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관입니다.

[백두대간]

현직 경찰관입니다.

등록 : 김 하늘

조회 : 1124  점수 : 590  날짜 : 2005년4월15일 09시53분

각 언론기관에서는 지난 4월 11일 세종문화 회관에서 개최되었던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조정 공청회와 관련하여 대부분 양비론 적 입장을 보이며 기관간의 밥그릇 다툼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 밥그릇 싸움이나 권한 다툼이 아닙니다. 우리 일선 경찰관들은 퇴직 후 평범한 시민으로 다시 돌아가기에 현재의 잘못된 사법구조, 특히 지나친 권력집중으로 이미 그 폐해가 극심한 검찰제도를 시민의 관점에서 개선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선진외국에서 인권보호를 위하여 마련한 제도가 우리나라에서는 제왕적 검찰제도로 변질되어 20대 검사를 영감님으로 호칭해야 하고, 전관예우라는 세계 유일의 잘못된 관행이 우리사회에 고착된 것을 아무도 부인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먼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하여서는 제도개선에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직접 걸려 있는 특수 계층의 관점을 배제하고 국민의 이익과 인권보호를 위해 국민적 관점에서 형사사법체계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첫째 수사와 소추는 완전하게 분리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록 경미한 범죄라고 하더라도 경찰의 즉결심판 제도를 폐지하여 수사기관에 의한 소추라는 위험성을 사전에 제거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이 소추를 하게되면 반드시 유죄의 예단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사자주의 소송구조를 받아들여 수사구조도 당사자주의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사단계에서부터 죄의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피의자에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 강제해야 하며, 필요적 구속적부심사제도를 확대하여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에 대한 법원의 통제를 한층 강화하여야 합니다. 두 번째는 재판을 공판중심주의로 완전히 전환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수사기관에 의해 저질러진 대부분의 인권침해는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에 피의자의 자백을 기록하기 위해서 저질러진 것입니다. 즉, 검사작성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함으로 인해, 자백만 받으면 대부분의 경우 물적 증거가 없어도 유죄판결이 가능했기 때문에 증거보다는 자백을 받아내는데 주력하였던 것입니다. 그럼으로 수사기관 조서의 증거능력을 원천적으로 배제하여 수사기관에 의한 유죄의 결정을 완전히 차단하여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가 되었든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한 자백 위주의 수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는데, 인권을 침해하도록 구조를 만들어 놓고 인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것은 가식일 뿐입니다. 이제 모든 수사는 과학수사로 이루어져야 하며, 과학적 수사만이 법원에서 인정받도록 바뀌어야 하고, 피의자 신문조서에 자백을 받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며 고성을 지르는 풍경은 없어져야 합니다. 세 번째는 국민참여형 사법제도를 하루 빨리 도입하여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지도하고 지배하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법이 국민의 의식과 감정을 반영하고 존중하는 법의 시대로 변화되어야 하며, 국민을 지배하던 시대는 물러가야 합니다. 국가로부터 인정받는 수사에서 국민들이 납득하고 인정하는 수사체제로 획기적으로 변해야 할 전환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네 번째는 신속처리 절차의 도입입니다. 사법처리 절차의 전산화로 수사단계에서부터 재판까지 전산으로 연계 처리되는 신속하고 투명한 사법처리 절차를 구축하여야 하고, 수사기관의 이중조사를 배격하여 음주, 단순폭력 등 간단한 사건은 최단시간내에 처리를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생활에 대한 지장을 최소화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시민을 위하여 가장 합리적임은 물론 인권과 함께 사법절차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모두 담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을 가진 검찰은 아직 국민의 의식이 미성숙하여 시기상조라는 억지주장과 법체계상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괘변으로 기득권 지키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원하는 국민을 위한 수사체계의 발전방향은 이렇습니다. 첫째, 우리 어린이의 미래를 위하여 처벌만이 능사가 아닌 선도와 교화를 통한 전환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경미한 범죄라도 무조건적으로 형사처벌을 함으로써 전과자의 낙인을 찍어 버리는 법체계는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합니다. 어린이의 범죄에 대해서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법조계가 아닌 시민사회가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두 번째, 이웃을 원수로 만드는 현재의 구조는 바뀌어야 합니다. 현재의 사법구조는 사소한 다툼으로 인해 감정이 격앙된 상태에서 신고를 하거나 고소를 하고 나면 당사자들이 서로 화해를 해도 형사처벌을 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웃이 원수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이런 시스템을 개선하여 서로가 화해하는 경우에는 이웃간에 원수가 되는 것을 방지하고 서로가 용서를 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이는 기존 수사기관의 독자적인 훈방개념이 아니라 법원과 제3의 기구를 통하여 화해, 형벌대체 처분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피해의 회복이 우선되는 상호 이익적 사법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수사기관에 고소ㆍ고발되는 사건 중 대부분이 사실상 수사기관에서 개입할 범죄가 아닌 재산 분쟁으로 80% 이상이 무혐의 처분되는 현실을 감안하여, 형사처벌 위주의 고소고발 처리절차를 피해회복 중심으로 전환하여 사전 화의 제도와 민사법원 이송제도 도입 등 처리방법을 다양화 하여야 합니다. 