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 없다. 우리의 임무는 이곳의 미네랄광산을 지키는것. 약간의 희생은 감수해야한다."
"하지만 저희들이 뒤에서 지원사격만 해준다면....!"
"질럿이 그렇게 녹록한 상대인줄 아나! 더군다나 그 수는 5기! 이건 도저히 정찰이라고 볼수 없는거야! 그들은 이곳으로 침범해왔다. 그들의 실드는 우리의 총알 따위론 뚫을수도 없네. 아마... 후퇴해야겠지.."
"후, 후퇴라니.. 그럼 커맨드센터를 부상시킨단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그리고 현재 있는 드롭쉽 2기로 우리들이 탈출한다."
"하, 하지만 시간이 부족합니다! 질럿들이 그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겠습니까!? 더군다나 드롭쉽이 있었다니..!! 그럼 저 SCV들도 살릴수 있는것 아니였습니까!?"
".........우리들이 살려면 어쩔수 없다. 드롭쉽에 승선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 SCV들은 어차피 최하위 계급의 일꾼일 뿐이다. 또다시 죄수들을 패러사이트 시켜 만들면 그만이야. 하지만 자네같은 마린들은 훈련시키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리지... 우리 테란은 병력이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안돼네. 그렇기에 이런 무모한 명령을 내릴수 밖에 없었네."
"하....하지만...................알겠습니다... 그럼, 지금 즉시 후퇴명령을....."
이 때 벙커 안에 있던 마린이 무언가를 발견한 듯 큰 소리로 외쳤다.
"자, 장교님! 지금 질럿들이 퇴각하고 있습니다!?"
"뭐, 뭐라고!!? 그 용맹한 질럿들이 어째서 그런 행동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SCV들을 모두 죽인 후, 그 즉시 후퇴하고 있습니다!"
"뭐, 뭣이!!!?"
질럿은 돌격밖에 모르는 용맹스런 존재.. 그리고 그 이전에 그들은 수만년이 넘는 고대의 역사를 지닌 지혜로운 존재, 프로토스였다. 그들의 생각은 이미 인간의 것을 넘어서고 있었다. 질럿들의 정신의 발현체, 사이언검만 봐도 그들의 지식과 과학을 가늠할 수 있었다.
'설마...그들은 우리가 미네랄을 캐지 못하도록...노린것인가!?'
올빽장교, 브라이언트장교는 깊은 시름에 빠졌다. 만약 그들이 그것을 노린것이라면.. 이건 엄청난 피해였다.
'.......알겠습니다...하지만...후회하실겁니다!!!'
돌격 명령을 내린 SCV들 중 하나의 말이 떠오르자, 그는 더욱 비참해졌다. 그는 옆에 있는 마린에게 조용히 명령을 내렸다.
"지금 당장 제 3섹터에 연결해서 SCV의 보급을 요청하라. 그리고 일부병력도 보급해주길 바란다고 전하라. 프로토스가 침입해왔다고 전하면 아마 금방 조치를 취할것이다. 그리고 커맨드센터의 부상도 정지하라."
"아, 예! 충성!"
"..........."
브라이언트장교는 참담한 패배감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의 부하들에 대한 죄책감마저 들었다. 그의 명령이 그들을 죽음의 수렁으로 빠트린것이다.
...................
[Aiur(아이어)_ 제 39 - 76지역 Protoss Nexus(넥서스)]
<..위대하신 집정관 알다리스여,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돌아왔습니다>
SCV를 무참하게 살해한 질럿 중 하나인 체이샤갈이 보고를 올렸다.
<음... 수고 했소. 우리 쪽의 피해는..?>
차가운 듯하면서도 위엄이 넘치는 목소리였다. 체이샤갈은 더욱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예! 저희 쪽의 피해는 전무합니다>
<..알겠소.. 그리고.. 우리 위대한 대 프로토스의 일부가 될 영혼을 찾았는가?>
<예, 딱 한명이 있었습니다. 저희에게 마지막까지 덤빈 용기있는 자가 있었습니다. 저의 실드 마저 뚫어버리는 투지를 지니고 있더군요>
<호오... 인간들 중에 그런 놈이 있었다니.. 의외로군.. 그래, 그래서 그 자는..?>
<지금 아둔의 성지(Citadel of Adun)에서 심판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그 자가 저희 프로토스 같은 순수한 영혼을 지닌 자가 아니라는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순수하지 않은 영혼을 지닌 인간이라... 어쩌면..'그 쪽'으로 환생할수도 있겠군>
<...'다크 템플러'...말씀이십니까?>
<그래.. '다크 템플러'...모두가 두려워하는 어둠과 그림자의 신관...우리 쪽에서 보면 암살자에 불과하지만...>
<예...>
<흥미가 생기는군. 위대한 아둔의 가르침을 어기고 칼라의 가르침을 받은 그 저주받은 그림자를 볼수 있게되다니...크크큭..>
<하지만.. 아직 확실히 정해진것은 아니니..>
<호오, 체이샤갈.. 그대는 그 인간의 영혼이 잘되길 바라고 있는건가?>
<..비록 적군이었지만 그 투기는 저희 질럿들도 배워야 할 정도였습니다. 잠깐이었지만 저는 그가 저주받은 생을 살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후후후..그거야 나중에 가면 알게되겠지..그럼 이만 들어가서 쉬게>
<예. 위대한 아둔을 위해!>
<위대한 아둔을 위해.>
체이샤갈이 뒤로 물러서자 알다리스의 눈에서는 분노 비슷한 광망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다크 템플러... 프로토스의 영원한 배신자.... 그리고...제라툴..!!!>
그의 손에서 푸른 번개가 지직거리며 타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가라 앉으며 다시 눈도 이글거리지않고 영롱하게 빛나고만 있었다.
