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세 정병주씨 "학업 더욱 매진" 최우수상 김봉희씨 "방송고 도전"
“가슴 한켠 응어리가 졸업식으로 풀어졌습니다.”
한파가 몰아친 7일 오후 2시 남춘천중부설방송통신중 제1회 졸업식이 열린 백림관은 졸업생 80여명과 재학생, 가족, 교육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기가 뜨거웠다.
자리에 앉아 고사리손으로 꽃다발을 움켜쥔 아이들을 꼬옥 껴안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표정은 오랜 고민을 해결한 듯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특히 재학생의 송사에 이어 답사에 나선 졸업생 대표 정병주(69)씨가 과거 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가 방통중에 입학 후 졸업까지를 잔잔히 풀어나가자 졸업식장은 숙연해졌다. 일부 졸업생은 눈물을 훔졌고 일부는 애써 눈물을 참은 듯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됐다.
이어 무형문화재 이수자인 권나경(여·56)·조경심(여·53·이상 1년)씨가 선배들을 위해 민요와 가요를 열창하면서 졸업식 분위기는 순식간에 고조됐다.
울고 웃는 졸업식이 끝난 뒤 만난 졸업생 정병주(69)·채도자(여·68)씨 부부는 “좋은 기회에 다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뻤다”며 “방통중 생활을 생각하며 학업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김봉희(여·65)씨는 “아직 졸업장을 받은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춘천여고 방통고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민병희 교육감은 축사에서 “입학식이 열리던 3년 전에 비해 지금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인다”며 “앞으로도 학업의 끈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남춘천중에 이어 강릉중 방통중은 2월4일, 원주중 방통중은 2월11일 각각 졸업식을 갖는다.
신형철·강경모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