천(賤)하다 ⑥빠르다 ⑦성(姓)의 하나 ⑧가벼이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거울 중(重)이다. 용례로는 죄인을 가볍게 처분함을 경감(輕勘), 가볍게 다침을 경상(輕傷), 가벼운 홀몸을 경단(輕單), 가벼운 정도를 경도(輕度), 언행이 가볍고 방정맞음을 경망(輕妄), 아주 작고 가벼움을 경미(輕微), 기분이 가볍하고 유쾌함을 경쾌(輕快), 경솔하게 행동함을 경거(輕擧), 움직임이 가뿐하고 날쌤을 경첩(輕捷), 덜어내어 가볍게 함을 경감(輕減), 가벼운 범죄 또는 그런 죄를 저지른 사람을 경범(輕犯), 언행이 진중하지 아니하고 가벼움경솔(輕率), 언행이 경솔하고 천박함을 경박(輕薄), 가볍게 봄을 경시(輕視), 가벼운 무게를 경량(輕量), 가벼움과 무거움을 경중(輕重), 하는 짓이나 태도가 들뜨고 경솔함을 부경(浮輕), 줄이어 가볍게 함이나 등급을 낮춤을 감경(減輕), 일이 가볍지 아니함을 비경(非輕), 남에게 경멸을 당함을 견경(見輕), 가볍지 아니함을 불경(不輕), 말이 가볍고 방정맞음을 언경(言輕), 말이나 몸가짐 따위가 방정맞고 독실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경박자(輕薄子), 가볍고 망령되게 행동한다는 뜻으로 도리나 사정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경솔하게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경거망동(輕擧妄動), 경쾌한 수레를 타고 익숙한 길을 간다는 뜻으로 일에 숙달되어 조금도 막힘이 없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경거숙로(輕車熟路),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배함을 일컫는 말을 경적필패(輕敵必敗), 가벼운 가죽옷과 살찐 말이라는 뜻으로 부귀영화를 형용해 이르는 말을 경구비마(輕裘肥馬), 마음이 침착하지 못하고 행동이 진중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경박부허(輕薄浮虛), 무슨 일에나 승낙을 잘 하는 사람은 믿음성이 적어 약속을 어기기 쉽다는 말을 경낙과신(輕諾寡信), 마음이 침착하지 못하고 행동이 신중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경조부박(輕佻浮薄), 경망하여 예의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경이무례(輕而無禮), 제 것을 남에게 잘 주는 이는 무턱대고 남의 것을 탐낸다는 말을 경시호탈(輕施好奪), 재주는 있으나 경박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경박재자(輕薄才子), 조그마한 일에 후한 답례를 함을 이르는 말을 경사중보(輕事重報), 아무리 가벼운 것이라도 많이 모이면 수레의 굴대를 구부러뜨릴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리 적은 힘이라도 일치 협력하면 강적에 대항할 수 있다는 말을 군경절축(群輕折軸),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도로 솟는다는 뜻으로 웃 사람이 엄하게 다스리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말을 듣지 않게 된다는 말을 퇴경정용(槌輕釘聳), 목숨을 의에 연연하여 가볍게 여기다는 뜻으로 의로움을 위해서는 생명도 아끼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명연의경(命緣義輕) 등에 쓰인다.
▶️ 釘(못 정)은 형성문자로 钉(정)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쇠 금(金; 광물, 금속, 날붙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丁(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釘(정)은 ①못(목재 따위의 접합이나 고정에 쓰는 물건) ②융기물(隆起物) ③(못을)박다 ④(벌, 모기 등이)쏘다 ⑤(단추 따위를)달다 ⑥촉구하다 ⑦독촉(督促)하다 ⑧재촉하다 ⑨바로잡다 ⑩바짝 뒤쫓다 ⑪지키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못을 박아서 연결함을 정결(釘結), 못을 박아서 단단히 붙임을 정고(釘錮), 벽에 못을 박음을 정벽(釘壁), 채찍이나 곤봉 따위의 무기 끝에 박아 붙이는 젖꼭지처럼 도도록하게 생긴 못을 유정(乳釘), 끝이 칼날처럼 납작한 못을 인정(刃釘), 밧줄이나 쇠줄을 걸을 수 있도록 갈고리 같이 만든 못을 괘정(掛釘), 이음매에 박는 대가리가 넓적한 못을 엄정(掩釘), 짧고 가는 못을 세정(細釘), 이음매에 못을 걸쳐 박음을 과정(跨釘), 대가리가 큰 쇠못을 두정(頭釘), 대가리를 잘라 없앤 쇠못을 절정(切釘), 아래위를 뾰족하게 깎아 만든 나무못을 은정(隱釘), 손가락으로 눌러 박도록 만든 대가리가 둥글납작하고 촉이 짧은 쇠못을 압정(押釘), 집터 따위를 다질 때 주추 대신 땅속에 박는 통나무나 콘크리트 기둥을 지정(地釘), 비석 따위에 글자를 파서 새길 때 쓰는 정을 각정(刻釘), 길이가 두 치 되는 쇠못을 이촌정(二寸釘), 크기가 중간 정도가 되는 대갈못을 중두정(中頭釘), 문틀이나 교란 같은 곳에 박는 잔 못을 동자정(童子釘), 눈에 박힌 못이라는 뜻으로 눈엣가시 또는 남에게 심한 해독을 끼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안중지정(眼中之釘),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도로 솟는다는 뜻으로 웃 사람이 엄하게 다스리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말을 듣지 않게 된다는 말을 퇴경정용(槌輕釘聳) 등에 쓰인다.
▶️ 聳(솟을 용, 두려워할 송)은 형성문자로 '용'의 본음(本音)은 '송'이다. 뜻을 나타내는 귀 이(耳: 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從(종→용)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聳(용, 송)은 (1)'솟을 용'의 경우는 ①솟다 ②솟게 하다 ③배냇 귀머거리 따위의 뜻이 있고, (2)'두려워할 송'의 경우는 ⓐ두려워하다 ⓑ권하다(勸--) ⓒ공경하다(恭敬--)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峙(언덕 치) 등이다. 용례로는 우뚝 솟은 모양 또는 무서워서 몸을 고쳐 잡은 모양을 용연(聳然), 우뚝 솟아 빼어나 있음을 용발(聳拔), 무섭거나 놀랍거나 또는 기쁘거나 하여 몸을 솟구쳐 뛰듯 움직임 또는 움직이게 함을 용동(聳動), 발돋움을 하고 봄을 용첨(聳瞻), 산이나 바위 따위가 우뚝 솟음을 용립(聳立), 몸을 솟구쳐 세움을 용신(聳身), 역도에서 두 다리를 앞뒤로 벌리면서 바벨을 한 동작으로 어깨 높이까지 올린 뒤 심판의 알림에 따라 두 다리를 굽혔다 펴면서 그 반동을 이용하여 머리 위로 추어올리는 동작을 용상(聳上), 공중에 우뚝 솟음을 용공(聳空), 우뚝 솟은 모양을 용치(聳峙), 우뚝 솟아남을 용출(聳出), 벌벌 떨며 두려워함을 용구(聳懼), 기운을 솟구고 정신을 가다듬음을 용려(聳礪), 귀를 솟구고 듣는다는 뜻에서 몹시 열중하여 귀담아 들음을 이르는 말을 용청(聳聽), 높이 솟음을 고용(高聳), 바위 따위가 무더기로 높이 솟음을 속용(束聳),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도로 솟는다는 뜻으로 웃 사람이 엄하게 다스리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말을 듣지 않게 된다를 이르는 말을 추경정용(槌輕釘聳)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