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기막힌 사랑💛💚❤️
내리는 비도 피하고,
구두도 손 볼 겸 한 평 남짓한
구두 수선 방에 들어갔다.
문을 열자 나이 70 넘은 분이
양다리가 없는 불구의 몸으로 다가와
나의 흙 묻은 구두를 손보기 시작하였다.
불구의 어르신 앞에 다리를 꼬고
앉은 내 행동이 무례한 것 같아
자세를 바로 하면서
"어르신! 힘들게 번 돈 어디에 쓰시나요?"
공손히 여쭙자 가슴에 응어리진
지난날의 긴 이야길 나에게 들려 주셨다.
힘들게 번 그 돈을 한 달에 한번 보내주는 곳은
부모님도 자식도, 형제도 아닌, 신분을 밝히지
못한 채 수 십 년 동안 보내 주는 곳에 대한 사연이었다.
"대대로 물려 온 지긋지긋한 가난,
한 마지기 땅으로 9 식구가 사는 집의 장남인 나는
할머니와 어머니 동생들의 손을 뿌리치고 자유 평화가 아닌
돈을 벌기 위해 월남전에 지원해 갔어.
하지만 더 가슴 아픈 건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가는 것 이였어..."
"울며 매달리는 그 여자의 손을 잡고 약속 했었지,
<어떤 일이 있어도 살아서 돌아 오겠노라고...>
그녀가 말하더군
<살아만 오라고, 언제까지라도 기다리고 기다리겠다고.>
같이 마을 뒷동산에 올랐는데,
작은 몸을 떨며 나를 붙잡고 얼마나 울어 대던지.
그리곤 이 삼일 후 해병대에 지원해서 월남 파병이 되었지"
"그 뒤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하루 하루가 지옥 같았어.
살기 위하여 싸웠고,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죽지 말아야 했지.
수 없는 전투를 힘들게 하면서 편지가 왕래하던 다음 해
귀국을 앞둔 겨울 마지막 전투에서
벙커로 적의 수류탄이 떨어진 거야"
"생각할 여지가 없었어.
떨어진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동료들의 목숨은 구했지,
눈을 떠보니 하체가 없는 불구자가 된 거야.
통합 병원에서 겨우 살아났건 만
울면서 밤을 지새우며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니
그 몸으론 사랑하는 여자 앞에 나설 수가 없음을 알았던 거야"
"고민 끝에 세상에서 제일 슬픈 말을 전해야 했어,
<그 여자에게 차라리 내가 전사 했다고...>
난 가슴이 찢어져 내리는 것 같아 잠도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했지
그 후 불구자로 제대한 뒤 3 년쯤 후에 상처가 아물게 되자,
난 그 여자가 보고 싶어졌어.
그때 쯤 그 여자가 결혼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지."
"잘 살아주길 기원하며 숨어서 라도 딱 한번만이라도
보려고 그 달 기적처럼 어느 간이역에서 그녀를 만났어.
둘이는 벙어리가 되어 서로 멍청히 보고만 있었지.
그러고 나서 그 여자의 남편을 보는 순간 난 더 기가 막혔지,
그 남편은 나보다도 더한 양손 양다리가 모두 없는 불구자였어."
"그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인 나를 월남전에서 잃었다 생각하고
나와의 약속 때문에 나와 처지가 비슷한 그 남자와 결혼한 것 이였어.
그 얘길 듣고 난 후 내 자신에게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지,
그 남자를 버리라 할 수도 없었고, 내게 돌아와 달라 할 수도 없었어."
"그 여자는 하체가 없는 내 앞에 엎드려 한참을 울더군.....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해가 질 때 떠나가면서 나에게 말하더군.
<우리 둘이 약속한 그 뒷동산의 꽃을 자기 눈물로 키웠다.> 고
<하지만 살아줘서 고맙다.>고 그리곤 손 흔들며 떠나버렸어."
"그 후로 난 지금까지 웃으며 살아 본 적이 없어.
그저 그녀와 함께했던 그 동산에 올라
내 자신을 책망하며 살아 왔었지.
나의 용서를 빌며 인연의 끈을 놓기 싫어 얼마 안되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되어주려고 이렇게 번 돈을 그 여자한테
매월마다 익명으로 보내고 있지..."
