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815]포은정몽주(鄭夢周)5율-旅寓(여우)
※ 이 시詩)는 포은 선생께서 1377년 일본으로 사행을 떠났을 때 지은
연작시인 「홍무 정사년에 사명을 받들고 일본에 가서지은 시
(洪武丁巳奉使日本]」 중 4번째 작품이다
旅寓(여우)나그네로 살며
圃隱 鄭夢周 (포은 정몽주)
平生南與北(평생남여북) :
평생을 나그네로 남과 북을 나다니니
心事轉蹉跎 (심사전차타) :
포은집= 헛디딜 타 跎. 동문선= 𧿶
蹉跎차타=1.세월을 헛되이 보내다
2.시기를 놓치다3.헛디디어 넘어지다
마음에 둔 일 뜻대로 되지 않아
故國海西岸(고국해서안) :
고국은 바다 서편 언덕에 있고
孤舟天一涯(고주천일애) :
나 있는 곳은 하늘 끝의 외로운 배 안
梅窓春色早(매창춘색조) :
매화 핀 창은 아직 이른 봄
板屋雨聲多(판옥우성다) :
판자 지붕에 빗소리 요란해
獨坐消長日(독좌소장일) :
혼자 앉아 긴 날을 보내노라니
那堪苦憶家(나감고억가) :
고향 생각 어찌 견딜 수 있으랴.
원문=동문선 제10권 / 오언율시(五言律詩)
旅寓(여우)-정몽주(鄭夢周)
平生南與北。心事轉蹉𧿶。
故國海西岸。孤舟天一涯。
梅牎春色早。板屋雨聲多。
獨坐消長日。那堪苦憶家。
평생을 남쪽 또 북쪽으로 / 平生南與北
마음과 일이 점점 틀려지네 / 心事轉蹉𧿶
고국은 바다 서녘 편이요 / 故國海西岸
외로운 배는 하늘 한 가이어라 / 孤舟天一涯
매화 피어난 창엔 봄빛이 일찍 오고 / 梅牕春色早
판자집에는 빗소리가 많다 / 板屋雨聲多
혼자 앉아 긴 날을 보내노니 / 獨坐消長日
집 생각하는 괴로움 어이 견딜까 / 那堪苦憶家
ⓒ 한국고전번역원 | 양주동 (역) | 1968
이하원문=圃隱先生文集卷之一 [詩]
洪武丁巳。奉使日本作。校正。此下十二首
。大抵皆春日所作。而題係之丁巳。未穩。當去洪武丁巳字。
只曰奉使日本作可也。詳見年譜戊午下。
海島千年郡邑開。乘桴到此久徘徊。山僧每爲求詩至。地主時能送酒來。却喜人情猶可賴。休將物色共相猜。殊方孰謂無佳興。日借肩輿訪早梅。
僑居寂寞閱年華。苒苒䆫櫳日影過。每向春風爲客遠。始知豪氣誤人多。桃紅李白愁中艶。地下天高醉裏歌。報國無功身已病。不如歸去老烟波。
水國春光動。天涯客未行。草連千里綠。月共兩鄕明。遊說黃金盡。思歸白髮生。男兒四方志。不獨爲功名。
平生南與北。心事轉蹉跎。故國海西岸。孤舟天一涯。梅䆫春色早。板屋雨聲多。獨坐消長日。那堪苦憶家。
夢繞雞林舊弊廬。年年何事未歸歟。半生苦被浮名縛。萬里還同異俗居。海近有魚供旅食。天長無鴈寄鄕書。舟回乞得梅花去。種向溪南看影踈。
弊盡貂裘志未伸。羞將寸舌比蘇秦。張騫査上天連海。徐福祠前草自春。眼爲感時垂泣易。身因許國遠遊頻。故園手種新楊柳。應向東風待主人。
山川井邑古今同。地近扶桑曉日紅。但道神仙居海上。誰知民社在天東。斑衣想自秦童化。染齒曾將越俗通。回首三韓應不遠。千年箕子有遺風。
客子年來已遠遊。又尋風俗海東頭。行人脫履邀尊長。志士磨刀報世讎。藥圃雪深新綠嫩。梅村月上暗香浮。自知信美非吾土。何日言歸放葉舟。
故國無消息。經冬又見春。只應千里月。分照兩鄕人。句帶梅花淡。愁連草色新。此行眞不意。却訝夢中身。
今日知何日。春風動客衣。人浮千里遠。鴈過故山飛。許國寸心苦。感時雙淚揮。登樓莫回首。芳草正菲菲。
奉使遊桑域。從人問土風。染牙方是貴。脫履始爲恭。柳入新年綠。花如故國紅。客居殊寂莫。喜聽足音跫。
홍무 정사년(1377, 우왕3)에 사명을 받들고 일본에 갔을 때 지은 시〔洪武丁巳 奉使日本作〕 교정:이하 12수는 모두 봄날에 지은 것이어서 제목을 정사년으로 붙인 것은 온당하지 않으니 응당 ‘홍무정사’라는 글자를 없애고 ‘사명을 받들고 일본에 갔을 때 지은 시’라고만 해야 할 것이다. 〈연보고이〉 무오년(1378) 조에 상세하게 보인다.
