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래저래 재밌네!
3월 13일, 음력 庚子年 이월 열아흐렛날
느닷없이 받은 휴가를 시작한지 어느새 엿새째이다.
휴가랍시고 늑장을 부려 요즘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꽤 늦다. 이럴때 마음껏 여유도 부리고 늦잠도 자고
하고싶은 것을 다 해보면서 지내야지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겠냐는 아내의 말에 그렇게 해보려고 한다.
어젯밤 아니 오늘 이른 새벽까지 TV를 보느라 늦게
잠자리에 들었으나 잠에서 깨는 시간은 거의 일정한
바로 그 시간이다. 그 다음이 문제다. 평상시 같으면
벌떡 일어나 분주히 아침맞이를 했겠지만 요며칠은
한참을 뒤척거리고 빈둥거리다가 일어나서 나온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비가 부슬거리고 있었다.
습관은 어쩔 수가 없다. 날씨부터 검색을 한다. 오늘
기온은 몇도일까? 영상 3도, 오전내내 비가 내릴 것
이란다. 문득 어제 장작집 뒷편 둘째네 축대 주변의
마른 꽃대와 잡목을 참 잘랐구나 싶다. 허~ 기막히고
절묘하게 날을 잡아 마무리를 하였다며 혼자 뿌듯한
생각에 미소까지 지으며 난롯불을 지펴놓고 밖으로
나갔다. 부슬거리는 이 비는 봄을 재촉하는 비겠지?
봄도 좋지만 바이러스 코로나19로 고통을 받고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몹쓸 바이러스를 깨끗하게
씻어가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제발 제발...
휴가라고 그저 유유자적을 할 수 있겠는가 싶었다.
전날 마무리를 하려다 날이 저물어 못했던 둘째네
집앞 축대의 마른 꽃대와 수많은 잡목 자르기를 하러
낫과 톱, 대형 전지가위를 들고 그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가을에 했어야만 했던 일을 봄이 다 되어서야
하게 되니까 그동안 게을렀던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새싹이 돋기전에 해치웠으니 그나마 다행스러웠다.
아내가 나와서 일하는 모습을 찍어주겠노라 하면서
며칠후에 둘째네와 막내네가 다니러온다는데 오면
좋아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두어시간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생각처럼 일이 쉽지는 않았다. 반나절 꼬박
했더니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었다. 올해는 기필코 꼭
제때 일을 해야겠다며 집으로 들어오는데 온몸에는
땀범벅이 되어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아내가 뜨끈한 칼국수를 끓여
놓아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하며 며칠전부터 아내의
몸상태가 좋지않아서 걱정을 했던 것이 생각나서 좀
어떠냐고 물었더니 괜찮은 것 같다고 하는데 대답이
시원찮았다. 며칠전 좋잖은 일이 있어서 그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다. 아내는 신경이 좀 예민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영락없이 어딘가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알고있기에 늘 걱정이다. 대답이 시원찮은 것을
보니 아무래도 병원에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병원을 가려면 원주까지 나가야 해서 괜찮다고 하는
것 같아 도저히 믿을 수 없고 걱정이 되어 다녀오자고
했다. 병원 진료를 받고 나오는 아내가 미소를 지었다.
걱정을 안해도 된다며 1주일분 약을 처방받아 나온
것이다.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몇 해 전 딱히 아픈
곳도 없이 많이 앓았던 기억이 있어 많이 걱정을 했던
것이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원주에서 병원진료를 마치고 약국에서 약을 사가지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산골집에 돌아왔다. 주차를 하고
마트에서 사온 생필품을 내리는데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렸다. 어미 새가 아닌 새끼들이 짹짹거리는 소리가
들린 것이다. 어딜까 하다가 살폈더니 장모님댁 집앞
단풍나무에 매달아놓은 새집에서 나는 소리였고 새집
주변 나뭇가지에 어미새 한 마리가 우리를 경계하듯
분주히 왔다갔다를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 신기하여
사진을 찍긴 했는데 조금 멀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재밌다. 아내와 함께 얼마전에 매달아 놓은 새집에 새
생명이 태어났으니 말이다. 이럴땐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다. 그 새는 흔히 볼 수 있는 텃새,
곤줄박이였다.
어젯밤엔 '미스터트롯'이란 경연 프로그램을 보느라
새벽 2시 무렵에서야 잠이 들었다. '미스트롯'에 이어
이 프로그램은 지금껏 모두 시청을 했다. 너무 재밌다.
아내 말을 빌리자면 '아예 TV속에 푹 빠져 버리네.'
라고 할 정도로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 모두가 다
노래를 기막히게 부르지만 그 중에 '정동원'이라는
아이를 더 좋아한다. 하동에 사는 고향친구와 관계가
있는 아이이기도 하지만 열네 살을 먹은 어린 나이에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을까 싶다. 어제
대국민 실시간 문자투표에 참여한 숫자가 773만을
넘는 폭발적인 기록을 하여 개표 집계를 못해 우승자
발표를 미루는 사태가 벌어졌다. 7명의 결승 진출자
그 누구라도 우승자가 되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정동원이가 상위권에 입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방송이 끝나고 아내가 하는 말, "당신 이제 목요일에
뭘 보실라우? 이제 미스터트롯이 끝나는데..."라고
하여 "지난 걸 보고 또 보면 되잖아!"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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