노인은 그렇게 말을 이어 가면서도
자꾸만, 자꾸만 하늘을 보며 눈물을 닦아내고 계셨습니다.
구두 수선방을 나서며
'노인의 기막힌 사랑'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
옮긴글
사랑의 찬가
https://youtu.be/SkygA0B3E0w?si=WI3_ac-s2H_rImDf
-지인이 보내 준 톡에서-
행동이 각양각색
버럭버럭 화 내기도
희주희죽 웃기도
초점 잃은 눈으로 멍하니 창밖을 보기도
치매만 걸리지 않고 이 세상 소풍 끝내도 행복하겠다
톡을 보내고 나니 여섯시
얼른 나가 동물 챙겨 주었다
어젯밤 병아리를 넣어 준 암탉이 병아릴 품고 있다
다른 닭이 들어가려니 꼭꼭거리며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지가 부화한 병아리로 생각하나 보다
다른 닭들에게 모이와 물을 주고 병아리와 같이 있는 암탉과 병아리를 집옆 하우스 병아리장으로 옮겼다
큰 닭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병아릴 키우도록 해야겠다
오늘 아침에도 새끼기러기가 두 마리 나와 있다
녀석들도 잡아 병아리장으로 옮겼다
그물망 속에 두어보았자 또 나올 듯
저 녀석들을 죽이지 않으려면 장소를 바꾸어 주어야겠다
집사람이 아침을 차려 놓았다
죽순 된장국에 말아 한술
배부르게 먹었다
오늘은 프란치스꼬로 요양보호사 현장 실습 나가는 날
집에서 여덟시 못되어 출발
도착하니 8시 15분
넘 빨리 왔다
한참 기다리니 함께 현장 실습받는 분들이 속속 도착
건강은 좀 어떠시냐고
내가 아프다고 한달 가량을 교육원에 나가지 않았더니 걱정해 준다
오늘은 우리 교육원에서 남자 4 여자 6 모두 10명이 실습나왔다
8시 40분되니 모두들 모이라고 부른다
외부에서 오신 분들은 시설에 들어가기 전 간이 코로나 검사
여기 계신 분들은 노인이라 면역력이 약해 금방 감염 되어 버린단다
모두들 별 탈 없이 통과
시설에서 걸치는 가운으로 갈아 입고 나오니 간단히 시설 소개와 실습시 주의할 점에 대해 설명해 준다
1층은 사무실 2층은 여성치매 환자 3층은 남성 치매 환자
99%가 치매 환자란다
여기선 환자분들을 어르신 직원은 선생님으로 통일
사진 촬영은 절대 안된다고
9시부터 일과 시작하여 점심시간은 12시 20분부터 1시 30분까지란다
오후 5시 20분에 일과를 마치고 실습록을 작성한 뒤 5시 30분부턴 자유 퇴근이란다
아이구 빡빡한 일정
내가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시작이 반이라 하지 않던가?
어떻게든 무사히 실습을 마무리해야겠지
실습조를 편성
3층 남성 환자분들에겐 이총무가 자진해 갔다
2층 여성 환자분들에겐 3명씩 조를 짜서 배정
9시 업무 시작 전 요양보호사들의 근골계 예방을 위해 모두 모여 체조
이 체조는 오후 일과 시작 전에도 꼭 한단다
체조가 끝난 뒤 실습 나왔다며 잘 지도해 달라고 집사람이 대표로 말했다
체조가 끝난 뒤 2층으로 이동
우린 믿음조로 집사람과 나 현미씨
우리를 담당 하는 분과 인사한 뒤
우리가 맡은 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준다
종일 침대에 누워 있는 분들이 많다
또 흴체어에 의존 하고 보행보조차를 이용하는 분도 있다
먼저 각 실 청소를 했다
침대를 옮기고 쓸어 낸 뒤 밀걸레로 닦아 냈다
3실을 하는데도 땀이 나 힘들다
나머지 1실은 내일 하자고
처음부터 빡세다
환자분들과 같이 티브 시청
흴체어 밀고 산책하기 등을 했다
집사람과 현미씨는 기저귀 갈아 주기 등 어려운 일등을 많이 했다
11시 40분부터 환자분들의 식사
