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을 상하게 한 십자가
"사망으로 말미암아 사망의 세력을 잡은 자 곧 마귀를 없이하시며"(히 2:14).
십자가의 의미는 다만 뱀의 독에 쏘인 사람들을 끝내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인류가 태어나고 자라는 곳이라는 데 있다. 또한 십자가는 결국 뱀 자체, 곧 인류가 죄를 범하게 한 그 주범을 궤멸하기 위한 것이다. 골고다의 승리는 십자가 위에서 사람을 상하게 한 자를 궤멸하셨다. 광야에 들려진 뱀은 골고다의 놀라운 예표이다. 우리 주님은 광야에서 들려진 뱀을 십자가와 골고다에서 그분의 죽음의 화상(畵像)으로 삼으셨다. 어떤 사람은 "뱀은 사람에게 독을 쏘았지만 그리스도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뱀이 그리스도의 예표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뱀의 죽음은 구주의 승리에 대한 예표이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십자가의 의의는 주 예수님을 인류를 위하는 유일한 대표로 삼는 것이다. 타락한 인류는 육신의 모양을 가진 사람 안에서 죽었고 타락한 아담이 받은 하나님의 저주는 주 예수님 안에서 모두 성취되었다. 뱀은 자신이 세상에 가져 온 바로 그 사망으로써 주님에 의해 궤멸되었다. 그러므로 바울은 십자가를 논할 때,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정사와 권세를 사로잡아 사람들에게 밝히 나타내 보이셨고 십자가로 말미암아 자랑하느니라"라고 말한다. 어느 나이 든 성경 해석자는 이 구절 말씀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류는 타락한 육신은 이미 마귀의 정사와 권세의 다스림을 받고 있다. 이 육신은 마귀가 사용하는 '무장' - 철갑병기 - (눅 11:22)이다. 그러므로 주 예수님께서 그들을 이길 때 그분은 '육신의 모양'을 옷을 벗듯이 던져 버리고 모든 사람에게 정사와 권세 잡은 자를 밝히 드러내셨다."
이 계획이 놀랍지 않은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고후 5:19). 만물을 창조하신 분께서 아들 안에서 온 세상의 죄를 담당하셨다. 비록 죄의 몸(롬 8:3)으로 곧 죄 많은 육신의 모양으로 오셨지만 그분은 죄가 없는 분이셨다. 그러나 그분은 혈육에 참여하심으로 타락한 인류와 연합하셨다. 그러므로 주 예수님은 신성한 인격 안에서 타락한 아담의 생명을 십자가에서 짊어지셨다. 거기서 그분께서 죄의 형벌을 받아 죽으신 것은 불가피하였다. 그 결과 그분은 산 길을 여셨고 새로운 인류의 머리가 되셨다. 이 새로운 인류는 그분의 본성과 본질 안에서 창조되었다.
이것이 타락한 세상 사람으로 하여금 세상과 육체와 마귀를 이기고 승리의 길을 걷게 하는, 하나님의 신성한 목적 안에 있는 십자가의 의미이다. 타락한 자란 바로 타락한 육신이 사탄의 영의 지배를 받는 사람이다. 마귀와 죄악을 처리한 골고다는 타락한 모든 인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결국 어떤 사람이든 옛 인류에서 벗어나 그의 머리인 첫 아담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시작되었다.
십자가는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무기로써, 옛사람(롬 6:6)을 궤멸하고, 하나님의 지혜(고전 2:8)를 거스르는 타락한 사람의 지혜와 사탄을 궤멸하며(히 2:14), 머지않아 사망 그 자체를 궤멸할 것이다(고전 15:54, 계 20:14). 십자가를 통하여 죄와 사탄과 죄를 범한 인류는 이미 궤멸되었다. 그 구속의 목적이 온전히 달성될 때, '새 하늘'(죄를 범한 천사의 반역의 흔적이 없음)과 '새 땅(거기서는 죄를 범한 자에게 있는 저주의 표시가 소멸되고 새로운 인류가 거주하며 옛 창조의 흔적은 완전히 제거됨)이 있게 될 것이다. 그때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서 이루고자 하신 모든 것은 완전히 성취될 것이다. 십자가의 고독하고 쓸쓸한 죽음이 맺은 열매는 완전한 발전을 갖게 될 것이다. "저가 모든 정사와 권세와 능력을 멸하시고 나라를 아버지 하나님께 바칠때라"(고전 15:24). 주님은 타락한 천사장인 사탄에게서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아니하는 세계를 다시 취하실 것이고, 마귀와 그를 따르는 자들은 그들을 위해 예비한(마 25:41) 영원한 불 못(계 20:10)에 던져질 것이다. 할렐루야! 뱀을 궤멸한 십자가! "맨 나중에 멸망받을 원수는 사망이니라"(고전 15:26). 그리스도께서 모든 원수를 발아래 분쇄한 후 그분은 권세를 잡게 될 것이다. 사망의 권세를 잡은 자는 십자가로 말미암아 궤멸되었고 머지않아 사망도 제거될 것이다. "다시 사망이 없고"(계 2:14).
놀라운 십자가! 놀라우신 구주! 아담의 범죄로 파괴되었지만 새로운 인류가 창조되었다! 창조주를 대항하여 높아진 타락한 사람의 지식도 이미 궤멸되었다! 천군(天軍)의 일부를 거느리고 하늘에서 쫓겨난 옛 뱀과 타락한 온 인류도 궤멸되었다. 마침내 범죄의 결과인 사망도 궤멸될 것이다. 십자가는 뱀을 궤멸하였다! 뱀에게서 나온 모든 것을 궤멸하였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