네 번째,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더라도 피의자의 인격은 보장되어야 합니다. 진술중심의 수사제도에서 탈피하여 과학수사의 발전을 바탕으로 조서작성 중심이 아닌 증거위주의 수사방식을 정착시킴으로써 자백을 받기 위해 고성이 오가고 윽박지르는 경찰서 형사계의 풍경은 없어져야 합니다. 또한 인신매매권이라고 불리우는 구속수사의 관행은 반드시 없어져야 합니다. 범인의 기초조사를 위해 법률에 근거한 적법한 체포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무작위적인 구속으로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의사회 구현을 핑계로 인권을 무시하는 어떠한 권력도 이 땅에 존재해서는 안됩니다. 다섯째, 경제적 약자라는 이유로, 법을 모른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거나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경제적 약자여서 변호사 선임은 커녕 변호사와의 자문조차 할 수 없는 시민들을 위해, 공익적 사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누구나 법률가로부터 최소한의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사전 조언을 통한 상호 화해의 장을 보장하고 법적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국민에게 든든한 조력자를 제공하여 주어야 합니다. 여섯째, 범죄를 신고하면 철저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증인에 대한 보호제도를 도입하여 조직폭력, 마약, 정치범죄, 살인, 강도, 강간 등 중요범죄에 대한 강력한 증인보호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증인이 어떠한 위협도 받지 않도록 하고 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일곱 번째, 죄를 지으면 모든 사람은 동일한 기준으로 수사를 받아야 하며, 처벌받아야 합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정치인, 법조인 등 사회 지도층 인사라는 이유로 범죄수사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우월적 지위를 빌미로 다른 기관에서는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현재의 구조와 특권은 반드시 철폐하여 구호뿐만이 아닌 진정한 사회적 평등을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검찰의 특권이 폐지되어야만 완성될 것입니다. 여덟 번째, 과학수사를 영화 속에서 현실로 끄집어내야 합니다. 과학수사를 통해 인권을 존중하고 범인을 찾아내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진술위주의 수사가 아닌 증거위주의 수사환경을 조성할 법적 근거 마련, 검시관 제도의 도입을 통한 전문가에 의한 사법검시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철저하고 완벽한 수사로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하며 과학수사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사람의 죽음에 비전문가인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자살과 타살을 판단하여서는 절대 안됩니다. 아홉 번째, 수사기관의 수사는 반드시 법적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법치주의의 본질은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강제력의 행사에는 반드시 법률의 근거가 있어야 하며 법률의 근거가 없으면 이는 위법한 법집행입니다. 그러나 현행 형사소송법은 어느 조항에도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존재하지 않아 경찰의 수사는 사실상의 불법상태입니다. 이는 법치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불법상태를 하루빨리 개선하기 위해 경찰의 요구가 없더라도 당연히 개선되어야 함에도 이를 거부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불법이면 어떤가,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해 왔으니 그냥 그대로 하라는 것이 과연 법 집행기관이 주장할 수 있는 성질의 것입니까? 경찰관이 수사를 할 수 있는 일반적 수권조항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땅위에 지배와 복종이라는 구시대 권위주의가 남긴 유산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합니다. 자신의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인권을 보장할 수 없으며, 타인으로부터 지배를 받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고 합니다. 수사기관은 독립적이고 중립적이어야 함에도 지휘와 감독, 명령과 복종이라는 경찰조직 내에서조차 사라져 가는 시대착오적 권위주의로 다른 기관을 일방적으로 지배하는 행위는 개선되어야 하며, 우리나라 최고의 권력기관인 검찰에 일방적으로 종속됨으로써 편향된 구조를 하루빨리 바꾸어야 합니다. 경찰의 주체성과 독립성은 모든 국가기관과 동등하게 보장되어야 하며, 경찰의 업무는 각 기능별로 시민사회, 검찰, 법원, 감사기관 등에 의해 대등한 위치에서 공정하게 통제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어느 기관이든 구속수사의 원칙을 완전히 폐지하여, 수사기관에 구속되어 심리적으로 극단적인 공황상태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아내어 부를 축적하는 파렴치한 인신매매 행위는 없어져야 합니다.

[★우상의황혼☆]

억울하면 출세하라.....참 뭣같은 말이지요. 한국 사법구조의 뭣같은 현실을 잘 꼬집는 말인것 같습니다.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억울한 시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요.

[아티스트]

이런 분들이 많이 계셔야 할텐데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