바다 섬에 천년토록 군읍이 열렸으니 / 海島千年郡邑開
뗏목 타고 여기 와서 오래도록 머무네 / 乘桴到此久徘徊
산승은 번번이 시를 구하러 찾아오고 / 山僧每爲求詩至
고을 원은 때때로 술을 보내오기도 하네 / 地主時能送酒來
그래도 기쁜 것은 인정이 믿을 만함이니 / 却喜人情猶可賴
풍물이 다르다고 서로 꺼리지 말았으면 / 休將物色共相猜
타국에 좋은 흥취 없다고 누가 말했던가 / 殊方孰謂無佳興
날마다 가마를 빌려 이른 매화 찾아가네 / 日借肩輿訪早梅
적막한 타국살이로 세월만 보내고 있으니 / 僑居寂寞閱年華
뉘엿뉘엿 창살에는 해그림자가 지나가네 / 苒苒窓櫳日影過
매번 봄바람 속에 먼 곳 나그네 되고 보니 / 每向春風爲客遠
호기가 사람 많이 그르침을 비로소 알겠네 / 始知豪氣誤人多
붉은 복사꽃 흰 오얏이 시름 속에 고우니 / 桃紅李白愁中艶
땅 낮고 하늘 높음을 취한 중에 노래하네 / 地下天高醉裏歌
보국할 공로도 없이 몸 이미 병들었으니 / 報國無功身已病
고향에 돌아가 강호에서 늙느니만 못하리 / 不如歸去老煙波
섬나라에 봄빛이 이미 감돌건만 / 水國春光動
하늘가 나그네 돌아가지 못하네 / 天涯客未行
봄풀은 천 리를 연이어 푸르르고 / 草連千里綠
달빛은 타향과 고향에 함께 밝네 / 月共兩鄕明
유세하느라 황금 모두 바닥나고 / 遊說黃金盡
돌아갈 생각에 백발이 생겨나네 / 思歸白髮生
사나이 사방을 유람하려는 뜻 / 男兒四方志
공명만을 위한 것이 아니리라 / 不獨爲功名
평생토록 남과 북을 오고 가지만 / 平生南與北
마음먹은 일은 갈수록 어긋나네 / 心事轉蹉跎
내 고향은 바다 서쪽 언덕이요 / 故國海西岸
외로운 배는 하늘 끝에 있도다 / 孤舟天一涯
매화 핀 창엔 봄빛이 빠르고 / 梅窓春色早
판잣집에는 빗소리 요란하네 / 板屋雨聲多
홀로 앉아 긴 날을 보내노니 / 獨坐消長日
집 생각 괴로움 어찌 견딜까 / 那堪苦憶家
고향의 오두막집을 꿈속에도 맴돌건만 / 夢繞鷄林舊弊廬
해마다 무슨 일로 돌아가지 못하는가 / 年年何事未歸歟
반평생을 괴롭게도 헛된 명성에 얽매여 / 半生苦被浮名縛
만리타국에서 도리어 이속과 함께 지내네 / 萬里還同異俗居
바다가 가까워서 밥상에 오를 물고기 있지만 / 海近有魚供旅食
하늘이 멀어서 고향 편지 부칠 기러기 없네 / 天長無雁寄鄕書
고향으로 배 돌아갈 때엔 매화를 얻어 가서 / 舟回乞得梅花去
시내 남쪽에 심어 두고 성근 그림자 보리라 / 種向溪南看影疏
담비 갖옷 다 해지도록 뜻 펼치지 못했으니 / 弊盡貂裘志未伸
한 치 혀를 소진에게다 견주는 게 부끄럽네 / 羞將寸舌比蘇秦
장건의 뗏목 위에는 하늘이 바다와 통하고 / 張騫査上天連海
서복의 사당 앞에는 풀이 절로 봄빛이로다 / 徐福祠前草自春
시절에 감개한 눈이라 쉽게 눈물 흐르고 / 眼爲感時垂泣易
나라에 바친 몸이라 자주 멀리 유람하네 / 身因許國遠遊頻
