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산행추이는 산줄기 잇기와 둘레길 걷기다.
백두대간을 비롯,정맥과 지맥은 물론이고,각종 산줄기를 이어가는 게 대세.
오늘 오르는 초례봉(醮禮峯·649m)도 40km에 달하는 가팔환초(가산,팔공산,환성산,초례봉)의 산줄기.
부산의 ‘장철금백’도 장산~아홉산~철마산~금정산~백양산까지 약 65km의 산줄기가 아니던가?
이 길은 또한 '팔공산 왕건 길'로 총 35㎞에 8개의 테마길로 구성돼 있다.
들머리인 매여동은 '팔공산 왕건 길'의 7코스와 '가팔환초길'(매여동 종점~초례봉 3.3㎞)이 끝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팔공산에는 고려 태조 왕건(王建)과 관련된 이야기도 풍성하다.
군데군데 역사와 전설이 숨어 있다.
초례봉(醮禮峰) 정상에는 바위 두 개가 마주보고 서있다.
이 두 바위 사이에서 결혼식(초례)을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다.
‘초례’라는 산 이름은 옛날 어씨 성을 가진 나무꾼이 이 산에서 선녀를 만나 혼례를 치렀다고 하고,
고려 태조가 후백제의 견훤을 맞아 싸울 때 이 산에서 필승을 기원하는 제천의식을 올렸다는 설이 전해진다.
옛날부터 초례봉은 명당이라서 이 산에 묘를 쓰면 거부(巨富)가 된다는 속설이 있어 누구든지 이 산에 묘를 쓰기 원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그러나 이 산에 새로운 묘를 쓰면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이 들면 인근 주민들이 이 산꼭대기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낙타의 등을 닮아 낙타봉(낙타등봉)이라 불리는 암릉은 짜릿한 스릴도 맛볼 수 있다.
산행 도중엔 여러군데 탈출로가 있다.
반시계방향의 능선 주로에서 왼쪽'매여동' '점동골' 방향으로 내려서기만 하면 어디서든지 탈출할 수 있으니 단체산행지로 딱이다.
8월에는 이미 고지한 대로 환성산을 답사하기로 하였으니 우리 한마음은'가팔환초'를 종주하게 되는 셈이다.
※ 카메라가 고장난 줄 모르고 막무가내로 셧터만 누르면서 올라 초반부 사진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초반부는 부산일보와 최상열님의 사진을 퍼 올리고 초례봉 정상부터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올린다.
산행코스: 매여동 종점-초례봉-낙타봉-남근바위-새미기재 갈림길-마사토봉-생태통로-376봉-매여동 종점(원점회귀,5시간)
부산일보 '산&길' ▲ 대구 시내버스 수성2번의 '매여동 종점'이 들머리다.'매여쉼터'라는 이름의 정자와 '팔공산 왕건 길' 표석을 뒤로 한 채 걷는다.
주차장에서 약 150m정도 바람개비 돌아가는 아스팔트를 걷다가...
오른쪽 간이 산불초소가 있는...
개울을 다리로 건너 100여 미터 세멘트 포장도로를 다시 오르면...
<부산일보 '산&길'> 비닐하우스가 있는 좌측 밭뙈기를 오른다.
<최상열님의 사진> 입구 풀섶에 '초례봉 가는 길'푯말이 붙어 있다.
'초례봉 가는 길'푯말
<부산일보 '산&길' >
5분쯤 걸으면 산림욕장, 대구학술림 안내판을 만난다.임도를 횡단해서 나무계단을 밟고 오르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최상열님의 사진> 안내도가 있는 뒤로 오른다.
<부산일보 '산&길'> 단정한 솔숲이 맞아준다.지금부터는 초례봉 방향으로 곧장 오르기만 하면 된다.
<부산일보 '산&길'> 산행 1시간여 만에 묘한 모양새의 바위와 맞닥뜨렸다.바위 2개 위에 하나가 얹혀 아슬아슬하면서도 기이한 느낌을 준다.삼형제 바위로 불린다.
<최상열님의 사진>초례봉이 건너 보이는 494봉.
<부산일보 '산&길'> 삼형제 바위를 지나자말자 가팔환초 주능선에 합류했다.경산벌 드넓은 평야와 올림픽경기장 까지 두루 조망된다.
<최상열님의 사진> '가팔환초' 산군이 조망되지만 시야가 흐리고...
초례봉 정상에서 카메라가 오작동을 하며 뿌옇게 찍히는 것을 알았다.
아무리 고칠려고 하였지만 백약이 무효. 몇일 전 남원 실상사에서 부터 탈이 났었는데...
<11:14> 스마트폰(오래 돼서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데...)으로 정상 기념사진을 찍는다.
뿌옇게 흐린 산아래.
경산쪽.
우리가 올라온 매여동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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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1> 헬기장에는 아래의 이정표가 있다.
내곡동(산림욕장 1.4km)과 매여동으로 탈출하는 길.
<11:43> 헬기장에서 1~2분 전방에 매여동 갈림길이 있다.
초례봉에서 300m 내려와서 헬기장을 만나면 나오는 매여동 갈림길의 이정표
나무숲 사이로 볼록볼록 낙타등을 닮은 봉우리가 보인다.
<11:48> 초례봉에서 600m 벗어나면 환성산이 길을 안내한다.
