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화접 1권 제1장 해결사(解決士)와 노인 -2
[철화접] 제1장 -2 자넨 운이 좋군!
②
절강성(浙江省)의 대도(大都) 항주는 풍광이 빼어난 곳으로 곳곳 에 역사의 유적을 안고 있는 곳이다.
사통팔달(四通八達)로 이어지는 육로(陸路)와 중원을 남북으로 관 통하는 대운하(大運河)에 연결되어 있는 수로를 겸비하여 대륙간 교역의 중심으로 문물이 번화한 곳이다.
그로 인해 항주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었으며 타지의 상인들과 행락객, 여행객들로 늘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특히 항주의 저자거리는 언제나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저자거리에는 항주의 상인들뿐 아니라 인접해 있는 소흥(紹興)과 금화(金華)는 물론 수백 리 떨어진 무호(蕪湖)와 남평(南平)에서 까지 몰려온 보따리 상인들과 행락객들이 뒤섞여 인산인해를 이루 고 있었다.
저자거리의 초입에서부터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들어찬 인파들이 이리저리 휩쓸려가며 물건을 사고 파느라 왁자지껄한 가운데 반점 들과 거리의 좌판에서 풀풀 풍겨나는 음식 내음이 코를 찌른다.
만두(饅頭:속에 아무 것도 넣지 않고 밀가루로 찐 빵)와 교자(餃: 속을 넣은 만두), 화퇴(火腿:소금에 절여 구운 돼지고기) 등에서 피어나는 냄새였다.
저자거리의 안쪽으로 들어서면 길 양쪽에 길게 늘어선 주루(酒樓) 에서 풍겨나는 주향까지 겹쳐 오가는 주당들을 유혹했고, 차일을 쳐놓고 형형색색의 장신구나 패물, 잡화들을 길가에 내놓은 점포 들이 여인네들의 눈길을 붙들었다.
그밖에도 저자거리에는 갖은 장사치가 다 모여 있었다.
칠월의 뜨거운 햇살을 손바닥만한 차일로 가리고 앉아 파자점(破 字占)을 쳐주는 노인, 부싯쇠를 목판에 늘어 놓고 팔고 있는 사람 들, 담 모퉁이에 웅크리고 앉아 호부(護符:부적)를 팔고 있는 늙 은이, 대로 곁 공지에서 재주를 부리는 광대들, 인파를 헤치고 다 니며 춘화도를 파느라 질척거리는 애늙은이, 싸구려를 외치며 딸 랑이북을 쳐대는 장사치들까지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운집해 있었 다.
"......."
그런데 이 시끄럽고 혼잡한 저자거리에 갑자기 적막이 찾아 들었 다.
갑작스럽게 닥쳐온 적막에 이어 인파들이 좌우로 쫙 갈라졌다.
잠시 후, 갈라진 길을 따라 유유히 걸어오는 인영이 있었다. 그가 바로 해괴한 적막을 야기한 장본인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눈길 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뜻밖에도 여인이었다.
바로 방금 전 항주의 건달 전충을 초주검으로 만들어 버린 철여 협, 바로 그녀였다.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대충 두 가지였다.
항주의 상인들이나 행인들의 눈빛에는 온통 공포가 어렸으며, 타 지에서 온 사람들의 눈빛은 한껏 치떠진 채 황홀한 느낌에 젖어 있었다.
이 상반된 반응.
아는 사람은 안다. 그 이유를.
어디선가 항주에 처음 온 타지인을 향해 속삭이는 음성이 있었다.
"자넨 운이 좋군. 항주의 첫나들이에서 천하제일의 미녀 철화접 (鐵花蝶)을 보게 됐으니 말일세."
"오오! 저 여인이 바로 천상천하에 최고의 미녀라는 철화접이라 고? 이거 오늘 소원성취했네그려!"
"으히유! 과연... 인세의 아름다움이 아닐세, 그려. 십전십미(十 全十美)란 저 철여협을 두고 하는 말이구먼!"
이러한 쑥덕거림이 들려오는 저자거리를 철화접이라 불리운 여인 은 태연히 걸어오고 있었다.
철화접.
그것이 여인의 본명은 아니었다.
누구의 입에서 나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여인은 그렇게 불려졌다. 아니, 철화접 본인도 그밖의 다른 이름을 알지 못했다. 그녀 스스 로도 남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에 반발하지 않았으므로 그녀는 자 연스럽게 철화접으로 통하게 된 것이다.
사내 못지 않은 칠척의 신장, 팔등신의 늘씬한 체형, 허리춤까지 치렁치렁 늘어뜨린 윤기 나는 흑발은 어디서나 군계일학(群鷄一 鶴)처럼 눈에 띈다.
철화접이 입은 옷은 막일이나 하는 사내들이 입는 허름한 황색마 의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아름다움은 조금도 훼 손되지 않았다.
나이는 이십 세 안팎쯤 되었을까?
투박한 황색마의 밖으로 드러난 피부와 얼굴은 투명할 정도로 희 고 윤기가 흘렀다.
곤륜산 정상의 심호(沈湖)를 연상케 할 정도로 신비한 한 쌍의 검 은 눈동자, 그린 듯이 고운 아미와 반듯하게 뻗어내린 콧날, 불타 는 듯 붉은 입술 등은 가히 인세의 우물(尤物)인 양 아름다웠다.
몸매는 어떤가?
헐렁한 마의를 걸치고 있긴 해도 아무렇게나 졸라맨 허리띠로 인 해 허리는 한 줌도 안되어 보였으며, 유난히 긴 다리와 터질 듯이 부푼 가슴, 팡파짐한 둔부 등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침이 꿀떡 넘어가게 할 정도로 육감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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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거운 한주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고향솔 시인님의 좋은글 "철화접 1권 제1장-2"과 아름다운 영상 즐감하고 갑니다.
오늘 하루는 꽃 같은 마음으로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즐감하고 갑니다.
다녀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