식사 땐 가운을 따로 갈아 입었다
실에서 식사하시는 분들은 집사람과 현미씨가 도와 준다
난 식당에 갈 때만 휠체어를 밀어 모셔다 드리고 식사하는 동안 옆에서 거들어 주었다
모두 여성분들이라 남자가 해 줄 일이 별로 없다
우리도 점심 먹고 휴게실에 내려가 잠깐 쉬었다
난 잠이 쏟아져 휴게실 의자에서 한숨 붙였다
그래도 피곤은 여전
오후 시간엔 주로 환자분들과 티브 시청
이곳 주간 일과표를 보니 화수목만 프로그램에 의해 활동하고 월금토일은 자유활동
오늘은 자유활동 시간이라 주로 현관에 나와 티브를 시청한다
간식시간엔 집사람과 현미씨가 주로
난 도울 일이 별로 없다
오후 시간에도 휠체어 몇 번 밀어 주고 말벗해주고 티브 시청하고
그러다 보니 시간이 참 안간다
몸도 피곤하고
그래도 참고 해야겠지
각 실 문 옆에 이름과 나이를 적어 붙여 놓았다
보통 한실에 4분이 생활하는데 심하신 분들은 두분이 실을 쓰신다
여기에 입소해 계신분들의 나이가 제일 적은 분이 77세가장 많은 분이 91세다
대부분 휠체어나 이동 보조차에 의지해 걸으신다
휠체어나 보조차마다 본인 이름이 적어져 있다
한분은 그런 걸 이용하지 않고 자세가 아주 똑바르다
보기엔 거의 정상
티브에서 나오는 노래도 잘 따라 부르고 미소를 잃지 않는다
날 보고 아가씨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며 웃으신다
남들이 조금이라도 친절을 베풀면 감사하다는 말을 몇 번이고 한다
치매라도 저렇게만 걸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 어느 분은 계속 소리를 지르신다
보호사가 하는 말이 젊을 적 화를 많이 끓이신 것 같다고
또 어떤 분은 일체 말이 없다
나이도 고향도 이름도 기억해 내지 못한다
어떤 분은 집에 가시겠다고 계속 돌아다니신다
한분이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시고 스스로 처리한다고 손에 대변을 묻혀 자기 옷에 닦아버렸다
요양보호사가 도와주러가니 관두라고 소리를 지르신다
어르고 달래 겨우 진정시켜 대변을 처리하고 옷을 갈아 입힌다
정상이라면 저러지 않았겠지
내가 이 세상 소풍 끝낼 때까지 내 한몸 스스로 건사하다 갔으면 좋겠다
4시 30분부터 실에 계신 분들이 식사
다섯시 되니 움직일 수 있는 분들이 식당으로 이동하여 식사
환자 상태에 따라 개인별 식사가 다르다
식판마다 이름이 있다
우리에겐 식사하는 것만 도와 주라고
집사람은 어르면서 잘 떠 먹여준다
난 물만 따라주고 지켜 보기만
케어하는 건 남자는 힘들 것같다
괜히 시작했나?
5시 20분 되어 휴게실에 모여 실습일지를 작성
이런 것 쓰기도 귀찮다
대충 끌쩍여 내 버리고 시간 되어 바로 나와 버렸다
아산아짐 집에서 아귀탕 끓여 먹자고 했단다
아짐집에 가니 이제 준비하고 있다
집사람이 얼른 끓여 내왔다
맛있다
여기에 막걸리 한잔
몇잔 마시고 나니 피곤해서인지 더이상 마시지 못하겠다
오늘 넘 피곤해 안되겠다며 일찍 일어섰다
실습 받는게 내 체력으론 무리일까?
그래도 시작했으니 이겨내야겠지
하우스로 옮긴 암탉과 병아리를 들여다보니 병아리들은 돌아다니고 암탉은 가만히 앉아 있다
큰병아리와 기러기등이 섞여 있어 품지 않는 걸까?
만약 오늘 밤에 품어주지 않으면 병아리가 동사할건데...
추우면 병아리가 엄마 닭 날개깃으로 찾아들어가지 않을까?
모르겠다
밖이 아직 훤하건만 잠이 쏟아진다
그대로 침대에 떨어져 버렸다
구름한점 없는 노적봉 위 하늘이 불그레 물들어 온다
님이여!
오늘도 나누고 베풀면서
따뜻한 말한마디에 행복한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