다른 각도.
매여동 탈출로.
<11:53>
<12:01>
<12:02> 낙타봉이 가까워지고,그 뒤로 환성산의 자태가 늠름하다.
등로 좌측 능선 끄트머리에 요령봉과 그 우측 뒤로 대암봉(450m)인 듯.
볼록볼록 낙타봉과 환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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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등봉
돌아본 초례봉.
<12:16> 밧줄 휀스를 타고 넘어 낙타봉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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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내려와 돌아서 보는 낙타봉과 그 뒤로 초례봉.
파노라마 전망 스크린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좌측으로 요령봉과 대암봉이...
진행방향으로 잘록한 새미기재와 그 뒤로 불룩 솟은 환성산.
매여동 갈림길.
물구나무(?) 코스 안내판 뒤로 대포바위가 보인다.
<12:39> 대포바위라 하기도 하고 남근바위라 하기도 하는데...
손자 볼려면 그냥 가면 안된다고 하였더니 미옥씨가 손자가 보고 싶은 모양.
요즘 들어 최 전회장님은 요령을 피워댄다. 이 날도 탈출하기 위하여 온갖 궁리를 다 짜내고 있다.
"저기 저 아래가 우리가 올라온 매여동 종점이니, 나,고마 이리로 내리 갈란다."
내려다보는 매여동 종점.
뿌연 개스에 덮힌 환성산 고스락.
<12:50> 환성산 갈림길부턴 대암봉 이정표를 따른다.
<12:52> 요상하게 생긴 나무 둥치가 마치 잘 꾸며진 예술품 같다.
우리의 최회장님은 배낭을 나무가지에 척 걸어놓고,강만식씨가 깔아 놓은 표식기 화살표를 점동골로 틀어 놓았다. * 계획은 대암봉방향으로 가야하지만...
<12:53> "자, 방향이 이쪽이니 점동골로 내려가야 한다."
그렇잖아도 푹푹 찌는 더운 날씨에 지친 일행들이 우루루 점동골로 줄을 선다.
대암봉 방향 우측 내리막으로 내려섰더니 몇 사람이 뒤따라 온다.
노란 원추리.
이 지점은 매여동(운암골)갈림길.
터닝 포인터인 376봉 삼각점의 이정표가 매여동 1.6km와 대암봉 2.8km이니,앞으로 2.5km를 더 걸어야 한다.
<13:07> 매여동(운암골)갈림길에서 잠깐 숨을 고른다.
<13:15> 469.4봉 삼각점
등로는 마사토와 솔숲으로 이루어져 후텁지근한 날씨를 제외한다면 아주 편안하다.
갑자기 솔숲 그늘에서 벗어나자 마사토봉이 올려다 보인다. 마사토봉은 봉우리가 마사토로 덮혀있다고 붙은 이름.
<13:24> 마사토봉 직전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암봉 4.3km로 방향을 튼다.
<13:27> 곧 철탑을 만나고...
<13:33> 생태통로를 건넌다.
생태통로의 이정표
<13:34> 생태통로를 지나 흔들벤치에서 잠간 숨을 고르고...
안내판도 살펴본다.
안내판
<13:46> 역시 대암봉 방향을 따른다.
<13:51> 이 지점(376봉)이 중요한 터닝 포인터. <매여동 1.6km와 대암봉 2.8km의 이정표>
376봉의 이정표
<14:03> 점동골로 내려선다.
점동골 상류는 아까 탈출 갈림길에서 내려오는 곳.
계곡을 먼저 내려다 보았다. 물은 맑았지만 탁족이나 할 수 있을 정도.
세멘트 포장도로를 1km남짓 걸어야 한다.
길 옆 메밀밭에 메밀꽃이 예쁘게 피어있다.
나리꽃도 한여름 더위에 고개를 숙이고...
나는 자꾸만 다리 밑을 기웃거렸다. 다리 밑은 은폐도 되지만 그늘을 제공해 주기 때문.
작은 다리 아래로 내려섰더니 이만한 공간이 나를 반긴다.
돌아본 정동골(점동골). * 정동골로도 불리는 모양.
<14:46> 정동교 다리를 건너면 매여동 종점은 바로 위에 있다.
정동교 바로 아래엔 관음암(사)이 있고...
<14:49>2~3분 만에 우리차가 있는 매여동 종점에 도착을 한다.
다음날이 중복이라 닭백숙으로 뒷풀이를 한다.
다리와 날개살은 어디 가고 가슴살만 가득하다.
워낙 땀을 많이 흘렸으니 보양이 필요하긴 하다. 우선 막걸리부터 몇 잔을 시원하게 들이킨다.
그러는 중에도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땀방울은 여전하다. 워낙 더운 날씨다.
물을 조금 쓰고...
협조문이 당부한 대로...
만원을 녹슨 철제 금고에 넣었다.
입산
-정 호 승-
너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너는 산으로 들어가버렸다
너를 향해 급히 달려갔다
너는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가버렸다
나는 한참 길가에 앉아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시들어가는 민들레 꽃잎을 들여다보다가
천천히 나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길은 끝이 없었다
지상을 떠나는 새들의 눈물이 길을 적셨다
나는 그 눈물을 따라가다가
네가 들어간 산의 골짜기가 되었다
- - -
<후 략>