고향 동산에 손수 심어 놓은 새 버드나무 / 故園手種新楊柳
응당 봄바람 속에 주인 기다리고 있으리라 / 應向東風待主人
산천과 촌락이야 고금에 다름이 없건만 / 山川井邑古今同
부상과 땅이 가까워서 새벽 해가 붉구나 / 地近扶桑曉日紅
신선이 바다 섬에 산다고 얘기할 뿐이더니 / 但道神仙居海上
하늘 동쪽에 민가 있을 줄 누가 알았으랴 / 誰知民社在天東
얼룩 옷은 진나라 동자로부터 변했을 것이고 / 斑衣想自秦童化
물들인 치아는 월나라 풍속과 교류한 것이라 / 染齒曾將越俗通
고개 돌려 보면 삼한은 먼 곳에 있지 않으니 / 回首三韓應不遠
기자가 남긴 좋은 풍속이 천년토록 전해 오네 / 千年箕子有遺風
이 나그네 근래에 이미 멀리 유람했는데 / 客子年來已遠遊
또 바다 동쪽 머리에서 풍속을 탐방하네 / 又尋風俗海東頭
행인은 신발 벗고서 존장을 맞이하고 / 行人脫履邀尊長
지사는 칼을 갈아 누대의 원수를 갚네 / 志士磨刀報世讎
약초밭에 눈이 깊어 새싹이 연하고 / 藥圃雪深新綠嫩
매화촌에 달이 떠서 암향이 감도네 / 梅村月上暗香浮
참으로 아름답지만 내 땅 아닌 줄 아니 / 自知信美非吾土
어느 날에나 돌아가는 조각배 띄울런가 / 何日言歸放葉舟
고국에서는 소식이 없는데 / 故國無消息
겨울을 지나 또 봄을 맞았네 / 經冬又見春
응당 천 리 밖에 떠 있는 저 달이 / 只應千里月
두 고향 사람을 나누어 비추리라 / 分照兩鄕人
시구는 매화를 띠어 담박하고 / 句帶梅花淡
시름은 풀빛을 이어 새롭구나 / 愁連草色新
이번 행차 참으로 뜻밖이기에 / 此行眞不意
도리어 꿈속 몸인 듯 의아하네 / 却訝夢中身
오늘이 무슨 날이던가 / 今日知何日
봄바람이 나그네 옷에 불어오네 / 春風動客衣
사람은 천 리 바다 건너 먼 곳에 와 있고 / 人浮千里遠
기러기는 고향 산을 지나서 날아가네 / 雁過故山飛
나라에 몸을 바쳐 마음이 고달픈데 / 許國寸心苦
시절에 감개하여 눈물 줄줄 흘리네 / 感時雙淚揮
누각에 올라서 고개를 돌리지 말라 / 登樓莫回首
방초가 참으로 향기롭고 향기로우니 / 芳草正菲菲
사명을 받들고 일본 땅 유람하며 / 奉使遊桑域
사람을 통해 이곳 풍습 물어보니 / 從人問土風
치아를 물들여야 바야흐로 귀한 것이고 / 染牙方是貴
신발을 벗어야 비로소 공경함이라 하네 / 脫履始爲恭
버드나무는 새해가 되어 푸르고 / 柳入新年綠
꽃은 고향과 마찬가지로 붉도다 / 花如故國紅
나그네살이 몹시도 적막한지라 / 客居殊寂莫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기뻐지네 / 喜聽足音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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