<후후..재미겠군...>
....................
....여긴 어디지?
-여긴 위대하신 아둔의 영지이다-
아둔? 그는 누구지?
-우리 프로토스의 위대한 정신지도자이다. 그는 신의 부름을 받은 뒤, 계속해서 우리를 돌보시고 계신다-
그래...아둔이란 자는 참 자상한 자로군..죽은 뒤에도 그렇게 까지 보살피다니..
-....그대는 어떻게 할것인가?-
뭐를?
-그대는 위대한 아둔을 섬길것인가?-
아아-.. 아니, 싫어
-.........어째서지?-
난 누군가에게 구속당하기는 싫거든. 누군가를 섬기면서 사는 삶은 재미없잖아?
-..아둔을 섬기지 않을건가?-
응. 난 지금 담배나 한 모금 피웠으면 소원이 없겠어
-...어리석은 영혼이로군...결국 너는 저주받은 생을 선택할것인가?-
저주받은 인생?
-아둔을 섬기지 않는 자는 곧 저주받은 자나 다름없다-
웃기지 말라고해. 그깟 아둔 안 섬겨도 죽는것도 아니고, 뭐 나름대로 재밌겠군. 그 저주받은 인생이란것도 말이야.
-.......아둔의 가르침을 거역한 자는 칼라의 가르침을 받아야한다-
왜?
-선택권은 없다. 프로토스는 단 두 부류로 나뉜다. 아둔을 섬기는 자. 그리고 칼라를 숭배하는 자. 넌 아둔을 섬기는 것을 거부했다. 따라서 너는 칼라를 숭배하는 자가 되어야한다-
흐으으음... 아둔이든 칼라든 난....
-이 아둔의 성지에 온 이상 넌 반드시 둘 중 하나를 택해야한다-
아씌....알았어. 선택하면 되잖아.
-........-
난 칼라라는 자를 선택하겠어. 그 저주받았다는 부류가 어떤 부류인지 궁금하던 차였거든
-...알았다...-
.......
-잘가거라... 순수한 영혼을 지니지 않은 인간의 혼이여..-
스와아아아아아아악
엄청난 빛무리와 함께 그는 정신을 차렸다. 차가운 땅바닥인듯 그의 몸은 으슬거렸다. 서서히 일어나자 그의 곁에는 두건을 뒤집어 쓴 몇몇 형상이 보였다.
<..이 자인가?>
<그렇습니다. 이 자가 바로 새로운 가르침을 받게 될 인간의 영혼입니다>
'뭐, 뭐야 이자식들은...?'
깨어나자마자 이상한 얘기를 소곤거리는 놈들을 보게된 444호기 로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두건 사이로 언뜻 비치는 모습은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여, 여기는 대체 어디냐?'
<인간의 영혼으로 들어와 프로토스의 일족이 된 동지여... 가르침의 준비는 되었나?>
"에.....예?"
인간의 영혼? 프로토스? 가르침?
<대답은 한번에 확실히 하길 바란다. 알겠나?>
"예...예...!"
<........좋다. 나를 따라오도록>
그는 어떨결에 그를 따라가게 되었다. 그는 익숙하게 패드를 조종하여 그를 따라가려 했지만 그의 손에는 SCV만이 조종할 수 있는 패드나 스위치가 없었다.
'뭐, 뭐야 이게!!? 알몸이잖아!?!?!?!?'
그의 몸은 천 한쪼가리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중요한 그 곳을 가린 수건같은 물건이 있는 정도랄까? 더군다나 그의 몸은 예전의 구리빛 건장한 색이 아니었다. 마치 병들은 듯한 청록색 몸에 군데 군데 딱지가 얹어져 있었다.
그리고 비정상적으로 긴 팔과 다리.. 더군다나 무릎은 앞쪽이 아닌 뒤로 재껴져 있었다.
'이, 이게 내 몸?'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그는 꿈 속에서 지껄이던 그 이상한 대화가 생각났다. 아둔, 칼라 어쩌고 하는................
첫댓글 꽤 재미잇는..
-_-;; 상상력이 엄청나시네요
오홋 새로운 감각의 소설 ^ㅡ^ 강추요 ^ㅡ^
엔드형인감? 재미있네...
꽤 재밌군요
ㅎㅎ추천.ㅎㅎ
엔드일줄 알았지.. 이야, 굉장히 참신.. 乃 음.. 그리고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다크 템플러.. 엄청 멋지네..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