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다섯 번 이상은 대구를 오갔는데 지금은 두 번 이상 운행하기가 힘들다. 7년 넘게 이 일을 해오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삼덕항에서 대구로 정기적으로 활어를 운반하던 박 모씨는 이번 달 들어 쉬는 날이 많아 졌다. 주문량 감소로 인해 운반할 활어가 없는 것이다.
현재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경기침체가 우리지역의 주력산업인 수산업, 특히 활어시장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둔화로 대도시 중간유통업계의 주문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통영지역 활어시장 자체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처한 상황.
서남해수어류양식수협 통영지소에 따르면 통영산 조피볼락(우럭)과 광어, 도미 등 활어가 서울과 부산, 대구 등 대도시로 하루 평균 100여톤 출하됐으나 이달 들어 4~5톤에 그치고 있다.
삼보활어 이종완 소장은 “주문량이 작년 이맘때보다 절반수준에도 못 미친다. 급격한 판매부진으로 인해 이미 몇몇 양식업자들은 도산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통영지역 활어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통영활어의 주요 소비시장인 서울, 대구, 부산 등 대도시의 소비둔화로 중간유통업자들이 주문량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대구광역시 ‘삼천포활어시장’의 한 관계자는 “활어 소비가 급격히 줄어든 탓에 질이 좋아 인기가 많았던 통영산 활어도 평소의 3~40%수준의 판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평소 삼덕항 원항마을 일대는 6~70대의 활어 운반차량이 분주하게 드나들었으나 지금은 그 수가 손에 꼽을 정도다.
수년째 활어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업자는 “지금까지 일하면서 요즘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 횟감 소비가 많아지는 12월과 1월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도산할 처지다”며 “각종 모임이 있는 연말과 연초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판매 부진으로 인해 가격 폭락 조짐도 보이고 있다. 조피볼락의 경우 kg당 9,000원에서 8,000원대로 도미는 kg당 9,000원에서 7,000원대로 농어는 kg당 9,000원에서 8,000원대로 내렸다.
이 같은 가격하락으로 인해 통영지역 가두리양식 어민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판매부진으로 가격이 하락, 수입이 줄어든데 비해 사료 값은 폭등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간 국내산 사료 값의 폭등으로 중국산 사료를 써오던 어민들은 환율상승으로 인해 이것마저도 여의치 않아 양식어장을 놀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산양읍 풍화리에서 가두리 양식장을 하는 김 모 업자는 “기생충으로 실컷 고생했더니 이제는 사료 값 폭등에다 고기까지 팔리지 않는다. 이건 재앙이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일명 수수데이(‘수요일엔 수산물을 더 많이 먹읍시다’의 줄임말)캠페인을 펼치는 등 수산물 소비 유도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펴고 있다.
한려투데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